군주론부터 수능특강까지 제시문 다양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한국외대는 20일 실시한 모의논술과 지난해 대입논술 기출문제를 분석한 2018 한국외대 논술가이드북을 공개했다. 한국외대는 올해 논술전형으로 56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와 동일한 선발인원으로, 서울캠 540명과 글로벌캠 110명이다. 1000점 만점의 논술전형은 논술70%와 학생부교과30%로 평가한다. 다만 한국외대는 가이드북을 통해 논술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술시험 성적과 수능최저 충족 여부라고 밝혔다. 덧붙여 논술전형은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 교과(내신)성적의 실제 영향력이 가장 적은 전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2018학년 한국외대의 논술전형은 수능 필수응시영역을 폐지하고 수학(가)도 수능최저 만족을 위한 조합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한 특징이다. 본인이 희망하는 영역의 응시가 가능하며 응시한 과목의 조합을 통해 최저만 충족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서울캠 수능최저는 LD학부와 LT학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탐(2과목평균) 중 2개 영역 등급합 4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다. LD학부와 LT학부는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탐(1과목) 중 3개 영역 등급합이 4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의 기준이다. 

글로벌캠은 수능최저기준을 확대한 변화다. 기존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탐(2과목평균) 중 2개 영역 등급합 6이내의 기준을 뒀으나 올해는 기존 기준에 영어1등급 기준을 추가했다. 영어 1등급, 한국사 4등급 이내를 충족하거나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탐(2과목평균) 중 2개 영역 등급합이 6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를 충족하면 된다. 서울캠과 글로벌캠 모두 사회탐구 1과목을 제2외국어 또는 한문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한국외대는 가이드북을 통해 출제방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안내했다. 한국외대 논술은 영어 제시문과 통계, 도표 자료를 제시하는 특징이다. 영어 제시문의 경우 고교 2학년 수준의 어휘나 구문으로 출제한다. 인문사회계열에 한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한국외대는 수리논술을 출제하지 않으나 통계 및 도표, 그래프 등이 인문사회계열 통합논술을 위한 자료로 제시될 수 있다.

한국외대가 20일 실시한 모의논술과 지난해 대입논술 기출문제를 분석한 2018 한국외대 논술가이드북을 공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국외대 논술시험은 통합논술을 지향, 제시문의 형식과 분야가 다양하다. 다양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리적 추론능력과 비판적 사고력, 응용력,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복합적인 문항이 주어진다. 한국외대는 제시문 선정 시 고교 교육과정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과서와 EBS교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경우 핵심내용이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다뤄지고 있는지 검토한다. 

모의논술 문제는 4개 유형으로 출제됐다. 파트Ⅰ과 파트Ⅱ로 구분, 파트Ⅰ은 영어 제시문을 포함해 2~3개의 제시문과 요지파악형(200자 내외)과 비판평가형(500자 내외) 등 2개 문항을 출제했다. 파트Ⅱ는 통계, 도표 자료를 포함한 2~3개 제시문에 비교분석형(400자 내외), 적용추론형(500자 내외) 등 2개 문항이다. 시험은 120분 동안 진행했다.

<파트Ⅰ 영어제시문.. 마키아벨리 ‘군주론’ 출제>

제시문1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발췌했다. 인간이 악하기 때문에 군주는 신의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인간성과 야수성을 모두 지녀 법뿐만 아니라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시문2는 고교 문학교과서에 수록된 소설 ‘뿌리 깊은 나무’의 일부다. 태종과 세종 이도의 대립을 통해 그들의 서로 다른 통치 철학이 드러난다. 태종은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백성을 설득하고 기다릴 시간이 없으며 왕의 절대 권력에 방해되는 것을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력으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세종은 왕이 백성의 진심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문(文)으로 치세한다는 입장이다.

문제1은 제시문1의 요지와 제시문2에 나타난 태종의 통치 철학을 서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설득 목적의 텍스트에서 핵심주장과 근거를 파악할 수 있는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언행으로부터 핵심 주장과 근거를 파악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주어진 텍스트에서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압축해 표현하는 능력은 대학수학능력의 기초로서, 문제를 통해 지원자의 독해 및 요약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채점은 A0 또는 B0를 기준하되 +,-를 가감한다. 제시문1의 요지 작성 시 ‘인간성’과 ‘야수성’, ‘법’과 ‘힘/권력/무력’이란 핵심어를 포함하고, 제시문2의 태종의 통치철학을 서술할 때 ‘절대 권력’이나 ‘방해’ ‘제거’ ‘무력’ 등과 같은 핵심어를 포함할 경우 A등급으로 평가했다. 제시된 핵심어를 모두 포함하고 서술이 매끄러우며 문장력이 돋보일 경우 A+를 부여했다. 핵심어를 모두 포함했으나 서술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경우 A0 또는 A-로 평가했다. B등급은 제시문1의 요지 작성 시, 몇몇 핵심어를 포함하지 않았거나 제시문2의 태종의 통치 철학 서술 시, ‘절대권력’이나 ‘무력’과 같은 핵심어를 일부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다. 제시문1의 요지나 제시문2의 태종의 통치철학을 일부만 제시하고 완벽하게 제시하지 못한 경우 C로 평가했다. 일부 관련된 내용을 서술했으나 핵심어를 파악하지 못하고 제시문1의 요지나 제시문2의 통치철학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경우는 D가 부여된다.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서술한 경우는 F등급이다. 

문제2는 제시문2에 나타난 이도의 입장에서 제시문1을 비판하고, 이러한 비판에 대해 다시 제시문1의 입장에서 재비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텍스트들을 교차하거나 대비하면서 텍스트들간의 입장 차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지와 한쪽의 입장을 근거로 다른 쪽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텍스트 내용에 대한 비판과 평가를 적절한 논리적 근거와 구성으로 전개할 수 있는 능력 역시 대학수학능력의 기초다. 문제를 통해 지원자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문제2 답안은 제시문2의 이도의 입장 즉 문(文)으로의 치세를 서술하고, 제시문1에서 군주는 무력을 사용하고 백성과의 신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각각 비판하며 제시문2에서 비판에 대한 근거를 찾아 제시해야 한다. 제시문2에서 이도가 논한 문(文)으로의 치세와 신의의 필요성을 반박하고 그 근거를 제시문1에서 찾아서 제시해야 A등급으로 평가했다. 이에 더해 서술이 매끄럽고 문장력이 돋보이는 경우 A+를, 모든 요소를 답안에 포함했으나 서술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경우 A0 또는 A-를 부여했다. 제시문1,2를 모두 반박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 또는 제시문1,2 모두 반박했고 근거를 제시했으나 하나의 요소만 반박한 경우 B등급으로 평가했다. 제시문1이나 제시문2 중 하나만 반박한 경우는 C를, 관련된 서술을 일부 했으나 제시문1과 제시문2의 이도의 입장을 연결하지 못한 경우는 D를 부여했다. 

<파트Ⅱ 제시문.. ‘EBS 수능특강’ 활용>

제시문3은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에 실린 지문을, 제시문4는 ‘2016 EBS 수능특강 독서’를 활용했다. 제시문3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사상에 나타나는 실존적 삶을 ‘결단하는 주체적 삶’이라고 규정한다. 둘째는 과학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주체성과 개성을 잃은 대중적 삶으로 규정한다. 실존주의에서 바람직한 삶이 요구하는 것은 주체적인 삶의 자세라는 주장이다.

제시문4의 (가)는 노엘 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을, (나)는 정책 투표와 과정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인 공간 투표 이론과 방향성 이론을 제시한다. [표1]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국방비 증감을 둘러싼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한 여론조사의 지지도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그림1]은 여론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자료>의 조건을 갖춘 20명의 유권자가 투표 결정을 할 때 영향을 준 결정적 요인을 제시했다. 

문제3은 두 개의 조건을 요구한다. 첫째는 제시문3에 나타난 삶의 두 유형을 구분해 서술하는 것이다. 둘째는 삶의 두 유형으로 구분한 것을 바탕으로 제시문4의 (가)와 (나)에 나타난 이론들과 이론들에 적용되는 유형의 사람들을 비교 분석해 서술하는 것이다. 

먼저 제시문3의 내용을 이해하고 실존주의 관점에서 인간 삶의 두 가지 유형을 구분해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단하는 삶과 주체성과 개성을 상실한 대중적 삶의 두 유형이다. 두 유형의 삶의 제시문4의 (가)와 (나)에 나타나는 이론과 이론에 적용되는 사람들을 비교 분석해 더 유사해 보이는 유형과 더 차이나는 유형에 따라 적용해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4의 (가)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에 적용되는 이들은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는 유형으로, 이 유형은 제시문3에서 자신의 주체성과 개성을 상실한 태도라는 측면에서 대중적 삶의 유형과 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4의 (나)에서 공간 투표 이론에 적용되는 유권자는 자신의 정책 선호에 가장 근접한 후보자를 선택하고, 방향성 투표 이론에 적용되는 유권자는 자신의 입장과 같은 입장을 선명하고 강력하게 피력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제시문3에서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유형과 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3에 대한 평가는 기본적으로 답안 분량의 400자 내외로 맞춰야 A0 이상이 가능하다. 제시문3의 내용에서 인간의 삶을 주체적 삶과 대중적 삶의 두 유형으로 정확하게 구분하고 핵심어를 정확히 사용해 기술해야 한다. 이를 중심으로 제시문4의 (가)와 (나)의 비교 분석 내용을 정확하게 서술했으며, 핵심어와 핵심 문구를 정확하게 사용한 경우 A+를 부여했다. 이때 핵심어와 핵심 문구들이 정확하고 모든 문장표현이 명확해야 한다. 핵심어와 핵심문구는 1단계 ‘주체적 삶’과 ‘대중적 삶’, 2단계 ‘침묵의 나선 이론’ ‘다수의견’ ‘공간 투표 이론’ ‘자신의 정책 선호’ ‘방향성 투표 이론’ ‘자신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후보자’ 등이다. 제시문3의 내용에서 두 유형으로 정확하게 구분하며 핵심어를 사용해 기술했고 이를 중심으로 제시문4의 (가)와 (나)의 비교 분석 내용을 정확하게 서술했으나 위에 제시한 핵심어와 핵심문구들 중 1개 정도를 부정확하게 사용한 경우, 1개 정도의 문장 표현이 어색한 경우 A0로 평가했다. 핵심어와 핵심문구들 중 2개 정도를 부정확하게 사용한 경우, 2개 정도의 문장 표현이 어색한 경우는 A-를 부여했다.

B+등급은 제시문3의 내용에서 인간의 삶을 주체적 삶과 대중적 삶의 두 유형으로 정확하게 구분하며 핵심어 1개를 부정확하게 사용해 기술했고 이를 중심으로 제시문4의 (가)와 (나)의 비교 분석 내용을 정확하게 서술했으나, 위에 제시한 핵심어와 핵심문구 들 중 3개 정도를 부정확하게 사용한 경우와 1-2개 단어나 문장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다. 핵심어와 핵심문구들 중 3개 정도를 부정확하게 사용하고 2-3개 단어나 문장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는 B0로 평가했다. 핵심어와 핵심문구 4개 정도를 부정확하게 사용하고 3-4개 단어나 문장표현이 부정확한 경우는 B-를 부여했다.

답안 분량이 300자 이하와 같이 다소 부족하거나 500자 이상 등 다소 초과한 경우는 C등급이다. 제시문3의 내용에서 인간의 삶을 주체적 삶과 대중적 삶의 두 유형으로 구분해 기술했으나 두 핵심어들을 사용해 구분하지는 못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4의 (가)와 (나)의 내용을 비교해 분석 내용을 서술하지 못한 경우 또는 그 역의 경우는 C등급으로 평가했다. 즉 두 단계 중 한 단계만 정확하게 기술했으나 핵심어를 5개 이상 정확하게 찾아 기술하지 못한 경우, 4-5개 정도의 단어나 문장 표현이 부정확한 경우에도 C등급을 부여했다. 답안 분량이 200자 이하 또는 600자 이상 등으로 글자수 제한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는 D등급으로 평가했다.

문제4는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활용해 적용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먼저 [그림1]에서 주어진 네 가지 요인들을 제시문4의 (가)(나)와의 관련성에 기초해 분류할 것을 요구했다. 그 다음 분류한 바를 [표1]과 [그림1]에 적용해 자료에 제시한 20명의 투표 결과를 추론하게 했다.

문제4의 답안은 [그림1]의 4가지 요인 가운데 안보관과 선거공약은 주체적 결정을 유도하므로 제시문4의 (나)에 연결하고 TV, 신문의 논평이나 사설과 여론조사 결과는 대중매체에 해당하므로 제시문4의 (가)에 연결해야 한다. 대중매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14명의 경우 다수의 의견을 따라 D후보에 투표했을 것으로 추론한다. 안보관이나 선거공약에 따라 주체적으로 결정한 6명이 국방비 50억을 감축하기를 원하므로 만일 공간 투표 이론에 따르다면 정책상 거리차가 가장 작은 B후보를, 방향성 투표 이론에 따른다면 가장 극명하게 국방비감축안을 제시한 A후보에 투표했다고 추론한 경우로서 구체적 수치를 들어 제시하면서 추론의 과정을 명확하게 드러내야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문장의 자연스러운 서술 여부에 따라 A+, A-등으로 구분했다. 

B등급은 [그림1]의 4가지 요인을 잘못 연결했으나 이후 추론과정을 무난히 서술했거나 [그림1의 4가지 요인을 바르게 묶어냈으나 추론 과정이 명확하지 않고 결과만 언급하거나 [표1]과 [그림1]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알맞게 적용하지 못한 경우다. [그림1]의 4가지 요인의 분류 없이 투표 결과만을 추론하거나 [그림1]의 4가지 요인은 바르게 분류했으나 투표 결과를 추론하지 못한 경우는 C등급에 해당한다. [그림1]의 4가지 요인에 대한 분류, [표1]과 [그림1]에 대한 적용 및 추론 과정이 모두 상당히 미진하게 서술됐다고 판단하면 D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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