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요소 평가'..성취욕구 시험 스트레스는 함께 높은 편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OECD(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학생 웰빙 보고서 2015’에 의하면 한국은 학생의 학습시간이 길수록 학업성취도가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유일한 국가로 나타났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은 학습시간이 긴 학생이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낮았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다. 반면 미국 칠레 등은 한국과 동일하게 학습시간이 긴 학생이 학업성취도가 높았으나 삶에 대한 만족도는 학습시간이 짧은 학생보다 낮았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서 학습시간이 길수록 학업성취도와 함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유일한 국가라는 점이 만족도의 부정적 평가와는 달리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OECD는 지난 20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학생 웰빙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는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실시하는 평가로 수학, 과학, 읽기, 협력적 문제해결력 등 세계 각국 학생들의 인지적 능력을 평가한다. 보고서는 평가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에 기반해 ‘학생의 웰빙’을 주제로 국가 간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설문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했으며 학생들의 전반적인 삶 만족도에 대해 조사했다. 설문조사는 35개 OECD회원국과 37개 파트너국을 포함해 총 72개국 약 54만명의 만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떠올릴 때 친구 가족 부모 학교 괴롭힘 등을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에 착안해 설문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비롯 학업에 대한 불안감, 성취동기, 미래에 대한 기대, 학교에 대한 소속감, 교사와의 관계, 괴롭힘, 가정환경, 식습관과 신체적 활동, 전자기기 사용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보고서는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영역 등 4가지 영역을 고려해 분석했다. 설문은 다양한 질문에 대해 0부터 10까지 점수 중에서 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삶에 대해 만족할수록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불만족할수록 0점에 가까운 점수를 택하는 방식이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대한 OECD회원국 평균은 7.3점으로 OECD회원국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결과다. 

OECD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학생 웰빙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학습시간이 길수록 학업성취도도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유일한 국가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한국 한생, 학습시간 길수록 학업성취도와 삶 만족도 모두 높아>
한국은 오랜 시간 공부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와 삶의 만족도가 모두 높은 유일한 국가로 나타났다. 한국 학생 가운데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의 과학 영역 학업성취도는 551점으로 40시간 미만 공부한 학생의 성취도 491점보다 높은 결과다. 반면 독일과 스위스는 학습시간이 긴 학생들이 적게 공부한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더 낮았다.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독일 학생들의 성취도는 474점이지만 40시간 미만 공부한 학생들의 성취도는 538점으로 오히려 더 높았다. 스위스의 경우,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은 465점의 성취도인 반면 40시간 미만 공부한 학생은 538점을 기록했다. 독일과 스위스에서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은 각각 4.0%와 6.5%의 비율이다. 한국은 교내/외 학습시간을 모두 포함해 주당 학습시간이 60시간 이상인 학생의 비율이 23.2%를 차지했다. 주당 40시간 이상 60시간 이하로 학습하는 학생의 비율은 49.0%, 40시간 미만은 27.8%이다. 

한국 학생들은 학습시간이 긴 학생이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한국은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6.56점, 40시간 미만이 6.28점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해 오랜시간 공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높은 나라는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이 있었으나 오스트리아와 그리스는 학습시간이 주당 40시간 미만인 학생이 60시간 이상인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반면 독일 영국 체코 등은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40시간 미만 공부한 학생보다 더 낮았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한국 학생들의 특성을 설명하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본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삶이 불행하다고 느낄 법한데 성취동기가 긍적적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OECD 평균인 7.3점보다 현저히 낮았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한국과 함께 1,2위를 다투는 핀란드의 경우 주당 60시간 이상 학습하는 학생의 비율은 4.1%, 40시간 미만 학습하는 학생은 73.3%로 한국학생에 비해 훨씬 적은 시간을 학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60시간 이상인 학생이 7.84점, 40시간 미만인 학생은 7.37점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60시간 이상 공부하는 학생 비율은 13.3%, 40시간 미만은 48.1%로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 평균은 60시간 이상이 7.32점, 40시간 미만이 7.31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OECD는 오래 공부할수록 더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인 결과에 대해 한국 학생들의 경우, 학업 성과가 뛰어날 경우 주위 어른들과 친구들로부터 관심과 존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학생, '반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 되고 싶어'>
한국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성취동기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이 되고싶다’라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한 학생의 비율은 81.9%에 달했다. 터키 89.3% 이스라엘 86.4% 미국 85.4%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OECD평균은 59.2%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이 높았던 나라는 스위스 60.1% 일본 67.1% 네덜란드 70.3% 등이다. 한국 학생들 가운데 ‘무엇을 하든 최고가 되고 싶다’라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도 80.1%로 높았다. 가장 많은 학생이 그렇다고 답한 나라는 미국 93.2%이다. 이어 이스라엘(90.3%) 영국(89.7%)이 뒤를 이었다. 일본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더 높았다. 동일 문항에 대해 일본은 38.7% 네덜란드는 37.0% 핀란드는 36.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학생의 OECD 평균은 65.3%로 나타났다. 

한국 학생들의 성취욕구는 높은 수준이지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한 적이 많다’는 문항에 대해서 69.1%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35개국 중 6위에 해당한다.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한 학생 비율의 OECD 평균은 59.3%이다. 시험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낸 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는 포르투갈(84.4%)이다. 이어 일본이 78.1% 스페인 74.8% 멕시코 72.2% 터키 69.8%로 나타났다. 시험에 대해 불안감이 가장 낮은 국가는 핀란드와 네덜란드로 각각 37.6%, 34.0%가 시험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까봐 걱정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변한 한국 학생은 74.6%로 7위를 기록했다. 낮은 점수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낸 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는 스페인(88.4%)이고 포르투갈이 88.2%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이탈리아 85.5% 일본 81.8% 칠레 81.4% 멕시코 79.0%의 기록이다. OECD 평균은 65.7%이다. 낮은 점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가장 적었던 국가는 네덜란드와 핀란드가 차지했다. 각각 44.9%와 44.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전반적 삶 만족도는 '최하위'>
전반적인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 항목에 대해선 멕시코가 8.2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핀란드가 7.89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네덜란드가 7.83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6.36점으로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6.12점)를 제외하고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학생 응답자 중 절반을 겨우 넘는 53%가 삶에 아주 만족하거나 만족한다고 답해 OECD 평균인 71%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학부모 참여 영역에선 성취도와의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자녀와의 대화 빈도, 가족 활동 등이 OECD 평균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 참여와 관련한 모든 항목은 70.2%로 2012년 조사 대비 10.4%p 증가하였으나 여전이 OECD 평균인 82.8%보다 낮은 수준이다.   

OECD는 한국 학생들이 높은 학업 성취도만큼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평했다. 한국 학생의 22%가 자신의 삶에 대해 4 이하의 점수를 줬으며 이는 OECD평균인 12%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과 중국, 일본 학생들은 독해와 수학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지만 삶에는 덜 만족하고 있다”며 “뛰어난 학습결과는 좋은 삶의 만족을 희생하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가 신체와 건강교육을 통해 활동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보고서가 행복한 삶에 대한 학생의 권리와 학생웰빙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교육에 대한 여러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며 “학생이 학교 내외에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시 위해 필요한 교육 여건과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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