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의학계열 희망자 강경배제 영향'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21일 오후5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과고의 경쟁률은 7.58대 1(120명 모집/909명 지원)을 기록했다. 2017학년 8.57대 1(120명/1028명)의 경쟁률 대비 하락했다. 정원외 경쟁률은 2.83대 1로 12명 이내 모집에 34명이 지원했다. 서울과고를 끝으로 8개 영재학교의 원서접수 일정이 모두 끝났다. 경쟁률 상승세를 기록한 학교는 3개교. 세종영재 18.92대 1(84명/1589명)와 인천영재 14.80대 1(75명/1110명)로 과학예술영재학교 두 곳과 경기과고 17.88대 1(120명/2145명)였다. 학령인구 절벽 시기를 이겨낸 약진이 돋보였다. 나머지 5개 학교가 모두 경쟁률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최고경쟁률은 지난해에 이어 대구과고가 차지했다. 대구과고의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9.80대 1로 90명 모집에 1782명이 지원했다. 

서울과고의 최근 4년간 경쟁률은 2015학년 11.93대 1(120명/1432명), 2016학년 9.80대 1(120명/1176명), 2017학년 8.57대 1(120명/1028명), 2018학년 7.58대 1(120명/909명)의 추이다. 정원외 모집은 2015학년 4대 1(12명/48명) 2016학년 3.92대 1(12명/47명) 2017학년 3.25대 1(12명/39명) 2018학년 2.83대 1(12명/34명)로 역시 하락세다. 전국 8개 체제의 영재학교는 모집인원이 최대로 증가한 상태에서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반면 학령인구는 2년째 13만 명이 감소한 상황으로 경쟁률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서울과고는 자타공인 최고 영재학교다. 지난해 서울대 등록자 63명을 배출해 2016학년에 이어 1위를 달성, 2위인 경기과고 54명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과시했다. 2단계 영재성 검사통일로 중복지원이 빠진 데다 자타공인 최고 영재학교여서 신중한 지원이 이뤄진 때문으로 볼수 있다.

21일 오후5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과고의 경쟁률은 7.58대 1(120명 모집/909명 지원)로 2017학년 8.57대 1(120명/1028명)의 경쟁률 대비 하락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과고의 경쟁률 하락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003년 부산과고에서 전환한 데 이어 서울과고(2009년)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0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연이어 전환했다. 2015학년 세종영재가 최초의 과학예술영재학교로 출범하면서 7개교 체제를 유지하던 영재학교는 2016학년 두 번째 과학예술영재학교인 인천영재의 개교로 현재의 8개 체제를 완성했다. 학교 수가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영재학교 입시 특성상 중복지원이 가능하더라도 학교별 특성이나 지리적 여건 등에 따라 지원자풀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에 이어 8개 영재학교가 영재성 검사일정을 통일한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5년은 두 곳의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제외한 6개 영재학교만 영재성 검사 일정을 통일해 세종영재와 인천영재의 경쟁률이 폭등했다. 지난해 영재성 검사 일정을 통일하면서 중복지원으로 부풀려진 경쟁률이 어느 정도 안정된 추세로 나타났다. 영재학교 간 2단계 전형일정 조율로 1단계 중복합격자들은 영재성 검사를 어느 곳에서 치를지 결정해야 한다. 중복합격을 우려해 영재학교들이 저마다 2단계 접수 일정을 재개하므로 지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 서울과고는 2017학년 입시에 이어 올해도 단독으로 지난해 2,3단계 전형의 기출문제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과고 역시 ‘의학계열 지원자 배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과고는 지난 3월 실시한 입학설명회를 통해 의학계열로 진학을 희망할 경우 지원하지 말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서울과고 임규형 교장은 의학계열로 진학하는 학생에게 추천서를 비롯해 어떤 지원도 없는 것은 물론 다양하고 적극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의학계열 지원자의 장학금을 환수하고 추천서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과 의과대학을 동시에 지원하는 교차지원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임 교장은 “서울과고는 수학 과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위한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는 일종의 특수학교”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과학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학교로,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로부터 각별한 지원을 받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국가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전했다. 

올해 고입 역시 학령인구 절벽의 바람을 강하게 맞았다. 교육부가 집계한 초/중학교 재학생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입을 치른 현 고1학생(2001년생) 수는 52만6895명으로 고2학생 대비 6만9171명이 감소했다. 올해 고입을 치른 중3학생(2002년생) 수는 46만2990명으로 현재 고1학생 대비 6만3905명이 줄어든 수치다. 2년 연속 6만명 이상 고교 신입생 수가 감소하면서 고입 경쟁률 감소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지난해 전기 특목/자사고의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올해 역시 가장 먼저 입시를 시작한 영재학교가 경쟁률 하락의 스타트를 끊었다.

서울과고의 2018학년 전형은 지난해 대비 일부 변화한 특징이다. 2단계 전형을 통해 우선선발 인원에 지역인재 우선선발을 신설했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와 서울이외 16개 광역시도 등 전국 41개 지역에서 각 1명 이내로 지역인재를 우선선발한다. 합격자의 수도권 편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서울25개 자치구는 강남 강동 강서 강북 관악 광진 구로 금천 노원 동대문 도봉 동작 마포 서대문 서초 성동 성북 송파 양천 영등포 용산 은평 종로 중랑구다. 서울이외 16개 광역시도는 경기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세종 울산 제주 강원 충남 충북 전남 전북 경남 경북이다. 우선선발의 기회는 지역인재만 아니라 수학과학 우수인재에게도 주어진다. 특정영역 우수인재라는 이름으로 1,2단계 평가 결과 수학과학에 대해 특별히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선발할 예정이다. 2단계 전형 통과자 수도 정원내 정원외 모두 2배수 이내로 증가했다. 지난해 2단계 통과자는 정원내 200명 내외, 정원외 20명 내외로 제한했다. 합격자의 수도권 편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원서접수 기간은 21일 오후5시로 종료됐지만 서류제출은 24일 오후5시까지 가능하다. 24일 소인까지 유효한 우편제출 서류는 출력한 응시원서와 학교생활기록부Ⅱ 등이다. 정원외 전형 해당자는 자격 증빙서류도 동봉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입력해야 할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관찰소견서다. 올해 서울과고는 교사추천서에 해당하는 관찰소견서를 A와 B로 세분했다. 소견서A는 지원자의 수학 과학 분야의 영재성에 대한 내용이고 소견서B는 과학영재로서의 인성에 대한 내용이다. 자기소개서는 지난해 2500자 분량에서 올해 1800자 분량으로 대폭 축소된 특징이다. 

1단계 합격자는 내달 12일 오후5시 서울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2단계는 영재성/사고력, 창의성/문제해결력 평가로 지필고사 형식으로 진행하는 영재성 검사다. 서울과고는 전체 문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검사별 대표문항으로 3단계 과학영재캠프 기출문항을 포함해 총 7개 문항을 공개했다. 2단계 영재성 검사는 모두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며 통합교과 형식이다. 지난해 1교시에 실시한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는 선택형으로 출제됐다. 수학 과학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접두사의 의미를 파악하는 내용의 국어 교과 내용도 포함됐다. 2교시는 창의성 문제해결력 검사로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통합교과 형식이며 서술형 문항으로 출제했다. 

2단계 전형의 결과는 우선선발자와 함께 6월26일 오후5시 서울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이어 3단계 전형은 7월1일부터 2일까지 1박2일로 실시하는 과학영재캠프다. 캠프는 다양한 실험과 면접, 조별활동, 창작, 독서 등 실제 학생들의 활동을 직접 관찰, 평가한다. 면접 문항의 경우 여러 교과가 융합해 출제되기도 한다. 3단계 캠프 전형까지 마친 뒤, 7월10일 오후5시 최종합격예정자를 발표한다. 합격예정자 중 학년말에 학교생활기록부Ⅱ를 제출받아 12월1일 최종합격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전형이 마무리된다.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상 2학기 교육과정을 매우 불성실하게 이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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