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논술 미실시, 교육과정 위반 등 '수요자 배려 부족'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연세대는 지난3월31일 2017학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입학전형 과정에서 실시한 대학별고사에서 출제한 문제들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준수하였는지 평가하고 선행학습을 유발 요소에 대해 심사한 결과와 근거를 담은 보고서이다. 교육부가 최근 밝힌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세대 일반전형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해 사교육에 유발에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는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으로 선정돼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12개 대학 중 모의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유일한 대학이기도 하다. 

연세대 논술고사 가운데 수리논술은 모든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 위반 시비가 붙을 정도로 유독 어려운 논술로 꼽힌다. 어느 대학보다 더욱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인 상황이었으나 연세대가 수험생들에게 제공한 논술 관련 정보는 지난해 7월 게시한 논술특강 하나뿐이었다. 연세대는 여타 대학들이 모의논술을 실시하고 논술가이드북/논술백서 등을 발간하며 논술특강 동영상을 게재하는 것과 달리 논술 관련 정보 제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연세대는 입학전형 과정에서 실시한 대학별고사의 고교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지난 3월31일 공개했다. /사진=연세대 제공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고교 교육과정 위반과 선행학습 유발 요소에 대한 분석을 목적으로 하지만 대학별고사의 기출문제와 문제해설, 출제의도 등을 상세히 분석한 내용도 포함한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나서서 출제의도를 밝히고 문제해설을 제공한 자료라는 점에서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수험생들이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라 할 수 있다. 연세대가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17학년 논술고사의 기출문제와 문항해설, 출제의도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2017학년 연세대는 논술고사를 실시해 수시 일반전형 683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논술고사는 수능 전인 10월8일에 시행됐다. 계열별 출제 범위는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인문 사회 교과목을 통합해 출제했으며 수리, 통계자료 또는 과학 관련 제시문을 포함해 출제했다. 자연계열은 수학ⅠⅡ 확률과통계 미적분ⅠⅡ 기하와벡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교과에서 출제했다고 전했다.

<인문계열>
인문계열 논술은 민주주의, 인간의 욕망 추구 등의 개념을 '평화'라는 추상적인 차원과 '국제 분쟁과 해결'이라는 현실적 주제를 통합한 문제로 출제했다. 민주주의와 인간의 욕망 추구, 평화는 문학 철학 법과 정치 생활과 윤리 논리학 화법과 작문 등의 교과과정에서 다루는 개념들이다. ‘평화’를 다루는 문학 정치 철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제시문을 비교하고 분석해 수험생의 독해력과 독창적인 논리력, 표현력 등을 평가하고자 했다. 다양한 그래프를 통합해 해석하는 능력과 해석한 내용을 다른 제시문과 연결해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추론하는 능력도 평가 대상이 됐다. 시험은 120분 동안 진행됐다.

제시문(가)는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서 발췌했다. 작품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펴낸 창작물이다. 제시문에서 김상헌과 최명길은 청나라의 항복 요구 문서를 놓고 서로 다른 해결책으로 대립한다. 싸우는 것이 당면한 살 길이라 하며 끝까지 항전하자는 주전론(主戰論)자 김상헌과 일단 화친하고 후일을 도모하자는 주화론(主和論)자 최명길이 맞서는 장면이다. 

제시문(나)는 독일 철학자 칸트의 ‘영구평화론’에서 발췌한 내용을 출제 의도에 맞게 편집했다. (나)에서 평화는 일시적인 전쟁의 중지가 아니라 모든 적대 행위의 종식을 뜻한다. ‘세력균형’ 즉, 무력 위협을 동반한 균형 역시 평화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칸트는 영구 평화의 조건으로 민주적 공화제를 제시한다. 민주 공화정 국가는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대의(代議) 정치를 채택하기 때문에 위정자들은 시민들이 원치 않는 전쟁을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 공화정 국가는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적 상호의존이 증진되기 때문에 국제적 유대를 파괴할 전쟁에 반대한다는 것이 칸트의 주장이다. 

제시문(다)는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발췌했다. 슈마허는 오늘날 지배적인 신념인 보편적 번영이 평화의 가장 굳건한 토대라는 생각을 강력히 비판한다. 신념은 모든 사람이 충분히 넉넉해지면 더 이상 부유한 상태를 위협하는 분쟁이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와 달리 모든 사람에게 충분히 공급하는 무한대의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슈마허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억제되지 않는 한 분쟁을 종식할 수 있는 시기는 도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쟁이나 갈등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욕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슈마허의 결론이다. 

제시문(라)는 국가A와 국가B의 ‘국방비 지출액’ ‘민주주의 성숙도’ ‘물질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두 국가의 평화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가상의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제시문의 핵심 개념을 변수화한 ‘국방비 지출액’ ‘민주주의 성숙도’ ‘물질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국가A와 국가B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변수가 국가A와 B의 평화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답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1은 각 제시문을 비교,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 ‘평화’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이 포함돼 있는 제시문들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능력과 차이점들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세 제시문의 핵심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평화’에 대한 상이한 관점의 차이를 읽어내며 제시문(가)와 (나), (나)와 (다)를 짝지어 비교 분석할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제시문들의 핵심 논지에 대한 이해, ‘평화’에 대한 관점들의 차이점 분석에 부분적으로만 성공했을 경우 중간 정도의 점수를 부여했다. 제시문의 핵심 논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거나 제시문들 간의 차이점 분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 가장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문제2는 원인 변수인 ‘국방비 지출액’ ‘민주주의 성숙도’ ‘물질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결과 변수인 평화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사고능력과 논리적 설명을 평가하고자 했다. 제시문의 핵심 개념을 수치화된 변수와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래프에 나타난 데이터의 경향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문의 주장에 대한 이해와 핵심 개념의 변수화에 근거해 변수의 차이를 설명하는 다면적이고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제시문 (가)(나)(다) 각각에 드러난 논지와 제시문(라)에 드러난 변수를 연결해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할 뿐 아니라 종합적인 설명도 기술할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적 설명 없이 각 제시문의 논지와 (라)의 변수를 연결한 근거만 제시했을 경우, 중간 정도의 점수를 부여했다. 각 제시문의 논지와 (라)에 드러난 변수를 정확하게 연결시키지 못할 경우 가장 낮은 점수가 부여된다.

제시문(가)는 천재교육과 천재교과서의 문학 교과서를 활용했다. (나)는 미래엔의 도덕 교과서, (다)는 미래엔의 생활과 윤리 교과서를 재구성했다. 교과서 외 자료는 (나)에서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 (다)에서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을 활용했다. 미래엔 도덕 교과서와 생활과 윤리 교과서를 각각 제시문(나)와 (다)의 관련 교과서 근거로 제시했다.  

<사회계열>
사회계열 논술은 사회이론을 이해하고 구체적 사례와 수리적으로 제시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다면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도록 구성했다. 문화변동과 문화지체, 세대 간 갈등, 인공지능, 정책결정과정 등이 핵심 개념이다. 문학 사회문화 철학 논리학 화법과작문 등의 교과과정에서 출제했다. 문화변동과 관련된 문학작품과 사회과학 저작, 통계 도표를 제시했다. 자료를 하나의 주제 아래 통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하는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 출제의도다. 문화변동의 다양한 원인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하나의 도표로 제시해 다른 제시문과 연계할 수 있는 종합적 사고력과 창의적 추론 능력을 평가했다. 시험은 총 120분 동안 실시했다.

제시문(가)는 문학Ⅱ의 3장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에 실린 G.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일부 발췌해 편집했다. 제시문은 외부세계와 거의 단절된 채 평화롭고 인간미 넘치는 전통을 지키며 살아온 마콘도 마을에 철도가 놓이게 되면서 생기는 변화상과 문화지체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제시문에서 아우렐리아노 트리스테, 브루노 크레스피와 주점 주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 새로운 물질문화로 마을의 문화변동을 초래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마을에 철도 전구 영화 축음기와 같은 새로운 물질문화가 유입됐을 때 마콘도 사람들은 처음에 놀라움과 호기심을 보이지만 이후 실망감, 거부감 등의 반응을 보인다. 타인과 공감하고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마콘도 사람들의 공동체적이고 전통적인 정서가 문화지체의 원인이자 전통을 지키는 동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였다.

제시문(나)는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자세히 소개하는 W. 오그번의 문화지체이론을 오그번의 원저에서 발췌한 것이다. 오그번에 따르면 인간 사회에서 기술은 항상 발전하며 특히 발전 속도는 끊임없이 빨라진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이 제대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문화발전도 기술발전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 문화는 물질문화와 비물질문화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 발전으로 물질문화가 먼저 변하고 비물질문화의 변화가 따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비물질문화의 변화 속도가 물질문화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속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문화지체다. 제시문에서 오그번은 문화지체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여러 사회 집단들 사이의 이해관계이다. 비물질문화의 변화로 이익을 얻는 집단들의 크기가 커질수록 해당 비물질문화의 변화는 빨라지게 된다. 둘째, 사회적 관습이나 도덕적 규범, 전통적 가치에 대한 애착 등으로 비물질문화의 변화가 더뎌진다. 일반적으로 애착은 신세대보다 구세대가 더 강해 구세대에서 문화지체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시문(다)는 영국의 문학 비평가이며 사상가인 F. R. 리비스의 ‘문화와 환경’ ‘연속성을 위하여’ 등에서 출제의도에 맞게 발췌해 편집한 것이다. 글은 급속히 진행되는 현대 사회 문화변동의 대처 방식 중 하나로 전통적인 가치와 공동체 문화를 유지하려는 규범적 태도를 보여준다. 리비스는 전통적인 문화가 공동체의 삶을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형성하고 발전시켜 온 삶의 방식임을 강조하면서, 현대 사회의 기계 문명이 전통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연속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리비스는 전통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연속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지성인들이 가치판단의 기준을 확립하고 전통적인 문화가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시문(라)는 가상의 국가A의 인공지능 사용정책에 대한 찬성률을 출생연도와 조사 당시 응답자 연령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제시된 자료를 통해 기술발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이 세대 간, 세대 내에서 어떻게 다른지 유추할 수 있다. 도표는 인공지능 사용정책에 대한 찬성률이 세대 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동일 세대 내에서는 연령의 변화에 따라 찬성률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제시문은 해당 기간 대학진학률의 지속적 감소라는 가정을 단서로 제시해 세대, 연령변화, 학령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포함시켰다. 

문제1은 제시문(나)와 (다)에 나타난 ‘문화’와 ‘문화변동’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고 각 관점에 근거해 (가)에 나타난 마을의 상황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나)와 (다)는 문화변동과 문화지체에 대해 대조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는 문화변동에 따른 문화지체는 사회적 문제이고 해소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반면, (다)는 문화변동에 대항해 전통적 삶의 방식 자체인 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1은 두 입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가)에 나타난 마콘도 마을의 구체적 사례를 분석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1은 제시문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이를 구체적 사례 분석에 활용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나)와 (다) 두 제시문의 핵심 논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화와 문화변동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다각적으로 상세히 제시하며 (가)의 구체적 사례를 적절히 분석할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문화와 문화변동에 대한 두 제시문의 관점의 차이와 핵심 논지 분석에 부분적으로만 성공하고 (가)의 사례를 단순하게 분석했을 경우 중간 점수를 부여한다. 제시문들의 핵심 논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거나 제시문들 간의 차이에 대한 분석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가장 낮은 점수가 부여된다.

문제2는 제시문(라)에 포함된 세 가지 요인 세대, 연령변화, 학력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제시문(나)에 제시된 문화지체의 원인들과 연관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출제했다. (라)에 포함된 정보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분석내용을 근거로 찬성률 추이와 원인을 (나)에 근거해 파악하며 유추과정을 명료하게 서술할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라)의 정보들을 정확히 분석하고 찬성률 추이와 원인을 (나)에 근거해 설명했으나 일부 추론과정 또는 결론이 누락된 경우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았다. (라)에 포함된 정보들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거나 찬성률 추이와 원인을 (나)에 근거해 설명하지 못할 경우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제시문(가)는 미래엔과 비상교육의 문학 교과서를 재구성했다. (나)는 부산교육청 지학사 천재교육의 사회문화 교과서를 활용했다. (다)는 존 스토리의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을 재구성했다. 

<자연계열>
-수학

자연계열 수리논술은 3개의 제시문에 각각 3개 2개 3개 소문항으로 구성했다. 3개 제시문은 서로 연계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시했다. 제시문별 난이도의 차이는 있으나 3개 제시문의 배점은 각 20점의 배점으로 동일하다. 예상 소요시간은 각각 문제1 20분, 문제2 30분, 문제3 30분이다.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집합 수열 접선의 방정식 다항식 중근 원의 방정식과 원의 성질 등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출제했다. 제시된 조건을 정확히 이해해 문제를 분석함으로써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을 확인하고자 했다. 

 

제시문1에서 다항함수로 정의된 곡선이 특정한 한 점에서 접선을 가질 필요충분조건은 곡선과 접선의 방정식의 차이가 그 점에서 중근을 갖는 것이다. 미분, 접선, 중근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제시문2는 원과 접선에 관련된 기하하적인 기본 개념을 이해하였는지 평가했다. 제시문3은 수열의 기본 개념을 이용해 함수의 극한값을 구하는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출제했다.

-물리
자연계열 물리 논술은 6개 제시문과 1개의 표를 제시했다. 제한시간 60분 안에 4개 질문에 답해야 한다. 물리Ⅰ, Ⅱ 교과에서 출제한 내용으로 역학적 에너지, 질량-에너지, 동등성, 운동량, 충격량, 빛의 입자성, 광자의 운동량, 파동의 중첩, 보강간섭, 상쇄간섭, 경로차, 흑체, 빈 법칙, 슈테판-볼츠만 법칙 등이 핵심개념이다. 고등학교 물리 교과과정의 기본 개념과 원리 이해를 바탕으로 복합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문제이해력, 논리적 분석력, 문제통합 및 해결능력 등을 골고루 평가하고자 했다. 특히 기본 개념에서 시작해 복잡한 물리적 상황을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제시문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밑받침이 된 마이켈슨-물리 실험을 주된 내용이다. 빛의 특성을 간섭, 질량-에너지 동등성, 파장과 운동량의 관계, 흑체 복사에너지 등을 이용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제시문(가)는 일반 상대성이론을 다루고 있고 (나)는 파동이 중첩할 때 일으키는 간섭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다)는 간섭 실험 장치의 구조를 그림으로 제시했으며 실험 과정과 원리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라)는 빛의 진동수와 에너지, 운동량과 파장의 관계를 제시한다. (마)는 질량-에너지 동등성에 대해 쌍생성과 핵반응을 통해 설명한다. (바)는 흑체복사에 대한 슈테판-볼츠만 법칙과 빈의 변위 법칙을 다루고 있다. 

문제1은 중력에 의해 느리게 궤도 운동하는 물체로 이루어진 계의 역학적 에너지와 질량 에너지를 고려해 에너지를 이해하는 문항이다. 두 물체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역학적 에너지 변화와 질량이 에너지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방출된 에너지를 구하는 내용이다. 제시문(가)와 (마)에 관련된 내용을 이용해 결합 전의 총 에너지와 결합 후의 총 에너지를 비교해 방출된 에너지의 양을 구할 수 있다. 결합 전의 총 에너지는 운동에너지가 포함된 질량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 결합 후의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가 없는 질량에너지를 통해 구한 후 비교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궤도 반지름 변화에 따른 에너지의 변화와 질량 결손에 따른 에너지 변화를 모두 고려해 방출되는 에너지를 에너지 보존 법칙과 역학 개념에 대한 이해로 평가하고자 했다. 

문제2는 빛의 반사에 의한 운동량 전달과 힘을 이해하고 중력장에서 끈에 묶여있는 진자에 주어지는 힘의 평형을 적용해 밀려나는 각도를 설명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이다. 빛을 광자로 이해해 파장으로부터 운동량을 알아내고 거울에서 반사할 때 운동량의 변화, 왕복 운동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거울에 가해지는 빛에 의한 힘을 추론해야 한다. 충격량과 운동량의 변화량의 관계에서 광자가 거울에 작용하는 힘을 구하고 거울을 매단 끈이 작용하는 힘과 중력 사이의 평형관계를 통해 거울이 기울어진 각도를 구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광자가 거울에 작용하는 힘을 구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다. (라)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는 내용을 활용해 구할 수 있다.

문제3은 간섭 실험 장치에서 거울의 운동을 고려한 빛의 진행 경로 차이와 빛의 중첩에 의한 간섭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이다. 두 거울의 진동 방향에 따라서 검출기에 나타나는 신호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와 신호가 커지고 작아지는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경로가 다른 두 빛의 경로 차의 범위를 구할 수 있다. 주어진 조건에서 거울의 위치 변화에 따라 애초에 조정된 빛의 경로에 부가적인 변화를 일으키면 결과적으로 빛의 간섭에 변화를 발생시키게 된다는 것을 유추, 빛 검출기에 들어오는 신호의 상쇄와 보강 간섭의 형태를 설명하도록 했다.

문제4는 흑체의 온도와 복사 에너지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구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흑체가 빛을 흡수해 온도가 변하는 경우 출입하는 에너지를 구하고 파장에 따른 에너지 분포를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바)에서 주어지는 내용을 이용하면 간단한 수식을 통해 해결이 가능한 문항이다. 

금성출판사 상상아카데미 미래엔 더텍스트 천재교육의 과학 교과서와 천재교육 교학사의 물리Ⅰ, Ⅱ 교과서를 활용했다. 기타자료로 EBS 수능특강 물리Ⅰ도 참고했다. 

-화학
자연계열 화학 논술은 60분 동안 진행됐다. 화학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기초 정보들을 바탕으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화학 반응의 원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제시문(가)는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산화-환원 반응들의 예를 제시했다. (나)는 산화-환원 반응에서 전지 전위의 개념을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다)는 반응의 자발성과 관련된 자유 에너지의 기본개념을 제시하고 자유에너지와 전지 전위와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라)는 할로젠 원소로 이뤄진 분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설명하고 아이오딘 분자의 성질과 실생활에서의 사용 예를 제시했다. (마)는 베이콩소다, 제산제 등 탄산수소나트륨이 실생활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용 예와 관련한 화학 반응을 논하고 있다. (바)는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일산화탄소와 수증기의 반응을 제시했다. (사)는 이전 제시문들에서 언급된 화학물들의 생성열 자료다. 

문제1은 크게 두 가지를 묻고 있다. 첫째 할로젠 분자들의 산화력의 세기를 비교하고 그렇게 나타나는 이유, 둘째 아이오딘 분자가 결정성 고체를 형성하는 이유다. 산화력의 세기는 제시문(나)에서 보인 표준 환원 전위값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원인은 원소의 주기적 성질 중 원자 반지름과 전기 음성도 개념을 이용해 설명할 수 있다. 아이오딘 분자가 결정성 고체를 형성하는 이유는 분자간 상호작용과 결정구조로 설명할 수 있다. 

문제2는 표준 환원 전위 값을 통해 환원 전극과 산화 전극에서 일어나는 반쪽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표준 환원 전위 값이 가지는 의미와 염화나트륨의 전기분해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염화나트륨과 염화구리 혼합 수용액에서 전기분해 과정도 표준 환원 전위의 크기 비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다. 

문제3은 탄산수소나트륨의 분해 반응의 자발성을 자유에너지 변화로 설명하도록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자유에너지변화 ∆G값의 크기가 갖는 의미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G값의 크기가 갖는 의미는 제시문(다)에서 설명했다. 핵심 개념인 자유에너지 변화(∆G), 엔탈피 변화(∆H), 엔트로피 변화(∆S)의 관계식도 문제에서 직접 제시했다. 엔트로피 변화(∆S)는 (마)에서 나타난 탄산수소나트륨의 화학반응식을 통해 예측 가능하며, 엔탈피 변화 (∆H)는 (사)에서 주어진 표준 생성열 값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문제4는 실험실 안전 수칙과 중화반응 실험 시 유의사항을 숙지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실험을 통해 개념과 원리를 학습한 학생이라면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5는 압력과 온도의 변화가 기체의 평형 이동에 미치는 각각의 영향과, 온도가 반응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다. 평형이동과 반응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각각의 변인들과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상관관계를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통합적이고 분석적인 문제해결력이 필요하다.

-생명과학
자연계열 생명과학 논술도 60분 동안 진행됐다. 고교 교육과정에서 접하는 생명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암기하는 것이 아닌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구체적 현상들로부터 일반적인 내용을 귀납적으로 추론하는 능력도 평가 대상이다. 동일한 현상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핵심개념은 생물다양성, 생식, 유전, DNA, 유전자 변형 생물 등으로 과학, 생명과학Ⅰ, Ⅱ에서 출제됐다.

제시문(가)는 ‘생명 다양성’의 구체적인 예와 의미를 제공하고 관련해 작물 재배의 위험성을 제시했다. 생태계 내에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며 같은 종에서도 유전적으로 다양함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다양함의 존재가 생태계 유지와 생명의 지속성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해야 한다.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작물 재배는 생태계 교란 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나)는 유성생식의 정의를 설명하면서 유전법칙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예를 적용했다. 멘델의 완두 교배와 혈액형의 유전에 대한 예를 통해 부모 세대의 형질을 닮는 것만이 유전이 아니라 부모와 다른 형질이 출현하는 것도 유전 법칙을 통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였다. 세균을 예로 들어 유성생식과 달리 생식세포 형성 없이 이뤄지는 무성생식의 특징도 설명한다.

(다)는 유전물질과 세포활동 조절 등 DNA의 주요한 두 가지 역할을 제시하고 각각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세균의 형질도입과 형질전환, 유전자발현의 중심원리 등을 제공했다. DNA가 유전물질임을 밝힌 그리피스와 에이버리의 실험을 포함해 허시와 체이스의 실험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세균의 형질도입과 형질전환에 대해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유전자 발현의 중심원리를 제시하면서 DNA가 유전물질인 동시에 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역할임을 인지하도록 했으며 DNA 염기 서열의 변화가 돌연변이 단백질이 생길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라)는 병충해 내성 작물을 예로 들어 유전자 조작과 GMO(유전자 변형 생물)에 대해 소개했다. GMO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문제1은 사람을 포함한 대다수의 생물에서 자손의 유전자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는 이유를 유추하는 문제다. (나)의 유성생식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식세포가 다양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과 (다)의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즉, 돌연변이에 의해 유전자 구성이 다양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서술할 수 있는 문제다. 교차에 의해 보다 더 다양한 생식세포가 형성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2는 문제1과 비교해 무성생식을 하는 세균의 경우에도 환경 변화에 대처해 생존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를 유추하는 문제다. 제시문에 주어진 형질도입과 형질전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며 유성생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DNA 염기서열의 변화에 따른 돌연변이를 포함한 서술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문제3은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이 진화에 유리한 이유를 (가)(나)(다)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의 확보와 생존과 번식에 불리한 유전자의 제거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유전적 다양성의 확보와 함께 (나)의 내용을 토대로 불리한 유전자의 제거를 유추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문제4는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 GMO의 개발이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거나 훼손시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리하다는 점을 유추해 자신의 견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지구과학
자연계열 지구과학 논술은 생명체가 거주하는 행성인 지구의 특징을 구성 물질과 구성 물질의 분포, 순환관계를 통해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지구형 외계 행성 탐사로 확장해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출제했다. 지구과학 교과에서의 다양한 기초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지구의 각 권역과 구성 물질, 화산 활동과 판 구조론, 태양계의 구성, 행성 탐사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구과학적 분석과 예측을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문항은 지구과학Ⅰ과 Ⅱ에서 학습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개념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는 생명 가능 지대와 외계행성 탐사방법 중 별가림 현상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나)는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 논하고 태양과 지구, 목성의 물리량을 표로 제시했다. (다)는 초기 지구의 진화과정과 지구계의 하부 권역들에서 물과 탄소의 순환을 지구의 층상 구조와 관련해 다뤘다. (라)는 판 구조론과 마그마의 생성 과정을 지하 증온율과 연결해 제시했다.

문제1은 태양계와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외계 행성계를 별가림 현상을 이용해 관측할 때 실제로 어떻게 관측될지 주어진 제시문의 자료를 이용해 논리적으로 추론하도록 했다. 문제2는 비율을 양으로 환산하는 수학적인 추론을 해보고 지구의 진화 과정에서 물과 탄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분포를 보이게 됐는지 추론해야 한다. 문제3은 중앙 해령과 호상 열도에서 지하 증온율을 유추하고 지구계에서 물과 탄소의 순환과 평형 관계를 추론해 답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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