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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따로 또 같이’학종을 향한 선생님들의 격론 - 신동원 휘문고 교장신동원 휘문고 교장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17.03.16 14:09
  • 호수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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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방학 동안 많은 선생님들이 나와서 새 학년을 준비한다. 몇 명의 선생님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나눈 대화이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으로 겨울방학 내내 쉬지 못했습니다. 다섯 반 수업을 하는데, 운동부 학생들 빼면 150명 가량 됩니다. 그 학생들이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정리해주는데, 그 동안 메모한 자료와 과제물, 수행평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을 분석해 특징을 기록하는 데 보름 이상 걸린 것 같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자율활동 봉사활동 정리하고, 진로희망을 면담하면서 기록하다 보니 또 보름이 지났습니다.” “평소에 기록하시지 방학 때 몰아서 하시면 더 힘들지 않습니까?” “학기 중에는 거의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하루에 수업을 서너 시간 들어가는데, 학급 학생들 면담, 교무분장에서 맡은 업무,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 교감선생님이나 부장님이 보내는 메시지 등을 확인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간지 모르게 지나갑니다. 게다가 주말에는 방과후수업에서 받은 과제물을 검토하고 첨삭해줘야 하고, 수업 준비하고 동아리 아이들 활동 봐주느라 시간이 없습니다.” 교단 경력이 10년이 넘어 숙련된 선생님인데도 학생부 기록과 정리에 대하여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다른 선생님은 수업에 대해 얘기하신다. “다른 선생님들 연구수업을 적극적으로 참관합니다. 내 과목은 물론 다른 과목 연구수업도 빠짐없이 참관합니다. 그렇게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 수업에서는 그렇게 못합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진도가 너무 느리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그 동안 수능과 평가원에서 출제된 문제, EBS교재 등을 분석해보면 가르칠 것이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고, 정리해주고, 중요 기출문제나 어려운 문제 한두 문제 풀어주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설명도 안 해주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출제할 수도 없는 일이고… 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단원을 가르칠 때는 발표를 시키는데, 답답해서 볼 수가 없습니다. 발표하는 학생의 준비도 부족하고 듣는 학생들의 태도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이럴 바에는 내가 가르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중간에 중단하기 일쑤입니다.” “그럼 세부능력특기사항을 어떻게 작성해요?” “학생들이 수업시간이나 기타 질문한 내용,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주관식 답란 작성한 내용, 수행평가에서 낸 탐구과제물 등을 참고로 해서 작성합니다. 그렇다 보니 꼼꼼하고 세세하게 적어주지는 못합니다. 세부능력특기사항을 작성하기 위해서 수업 방법을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교과내용을 잘 가르쳐서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학생은 복습과 시험 준비를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의 질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는 보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학생부에 선생님들이 기재하는 것은 빙산에 일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대입에 반영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우리학교 진학 베테랑이 말을 거든다. “어떤 반 학생들 열 명을 무작위로 뽑아 학생부를 인쇄해서 우수한 순서대로 나열하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몇 사람이 각기 해도 순서는 비슷하게 나옵니다. 담임선생님이 정한 순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열 개 고교에서 한 명씩 학생부를 뽑아 우수한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몇 선생님이 각기 배열하면 선생님에 따라 순서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학교간 우열, 학교간 프로그램이나 평가 방법의 상이함, 학생부를 작성한 선생님의 차이, 평가자의 주관적 관점 등이 서열을 정하는 데 간여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형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즉, 합격과 불합격을 예측하기 어려운 전형이 학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부를 작성할 때 대입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는지, 그 학생의 단점은 무엇이고 장점은 무엇인지 있는 그대로 적어주면 됩니다. 즉, 대입을 위해서 수업 방법을 바꾸고, 학생부 작성에 신경을 쓰지 말고 그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학력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교육의 본질에 초점이 맞추는 것이 학종전형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저는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은 단순이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의 공부하는 태도나 생각하는 방법도 지도하고, 잘못된 습관이나 잘못 알고 있는 개념을 바로 잡아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판서하는 글씨를 보고 글씨체를 바꾸기도 하고,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라 하기도 하고, 얼굴 표정을 흉내기도 하고, 교단에서 걷는 모습이나 제스처까지 따라 배우기도 합니다. 그림이나 도표를 그릴 때 선생님이 그리는 요령을 그대로 배워 자기 혼자 문제 풀 때 그렇게 그립니다. 사실 온 몸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대입에 관심이 많고, 학급간 학교간 경쟁이 되기도 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평가도 받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유롭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면 제자들의 마음이나 머릿속에는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 화석처럼 남아있습니다. 대입이나 학생들의 평가에 얽매이지 말고 최고와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학생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대한다면 선생님의 임무는 끝납니다.” 내 말이 끝나자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뭔가 의미 있는 말이 나올 줄 기대하고 있었는데, 교육학 교과서보다 더 진부한 얘기로 들린 모양이다. “요새 학종전형에 대해서, 수능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선 주자 각 캠프마다 다 다른 대입을 말하고 있어요. ‘아! 이거다!’라는 묘안이나 묘책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입 준비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5위 1체입니다. 수업-평가-수능-대학별고사-학생부 등 다섯 가지 한 몸통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수업시간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수행평가에서 출제될 수 있는 내용을 모두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을 출제할 때는 수능에서도 나올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내야 합니다. 출제 가능성 있는 새로운 유형도 몇 문항 출제를 해야 합니다. 문항 형식뿐만 아니라 편집 양식, 글자의 크기, 문항 수, 문제지 쪽수까지 수능과 정확히 일치시켜야 합니다. 학교에서 보는 시험이 바로 수능 시험이 되어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대학별 고사인 논술과 구술에 맞춰지면 좋습니다. 그리고 수업과 평가 과정에서 관찰된 학생의 모습이나 활동, 태도, 능력 등을 학생부에 그대로 기록하면 됩니다. 수업을 통하여 학교시험을 잡고, 학교시험을 통하여 수능과 대학별 고사를 잡고, 이 과정으로 학종전형을 잡으면 됩니다. 저는 이것을 5위 1체라고 합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이점을 주지시키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잘 장악하면 사교육비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내 과목 수업만 잘하면 됩니다. 뭔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수용하면서 수업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최근 학부모 대입설명회에 참석했다. 현직 교사인 강사의 첫마디가 “대입지도가 전문가도 힘들 정도로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고 말문을 연다. 정말 그럴까? 학부모 입장에서 이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까? 전문가도 어려운데 학부모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로 들릴 것이다. 사실 대입은 어렵고 복잡한 게 아니다. 학생은 그날그날 정해진 수업 잘 받고, 자신의 진로에 맞춰 창의적 체험활동 참여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를 꾸준히 읽으면서 꿈을 키워 가면 된다. 3학년이 되면 담임선생님, 진로진학상담교사, 교육청진학지도지원단, 대입박람회, 대교협, EBS 등에서 다양한 곳에서 개인 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반대학은 수시 6회, 정시 3회로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 그 외에 KAIST나 육군사관학교와 같은 특별법 고등교육기관, 2~3년제 전문대, 폴리텍대학,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등 매우 다양한 지원기회가 있다. 대학을 지원하는 데 욕심을 부릴 수도 있고, 점수에 맞춰 적정지원할 수도 있다. 욕심을 낸 만큼 성공할 가능성은 떨어지고 그만큼 고생을 한다. 대입현장에서 인위적으로 되는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지금 수십 만 수험생들이 2018학년도 대입레이스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다 함께 달리지만 방향도 다르고 거리도 다르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와 조언을 귀담아 들으면서 자신의 적성과 포부에 따라 걸어가도 되고 뛰어가도 된다.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고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인기 없는 대학에 들어갔다고 인생을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대학입시다. 나라 안과 밖이 어수선한데, 자녀 입시로 상처 받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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