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학령시기가 지난 성인 학습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평생교육단과대학(평단) 지원사업에 이화여대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 등 4개 학교를 추가 선정됨에따라 평생교육단과대학은 모두 10개로 늘어났다. 평생학습단과대학은 올해 9월부터 모집에 들어가면서 직장인과 주부 등 성인학습자의 주목을 끌 전망이다. 

평단사업은 기존에 부설기관이 담당하던 평생교육을 정식 단과대학으로 끌어들인 모델이다. 대학이 고3과 재수생 등 일반 학생 위주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성인학습자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원을 대학의 정규학사조직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대학의 시스템 개편과 내실있는 운영을 전제로 한 평단사업을 추진해왔다. 

▲ 추가선정된 동국대 등 4개 학교는 직장인과 주부 등 성인학습자를 위해 전담 단과대학을 개설할 예정이다. /사진=동국대 제공

<선정대학..강점 살려 융합전공 개설>
 동국대 이화여대 창원대 한밭대등 4개대학이 올해 평단사업에 선정돼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운영하게 된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16년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 추가선정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교육부는 이미 5월4일 대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과기대 인하대 제주대를 평단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했고 5월11일 추가공모 계획을 공고했다.

4개 대학은 교육부로부터 지역산업 특성 및 후진학 수요에 대한 분석과 평생교육 역량을 토대로 프로그램 운영모델을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학의 특성을 살려 평생교육원을 정규조직으로 격상 의지를 밝힌 점과, 성인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제공이 추가선정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동국대는 기존에 대학이 강점을 갖던 분야와 평생교육 단과대를 연계해 융합전공을 개설한 점이 주목받았다. 동국대는 경찰행정 및 형사사법 분야의 강점을 살려 치안과학융합학과를 신설했다. 사회복지와 상담, 보건을 융합한 케어복지학과도 신설했다.

이화여대는 여대의 특징을 살려 여성평생학습자의 수요에 맞춘 모델을 제시했다. 미래라이프 대학이라는 명칭으로 단과대를 구성해 여성평생학습자의 필요에 따른 전공을 운영할 계획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 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대와 한밭대도 재취업/창업 교육을 강조하거나 성인학습자에게 맞춘 친화적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사회 변화에 발맞추는 계획과 기존 대학의 풍부한 경험을 기반으로 평생교육 단과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달라지는 점은?>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성인학습자를 고려한 학습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임교원이 직접 평생교육을 담당해 교육역량도 높인다. 학습에 열의를 가진 만학도에게 사회에서 적용이 가능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목적이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전형도 따로 준비된다. 전형모집은 올해 9월 실시될 예정이다.

학위과정 이외에 다양한 성인학습과정을 운영한다. 평가인정과정은 전문가적 기술 습득을 위한 단기집중과정이나 재직자의 기초능력을 향상하는 과정이다. 대학생활 적응 프로그램이나 글쓰기, 말하기와 같은 과정도 포함된다. 자격과정은 국가기술 자격과정을 대학에서 운영하여 성인학습자가 직업 연관 자격을 취득하도록 한다. 성인학습과정은 학위나 학점과는 상관이 없지만 학습자의 실무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취지다.

성인학습자를 배려한 프로그램 운영도 눈에 띤다. 사회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학습자들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운영한다. ‘주말기숙형 학사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야간학과 교과목을 시간제 등록형태로 개방해, 입학시 학위 취득시간을 줄여준다. 강의의 지속적인 수강이 어려울 경우에는 중간고사까지 출석상태를 평가해, 1/2학기를 수강을 인정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학기당 등록금도 학점당 등록금으로 바뀌며, 고졸 취업 후 대학 진학을 선택한 사람에게는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학령기 학생의 정규학위과정을 바탕으로 교수진과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학교 특성에 맞는 성인 특화형 5개 내외 학과가 개설되고, 총 200명 내외의 정원으로 운영된다. 선정대학들은 평균 전임교원 확보율과 강의비율 수준 이상으로 평생교육 단과대학의 전임교원을 꾸려야 한다.

성인학습자들은 학령기 학생들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대학에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성인학습자의 조건을 고려해 재직경력과 면접 등을 바탕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학은 평생학습자(재직자)전형으로 성인학습자를 모집하며,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 단, 비학위과정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하게 했다. 학위과정은 2017학년 1학기 입학전형부터 모집해 올해 9월 전형을 실시한다.

<성인학습자 대학 함께 만족하는 교육과정>
평단은 대학교육 대신 취업을 선택해 학령시기를 넘긴 성인학습자들이 대학에서 지속적인 교육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평단사업은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시대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다. 기술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장이 필요로 하는 교육도 변동 속도가 빨라졌다.

대학에서 사회 필요에 따른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데 그간 한계가 있었다. 대학은 학령기 학생 위주에서 벗어나 성인학습자에게 적합한 체제로 변화하기가 법과 제도 등의 요인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평생학습자들도 일과 병행하며 대학을 다니는데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별도로 운영한 교육과정은 질적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평생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양과정은 대학 정규학사조직과 연계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전임교원들은 주당 강의시수에 포함되지 않는 평생교육 강의에 참여를 꺼렸다. 평생교육에는 위부강사와 민간위탁 강사가 중심이 돼 강의를 담당했다.

평단사업은 기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전문반 등을 졸업한 사람이 산업체에 3년 이상 재직했을 경우에만 해당됐던 후진학 대상을 확대했다. 30세 이상인 평생학습자는 누구나 대학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평생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평생교육 수업도 전임교원의 강의시수로 인정하고, 평생교육 단과대학의 충원률과 취업률 등이 대학평가 지표로 사용되지 못하게 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수요가 줄어든 교수직 종사자들에게 구조조정을 피해가는 방향이 될 수 있다. 2012년 교육부의 대학 폐쇄 명령으로 교수 180명이 일자리를 잃은 사례가 있으며, 현재도 정부는 재정지원사업에 정원감축/학과통폐합 등 구조조정 이행사항을 연계하고 있다. 평생교육이 부설기관에서 정규과정으로 개편되면 지금보다 전임교원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 선정과정>
교육부는 대학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운영역량과 의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공고한 내용에 따라 ‘대학의 평생교육 운영비전 및 계획’ ‘평생교육 단과대학 운영계획’ ‘평생학습자 친화형 학사 운영계획’ ‘사업운영 및 성과관리 계획’의 4개 영역을 평가했다. 대학이 수립한 사업계획서를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함께 진행했다.

평가과정 전반에 걸쳐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대학재정지원사업 공동 운영/관리 매뉴얼’을 평가위원 선정 등 평가과정에 적용했다. 사업을 신청한 대학과 관련이 있는 위원은 배제했고, 1차 선정평가에 참여한 위원들은 추가선정에는 평가위원에서 제외했다. 탈락후 재신청대학과 신규 신청대학이 공정하게 경쟁하게 만드는 목적이다. 평가위원들의 평가점수를 토대로 사업관리위원회에서 4개 대학이 최종 선정됐다. 대학별 지원금액은 아직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지속적인 교육을 희망하는 성인학습자들의 대학교육 이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신규 선정된 4개 대학을 포함한 총 10개 대학에 지속적인 컨설팅과 운영상황 확인을 통해 우수 평생교욱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홍민식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맞아 성인학습자들의 대학교육 수요가 증가해 대학들이 평생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는 성인학습자를 위해 학사구조를 개편하는 대학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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