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박물관 전/현직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쉽게 풀어쓴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박물관의 모든 것

[베리타스알파=박원석 기자] 진로/미술/역사 교육과 연계한 청소년 필독서 '청소년을 위한 박물관 에세이'가 출간됐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가 400만 명을 넘었다. 사람들은 박물관에 가면 무엇을 할까? 박물관에서 전시만 보고 나오는 건 옛말, 이들은 일상에서 벗어난 이곳에서 쉬고 놀며 특별한 기억을 만든다. 한국의 '박물관/미술관 진흥법'은 박물관을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로 정의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박물관, 과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국립 박물관 전/현직자 5인과 교육 전문가 2인이 쓴 '청소년을 위한 박물관 에세이'는 박물관과 관련된 교양 지식을 다각도에서 들려준다. 7인의 저자들은 각자 자신들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수에게만 공개되던 공간에서 대중이 문화를 누리는 장이 되기까지의 역사를 되짚고, AI 로봇이나 NFT 등 최첨단 기술과 결합하여 무한대로 변화해 갈 미래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생소한 보존과학자, 아키비스트, 에듀케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소개한다.

저자들의 충실한 연구와 생생한 경험으로 박물관 그 자체에 대해 다룬 이 책은 역사와 예술의 집결지이자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서 박물관에 대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담고 있다.

친절한 설명으로 듣는 박물관의 역사와 미술관 교육
이 책은 7인의 저자가 각 장을 맡아 썼다. 1장의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강선주 교수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차이 등 난해할 수 있는 박물관의 개념과 점차 중요해지는 휴식과 치유 기능 등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박물관의 역할을 일러준다. 또한 최초의 박물관은 어디이고 최초의 큐레이터는 누구인지, 한국의 국립박물관은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고 탄생했는지 등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만 추려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5장의 경인교대 미술교육과 안금희 교수는 미술관 교육을 주제로 삼았다. 지금은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보며 배우는 것이 익숙하지만 한국에서는 미술관 교육이 1990년대에 시작됐다. 그 시작 단계에 현장에 있었던 안금희 교수는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개념과 역사를 들려준다. 또한 미술관 교육과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두 직업, 에듀케이터와 도슨트의 일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김포문화재단의 이윤희 도슨트와의 인터뷰를 실어 현장감을 높인다.

생생한 경험을 통해 만나는 매력적인 직업들
쉽게 접하기 힘든 국립 박물관 전/현직자들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직업을 접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의 장점이다. 2장의 전 국립현대미술관 김인혜 학예연구관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를 통해 일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흩어진 자료를 구하기 위해 유족들을 인터뷰한 일과 관람객을 고려한 전시 공간 및 동선의 디테일까지 설명하고 있어 전시 기획자로서 큐레이터의 일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3장의 국립현대미술관 이지희 학예연구사는 각종 자료를 모으는 과정과 보존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전시나 출판 등으로 활용하여 이용객에게 서비스하는 일까지 아키비스트의 일 전반을 명료하게 알려준다.

4장의 국립한글박물관 김미도리 학예연구관은 8천 년 전의 배를 출토했던 경험 등을 들어 생소할 수 있는 보존과학자의 일과를 자세히 묘사한다. 6장의 국립중앙박물관 곽신숙 학예연구관은 교육실에 화장실이 없어 개구리를 들고 뛰는 아이들을 만났던 일부터 새로운 어린이박물관을 만들던 이야기까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핵심적인 일을 맡고 있는 운영 담당자의 일을 소개한다. 7장의 국립중앙박물관 서윤희 학예연구관은 디지털 실감 콘텐츠, AI 로봇 ‘큐아이’, 메타버스 콘텐츠 ‘힐링동산’ 등을 담당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과 결합하게 될 박물관의 미래를 그린다.

진로 탐색부터 여가 활동까지 뒷받침하는 교양 지식이 가득한 청소년 인문서
박물관을 둘러싼 교양 지식 역시 가득하다. 박스로 마련된 '알아봅시다'는 소변기를 예술품으로 만든 프랑스 미술가 마르셀 뒤샹의 이야기부터, 안동 하회마을 같은 ‘지붕 없는 박물관’의 탄생 배경, 유산/유물/문화재/오브제 용어의 차이점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다루는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문화·역사·예술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토론해 봅시다'에서는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어느 날 국가에서 특별히 세금을 낸 사람들에게만 시간과 날씨를 알려준다면 어떨 것 같은가?’ ‘작품의 실물과 NFT 중 어떤 것이 더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케이팝을 비롯한 문화에 그 어느 세대보다 관심이 높은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역사와 예술과 관련된 교양 지식은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박물관을 키워드로 다양한 배경지식을 갖춘다면 학업은 물론이고 일상에서 문화·여가 활동을 할 때도 유용할 것이다.

특히 박물관에서 일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라면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유물들이 살아나 움직이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일들이 도모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사회 교사들은 풍부한 사례와 최신 이슈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의 개념부터 역사, 미래, 직업까지 아우르는 이 책이 청소년은 물론, 전시와 예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박물관과 좀더 깊이 만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강선주 김인혜 이지희 김미도리 안금희 곽신숙 서윤희,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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