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50개 신설 76개 폐과, 공학 820개 신설 556개 폐과.. 상위대 신설 17개 중 14개 ‘이공’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지난 10년간 인문계열 학과는 다수 폐과되고 반대로 이공계열 첨단학과는 다수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도종환(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일반대 학과 통폐합/신설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년제대 기준 유일하게 인문계열이 신설 학과보다 폐과된 학과 수가 더 많다. 인문계열은 10년간 50개 학과가 신설되고 76개 학과가 폐과됐다. 반면 공학계열은 556개 학과가 폐과되는 동안 신설학과는 무려 820개나 된다.

인문사회계열의 입학 정원이 감소할 동안 공학계열의 인원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인문사회계열 정원은 13만3215명이었지만 지난해 10만6692명으로 20% 감소했다. 반면 공학계열의 경우 정원이 8만4560명에서 9만224명으로 증가했다. 인문사회계열 모든 학과가 ‘문과’로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려온다. 학과 신설을 위해서는 타 학과 정원을 감축하거나 폐과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외대가 통번역대학과 국제지역대학의 8개 학과 모집을 실시하지 않는 대신 해당 인원을 신설학과인 글로벌자유전공으로 이월해 모집한 점이 그 예다.

정부가 100만명 디지털인재 양성을 목표로 디지털 분야 첨단학과의 신증설을 허용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첨단학과 규모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4학년부터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메타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사이버보안 등 8개 분야에 한해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신증설을 허용한다. 또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도 첨단산업의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등 특성화 대학을 지정하고 정원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겨 반도체 계약학과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인문계열은 신설 학과 수보다 폐과되는 학과의 수가 더 많았다. 반면 공학계열은 신설 학과 수가 폐과 수 보다 월등히 많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 10년간 인문계열은 신설 학과 수보다 폐과되는 학과의 수가 더 많았다. 반면 공학계열은 신설 학과 수가 폐과 수 보다 월등히 많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3~2022년 인문계열 학과 통폐합 현실화 ‘어문계열 중심’> 
국회 도종환(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일반대 학과 통폐합/신설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4년제대에서 통폐합 신설 폐지 등은 4108건 발생했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계열은 신설 학과 수보다 폐과된 수가 많으며 반대로 공학계열과 의약계열 등 타 계열은 신설학과 수가 더 많다.

인문계열은 폐과 76개, 신설 50개로 유일하게 폐과 수가 신설학과 수보다 더 많다. 인문사회계열은 폐과 561개, 신설 568개로 비슷하다. 사회계열은 폐과 84개, 신설 109개다. 공학계열은 폐과 556개, 신설 820개로 압도적인 차이다. 자연계열은 폐과 303개, 신설 314개, 보건/의약계열은 폐과 21개, 신설 43개다.

특히 어문계열이 주된 통폐합/폐과 대상이었다. 영어 관련 학과 51개, 중국어 36개, 일본어 27개, 러시아어 10개 등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으로 범위를 좁혀도 어문계열은 55개 학과가 폐과됐다. 영어 17개, 중국어 8개, 일본어 스페인어 각 5개, 프랑스어 4개, 독일어 3개 등이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10년간 현황을 살펴보면 폐과는 40건, 신설은 95건 발생했다. 폐과된 학과의 계열을 살펴보면 인문사회 18개, 공학 15개, 자연과학 4개, 예체능 3개 순이다. 반대로 신설학과는 공학이 44개로 가장 많으며 인문사회가 39개, 예체능 7개, 자연 5개 순이다.

특히 어문계열 학과를 다수 운영중인 한국외대는 2023학년부터 통번역대학의 4개 모집단위와 국제지역대학의 4개 모집단위 모집을 실시하지 않았다. 영어통번역학부 중국어통번역학과 일본어통번역학과 태국어통번역학과 프랑스학과 브라질학과 인도학과 러시아학과의 8개 모집단위다. 해당 모집인원은 신설학과인 글로벌자유전공으로 이월해 모집했다.

<지난해 신설학과 17개 중 14개 이공계열>
상위15개대 기준 지난해 신설된 학과 17개 중 3개를 제외한 14개 학과가 모두 이공계열이다. 특히 첨단학과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동대 숙대 외대 서강대 서울대 이대의 5개교가 12개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대학별로 △동대 AI소프트웨어융합 한국음악 △숙대 인공지능공, 컴퓨터과학, 지능형전자시스템, 신소재물리, 데이터사이언스 △외대 글로벌자전(인문), 글로벌자전(자연) △서강대 인공지능 △서울대 역사 △이대 데이터사이언스다.

4차산업 관련 신설학과와 반도체 등 기업연계 채용보장형 계약학과도 크게 늘어났다. 2023학년에는 4개교 5개 모집단위가 신설됐다. 대학별로 △고대 스마트모빌리티(현대자동차 학석사통합과정) 차세대통신(삼성전자) △한대 반도체공(SK하이닉스)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SK하이닉스) △연대 디스플레이융합공(LG디스플레이)이다.

2024학년부터 성대가 삼성전자와 AI계약학과인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하면서 2024학년 신입생 선발이 확정된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는 총 8개교 13개 학과 체제가 됐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양성을 강하게 주문한 뒤 교육부가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크게 늘리기로 결정하는 등 문호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등 특성화 대학을 지정하고 정원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가 새롭게 선정한 반도체 특성화 대학이나 기존 대학의 반도체 계약학과 정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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