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Y ‘50%’.. 지난해 57.1% ‘최근 5년간 최고 수준’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 정시모집에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눈치작전이 치열했으며, 문과가 이과보다 더욱 치열했다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SKY 마감 직전 54.7% 몰려…“눈치작전, 문과가 더 치열”’ ‘서연고 지원자 절반 마감 직전 접수…눈치작전 더 치열해졌다’ ‘“SKY 정시 눈치작전”···지원자 절반 이상, 마감 전 3시간 동안 몰렸다’ ‘서·연·고 정시 마감 직전 54.7% 지원…자연계보다 인문계가 ‘눈치작전’ 더 심해’ 등이다. 올해 정시에서 통합수능에 대한 불안감과 교차지원에 따른 합격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SKY의 문과 눈치작전이 극심했다는 보도는 과연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건 맞지만, 올해만 벌어진 특별한 현상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베리타스알파가 매년 조사하는 마감직전 지원율 기사(관련기사: [2023정시경쟁률] 여전했던 소나기 지원 42.4% ‘축소’.. 연대(56.1%) 성대(55%) 외대(53%) 톱3)에 따르면 통합수능 시행 이후 SKY 정시 마감직전 눈치작전은 50%를 넘겼기 때문이다. 올해 SKY의 막판 지원율은 50%(최종 1만6580명/최종-직전 8286명)로 연대 56.1%(6219명/3489명), 고대 47.7%(6079명/2902명), 서울대 44.3%(4282명/1895명)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7%(1만8465명/1만543명)로 오히려 올해 7%p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엔 연대 64.1%, 고대 52.7%, 서울대 50.6%로 3개교 모두 50%를 넘겼다. 

 

문과에서 눈치작전이 더욱 치열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도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종로학원이 제시한 문이과 막판 지원율은 인문 56.6%, 자연 53.3%다. 인문이 자연보다 3.3%p 더 높긴 하지만 큰 차이 없는 수준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둘 다 50% 수준의 큰 차이 없는 문이과 막판 지원율을 비교해 문과 눈치작전이 더 치열했다는 식으로 부풀려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문 56.6%, 자연 53.3%라는 수치만 놓고 보면 문과가 크게 앞섰다는 것보다 이과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석해야 정상적인 흐름이다. 상위 대학 모집인원이 자연계가 더 많고, 통합수능의 이과 유리 현상으로 이과생 증가와 함께, 올해 이과 상위권으로 구성돼 있는 N수생이 역대급 합류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최상위권 이과생이 최근 의약계열 열풍으로 SKY 대신 의약계열로 퍼져 나갔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올해 SKY의 정시 경쟁률이 하락했으니 눈치작전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런 흐름이다. 하지만 SKY 눈치작전이 치열했고 문과가 더 극심하다는 보도를 접한 수요자들은 올해 SKY 문과 교차지원이 심했다고 오인할 수밖에 없다.

자료에서도 ‘서연고 문과 교차지원 불안으로 정시 눈치작전 이과보다 더 치열했던 것으로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배포됐다. ‘통합수능에 따른 수학 점수 차 불안,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등에 대한 불안심리 복합작용’ ‘통합수능 2년 차에서도 학과별 경쟁률에 상관없이 이과생 문과 교차합격은 상당수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짐’ 등의 해석을 덧붙였다. ‘문과에서 경쟁률이 높다고 교차지원이 많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교차지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발생했다’ 등 ‘문과’ ‘교차지원’ 단어가 반복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지난해 학습 효과로 인해 올해 교차지원 확대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다고 해도 교차지원과는 직접적으로 큰 상관이 없는 눈치작전에 ‘문과’ ‘교차지원’ 등을 반복해서 끼워 넣고 SKY 눈치작전 ‘치열’ 등으로 확대 해석해 자료를 배포하는 건, 해당 보도를 접한 수요자에게 문과 ‘눈치작전’이 심해서 SKY 문과 ‘교차지원’도 높을 것이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눈치작전’은 접수마감 몇 시간 전까지 대학별 경쟁률 동향을 살피다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원서를 넣는 작전을 의미한다. 올해의 경우 SKY 모두 마감 3시간 전 마지막으로 직전 경쟁률을 공개했다. 막판 지원율이 50%라는 건 전체 지원자 중 절반의 인원이 마감직전 경쟁률을 보고 난 뒤 3시간 동안 지원했다는 의미다.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 정시모집에서 SKY의 눈치작전이 치열했으며, 문과가 이과보다 더욱 치열했다는 보도들은 과연 사실일까.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 정시모집에서 SKY의 눈치작전이 치열했으며, 문과가 이과보다 더욱 치열했다는 보도들은 과연 사실일까.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인문 56.6% 자연 53.3% ‘큰 차이 없어’>
언론보도는 종로학원이 9일 공개한 ‘2023학년 서연고 정시 마감직전 지원자 추이 분석’ 자료에 기반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고대 연대의 이른바 SKY 정시모집에서 인문/자연 일반전형 기준 전체 지원자를 합친 1만4013명의 54.7%인 7667명이 마감직전 3시간 동안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체능 제외 인문/자연 대상 일반전형 기준이며, 서울대 지균과 연대 첨단융복합학과 특별전형을 포함한 수치다. 

특히 인문계에서 막판 눈치작전이 더 치열했다는 해석이다. 인문계는 전체 지원자 6603명 중 3740명(56.6%), 자연계는 7410명 중 3927명(53.0%)였다. 상위권 학과들에서도 경제/경영 등 눈치작전이 의예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울대 의예는 마감직전 지원율이 15.6%인 반면, 서울대 경영은 49.7%로 더 높다. 

눈치작전이 가장 극심했던 학과는 연대 아동가족으로 전체 지원자의 93.8%가 마감직전 몰렸다. 연대 행정(90.3%), 서울대 아동가족(88.1%), 고대 중문(85.3%), 연대 문화인류(85.2%)도 마감직전에 지원자가 많이 몰렸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올해도 학과별 경쟁률에 상관없이 이과생 문과 교차 합격은 상당수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에서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것은 통합수능에서 문이과 간 수학점수에서 밀린다라는 불안감과 교차지원으로 인한 불안, 국어 점수에서도 금년도에는 수학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과생 역시 인문계 교차지원의 유불리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구도로 교차지원과 실제합격 비율에 있어서는 차이가 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막판 눈치작전이나 경쟁률을 교차지원과 큰 상관이 없음에도 이를 연결해 해석하는 건 수요자들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SKY 막판 지원율을 보도하면서 ‘문과’ ‘교차지원’ 등의 해석을 끼워 넣는 건 보도를 접한 수요자가 SKY 문과 눈치싸움이 심해졌고 문과 교차지원도 치열할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SKY 눈치작전 절반 이상 특별한 일일까>
전문가들은 SKY의 정시 원서접수 마감직전 54.7%가 몰린 건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오히려 통합수능 첫 해인 지난해보다 축소된 수준이다. 베리타스알파 기사(관련기사: [2023정시경쟁률] 여전했던 소나기 지원 42.4% ‘축소’.. 연대(56.1%) 성대(55%) 외대(53%) 톱3)와 비교해도 기준만 다를 뿐이지 SKY 지원자의 절반가량이 마감직전 눈치작전으로 지원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SKY의 막판 지원율을 합하면 50%(최종 1만6580명/최종-직전 8286명)이다. 자료는 정원외 계약학과를 포함한 정원내 기준이다.

 

대학별로 봐도 2023정시에서 SKY의 막판 지원율은 연대 56.1%, 고대 47.7%, 서울대 44.3% 순으로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평균 42.4%보다 모두 높다. 

 

하지만 통합수능 첫 해인 지난해 SKY의 눈치작전이 더욱 심했다. 지난해 베리타스알파 기사(관련기사: [2022정시경쟁률] ‘극심했던 눈치작전’ 막판 소나기 지원 45% ‘확대’.. 연대(64.1%) 성대(56.9%) 외대(56.5%) 톱3)에 따르면 SKY 막판 지원율은 57%(1만8465명/1만543명)로 7%p 더 높다. 지난해엔 연대 64.1%, 고대 52.7%, 서울대 50.6%로 3개교 모두 50%를 넘겼다. 상위 15개대 평균 45%보다도 모두 높은 수준이다.

통합수능 이전인 2021학년에도 44%(1만2164명/5400명) 수준으로 서울대 47.2%, 고대 45.7%, 연대 42%다. 2020학년에도 47%로 서울대 53.8%, 고대 45.2%, 연대 45%의 지금보다 소폭 낮지만 큰 차이 없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2019학년 역시 45.7%로 서울대 53.3%, 고대 44.5%, 연대 42.6%로 비슷하다. 

다른 대학도 비슷한 수준인데 올해 유독 SKY만을 부각해서 작성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대를 예로 들면, 2023학년 55%, 2022학년 56.9%, 2021학년 57.7%다. 외대 역시 2023학년 53%, 2022학년 56.5%, 2021학년 48.4%로 SKY만 눈치작전이 심한 건 아니다.

상위15개대 평균으로 봐도 2023학년 42.4%, 2022학년 45%, 2021학년 37.1%, 2020학년 37.3%, 2019학년 39.5%로 통합수능 전후로 눈치싸움 양상이 심화됐다 정도이지, 특별히 올해만 치열했던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시철만 되면 SKY에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는 건 사실이지만, 늘 있어왔던 눈치작전이 심했다는 걸 부각시켜 SKY-문과-교차지원으로 이어지는 확대 해석으로 자료를 배포한 것부터 문제가 있다. 눈치작전과 교차지원은 직접적인 관계가 크게 없는데도 이를 받아적은 보도를 접한 수요자 입장에서는 SKY 문과 교차지원이 극심했던 것이라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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