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

이제 기말고사가 마무리되면서 곧 수시 지원 시즌이 다가온다. 6월 모의평가와 기말고사를 마친 고3 수험생들은 7, 8월에 지원 가능대학을 찾아 자기소개서를 비롯하여 각종 지원 서류를 정리하거나 학생부에 기록할 내용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강의 지원 대학을 정한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도 여기저기서 수집한 전년도 해당 대학의 입시결과(입결)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양대를 중심으로 일부 대학들에서 지난해 입시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양대의 경우 최종 등록자를 기준으로 하여 전형별 경쟁률, 학생부교과전형의 학생부등급 평균, 논술전형의 논술성적 평균, 정시 군별 수능백분위에 전형별 충원율 등을 공개했다. 이는 학과별 서열, 지원의 양상, 학과별 선호도 등을 알 수 있어서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한양대뿐만 아니라 중앙대 등 다른 대학들도 속속 입결을 공개하고 있는 것은 정말 잘된 일이다. 이는 대학의 자신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입시 결과의 공개가 최근 들어서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간 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프로그램 홈페이지나, 각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일부 전형 결과가 공개되어 왔다. 다만, 최근의 공개 형태가 좀 더 자세하고 성실하게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새로운 것이다.

▲ 유웨이 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
그런데 말이다 우리 같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이런 입시 결과의 공개가 매우 바람직한 일이긴 하나, 아쉬움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공개하는 입시결과는 전형별, 모집단위별 평균 등급이나 평균 백분위를 공개하고 있는 바, 이는 평균 점수와 커트라인 점수의 괴리가 큰 현실에서 실제 지원자가 참고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크다. 예를 들어, 모 대학의 합격자 평균점이 평균 백분위가 95라고 치면, 실제 커트라인은 4~5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대체로 수험생들은 평균보다는 커트라인 점수를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강해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수시나 정시 배치참고점수를 제공하고 있는 사설 입시 기관들의 점수를 보면 평균 점수보다는 합격자 상위 85% 점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발표하는 점수보다는 훨씬 실제에 근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사설 입시 기관들의 점수가 얼마나 신빙성 있느냐를 논외로 치더라도, 어떤 기준 점수가 수험생들에게 절실하고도 편하게 다가갈지는 자명한 일이다. 심지어 일부 대학의 공개결과는 종종 진학교사협의회나 사설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수집한 입시 결과와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어,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또 공개 형태를 볼 때도, 정성평가인 학생부 종합전형의 경우 내신 등급을 공개하고 있지만, 내신 못지 않은 비교과나 면접의 정보가 없는 점도 아쉽다. 내신 등급만 하더라도, 일반고만의 등급인지 아니면 특목고나 자사고를 포함한 등급인지 밝힌 대학은 없다. 그런 정보도 수험생들에게 제공하여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를테면, 학생부종합전형 최종 합격자의 교내수상 건 수, 봉사시간, 동아리 활동 내역, 독서 활동 내역 등 정량화할 수 있는 수치는 정량화하여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정성 평가인 학생부종합 평가의 입시 결과를 정량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일 수는 있다. 그러나 수험생들에게는 이 또한 절실하게 필요한 정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면 대학들이 무엇을 공개해야 좋을까. 학생부종합전형이라면 최종등록자를 기준으로 내신 등급 최고점/최저점/평균점, 주요 스펙, 고등학교 유형별 성적 편차, 미등록 충원자 수를, 학생부 교과전형이라면 고등학교 유형별 내신등급 최고점/최저점/평균점, 수능최저학력기준 통과율, 수준 최저 기준 등을 고려한 실질 경쟁률 등을 공개해야 한다. 논술전형이라면 최종 등록자 내신 등급 최고점/최저점/평균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한 실질 경쟁률, 최저학력기준 통과율, 논술 최고점/최저점/평균점 등을 공개하여야 한다. 그랬을 때, 착한 대학들의 입시 결과 공개가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입시 결과의 실질적 공개에 보다 많은 대학이 참여하여 주기를 바란다. 누군가 그랬다. 입시정보는 공공재라고.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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