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점 이상 1등급..대학별고사 영어 활용 가능성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올해 고1이 치르는 2018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반영된다. 현재까지 대학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해 전형을 운영하도록 했지만 2018학년부터는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제공하지 않는다. 9등급 고정분할식으로 적용하며 90~100점이 1등급, 80~89점이 2등급 등으로 등급간 10점의 차이가 난다.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문항 유형과 문항수, 배점 등 영어 시험체제는 2017학년 수능의 영어영역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지속적인 출제 안정화를 위한 연구와 6월 모평, 9월 모평을 실시하고 2018학년 수능을 치른다. 2018 수능을 분석한 후 문항 개선이 필요한 경우 점진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2점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과 부담이 줄어들고 독해 중심이던 영어교육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능력을 고루 갖출 수 있는 영어교육으로 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을 냈다.

하지만 영어의 변별력이 없어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는 국어, 수학, 탐구에 풍선효과가 커질 것이며 특히 수학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중학교 때 영어를 마치고 3학년 때 나머지 상대평가 영역에 집중하면서 중학교 영어 사교육이 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영어 변별력 약화로 어떻게든 수능 영어를 대체하기 위해 수시 논술전형에서 영어제시문을 활용하거나 면접고사 심층면접에서 영어를 활용할 가능성은 물론 영어 특기자전형의 부활 가능성도 있다는 업계 관측도 존재한다.

▲ 5등급제 기반 준거설정식과 9등급제 기반 고정분할식 도입을 놓고 고민하던 교육부가 영어영역의 9등급제 고정분할식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절대평가제 확정으로 대학별고사에서의 영어활용 확대나 수학영역의 풍선효과 심화 등을 예측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다./사진=베리타스알파 DB

<영어 절대평가.. 나머지 내용은 2017 수능과 동일>
영어영역이 올해 고1이 치르는 2018 수능부터 절대평가제로 바뀐다. 올해 고2 학생들에게 필수로 치르도록 하는 한국사와 동일하게 9개 등급으로 실시한다. 등급간 점수 차이는 10점이다. 1등급이 90점부터 100점까지, 2등급이 80점부터 98점, 3등급이 70점에서 79점, 4등급이 60점에서 69점, 5등급이 50점에서 59점, 6등급이 40점에서 49점, 7등급이 30점에서 39점, 8등급이 20점에서 29점, 9등급이 0점에서 19점이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9등급제로 확정했다. 당초 교육부는 점수대를 나누고 취득 점수에 따라 9등급 중 1개 등급을 받는 고정분할식과 시험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등급 기준을 정하는 5등급제 준거설정식 도입 두 방안을 검토해왔다. 김두용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2017학년 수능에서 필수과목이 되는 한국사 성적을 9등급 절대평가로 하기로 했다. 국어/수학 등 여타과목도 상대평가이기는 하나 9등급제를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영어 절대평가도 9등급제를 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문항 유형과 문항 수, 배점 등 영어 시험체제 역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출제 안정화를 위해 후속연구를 내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6월 모평과 9월 모평을 거친 후 수능을 실시한다. 다만 문항 유형 개선은 2018학년 첫 시행 결과를 토대로 점진적으로 추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절대평가의 안정적 도입과 정착을 위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는 “학교현장과 대학 입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학생 간 차이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고 기존 수능 점수 체제와 조화도가 높은 9등급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영어영역 외의 시험은 2017 수능과 동일하다. 한국사 필수화, 국어의 수준별 선택형 수능 폐지에 관한 내용도 동일하다.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대학에 제공해 전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2018 수능은 11월 셋째 주인 11월16일 실시된다. 올해 2016 수능까지는 11월 둘째 주에 실시하지만 2017학년 수능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와 대학 전형 일정을 종합 고려해 11월 셋째 주에 실시한다. 2017학년 수능은 내년 11월17일, 2018학년 수능은 내년 11월16일 실시한다.

교육부는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절대평가 도입으로 학생들이 다른 응시자 성적과 무관하게 본인의 원점수에 따라 정해진 등급만 부여 받아 1~2점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교 영어 수업이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에서 벗어남으로써 학생들의 균형 있는 영어능력(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이 되도록 유도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글로벌 사회에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영어 수업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평가 체제의 개선이 불가피했다. 수능영어 점수에 따라 학생을 변별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학생의 꿈과 끼에 따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대입전형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영어 변별력 없어 수학 풍선효과 클 듯>
교육부는 1등급을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받게 될 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절대평가는 상대적 순위와 무관하게 성취기준 도달 여부가 중요한 평가체계로 등급 비율을 사전에 예측하기는 어려우며, 등급별 비율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풍선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현재 출제기조가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은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난이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나 수학 등 다른 과목도 동일한 기조라는 점에서 사교육이 다른 과목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영어 외에 국어 수학 탐구과목이 상대평가라는 점에서 풍선효과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8 수능 영어 난이도를 2015 수능 영어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한다면 상위 16% 정도까지가 1등급이고 약 9만명 정도가 해당할 것이다. 더 쉬웠던 2016 수능 9월 모평 수준으로 출제한다면 상위 23%까지가 1등급이고 수능 응시자가 50만명이라면 14만명에 해당돼 영어는 변별력이 거의 없는 과목이 된다”며 “다른 과목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 수학, 탐구영역 비중이 높아지고 그 중 수학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1 학생들은 수시 비중이 높아 1학년부터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관리를 잘하는 한편 수능 영어 비중은 줄어들지만 다른 과목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이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고등부 영어 사교육시장은 위축 될 수 있으나 영어를 중학교에서 끝내고 고등학교에서는 수학에 집중하려는 학부모들의 생각 탓에 영어 사교육 시장이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가 상대평가제에서 1~2점 더 확보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불필요한 경쟁이 완화돼 부담이 줄어든 다는 점 역시 학생들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영덕 소장은 “수험생 중 영어에서 1등급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영어 공부를 일정 수준만 하면 되겠지만 1등급을 받지 못하는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수능 영어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고정적으로 87~89점을 받는 경우와 같이 2~3점짜리 1개 문항을 덜 맞히는 학생들은 영어 1등급이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대학별고사에 영어활용 가능성.. 내년 4월 전형방식 공개>
교육부는 대학별 고사는 대학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영어 절대평가 등급 활용 방안 등을 포함한 대학별 2018학년 전형 계획은 내년 4월까지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영덕 소장은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은 현행처럼 등급 적용이 되겠지만 정시에서는 등급별로 일정 점수를 부여하고 다른 과목의 점수와 합산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정시는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 활용할 것이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등급을 활용하므로 절대평가 9등급을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정시에서는 9등급의 각 등급에 일정 점수를 부여하고 이 점수를 다른 과목의 점수화 합산해 활용할 것이다.”

올해 4월말 대학들이 발표한 2017 전형계획에서 한국사 반영방식과 유사한 셈이다. 한국사는 정시에서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을 반영한 점수에 등급별로 정해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반영한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영역을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 영역별 반영비율이나 가산점 부여 등의 공식을 적용해 점수를 산출한 후 산출 점수에 1등급은 10점, 2등급은 9점과 같은 방식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사실상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대학별 고사에 영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면접을 확대할 수 있다. 영어 특기자 전형이 부활할 수도 있다. 내신 영어 가중치 부여 등으로 어떻게든 수능 영어를 대체하려 할 것이다”며 “대학별 고사의 확대가 주된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2018학년 수능 영역별 문항수, 시험시간 및 선택과목
영역 문항수 문항유형 문항당
배점
최고
점수
시험
시간
출제 범위
국어 45 5지선다형 2,3 100점 80분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바탕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 활용
수학(가) 30 1~21번
5지선다형,
22~30번
단답형
2,3,4 100점 100분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수학(나)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
영어 듣기 17
+28
5지선다형 2,3 100점 70분 영어Ⅰ, 영어Ⅱ 바탕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 활용
한국사
(필수)
20 5지선다형 2,3 50점 30분 한국사를 바탕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소양평가, 핵심내용 중심 출제
탐구 사회
탐구
과목당
20
5지선다형 2,3 과목당
50점
과목당
30분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정치,
경제, 사회문화 9개과목 중 최대 2개 선택
과학
탐구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8개 과목 중 최대 2개 선택
직업
탐구
농업이해, 농업기초기술, 공업일반, 기초제도,
상업경제, 회계원리, 해양의 이해,
수산/해운산업기초, 인간발달,
생활 서비스 산업의 이해 10개 과목 중 택2
제2외국어
한문
과목당
30
5지선다형 1,2 과목당
50점
과목당
40분
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스페인어Ⅰ, 중국어Ⅰ,
일본어Ⅰ, 러시아어Ⅰ, 아랍어Ⅰ, 베트남어Ⅰ,
한문Ⅰ 9개 과목 중 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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