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추천고교] ‘자사고 최초’ 이공계우수인재전형 ‘신설’ 현대청운고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현대청운고는 올해 ‘자사고 최초’ 이공계우수인재전형을 신설했다. 전체 모집인원 180명 중 이공계특성화대학 진학 목표를 가진 학생 10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기존 일반전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학/과학 내신 반영 비율이 높고, 면접에서 창의성 문항이 추가된다. 입학 후 특별한 혜택도 내걸어 학교가 정한 일정 이상의 성적 기준을 충족할 경우 3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한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이공계특성화대학으로만 진학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공계열에 특성화된 잠재력을 지닌 학생이면 된다. 다만 ‘의약치한수’의 의약계열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지원을 지양해야 한다. 졸업 후 의약계열로 진학할 경우 지급된 장학금 등을 전액 환수하기 때문이다.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면접 예상 문제도 공개한다. 일반전형과 이공계우수전형의 창의(공통) 예상 문제는 26일 오후2시 현대청운고에서 진행되는 2023 최종 설명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생소한 이공계우수인재전형을 파격 도입한 배경으로 “미래 지향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진로 다양화를 통한 자기주도학습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의 맹목적인 의약계열 집중화 현상에 일부는 이공계대학으로 진학을 장려해 진로 다양화를 꾀함과 동시에, 수학/과학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우수 인재를 발굴해 국가 발전에 초석이 되는 핵심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자사고 원년 멤버’.. 막강 재단 지원 ‘연 42억원’>
현대청운고는 민사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상산고와 함께 ‘자사고 원년 멤버’다. 현대그룹 설립자 故정주영 회장의 뜻에 따라 1981년 현대여고로 설립된 현대청운고는 2003학년부터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되다 2010학년부터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됐다. 

자사고의 출발을 처음부터 함께해 온 현대청운고의 역사는 바로 대한민국 수월성 교육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혁한 교육 성과를 내며 상위권 중학생의 시선이 현대청운고가 자리한 대한민국 남동 끄트머리 울산에까지 닿으며 전국적 관심을 받아왔다. 일찍이 학생 맞춤형 수월성 교육에 눈을 뜬 현대청운고는 지금도 연간 42억원가량의 전폭적인 재단 지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발전시켜왔다.  

든든한 재정을 기반으로 교육 투자 수준도 타 학교 대비 월등하게 높다.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의 2021년 결산 기준 ‘실질적 교육투자’ 규모를 나타내는 1인당 교육비 학비 차액은 10개 전국단위 자사고의 평균인 551만원을 훌쩍 웃도는 1077만원으로 가장 높다. 1인당 학생이 지불하는 학비는 408만원가량인 데 반해 학교가 투자하는 교육비는 1485만원으로 즉, 학교가 학생 1인당 실질적으로 1077만원을 더 지출하는 셈이다. 

다양한 장학제도도 눈길을 끈다. 현대청운고는 매년 3억4000만원 내외의 ‘청운장학금’을 ‘성적우수/면학/GLS/HCU특강/청운독서/활동우수/수능만점상/자랑스러운 인재상’등 8개 부문으로 나눠 지급하는데, 올해 이공계우수인재 장학금도 추가해 더 많은 학생에게 장학혜택을 부여하고자 한다. 해당 전형으로 입학한 후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한다. 매 학기 수학/과학 과목의 성취도가 일반 선택 과목의 경우 B 이상 이수, 진로 선택 과목은 A 이상 이수 등의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조진현 입학부장은 “제시한 A B 등의 성취도는 대다수의 학생이 받는 수준으로 크게 어려운 건 아니다. 해당 전형으로 입학한 우수한 학생이라면 기본적으로 다 받을 수 있다는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정시 괄목 성과.. 변화된 입시 흐름 ‘호재’>
유독 뛰어난 의대 진학 실적은 수험생의 관심 대상이다. 이전까지 서울대가 이끌어 온 ‘학종 시대’에서 서울대 합격 실적이 고교별 수시 체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였다면, 이제 정시 확대로 돌아선 상황에서 의대 진학 실적은 향후 대입에서 부각될 고교 판도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작용한다. 최근엔 안정적인 자사고 지위 유지에 정시 확대 기조와 의대 정원 확대, 통합형 수능 시행, 의약계열 지역인재 40% 의무 선발 등 급변하는 대입 환경의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심이 증폭된다.

현대청운고는 가장 최근인 2022대입에서 베리타스알파 고교 취재 결과 의약계열 합산 총 83명(의대53명+약대18명+치대9명+한의대3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조사 대상 전국 고교 중 7위(의대 합격자 기준)에 올랐다. 2021대입에서도 총 86명(의71명+치6명+한8명+수의대1명)으로 5위, 2020대입 역시 모두 67명(의58명+치2명+한4명+수3명)으로 5위다. 

최강의 수시 체제를 탄탄히 다져온 만큼 서울대 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 실적도 전국 정상권이다. 2022대입에서 수시 4명, 정시 3명으로 총 7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2021대입에서는 수시 7명, 정시 5명으로 총 12명, 2020대입에선 수시 4명, 정시 5명으로 총 9명의 서울대 등록 실적을 냈다. 서울대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2019대입을 제외하고, 2018대입 19명, 2017대입 18명, 2016대입 17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등록자는 합격자 중에서 실제 대학에 등록을 마친 인원을 뜻한다. 현대청운고는 한 학년 180명가량의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 괄목할 실적이다.

<‘학생 선택 중심’ 교육과정.. ‘무학년 심화 과정’ 등>
현대청운고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 특징이다. 일찍이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필요한 수업을 찾아 수강할 수 있다. 3년 동안 공통 과목 7과목을 제외한 70개 과목 중 63과목(90%)이 학생 선택 교육과정으로 편성/운영된다. 

매주 수요일 8~9교시에는 ‘무학년 심화 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장한다. 학생들은 교과목 강좌를 수강하거나 T&L등 창체 활동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학습 활동을 하게 된다. 2022년 기준 개설된 강좌로는 심화 교과 23개, 창의적 체험 활동 3개, 타 학교와 진행하는 공동 교육과정 2개 과목이 개설돼 있다. 고급물리학/고급생명과학/고급지구과학/고급화학/유기화학/고급수학Ⅰ·Ⅱ/기초 정수론/심화미분적분학Ⅰ/문학과 매체/문학적 감성과 상상력/융합독서/심화 영어 회화Ⅰ/영미문학읽기/교육학/국제경제/국제정치/사회과학 통계학/심리학/철학원전읽기/독일어Ⅰ/독일어 회화Ⅱ/생활한문/개인대인운동/비판적 사고에 관한 교양학/Western Music and Culture of the 20th Century/일본문화 키워드/생명과학실험/문화컨텐츠산업일반 등이다. 수강자가 단 한 명이라도 폐강 없이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자율권을 보장한다.

현대청운고는 무학년 심화 과정 이외에도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Think Creative 특강’이 대표적인데, 대학의 유능한 교수 등을 비롯,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와 석학 등을 초빙해 개설된다. 해마다 학기별로 16개 이상의 강좌가 개설되며, 4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자신의 진로를 탐색한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독서 능력 함양을 위한 ‘독서 Climbing Book’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독서와 토론을 통해 정서 함양은 물론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게 된다. 이외에도 와글와글 독서마당/독서토론광장 등 체계적인 독서지도가 이뤄진다. 

학생 구성원 간 협력학습을 통해 지적, 정서적 상호 성장을 도모하는 청운 T&L(Teaching & Learning Program) 활동과 청운 PTP(Peer Tutoring Program)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청운 T&L 활동은 비슷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3~4명씩 소집단을 구성해 스스로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모두 튜터가 되는 학습 공동체 활동이 이뤄진다. 청운 PTP 활동은 튜터가 직접 자율적으로 교수-학습 계획안을 작성해 공개하고, 튜티의 지원을 받아 모둠을 구성해 학생 상호 간의 멘토-멘티 활동을 진행한다. 

<2023전형방법.. 이공계우수인재전형 ‘신설’>
현대청운고는 올해 정원내 기준 180명의 신입생을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전형별로 일반전형 154명, 이공계우수인재전형 10명, 사회통합전형 16명 규모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은 성별에 따라 남녀 각 77명 모집한다. 사회통합전형은 남녀 구분 없이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학급당 30명을 기준으로 한다. 

올해 신설된 이공계우수인재전형은 장래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UNIST 한국에너지공대 6개교의 이공계특성화대 진학 목표를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입학 후에도 일정 기준의 성적을 충족할 경우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한다. 의약계열로 진학 목표가 있는 학생들은 전형 취지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지원을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 ‘의약치한수’의 의약계열 학과/계열로 진학 시 지급된 장학금 등을 전액 환수한다.

전형방법은 모두 동일한 단계별 전형이다. 1단계에서 교과 성적 200점 만점과 출결 감점을 적용해 모집인원의 2배수 내외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서류 30점과 면접 70점 만점으로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1단계 동점자의 경우 전원 2단계 대상자로 선발하며, 이후 1,2단계 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정한다. 

교과 성적은 학생부에 기재된 성취도 점수를 반영한다. 2학년 1학기와 2학기는 각 20%, 3학년 1학기와 2학기는 각 30%의 반영 비율을 적용한다. 과목별 반영 비율은 전형에 따라 상이하다.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은 수학 35%, 영어 30%, 국어 25%, 사회/역사/도덕/과학 중 하나를 택해 10%다. 이공계우수인재전형은 수학과 과학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유리하다. 국어 15%, 영어 15%, 수학 40%, 과학 30%로 사회/역사/도덕은 반영하지 않는다. 성취도별 환산점수는 A 200점, B 176점, C 144점, D 108점, E 68점이다.

출결 성적은 중학교 입학일로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출결 점수는 교과 성적에서 감점하는 방식으로 반영한다. 미인정 결석은 1일당 1점을 감점하며, 10일 이상일 경우 10점을 감점하게 된다. 미인정 지각/미인정 조퇴/미인정 결과는 3회당 미인정 결석 1일로 간주한다.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2단계 서류평가는 학생부Ⅱ와 자소서를 활용한다. 평가영역별 배점은 자기주도(학업역량) 15점, 인성(학업 외 소양) 15점이다. 입학전형위원들에 의한 종합평가가 진행된다.

2단계 면접은 자기주도학습 결과와 인성을 중심으로, 창의적이고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질문이 출제된다. 학생부Ⅱ와 자소서를 바탕으로 입학전형위원들에 의한 질의응답이 이뤄지고 별도의 제시문이 활용될 수 있다.

자소서의 경우 본인의 꿈과 끼, 설립자 정주영 정신, 인성 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 주요 항목은 △지원하게 된 동기, 고교 입학 후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활동 계획, 중학교 재학 중 자기주도적으로 수행한 활동 중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던 학습 경험 △건학 이념과 연계한 정주영 정신 △본인의 인성(배려/나눔/협력/타인 존중/규칙 준수)을 나타낼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과 이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 등을 전체 띄어쓰기 제외 1500자 이내로 작성한다. 자소서 작성 시 배제사항이 포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공계우수인재전형의 2단계 전형방식도 일반/사회통합전형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다만 면접에서 수학/과학의 잠재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창의 문항이 추가될 수 있다는 학교 측 설명이다.

<원서 접수 12월12일부터 15일까지>
현대청운고의 2023원서 접수 기간은 12월12일 오전9시부터 15일 정오까지다. 접수 사이트에서 진행한다. 자소서 입력 기한도 동일하다. 자소서를 포함한 서류 제출은 우편 제출이 권장되며, 12일 오후5시까지 접수처 도착분에 한한다. 2단계 면접 대상자 발표일은 19일 오후5시다. 2단계 공지 사항과 수험 번호는 20일 오후2시 접수 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면접은 28일과 29일 진행된다. 합격자 발표는 내년 1월2일 오전10시에 한다. 합격자는 9일 오전9시30분에 실시하는 합격자 소집에 참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