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교차지원은 본인의 계열과는 다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즉 인문계열(문과) 학생이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또는 자연계열(이과) 학생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2022학년부터 통합형수능이 도입되면서 ‘교차지원’이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2022수능부터는 국어 수학에서 선택형을도입하면서, 모든 수험생이 동일하게 치르는 공통과목을 제외하고 국어는 화법과작문/언어와매체, 수학은 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중 택해 치르도록 했습니다. 과목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하지만 이는 곧 ‘빛좋은 개살구’임이 증명됐습니다. 상위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하려면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응시하도록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인문계열 지원을 위한 지정과목은 없다보니, 미적분/기하를 공부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것이 자유로웠다는 점입니다.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인문계열학생들이 자연계열로 교차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자연계열 학생이 문과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할 경우 이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연계열 학생이 상위대학 인문계열에진학 성공한 사례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종로학원이 공개한 케이스를 살펴보면 건국대 화학, 홍익대 실내건축에 지원 가능한 수준인 277점(국수탐 백분위 합산 300점 기준)의 수험생이 연세대 중어중문학과에 합격한식입니다. 결국 지난해 정시에서 교차지원 양상은뚜렷했습니다. 최고 선호대학인 서울대에서부터 드러났습니다.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학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 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 합격자’자료를 보면 2022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에 최초 합격한 이과생이 44.44%나 됐습니다. 합격자 486명 중 216명은 수학에서 미적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었습니다. 서울대가 정시 지원 시 제2외국어/한문 필수 응시 조건을 붙였음에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학습효과로 인해 수학을 미적분/기하로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고2 학생이 치른 학평에서 이과 응시자가 문과 응시자를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나타난 것이 가장 단적인 예입니다. 자연계열이 성적 취득에 유리한데다, 여차하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갈아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명분만 남은 선택형 수능이 된 것은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