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수능 만점자 4명 배출..'경쟁력 강화예상'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구의 대표적 교육특구 수성구의 일반고인 대구 경신고는 '의대명문'으로 전국구 명성을 자랑한다. 지난해 의대 입시에서 108명을 배출해 전국 톱3에 올랐고 최고 학부인 서울대 의대 합격생도 2명이나 배출했다.

대구 경신고는 광역단위 자사고에서 2018학년 일반고로 전환해 올해 일반고 대입원년을 앞두고 있다. 자사고 시절에도 자사고 선발효과에 기대기보다는 지역의 교육열이 오히려 대구 경신고를 뒷받침해온 주된 원동력이었다는 점에서 일반고 전환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대구 경신고가 자리한 수성구는 서울 강남구에 비견되는 비서울지역 대표적 교육특구다. 대구 경신고의 명성이 단지 ‘자사고’라는 점만으로 다져진 것이 아니어서 일반고 전환 원년인 올해 대입실적이 오히려 더욱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실적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각변동이 예고된 2022이후 대입지형 때문이다. 이미 2022대입은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확대의 추세를 굳혔고 원점에서 검토되고 있긴 하지만 의대인원 확대 역시 어느 정도 반영되는 흐름으로 보인다. 대구 경신고의 화려한 대입 이력은 정시와 의대입시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2022이후 실적과 성과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정시에 강한 학교를 가늠하는 척도인 의대 입시는 물론, 서울대 정시최초포함 합격실적에서도 수시2명 정시5명으로 7명을 배출, 전국 공동67위에 올랐다. 김지훈 교장은 “지금까지 경신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며 대구 교육 발전을 이끌어 왔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학교, 재단이 혼연일체가 되어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할 인재 양성을 위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다. 경신이 만들어 가는 또다른 스토리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반고 전환 이후 첫 대입실적 배출을 앞둔 대구 경신고는 정시 확대 추세에서 향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학교다. /사진=대구 경신고 제공
일반고 전환 이후 첫 대입실적 배출을 앞둔 대구 경신고는 정시 확대 추세에서 향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학교다. /사진=대구 경신고 제공

<의대진학 톱3.. ‘정시 확대’ 호재>
경신고는 실적으로 말하는 학교다. 특히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의대실적이다. 2020대입에서는 무려 108명을 배출하며 상산고 휘문고에 이어 톱3다. 의대와 함께 묶여 ‘의치한수’로 불리는 치대 한의대 수의대 실적까지 포함하면 144명에 달한다. 치대 25명, 한의대 11명이다. 이 중 서울대 의대 실적이 2명, 치대 1명이 포함됐다. 그만큼 자연계열에 강한 학교라는 의미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서울대보다 의대행’을 택할 정도로 의대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 실적만으로는 자연계열에 강한 학교들의 경쟁력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신고 실적은 의대 실적1위 상산고가 전국단위 자사고이고 2위 휘문고가 서울을 대표하는 교육특구소재 광역자사고임을 감안하면 교육특구인 수성구 소재 광역자사고라 하더라도 놀라운 실적일 수밖에 없다.   

내년 실적이 기대가 되는 이유는 최근 10년간 대입실적 추이로 볼때 학교유형과는 무관하게 꾸준했기 때문이다. 학교유형에 따른 변화나 지난해 실적이 ‘반짝 성과’가 아니라는 점은 최근 10년간 대입실적이 증명한다. 일반고 자원으로 배출한 2011~2013학년과 자사고 자원으로 배출한 2014~2020학년의 성과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9대입에서는 의대117명/치대18명/한의대18명, 2018대입 74명/20명/14명, 2017대입 67명/11명/16명, 2016대입 91명/12명/11명, 2015대입 156명/17명/6명, 2014대입 81명/-/9명, 2013대입 41명/-/11명 순으로 의학계열 합격자를 배출해왔다. 2012대입에서는 의치한 통합 52명, 2011대입에서는 의치한 통합 42명이었다. 

의학계열 합격 실적은 정시에 강한 학교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 주도로 정시 확대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향후 대입에서 부각될 고교를 미리 엿보는 성격이 크다. 의학계열 실적이 정시 강세와 맥을 같이하는 이유는 의대 선발구조와 연관이 깊다. 2021학년 의대 선발규모는 수시 62.1%, 정시 37.9%로 정시가 40%에 가깝다 보니 수시이월인원까지 합하면 절반을 넘기는 수준이다. 전체 대학 평균 정시 문호가 23%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서울대 실적도 탁월하다. 대구 경신고의 2020 서울대 합격실적(정시최초 포함)을 살펴보면 수시 2명, 정시 5명으로 총 7명을 배출했다. 꾸준한 서울대 실적에는 매년 서울대 의대 합격자도 포함된다. 최근 10년간 서울대 실적을 살펴보면 2020대입에서는 서울대 합격자 7명/서울대 의대 합격자 2명, 2019대입 8명/3명, 2018대입 8명/1명, 2017대입 8명/2명, 2016대입 12명/2명, 2015대입 20명/6명, 2014대입 10명/2명, 2013대입 16명/3명, 2012대입 11명/2명, 2011대입 15명/2명 순이다. 

‘장원급제’에 비유되는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이력도 있다. 2015수능에서는 만점자를 무려 4명 배출하기도 했다. 서울강남에 비견되는 손꼽히는 교육특구인 대구수성 내에서도 주역으로 손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의학계열에만 국한된 실적은 아니다. 인문/자연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2020대입에서는 연세대29명 고려대23명 서강대15명 성균관대29명 한양대13명 중앙대27명 경희대10명 경북대169명 등이다. 2019대입에서는 연세대17명 고려대35명 서강대18명 성균관대25명 한양대24명 중앙대34명 경희대16명 경북대195명을 배출했다. 

<‘대구 수성구’ 빌더.. 재단 전폭적 지원 뒷받침>
대구 경신고는 지금의 ‘교육특구’ 대구 수성구를 만든 빌더(builder)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수성구 논밭 한복판에서 출발했으나 인근 고교와 서울대 진학자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지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대구/경북 곳곳에 흩어져 있던 명문이 수성구로 집결했고 서울 강남구 못지 않은 교육열이 더해지며 지금의 수성구가 됐다.

현재의 대구 경신고로 자로잡기까지는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김진일 경신교육재단이사장과 경신교육재단의 교육에 대한 헌신은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김 이사장은 자사고 운영을 위해 20억원이 넘는 사재를 출연했을 뿐 아니라, 별도로 개인 재산에서 출연한 공식 기부금만 10억에 달할 정도다. 대구 경신고 측은 “이 외에도 학교 행사 때마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사재를 내놓는 등 학교와 교육활동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김 이사장의 사재로 출연된 돈은 경신교육재단 산하 경신중고교 법인전입금, 학교운영비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법인에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의 발전과 탁월한 학교 문화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고에서 출발, 2011학년부터 자사고로 운영되던 경신고는 2018학년 일반고로 다시 전환했다.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과 학령인구 감소 등 외부변화에 선제적으로 움직인 결과다. 학부모의 우려가 만만치는 않았지만, 경신고의 명성이 단지 ‘자사고’라는 점만으로 다져진 것이 아니기에 일반고 전환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경신고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 중이다. 2021대입을 앞두고 있는 현 고3이 일반고 전환 후 처음 입학한 학생들이다. 자사고와 일반고가 혼재된 시기, 일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경신 특유의 교육 철학과 철저한 학력관리, 상담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일반고 전환 후 첫 대입실적인 올해 대입에서도 기대가 큰 상황이다. 

<수시 놓치지 않는 교내 프로그램 구축>
정시 중심의 학교라고 해서 수시에 소홀한 학교라고 오해해선 곤란하다. 정시 확대 추세에서도 역시 수시는 놓을 수 없는 카드다. 이미 정시 체제가 자리잡은 대구 경신고가 수업과 평가, 상담 체계를 대대적으로 혁신해온 이유 역시 정시+수시 체제 안착과 학종에 대한 제대로 된 대비를 위해서다. 

대구 경신고는 지역에서 보기 드문 ‘순증 교육과정’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100% 보장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자구책이다. 고급수학1, 창의융합과제연구, 화학실험, 생명과학실험 등의 과목을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이 아닌, 학교 내에서 이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전병원 교무부장은 “심화과목, 소인수선택과목 이수가 명문 대학 학종에 필수 조건이고, 공동교육과정 과잉 등으로 인한 질적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구축하게 되었고, 앞으로 더 많은 수요를 감당해 낼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한다. 

교과 수업은 그간의 강의식 교사 주도형 수업에서 탈피, 모든 교과에서 학생 참여형 수업을 강화했다. 수행 과정을 평가에 적극 반영함과 동시에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누가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이와 함께 모든 학년, 모든 교과에서 수행 평가의 반영 비율을 40~100%까지 높였다. 

수학과 수행 평가 ‘강의하는 아이들’은 모둠별로 수학 교과 원리에 대해 탐구한 후, 사전 토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체 수업에서 발표한다. 이를 교사와 동료들이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수학적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협동 학습 능력 및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학적 원리를 내면화하고, 이를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수학 교육의 궁극적 목적에 근접한 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성재 교사(수학)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이런 활동을 생소해하고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는 학업 역량이 눈에 띄게 발전했고, 이것은 향후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경신고만의 특별한 상담 프로그램 ‘학종 Tee Off’도 눈여겨볼 만하다. 교내 대입지도 유경험교사들을 강사로 위촉해 희망 학생들에게 시기별로 학습 및 진학 코칭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18명의 교사와 100여 명의 학생이 팀별로 활동 중이다. 경신고에서는 기존 담임 중심의 상담 및 진학 관리 체제에 더해, ‘학종 Tee Off’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준일 진학부장은 “‘학종 Tee Off’를 통해 정시, 수시와 전반적인 학교생활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고, 아울러, 학생부 기록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자신이 맡은 학생들의 활동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해 학생부 내용이 충실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업과 평가 방식을 바꾸고, 빈틈 없는 상담 체계를 마련하니 학생부의 내용도 질적으로 충실해지고 있다. 자연스레 본교 수시 대비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 꺼지지 않는 진학지도실.. ‘탄탄한 진학지도 역량’>
대구 경신고의 강점은 탄탄하게 구축된 진학지도실이다. 위기 상황이 오히려 옥석을 가려내는 계기가 되는 것처럼, 이번 코로나 사태 역시도 대구 경신고의 진가를 드러내는 기회가 됐다. ‘언택트 진학지도’ 시대가 열렸다는 판단 아래, 진학부 유튜브 ‘경신에서 대학가기’를 개설해 운영 중이라는 점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유연성을 보여준다. 진학부장이 진행하는 입시설명회, 교과학습법 등 교사 브리핑, 우수 졸업생들의 인터뷰 등이 모두 유튜브 채널에 담겨 있어, 재학생은 물론, 예비 고교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달라진 입시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적응해 온 비결 역시도 대입 전형 변화를 포착한 교사들의 열정이다. 3학년 담임은 학기 시작 전(2월), 6평 직후(6월), 수시원서 작성 전(8월), 정시원서 작성 전(12월)으로 구분해 연간 4회 기간을 정해 진학지도 워크숍을 진행하고, 수능 이후에도 수능성적 반영 방식에 따른 대학별 유불리에 대한 정보를 분석, 공유한다. 특히 수시와 정시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분석해 다음해 입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시로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을 초빙해 대입 정보를 공유하는 간담회도 연간 20여회 개최해 대학별 전형 특징에 대한 생생한 정보도 수집, 활용하고 있다. 1,2학년 담임은 매 학기초, 정기고사 직후, 모의고사 직후 등 연중 3~4회 입시 동향 파악, 시기별 상담 및 학습 지도 활동을 진행한다. 모든 교사가 학생별 내신 성적, 모의고사 성적, 학생부 내용을 분석해 최적의 학습 전략 및 대응 방안을 수립, 전달한다. 특히, 최근 2년 간의 경우 모든 교사 대상 대입지도 컨퍼런스를 실시하는 등 모든 교사가 진학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학교-재단.. 학교 공동체가 만드는 시너지>
경신고는 매년 1,2학년 학부모를 위한 입시설명회와 3학년 학부모를 위한 입시설명회를 연 2회씩 개최하는 등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여러 형태로 학교 정보와 진학 정보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부적인 설명을 위한 ‘학부모 교실’도 운영한다.

‘학부모 교실’은 사정상 평일 일과 중에 열리는데,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에게 인기가 많아 매번 50~100여명이 넘는 학부모가 참석한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많은 학부모에게 학교 정보와 진학 정보가 열려 있다는 의미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열정의 밑바탕에는 학교 구성원 모두의 개성과 교육방식을 존중하는 경신만의 문화가 녹아 있다. 교사의 고유 권한을 존중해주는 학교 문화 속에서만이 학교의 교육 역량도 끝없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경신교육재단의 확고한 교육 철학과 이에 따른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훈 교장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학교 현안에 대해 모든 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은 교사 스스로 학교 교육의 주체이자 학교 교육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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