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진학교사, 입학사정관 동영상 강의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공교육 대표 진학지도 전문기관인 서울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최근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진솔하고 꾸밈없는 자기소개서 작성 동영상’을 두 편 공개했다. 1편은 ‘진학쌤과 함께 하는 자소서 작성’, 2편은 ‘사정관과 함께하는 자소서 작성’이다. 해당 동영상은 서교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2021대입은 어느 해보다도 변수가 많아 불안해하는 학생이 많다. 1편 동영상에서 자소서 작성법을 소개한 예일여고 최창숙 교사는 “올해 수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모두 똑같이 적용되는 상황이고, ‘나만 불리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상황에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교육 대표 진학지도 전문기관인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자소서 작성법을 소개한 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사진=서울교육연구정보원 '진솔하고 꾸밈없는 자기소개서 작성 동영상'
공교육 대표 진학지도 전문기관인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자소서 작성법을 소개한 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사진=서울교육연구정보원 '진솔하고 꾸밈없는 자기소개서 작성 동영상'

<“배우고 느낀 점이 떠오른 한 장면을 중점으로”>
자소서 작성에 앞서 본인이 수행한 여러 활동 중 어떤 활동을 선택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서울대 학종 안내서에 의하면 가장 힘들게 또는 신나게 했던 공부경험, 방법, 느낀 점, 고교 생활 중 가장 소중했던 경험, 열심히 노력해 온 일, 많은 시간을 쏟은 일,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사례 또는 친구와 함께 했던 의미 있는 활동 등을 작성하도록 한다. 

자소서는 지원자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는 자료다. 학생부 기록 중 결과위주 내용을 보완하고 지원자의 우수성을 과정 중심으로 파악한다. 글의 형식과 솜씨가 아닌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진솔하게 작성하도록 한다. 사실나열보다는 배우고 느낀 점에 집중해서 쓴다. 

사례(Episode)를 기술할 때는 배우고 느낀 점이 떠올랐던 어느 한 장면(Scene)을 중점으로 기술한다. 분량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꼭 필요하지 않은 표현과 내용은 쓰지 않도록 한다. 줄바꿈이나 소제목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글을 구성해 보다 읽기 편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 전체 이야기가 지원학과와 관련된 한 편의 이야기가 되도록 내용을 구성한다. 

잘 쓴 자소서는 어떤 자소서일까. “평가자도 재미있는 자소서를 보고 싶다”고 설명한다. “자소서가 전부는 아니지만 전부를 연결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소서는 지원 학생들의 학생부를 파악해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력자이자 심층면접의 방향을 잡아주는 가이드라 할 수 있다. 이에 학생의 학생부 자소서, 선생님의 추천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 학생은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지게 되어 뇌리에 강하게 남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색 없는 활동 나열은 지양하도록 한다. “학생들 중에는 자소서에 자신의 수상내역이나 비교과 활동들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같은 대학의 학과를 지원한 학생들이라면 학업성취수준과 활동들이 대략 비슷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누구나 했을 법한 내용들을 병렬적으로 나열만 해 놓은 자소서라면 지루할 뿐”이라는 것이다.

“많이 알든, 독특하게 알든 일단 뭐든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수 사정관의 설명을 인용하며 “해당 학과의 교수로서 지원학생이 학과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다면 눈길이 가게 된다. 하지만 관심과 이해에 비해 학과에서 다루는 학문에 대한 학업적 기본소양이 부족하다면 의미가 없다. 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독특한 시선과 관심, 사연만큼 배울 준비가 잘 되어 있음을 보여줄 때 보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에 답이 있다”>
문항별로는 어떤 내용을 작성할까. 자소서 질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자소서 1번문항은 학업에 대한 역량으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경험, 2번문항은 비교과 활동에 대한 역량으로, 교내활동 중 의미있던 경험의 구체적 사례, 3번문항은 인성 역량으로, 본인의 역할과 기여점 위주로 작성한다. 2번문항의 경우 본인이 의미를 둔 교내 활동을 3개 이내로 쓰도록 하고 있지만 꼭 3개 모두 작성할 필요는 없다. 

문항별로 상세히 살펴보면 1번문항의 경우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도록 한 문항이다. 고1부터 고3(1학기)까지의 활동만을 대상으로 한다. 학교 수업이나 교육과정 내 활동 중 학업 관련 활동을 기술한다. 수업내용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알고자 했던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다.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나’ ‘어떤 행동의 변화가 나타났는가’ ‘어떤 지적 성장을 이루었나’ 등이 나타나도록 한다. 2편 동영상에서 건국대 방유리나 입학사정관이 소개하는 Bad/Good 사항을 살펴보면 학업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된 계기(동기), 관심사항에 대한 해결과정(맥락)을 서술하는 것은 좋지만 교과성적 단순 상승 결과(수치)를 서술하는 것은 좋은 사례로 볼 수 없다. 

너무 흔한 서술형태에 대한 피드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볼 만 하다. 제시된 사례는 “저는 고등학교 기간 동안 교과 성적을 잘 받았습니다. 국어와 수학 과목은 모두 1등급을 받았으며,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와 수학경시대회에서 각각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수학경시반 활동을 하였습니다. 2학년 때부터 해왔고 친구들 6명이 수학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였습니다”라고 내용이다. 이에 대해 단편적이고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며 서술되어 있다고 피드백했다. 활동의 동기와 실제 활동 모습, 해당 활동을 통해 배운 점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좋은 자소서로 고치기 위해서는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 금상 수상 에피소드를 활용해볼 수 있다. 활동동기와 과정을 상세히 서술하는 것이다. “문학시간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은 황석영님의 ‘오래된 정원’이라는 소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읽는 내내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글을 읽어가면서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주인공 남녀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등으로 서술하는 식이다. 

수학경시대회 역시 비슷하게 수정할 수 있다. 활동동기와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통해 느낀 점을 추가하는 식이다. “2학년때부터 친구들 6명이 수학경시반을 만들어서 활동하였습니다. 3학년 때는 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는데, 주제를 정해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모여서 서로 토론도 하고 문제를 풀기도 하였습니다”의 식이다. 

2번문항의 경우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문항이다. 본인이 의미를 두었던 다양한 활동들이 진로와 잘 연결되도록 기술하며, 학생 스스로의 자발적 호기심과 진로 탐색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드러나도록 서술한다. 활동을 통해 본인이 변화한 부분이나 발전한 부분이 잘 드러나도록 한다. 활동의 계기, 활동을 통해 깨달은 점, 활동 이후에 발전/심화시킨 내용 등 의미있는 경험(과정)을 쓰며 세 가지 활동에 대한 단순 나열(결과)은 피하도록 한다. 꼭 학과와 관련있는 활동을 쓸 필요는 없다. 어떤 것에 관심이 생기면 그 관심을 어떤 식으로 탐구해 나가는지, 어떻게 발전시켜나가는지 알고 싶은 문항이기 때문이다. 

춘천교대 초등교육과 합격사례에 의하면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내토론대회에 참여한 활동을 활용했다.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육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시기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위해 연구해 적합한 교육방법의 개발 의지를 다짐하게 됐다는 식으로 엮어냈다. 

3번문항의 경우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는 문항이다. 학교생활 전체로 기간이 확장됐지만 고교 기간이 주된 시기다. 학생 본인의 인성적 측면이 잘 드러나도록 작성한다. 단편적 일화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한 모습을 통해 쌓은 인성적 측면이 잘 드러나도록 서술한다. 자신에게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 중심으로 변화된 모습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 결과(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활동 과정을 통해 느낀 점, 단체(공동) 활동 내 본인의 역할과 수행과정에서 기여한 점을 서술하며 성과/결과 위주, 단체 역할만 나열하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3번문항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도 짚었다. 교우관계에서 소외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배려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봉사활동과 관련된 것에서만 배려를 찾는 것, 친구의 숙제를 도와주는 일을 나눔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봉사단체 활동이나 기부활동이 나눔이라고 생각하는 것,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환경미화 활동을 협력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교내 외 특별 행사 기획, 진행활동 정도는 되어야 협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친구 사이에 일어난 다툼을 중재하는 것이 갈등관리라 생각하지 못하고 학회토론 진행과 같은 활동만이 갈등관리라고 생각하는 것 등을 오해로 꼽았다. 

<유사도 소명 사례 유의>
자소서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피해야 할 유의사항도 있다. 다른 자소서와 유사하게 작성해 유사도 검증절차에서 걸리는 경우다. 우수한 자소서 모음집에 나온 사례들을 짜깁기 해 작성한 경우, 원서 제출 마감시간에 쫓겨 친구의 자소서를 그대로 복사해 제출한 경우, 학교 친구의 자소서 일부분을 가져와 본인의 사례로 바꿔서 작성한 경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선배에게 멘토링을 받아 학습법과 프로그램 참여 내용이 동일하게 작성된 경우, 공용 컴퓨터실에서 자소서가 담긴 USB를 그대로 두고 나와 유출된 경우, 자소서 우수사례로 교내에 소개되어 동교생들에게 공유된 경우, 교내 탐구대회에 제출한 조별 보고서 내용이 동일하여 조원에 해당하는 학생들끼리 활동이나 느낀 점에서 유사도가 나온 경우 등이 유사도 소명 사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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