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가 ‘숲속학교’ 형태로 2021년 개교를 준비 중인 부산대 사범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공청회가 10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전문가와 지역주민, 관련 단체 등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특수학교 공청회는 오는 2021년 개교 예정인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의 설립 필요성을 공유하고 장애학생 교육 및 관련 단체,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심층 토론과 의견 청취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다만 당초 공청회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키로 했던 환경단체는 이날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특수학교 공청회는 부산대 전호환 총장과 김광모 부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의 인사말과 더불어 △추진경과 보고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 △생태중심적 특수학교 건립계획 방향 △문화예술특성화 특수교육의 필요성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이어 전문가 패널토론 및 방청객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인사말을 통해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 사범대 부설 특수학교는 특수교육 시설 마련을 위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부산대 사범대학과 예술대학의 각종 교육연구시설 인프라를 활용해 자연숲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운영으로 장애학생과 시민들이 숲과 함께 쉴 수 있는 공존의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환경단체 대표자들도 함께 모셔서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열린 대화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광모 부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저는 100% 부산대 특수학교 설립에 공감하고 있지만,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 오늘 공청회에서 격론을 벌이고 향후에도 숙의를 거치는 과정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부산대 사범대학 최진혁 부학장은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장애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어서 이들을 위한 좀 더 특별한 학교가 필요하다”며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는 중학교 9학급과 고등학교 12학급 등 총 21학급에 학생 수 138명의 자그마한 학교 규모지만 전국 최고 수준의 특수학교”라고 밝혔다. 

최진혁 부학장은 “부산대 사범관과 조형관, 조소실, 예술관, 미술관 및 대운동장과 체육관 등 장애학생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가 집중되고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부지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환경보호 교육과정은 물론, 일본의 ‘후지 숲 학교’처럼 숲의 가치를 활용하는 ‘숲 속의 작은 학교’로 만들어 숲과 환경과 학생과 교육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박창배 부산대 캠퍼스기획부처장은 “특수학교 건물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으며, 금정산 경관 등을 감안하여 건물 높이를 3층 이하로 최소화 할 것”이라며 “친환경적 설계안을 공모해 환경전문가와 단체가 공모 심사에 참여토록 하고, 생태공간 활용을 통한 어울림의 숲 조성과 금정산 환경생태 교육센터 연계를 통한 금정산 환경가치와 보호 교육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처장은 또 “지난 2월부터 6개월 과정으로 산림지역의 식생 현황과 수목의 수령 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며 “식생 조사를 바탕으로 수목군락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지를 선택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수목을 이식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석주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부산지부 부지부장은 “프랑스, 미국 등은 우리 장애학생들의 예술작품을 초대해 전시회를 하거나 예술공연을 개최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비장애 예술중고교에는 특수반이 전무하고 공공연히 입학를 거부 당하고 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전시나 공연에 대한 지원이 없다”며 “시내로 가면 주민들이 반대하고 산으로 가면 나무들이 반대하는 장애인들의 비참하고 서러운 심정을 깊이 헤아려서, 이제 장애-비장애를 떠나 인간으로서의 평등하고 기본적인 권리인 문화예술의 향유를 장애인들도 지역사회 속에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서 패널토론과 방청객 토론에서도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과 방향, 부지 선정과 자연환경 문제에 대한 의견 개진이 계속 이어졌다. 

부산시 교육청 조희담 장학관은 “전국 평균치에 비해 부산은 장애학생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특수학교 증가율은 평균에도 못 미친다”며 “부산시 16개 구군 중 6개 구군에는 아예 특수학교가 전무할 정도로 부산지역은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임은영 부산시특수학교학부모연합회 회장은 “부산에는 지체장애, 발달장애 등 15개 특수학교 분야가 있는데 새로 설립 추진 중인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는 이런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담아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장애인에게 문화예술과 예체능은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편한 수단이고, 장애학생 부모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므로 국립대의 책무를 다하는 특수학교가 설립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진섭 (사)발달장애인과 세상걷기 대표는 “전국의 어느 학교(대학)가 먼저 나서서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하는 곳이 있느냐?”며 “이제 장애인 학교가 주변 인근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할 때 가장 좋은 자연과의 어울림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애인 학부모인) 우리는 무릎을 꿇으라면 언제든지 또 꿇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저희를 무릎 꿇리지 않게 해주면 좋겠다. 자연환경을 그렇게 많이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방청객들은 ‘특수학교는 꼭 부산대 캠퍼스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부지 선정에 관한 질문들과 ‘장애인 특수학교 입학전형 방법을 공개해 달라’거나 ‘종합예술아트센터 추진이 필요하다’는 등 바람과 함께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부산대는 “기존 캠퍼스는 건축 시설물 등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대학에 속하고, 양산캠퍼스는 병원 의료시설만 있을 뿐 장애학생들을 위한 교육인프라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부산대 소유 부지 중에서 찾아야 하는데, 장애학생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효율적인 장애인 교육이 가장 잘 이뤄질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부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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