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지원현황 공개 ‘급선무’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해도 원서접수 기간 중 특정시간부터는 경쟁률이 일체 공개되지 않아 수요자들로부터 원성이 높다. 대학들이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깜깜이 대입’ 풍토를 조성, ‘눈치작전’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뒤따른다. 투명하게 지원현황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에 대학들이 지원현황 공개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의 개선을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원서접수 진행 과정에서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일정한 시간을 미리 공고해두고 그에 맞춰 지원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다. 마감전날에도 특정 시간대 외에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으며, 실시간에 가깝게 자주 지원현황을 공개하는 대학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은 원서접수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시점이 되면 지원현황 공개를 중단, 원서접수가 종료될 때까지 지원현황을 밝히지 않는다.

올해도 원서접수 기간 중 특정시간부터는 경쟁률이 일체 비공개돼 대학들이 '깜깜이 대입' 풍토를 조성, '눈치작전'을 유도한단 비판이 제기된다. 덮어놓고 감추기보단 투명한 경쟁률 공개가 시급한 시점이다. /사진=한양대 제공

상위16개대학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14개대학은 마감전날인 8일 오후3시부터 오후6시까지 일정시간을 정해두고 경쟁률을 공고했다. 서울대는 3시, 고대는 4시, 건대 경희대 서강대 시립대 성대 숙대 연대 이대 중대 외대 한대는 5시, 동대는 6시에 마감전날 경쟁률을 공고했지만, 단대와 인하대는 달랐다. 단대는 5분단위, 인하대는 1시간 단위로 계속해 지원현황을 공개했다.

이처럼 마감 전날에는 대학별로 경쟁률 공개방식이 달랐지만, 마감당일 상위대학들의 대응은 하나로 모아졌다. 일제히 특정 시간까지만 경쟁률을 발표하고 더 이상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 활용됐다. 특히, 중대는 오전10시에 직전 경쟁률을 발표, 마감시간인 오후6시까지 장장 8시간동안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기도 했다.

나머지 대학들도 정도만 덜했을 뿐 중대와 방식 자체는 다르지 않았다. 인하대는 오후1시에 직전 경쟁률을 발표해 5시간 동안 경쟁률을 알 수 없었던 사례였고, 경희대 고대 단대 외대는 4시간, 건대 동대 서강대 서울대 성대 한대는 3시간, 시립대 숙대 연대 이대는 2시간동안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직전 경쟁률 발표부터 원서접수 마감시간까지 ‘깜깜이’ 상태로 원서를 집어넣을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의 ‘눈치작전’을 촉발하는 기제임과 동시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란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한 고교 교사는 “굳이 경쟁률을 마지막에 숨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직전 경쟁률 공개 이후 지원현황을 일체 공개하지 않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해당 시간까지 지원경향을 살피지 않으면 손해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사실상 눈치작전을 만드는 주범은 대학들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대학들은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도 눈치작전이 횡행하고 있는데 마감시간 끝까지 지원현황을 공개하면 눈치작전이 계속 이어지게 되고 원서접수 막판 ‘소나기 지원’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란 변명이다.

하지만, 대학들의 해명과 달리 막판 경쟁률 비공개는 별다른 이유가 없으며, 실시간 공개도 가능하다는 것이 보다 진실에 가깝다. 한 대학 관계자는 “솔직히 얘기하면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어느 순간부터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일에 불과하다.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1분 단위로 경쟁률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대학들이 경쟁률 비공개에 나서는 것은 대부분 지원자를 더 끌어들이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막판 경쟁률이 공개되지 않아야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상위 대학들이 먼저 실시간 공개에 나서면 나머지 대학들도 뒤따라 공개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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