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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고입판도전망.. '학교유형 대신 경쟁력 중심 재편'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 격돌.. 교육력 진학실적 따라 ‘옥석가리기’신호탄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11.03 00:03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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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교육부가 2일 내년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입시를 후기모집으로 전환해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하겠다는 고입 동시실시 방안을 내놓으면서 고입 판도가 급격하게 재편될 전망이다. 현 자사고 설립의 단초가 됐던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로 인해 자립형사립고들의 전국단위 자사고 전환과 광역단위 자사고 대거 설립 이후 학교유형별로 안정적인 정착 양상을 보여온 고입에서 처음 발생하는 큰 폭의 고교체제 변화다. 

교육부는 단순 입시시기 변화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기고-후기고 체제가 크게 변하는 것인 만큼 수요자들의 혼란상은 크다. 향후 고입 판도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예상은 이번 모집시기 개편 대상이 된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경쟁률이 약간 낮아지는 변화만 있을 뿐 큰 불이익은 없을 것이며, 통상의 인문/자연계열 학생들을 기준으로 보면 홀로 남게 된 전기고 유형인 과고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데로 모아진다. ‘특차’성격 선발을 진행하는 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영재학교) 역시 인기상승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외관 상 보이는 경쟁률 이면으로 ‘경쟁력’을 중심으로 고입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고와 더불어 자사고 외고 국제고까지의 후기모집 학교들의 이번 조치에 따른 득실은 경쟁력을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일반고 대비 교육여건이 더 나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는 방향으로 고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반고 역시 교육프로그램을 잘 갖추고 진학실적이 탄탄한 학교들이 급부상할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모집단위가 클 수록 경쟁력이 컸던 체제에서 수시체제를 비롯한 교육력 진학실적에 따라 학교별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유형대신 경쟁력 중심으로 고입판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얘기다. 

교육 전문가들은 향후 고입선발계획 등의 후속조치를 주목해야 하며 고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우 일반고와 동시에 선발을 실시하면 경쟁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들 학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하는 경우 자신이 원치 않던 일반고에 강제로 배정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자사고/일반고 입학절차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학교장추천전형이 있는 고교를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입법예고가 된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선발방법은 평준화/비평준화 등 지역 고입체제에 따라 또는 각 시/도별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향후 나올 선발계획 등의 후속조치를 면밀히 살펴 고교 선택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모집으로 전호나된다. 교육부는 단순 입시시기 변화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간의 전기고-후기고 체제가 크게 변하는 것인 만큼 수요자들의 혼란상이 크다. 후기모집으로 전환된 고교들의 경우 향후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크게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자사고 외고 국제고.. 경쟁률 하락 전망, 기회로 삼아야>
이번 고입 동시선발 대상인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내년 입시에서 경쟁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교육부가 발표한 방안대로라면 평준화 지역의 경우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원 시 ‘불합격자는 일반고로 교육청이 배정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함으로써 추후 불합격 시 일반고로 강제배정되거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미달인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계속 지원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일반고 강제 배정의 경우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3단계 배정에 포함되게 된다. 현재 서울지역 기준 일반고 배정은 1단계에서 20%를 광역으로 배정하고, 2단계에서 40%를 지역으로 배정, 남은 40%를 최종 배정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1단계 광역선발은 서울 전역, 2단계 지역선발은 교육지원청 관할지역, 3단계는 교육청의 강제배정을 각각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수험생은 양자택일을 강요당하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동의서를 내는 경우 자신이 원치 않았던 다소 거리가 먼 일반고에 배정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동의서를 내지 않는 경우에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추가모집에서도 계속 불합격해 고입 재수로 이어지는 경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안정적으로 진학이 가능한 일반고를 선택할지, 다소 위험성이 뒤따르지만 보다 교육여건이 나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선택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양자택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현 고입 전형방법에서 비롯된다. 현재 고입은 극소수 고교를 제외하면 1단계에서 고교 내신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진행, 1단계성적과 면접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형태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외고 국제고의 경우 1단계 내신성적에서 영어만 활용되기에 영어만큼은 만점을 받은 학생들이 몰리다보니 합격 여부를 확실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사고의 경우는 서울지역 한정으로 ‘추첨’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더더욱 합격 전망이 불투명하다.

자사고 등의 합격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후 학교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수험생들이 지원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이들 학교를 지망했다가 탈락하면 미달된 학교의 추가선발을 노리는 경우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것은 원하는 학교에 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고 추가배정 역시 원하는 학교를 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앞으로는 고교 선택이 더욱 신중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자사고 교사도 “내년 경쟁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원 시 마음에 들지 않는 일반고로 진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원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의견을 보탰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 역시 “학생부 중심 전형들이 강화되면서 내신의 불리함이 있는 외고 국제고 등의 경쟁률이 하락하는 추세다. 동시선발이 실시되면 지원 후 탈락 시 미달 일반고에 추가배정되는 과정에서 원거리 고교나 비선호 고교에 배정될 것을 우려하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쳐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경쟁력 없는 자사고 등은 미달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처럼 경쟁률이 줄어드는 현상은 자사고 등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사고 교장은 “자사고들은 이미 교육혁신을 끝내놓은 상태다. 교육 프로그램의 질은 물론이고 학생부 기재에 대한 노하우 등 일반고와는 경쟁력의 차이가 크다. 하다못해 입학홍보의 질조차도 일반고보다는 앞서있는 현실”이라며,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에도 경쟁률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은 내신의 불리함을 다소 무릅쓰고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등은 전반적으로 이번 조치에 대해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진보진영 교육감들을 시작으로 당장이라도 자사고 등을 폐지할 것처럼 나오던 것에 비하면 한층 완화된 조치로 보여지는 때문이다. 한 자사고 교사는 “최초 자사고 특목고 폐지 논란이 제시되던 시절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상의 설립 근거 자체를 없애는 방안까지 논의됐다. 그에 비하면 이번 조치는 다행이란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후기모집으로의 전환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떠나 본래 취하려던 조치보다 완화된 방침이 나왔다는 데서 일단은 한숨 돌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반고 필두 자사고 외고 국제고.. ‘경쟁력’ 관건>
이번 고입 동시선발 방안이 향후 자사고 등의 존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경쟁력 없는 일부 자사고 등의 존립에 오히려 도움을 줄 것이란 의견과 경쟁력 없는 자사고 등을 도태시킬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계속된 추가모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기존 고입체제대로라면 미달사태를 맞이할 수 밖에 없던 자사고 등의 학생충원을 원활하게 할 것으로 보이기도 하면서, 경쟁력 없는 자사고 지원을 초기부터 회피하면서 학생충원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현 시점에서 확실히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다. 향후 고입 선발계획 등이 정해져 추가모집 절차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이번 고입 동시선발 방안의 파급력에 대해선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다만, 고입 동시선발에 대한 두 의견 모두 향후 ‘경쟁력’이 개별 자사고 등의 존립여부를 가를 대목이란 데는 뜻을 모으는 모양새다. 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그간 교육프로그램을 잘 구축해 놓고 진학실적이 좋은 자사고 등에는 여전히 학생들이 몰리겠지만,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들은 외면받을 것이란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자사고 등의 본질에 따라 경쟁력을 중심으로 고교체제가 사실상 개편되는 셈이다. 

이는 일반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다. 그간은 전기고 입시 중 하나만 선택 가능한 고입 체제 상 과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에 탈락한 학생들을 고스란히 받아 채우면서 경쟁력 확보를 등한시 하던 일반고들도 향후에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동시 선발을 실시하는 탓에 우수자원 확보를 위해선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더욱 고교별 선호도 차이가 극명히 나뉠 수 있단 평가다. 

일반고의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 배정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동시선발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일반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고는 본래부터 선발권이 없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일반고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현재 서울의 경우 1단계 20%, 2단계 40%, 3단계 40%의 배정비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 중 서울 전역에서 배정되는 1단계 비율을 70%에서 80% 선으로 확대해야 한다. 학생들이 진정 가고자 하는 학교로의 배정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그래야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고교별 특징도 갖춰지게 된다. 교육과정 변화 등을 토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일반고들이 많아지는 바람직한 현상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과고 영재학교.. 인기 상승 전망>
여러 각도에서 전망해볼 수 있는 일반고와 자사고 등과 달리 과고 영재학교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는 모양새다. 기존과 동일하게 ‘특차’선발을 진행하는 영재학교와 통상의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이 지원 가능한 유일한 전기고로 남게 된 과고는 인기가 한층 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이공계는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 취업난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고입 단계에서부터 나타나 과고 영재학교 등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과고 영재학교 중 특히 과고의 인기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입체제에서는 영재학교 탈락자를 비롯해 자연계열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자사고와 과고로 양분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면, 바뀐 고입체제에선 영재학교 탈락자 등을 과고가 앞서 흡수하는 형태가 되는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란 ‘변수’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론 경쟁률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인데다 우수자원 역시 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는 높은 인기를 유지하겠지만,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지는 미지수다. ‘영재’들을 선발하는 특성 상 지원할만한 자원들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진학실적 때문에 대학진학의 루트 중 하나로만 여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실제 영재학교는 수학과 과학에서 남다른 탁월함을 인정받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곳이다. 영재교육원 등을 통해 입학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갑작스레 지원자가 크게 늘기란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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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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