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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부터 고입 동시실시.. '불확실성/위험부담 증가'8학군부활에 고입재수 검정고시 가능성도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11.03 00:03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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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2019학년 고입을 치르게 될 현 중2 학생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된다.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했다 탈락할 경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반고나 집에서 먼 고교에 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외고 자사고의 지원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일반고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면서 강남 등 명문 학군이 되살아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교육부는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고 사교육비를 완화하고자 고입 동시 실시를 단행한다는 입장이지만, 고입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오히려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2일 열린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기간인 4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반고의 교육력을 제고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선택 기회를 제공하고자 내년부터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등 고교학점제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향후 고교체제 개편 관련 사항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9학년 고입을 치르게 될 현 중2 학생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된다.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했다 탈락할 경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반고나 집에서 먼 고교에 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외고 자사고의 지원자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현 중2부터 고입 동시 실시.. 외고 자사고 지원 하락 예상, 고입재수 부활?>
현행 고교 입시는 선발시기를 전기와 후기로 구분된다. 4월부터 11월까지 전기 모집에선 예고 체고를 비롯한 과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와 특성화고 자사고 등이 선발을 진행한다. 수험생들은 전기 선발 고교로 분류된 학교 가운데 고교 유형에 관계없이 한 곳만 지원할 수 있다. 전기 모집이 탈락한 학생들을 포함해 전기 모집에 지원하지 않은 학생들은 12월 중 일반고가 후기 신입생 선발을 진행한다. 시행령 개정으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전기 모집 고교에서 제외하고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하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이중지원도 금지된다. 평준화 지역 후기고에 지원할 경우 2곳 이상의 학교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 이후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고로 분류되긴 하지만 1곳만 선택해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선발방법은 기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그대로 유지한다. 기존 시행령에선 평준화 지역 후기고는 교육감이 입학전형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개정안에선 후기고라 하더라도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학교장이 입학전형 실시에 대한 권한을 갖도록 정했다. 

외고 국제고 입학전형은 1단계에서 영어내신성적과 출결점수를 합산해 일정 배수를 면접 대상자로 정한 후, 2단계 면접을 거치는 방식을 운영한다. 자사고는 서울의 경우 1단계에서 성적 제한 없이 지원자에 한해 추첨을 실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서울 이외 지역은 1단계에서 내신과 출결을 합산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교육계를 비롯해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고입재수의 가능성이다. 현행 체제에선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 지원해 탈락하더라도 여타 학생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지만 입시시기가 일원화되면 기존 방식대로 지원할 수 없다. 다음 해 고입에 도전해야 하는 셈이다. 

교육부는 고입재수를 완화하기 위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불합격한 학생이 후기 모집에서 미달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반고에도 추가 배정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을 각 시도교육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시도교육감이 내년 3월31일까지 ‘2019학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일반고 추가선발과 배정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경우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 시 ‘불합격 시 교육감이 임의로 일반고에 배정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원하지 않거나 집에서 먼 일반고에 배정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은 셈이다. 도 단위에선 불합격생이 일반고에 진학을 희망할 경우 현재와 동일하게 인근 비평준화 지역 추가모집 일반고에 지원한다. 일반고 임의배정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미달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추가지원할 수 있다. 

일반고와 달리 전형일정이 긴 자사고 외고 국제고로 인해 전형일정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비평준화 지역은 12월초에서 1월초까지 2~3주 동안 진행하는 일반고와 고입일정을 맞추기 위해 후기모집 기간을 1~2주 연장한다. 일반고와 달리 단계별 전형을 운영하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전형일정이 길어지는 것을 우려해서다. 외고 자사고의 전형기간이 5주 내외이기 때문에 12월초에서 2월초까지 모집을 실시하는 평준화 지역에선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날 부교육감 회의를 주재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고입 동시 실시는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각 교육청에선 고입 동시 실시로 인한 모집 일정 조정, 추가배정과 선발 등 2019학년 고입전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고 당부했다. 

<'꼼수'로 일반고 전환 드라이브 거는 교육부>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일반고 특목고 등으로 나뉜 고교체제를 단순화하고, 고입을 동시에 실시해 향후 일반고로 전환시킬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출범 이후 국정과제에서도 고입 동시 실시와 고교체제 단순화가 포함돼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체제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번 선발시기 일원화에 대해 “폐지수순은 아니다”라며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포함한 고교체제 개편은 추후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공약사항인 만큼 일반고 전환 가속화에 무게가 실린다. 

고입 동시 실시는 3단계로 구성된 고교 체제 개편 로드맵의 첫 단추다. 2019년까지 고입 동시실시를 추진해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일반고 간 학생선발과 배정에서 공정하고 동등한 입학전형을 실현한다. 2단계에선 2018년부터 2020년까진 자사고 외고 국제고 가운데 운영 성과평가 결과 기준 미달인 학교와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일반고의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마지막 3단계로 고교체제 개편 방향과 추진 일정에 대해 국가교육회의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에 대해 3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입법예고한 관련법 개정안에는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대한 전환 후 첫해인 1차년도 3억원, 2차년도 2억원, 3차년도 1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곧바로 도입한다. 올해 일반고 전환 의사를 밝힌 울산의 성신고, 대구 경신고, 광주 송원고 등이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심민철 과장은 “자사고는 국영수 기초교과 비중이 높고, 외고 국제고는 졸업생의 비어문계열 진학 등 학교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인재양성보다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기에 우선 선발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 일반고와 달리 전기에 선발하면서 우수학생이 선점하는 탓에 학교서열화를 부추기고 일반고 침체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학 진학 결과 과고는 91.8%, 영재학교는 87.4%가 이공계열에 진학하고 예고는 97.1%가 예체능계 대학에 진학한 반면, 외고 국제고에서 어문계열에 진학한 졸업생은 각각 31.9%, 18.1%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고 영재학교가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외고 국제고 학생의 수능 제2외국어 전공 불일치 비율이 높다는 사실도 동시 선발을 실시하게 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한 외고 국제고 3학년 학생 5844명 가운데 전공과 다른 외국어에 응시한 인원은 19.6%인 1145명으로 나타났다. 

자사고는 다양화 특성화 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행 교육과정상 일반고와 자사고의 교육과정에 큰 차이가 없어 다양화 특성화 교육이 확대된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자사고 46곳 가운데 29개교가 국영수 교과를 권장기준인 90단위 이하보다 많이 편성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 같은 지적과 달리 전문가들은 자사고가 다양한 수업방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교육에 던진 시사점이 크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국영수 비중만을 두고 자사고가 ‘개성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시행한다’는 설립목적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은 온당하지 않다”라며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란 단순히 교과 이수단위의 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 방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자사고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상과 달리 자사고가 학종 위주의 대입전형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것은 학생선택수업, 교과교실제, 개인연구프로젝트, 무학년 무계열 통합수업, AP수업 등 실험적이고 선도적인 교육방법과 내용을 개발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사고 한 관계자도 " 자사고를 공교육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시각에서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입시학원화했다는 비판은 사교육이 필요없는 전형별 입시체제를 교내에 구축했다고 볼수있기 때문이다. 자사고의 수시체제 상당부분이 일반고로 이식되는 과정이다. 공교육에서 사교육의 입지를 줄인 공을 이런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학교 프로그램을 느슨하게 만들어 대입을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사교육에 학생들을 내맡기는 예전상황으로 돌아가라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지원자 미달 문제 겪는 광역단위 자사고.. 타격 적지 않을 듯>
특목 자사고와 일반고를 가르는 핵심 중의 하나인 선발시기가 일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려의 시선과 반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현재도 학생부 중심 전형이 강화되면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원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불합격할 경우 원거리 고교나 선호하지 않는 고교에 배정될 것을 우려한 학생들이 생겨 지원률이 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국단위 자사고와 명문 광역단위 자사고를 제외하면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한 자사고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의 자사고 진학을 억제해 자사고를 고사시키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며 “학생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자사고 교장은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이 재수 위험을 부담하면서 자사고에 선뜻 지원하려는 학생이 나오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국모집 자사고에 비해 일부 미달을 빚고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에 대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자사고에 탈락하면 원하지 않는 고교에 진학하거나 고입재수, 검정고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지원할 인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사고에 지원하려던 자연계열 학생이 과고나 영재학교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들 학교의 인기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의 의도와 달리 초중등교육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 영재학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은 더욱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고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보를 얻고자 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자사고연합회장인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자사고 의견은 한 번도 듣지 않고 내놓은 불통 정책”이라며 “자사고 선택했다 떨어지면 비선호 학교에 강제로 학생을 밀어넣는 것은 비교육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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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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