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비대칭정보로 인한 시장실패'.. 자연 '함수의 응용, 물체의 운동'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숭실대가 지난 6월 실시한 2018모의논술의 기출문제와 해설이 담긴 모의논술 자료집을 최근 공개했다. 숭실대 모의논술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 약 2000명의 신청을 받았으며 인문/경상/자연으로 나눠 실시했다. 자료집에는 문제해설은 물론, 실제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답안을 스캔한 샘플답안과 상세한 채점평까지 담겨 모의논술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대학에서 실시하는 모의논술은 대학이 출제자로 참여해 논술전형의 출제흐름을 읽고 출제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모의논술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계열별 기출문제와 해설을 소개한다.

숭실대는 2018수시에서 논술우수자전형으로 349명을 모집한다. 별다른 지원자격의 제한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수능최저를 충족한 응시자 가운데 논술성적60%와 교과40%를 일괄합산해 고득점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인문 자연 경상 세 계열로 구분해 실시한다. 인문/경상계열은 국 수(나) 사/과탐(2과목평균) 중 2개영역 등급합 6이내이며 자연계열은 국 수(가) 과탐(2과목평균) 중 2개영역 등급합 7이내의 기준이다. 영어 한국사는 필수 응시해야 한다. 

논술시험은 11월18일 실시한다. 자연 오전8시30분부터 11시까지, 인문 오후12시30분부터 오후3시, 경상 오후4시30분부터 7시의 순서다. 시험은 각 120분으로 동일하다. 자연은 수학의 기본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수리적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문제와 과학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문제 등 두 문항을 출제한다. 인문은 정해진 형식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기 어려운 문제를 통해 논지의 효과적 전개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다. 경상은 도표/수식/그림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제시문을 출제, 종합적 해석능력을 평가하며 경제지식을 이용한 정량적 계산능력을 평가하는 내용도 출제될 예정이다.

숭실대가 지난 6월 실시한 2018모의논술의 기출문제와 해설이 담긴 모의논술 자료집을 최근 공개했다. 숭실대 모의논술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 약 2000명의 신청을 받았으며 인문/경상/자연으로 나눠 실시했다. 자료집에는 문제해설은 물론, 실제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답안을 스캔한 샘플답안과 상세한 채점평까지 담겨 모의논술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인문계열.. ‘소비주의와 물질문명’>
인문계 논술은 120분 동안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두 개의 문제에 답하는 방식이다. 문제별 소문항이 있으며 문제1은 1000자, 문제2는 800자 분량으로 작성한다. 답안지에 제목과 소제목을 달아선 안 되며,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을 작성해서도 안 된다. 인용 표시를 인용해 제시문의 문장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 외에는 본문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 써선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문제1
인문 모의논술 문제1은 [보기]의 사진자료와 함께 세 개의 제시문이 주어졌다. 바바라 크루거의 ‘나는 쇼핑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 담긴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물었다. 작품의 메시지가 쇼핑에 대해 긍정적인지 아니면 부정적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어느 입장을 취하든 상관없지만 선택한 입장에서 그림의 메시지를 제시문 (가)(나)(다)를 활용해 논리적으로 평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과 성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을 취사선택해 치밀하게 종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보기]의 제시된 그림은 비판적인 사회의식을 가졌던 예술가 바바라 크루거의 ‘나는 쇼핑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1987)’이다. 과도한 소비주의 물질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크루거의 대표작이다. 그림의 전면부를 차지하는 문구 ‘I shop: therefore I am‘은 이성 혹은 사고를 존재의 기반으로 봤던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 대한 패러디다. 소비와 상품구매능력을 존재의 기반, 더 나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지표로 삼는 현대인의 왜곡된 가치관을 꼬집고 있다. 

(가)는 ‘나는 생각한다, 그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의 결론을 다룬 글이다. 데카르트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만이 존재의 궁극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나)는 쇼핑의 공간이자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쇼윈도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역할에 대한 설명이다. 쇼윈도는 쇼핑하는 사람과 쇼핑의 대상인 상품 사이의 관계의 장이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가치교환을 활성화하고 모종의 가치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사회의 획일화와 집단성을 강화한다. (다)는 무소유를 지향하는 필자의 소망과 좌절이 담담하게 서술된 글이다. 물질의 소유가 마음을 소유하거나 소유의 대상인 물질에 집착하게 만들어 고결한 가치 추구를 방해하는 것을 개탄하며 ‘빔’의 실천이 물질주의로 가득 찬 ‘껍데기’ 인생이 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답안은 [보기]의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창작 의도에 관한 통상적인 해석에 얽매이지 않고 쇼핑을 옹호하는 쪽으로 논지를 잡아도 상관없다. 

그림의 메시지를 소비주의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읽는 경우는 (가) 혹은 (나)를 주장의 논거로 삼는다. (가)를 논지의 바탕으로 삼는다면 사람들이 쇼핑을 통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뒤따라야 하며, 그것이 (가)에서 주장하는 존재의 기반으로서의 ‘생각하는 나’의 관점에서 볼 때 비본질적인 것에 대한 집착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거론해야 한다. 이 경우 사회 전체의 획일화와 집단성 강화로 인한 개인의 독자성 훼손을 시사하는 (나)의 분석과, 비움의 철학이 궁극적으로 존재의 진정한 기반인 ‘생각하는 나’의 발견, 이에 근거한 인생에 대한 참된 인식과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다)의 동참을 지적할 수 있다. (다)를 적극 활용해 완물상지의 오류를 극복하고 비움을 내면화하면 껍데기만 남을 수 있는 위험을 피해 존재의 내실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을 부각시켜 소비주의 문화를 비판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제시문 (가)와 (나)를 앞에서 언급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림의 메시지를 소비주의 문화에 대한 예찬으로 읽는 경우, (가)와 (다)를 비판하고 (나)에서 소비주의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의 근거를 도출한다. 이 경우 인간이 사회를 떠나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에서 주장하는 커뮤니케이션, 가치의 위계코드, 기호체계의 교환과 같은 공유 매체로서의 상품의 특성과 그것의 진열 공간인 쇼윈도의 역할을 적시함으로써 소비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물질과 ‘생각하는 나’를 구분짓는 (가)의 이분법적 접근을 비판하고 (다)가 간과하고 있는 소비의 현대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다. 쇼핑을 소비문화 대신 물건을 사는 행위로 좁게 해석해 긍정하는 입장이라면, (가)(나)(다) 전부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 

[보기]는 경기도교육청의 ‘고등학교 미술창작’에서 활용했다. (가)는 르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성찰:데카르트 연구’를 일부 수정한 것이며 (나)는 쟝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그 신화와 구조’를 출제자가 번역했다. (다)는 신영복의 ‘나막신에 우산 한 자루’를 인용했다. 

-문제2
문제2는 보기자료의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세 개의 제시문을 활용해 추론할 것을 요구했다. [보기]에 제시된 친양자제도에 대한 설명을 읽고 친양자제도가 시행된 사회적 배경과 제도 시행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까닭을 추론/분석하는 문제다. (가)(나)(다)에 나타난 가족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친양자제도 시행에 어떤 난제가 개입돼 있는지 요령있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보기]는 친양자제도는 민법상 양자관계가 성립되는 경우 양자와 양자의 친생부모의 관계가 기존의 제도로는 단절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 10년이 지난 지금, 제도 도입의 취지가 무색하게 친양자 성립 후 파양이 된 경우, 양부모의 이혼, 부적응 또는 사정 변경 등 친양자제도 도입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사유들이 대거 등장했다. 통계 자료가 포함된 밑줄친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가)는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친족관계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재조합적 가족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가족이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이 협상되고 거래되는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주장이다. 친양자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가족 간의 수직적 요소, 즉 혈연과 생물학적인 관계에 근거한 기본가족에 대한 설명으로 전통적인(가부장적) 가족관을 반영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연속성이나 시간상의 연속성 등과 같은 핵심 개념들을 파악하고 (가)의 주장과 대비시켜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다)의 장발장과 코제트는 혈연관계가 없다. ‘장발장의 본능이 한 아이를 찾고 있었듯이, 코제트의 본능은 한 아버지를 찾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시사하듯 둘의 관계는 일종의 재조합적 가족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수평적인 재조합적 가족 속에 작동하는 가족성원 간의 연결고리의 성격을 설명하는 예로 쓸모가 있다. 

답안은 [보기]의 친양자제도의 도입취지와 시행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드러내야 한다. (가)(나)(다)에 제시된 가족 개념을 구분하고 개념을 활용해 [보기]의 친양자제도가 도입 취지와는 달리 역효과를 초래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추론, 분석해야 한다. 

[보기]는 한국가족법협회의 가족법연구 28권 1호에 담긴 박복순, 현소혜 저 ‘친양자 및 자녀의 성 본 변경제도에 관한 성인지적 분석’을 인용했다. (가)는 엔소니 기든스의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을 활용했으며 (나)는 앙드레 뷔르기에르의 ‘가족의 역사’에 담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서문 일부다. (다)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인용했다.   

<경상계열.. ‘비대칭정보로 인한 시장실패’>
상경계열은 인문논술과 수리논술이 출제됐다. 인문논술 문제1은 1000자 내외, 수리논술 문제2는 답안분량 없이 B4사이즈 답안에 작성한다. 

-문제1
문제1은 세 개의 제시문을 읽고 세 개 문항에 대해 1000자 내외로 답하는 형식이다. 문제1은 비대칭정보 현상의 개념과 발생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실제 현상을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고교 과정에서 배운 비대칭정보의 개념을 중고차 시장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 상황에 존재할 수 있는지 적용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비대칭 정보가 어떻게 해서 시장 실패 현상으로 이어지는지 수리적인 방법을 활용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제의도다. 

 

(가)는 비대칭정보의 개념과 이로 인한 시장실패에 대해 설명한다. 자동차 보험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시장실패의 사례를 나타냈다. (나)는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품질가치와 구체적 논의를 위한 구매자와 판매자에 대한 가정상황을 제시했다. (다)는 취업 시장에서 발생하는 비대칭정보로 인한 시장실패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항1의 경우 중고차 판매자가 중고차 구매자에 비해 품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갖는다는 설명이 핵심이다. 중고차 구매자가 품질에 대해 분포만 알기 때문에 실제 중고차 품질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설명이 중요하다. 

문항2는 중고차의 기대품질을 600만원, 450만원으로 계산하는 과정을 제시해야 한다. 첫 번째 중고차에 대한 평균품질을 600만원으로 계산해 900만원의 품질인 중고차 판매자가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설명이 핵심이다. 두 번째 중고차에 대한 평균품질을 450만원으로 계산해 가장 낮은 품질의 중고차만 시장에 남는 시장실패 현상을 제시해야 한다. 

문항3은 중소기업과 취업준비생 간의 비대칭정보가 존재한다는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발생할 수 있는 과정을 보수결정과정으로 설명하고 응답결과를 활용해 중소기업 구인난이 중고차 시장의 실패와 유사한다는 점을 기술해야 한다. 

제시문은 모두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의 내용을 활용했다. 교학사 씨마스 비상교육 천재교육 등 다양한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시장실패와 정부의 개입’에 대한 내용이다. 

-문제2
문제2는 수리논술이다. 네 개의 제시문을 읽고 세 개 문항에 대해 분량 제한 없이 답한다. 투자(자산관리)의 중요한 원칙인 수익성과 안정성 간의 상충관계를 이해하고 수리적/통계적 개념을 활용해 합리적 투자의사결정과 연관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제의도다. 제시문(가)에서 설명한 수익성과 안정성 간의 상충관계를 (나)에서 (다)의 수리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나)~(라)의 문제를 수리적/통계적 지식을 이용해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평가대상이다. 

 

(가)는 투자에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의 두 목표 간 상충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투자의사결정과정에 대해 기술했다. (나)는 안정성을 계산하는 이론과 공식에 대한 내용이다. (다)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투자의 기대수익률과 표준편차를 계산하는 공식을 기술했다. (라)는 구체적인 가정사항 하에서 포트폴리오 투자의 기대수익률과 표준편차 계산의 예와 함께 원금손실확률 계산방법에 대해 기술했다.

<자연계열.. ‘함수의 응용, 물체의 운동’>
자연계 논술도 120분 동안 두 개의 문제를 푸는 형식이다. 문제1의 풀이는 답안지 앞면, 문제2는 뒷면에만 작성하도록 했다. 답안분량 제한 없이 B4사이즈 답안에 작성한다.

-문제1

문제1은 유리함수와 초월함수의 적분법, 도함수, 수열 등의 수학적 기본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넓이, 최적화, 수열의 합에 응용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고자 출제했다. 예시답안은 다음과 같다. 

-문제2

문제2는 빗방울의 형성과 낙하현상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연현상을 화학평형의 관점에서 추론하고 이를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뉴턴 법칙, 역학적 에너지 보존 등을 적용해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예시답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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