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와 IBM경영사례 등 고전부터 최신 경영사례까지 연결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중앙대가 최근 발간한 2018 논술 가이드북을 통해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을 공개했다. 수험생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모의논술은 응시자 전원에게 개별첨삭을 진행, 수험생들이 중대 논술 답안작성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운 바 있다. 중대 언어논술은 여타 대학에 비해 제시문이 많아 한 문항 내에 여러 제시문을 비교 분석해야 하는 특징이다. 지난해 기출과 동일하게 모의논술도 제시문 9개가 출제됐다. 120분동안 9개 제시문을 읽고 세 문제에 답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읽되 제시문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대는 2018수시에서 논술 902명을 모집한다. 논술성적60%에 교과20% 비교과20%를 합산하는 일괄선발 방식이다. 수능최저도 적용한다. 올해 영어절대평가 도입으로 지난해 대비 기준이 다소 조정됐다. 인문계열, 서울캠 자연계열, 안성캠 자연계열, 의학부의 4개 유형으로 구분해 수능최저를 달리 적용하는 구조다.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5이내, 서울캠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5이내, 안성캠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2개영역 등급합 5이내를 각각 적용하며, 의학부 지원자는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의 4개영역 기준 등급합 5이내를 받아야 한다. 모든 지원자는 한국사 4등급 이내도 추가로 획득해야 한다. 영어 절대평가를 고려하면 교과와 마찬가지로 실질적 수능최저 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부 비중이 40%로 높은 편이지만 실제 당락은 논술고사를 통해 갈려진다. 교과/비교과 점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수준에 맞춰 출제될 예정이다. 논술고사 문제 유형은 인문사회, 경영경제, 자연의 3개로 구분된다. 인문계열 중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사범대학 간호(인문)은 인문사회논술, 경영경제대의 인문계열 모집단위 전체는 경영경제논술을 치러야 한다. 인문사회논술은 언어논술만 출제하지만, 경영경제논술은 언어논술에 수리논술까지 출제하는 차이가 있다. 자연계열은 수리논술과 과학논술로 과학논술은 생명과학과 물리, 화학 가운데 1개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는 방식이다. 

중앙대가 최근 발간한 2018 논술 가이드북을 통해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을 공개했다. 중대 언어논술은 여타 대학에 비해 제시문이 많아 한 문항 내에 여러 제시문을 비교 분석해야 하는 특징이다. 120분동안 9개 제시문을 읽고 세 문제에 답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읽되 제시문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진=중앙대 제공

<인문계열.. ‘용기와 가치’>
인문계열 언어논술은 제시문9개와 문제3개로 출제됐다. 문제1은 (가)~(라)를 읽고 각각의 상황에서 발휘되는 용기와 이를 통해 구현된 가치에 대해 비교분석하는 문제이며 문제2는 (라)에 나타난 상황변화에 대해 용기라는 맹자의 주장을 활용해 설명하도록 했다. 문제3은 돈키호테와 IMB 경영진의 의사결정 공통점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이다. 동서양 작품을 막론한 것은 물론, 고전과 최신 경영사례를 연결한 점이 돋보인다. 상이한 두 사례의 공통점을 파악해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 

(가)는 고교 문학교과서(천재교육/창비)에 실린 작자 미상의 서사 무가 ‘바리공주’에서 각각 발췌해 출제의도에 부합하게 일부 편집하고 원전을 활용해 보충한 글이다. 작품은 혼을 위로하고 극락으로 인도하는 오구굿에서 구연되는 무가다. 제시문에선 부모에게 버림받은 바리공주가 병든 부모를 위해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고 주저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홀로 저승으로 가 갖은 고초 끝에 약류수를 구해와 부모의 생명을 구한다는 무가의 내용이 압축적으로 묘사돼있다.

(나)는 독서와문법(창비) 중단원 통합활동에 소개된 글의 일부를 발췌했다. 글은 토마스 쿤의 과학철학을 들어 과학의 진보를 설명하는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과학의 진보’의 일부분으로 기존의 과학이론이 발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소수의 비추종자들의 저항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제시문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존의 패러다임 유지세력들에게 과감히 반기를 들고 끈질기게 공격하는 과학자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는 국어Ⅰ(교학사) 1장 문학의 세계에서 두 번째 글로 소개된 성석제의 소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서 발췌한 것이다. 작품은 서사문학으로 서술자인 민씨를 통해 주인공 황만근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시골의 작은 동네에 대대로 모여사는 농민 중 하나였던 황만근은 혀 짧은 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동네사람들에게 바보취급을 당하지만, 모두들 기피했던 농가부채탕감을 위한 농민궐기대회에 경운기를 끌고 참여하러 나가는 실천의식을 보인다.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모두들 주저하고 피하던 상황에서 유일하게 행동에 옮긴 황만근은 안타깝게도 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대중들에게 무시당하고 놀림이 됐지만 실상은 진실하고 용기있는 황만근의 모습에서 진실성과 실천정신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문학(비상교육)교과서에 실린 장영희의 ‘미안합니다’의 일부다. 학습목표는 광복 이후 문학의 전개 양상과 문학 갈래별 특성을 시대 상황에 접목해 파악하고 더 나아가 광복 이후의 문학을 통해 한국 문학의 특질과 전통을 이해하는 데 있다. 작품의 작가가 일상의 경험을 통해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갖는 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2000년대 수필이다. 작품에서 투쟁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던 작가에게 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는지 이해하고, 일상의 경험을 통해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갖는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됐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는 ‘EBS 수능특강 독서’에 실린 지문의 일부다. 맹자가 말하는 부동심의 실천적 행동력의 핵심인 ‘용기’에 대해 설명한다. 맹자에 따르면 용기는 크게 혈기의 단련을 통해 이뤄지는 ‘혈기지용’과 진실을 추구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의리지용’으로 나뉜다. 용기에 대한 맹자의 평가에 따르면 진정한 용기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통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선한 본성을 실현하는 용기다. 

(바)는 독서와문법(지학사) 교과서에 실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분서’의 전문이다.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폭압적이고 진실은 은폐하려하는 독재정권에 분연히 맞서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당당히 맞서는 지식인의 저항을 나타낸다.

(사)는 문학(비상교육) 교과서에 실린 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서 발췌한 후 출제의도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원전의 일부를 활용해 보완한 텍스트다. 소설은 서양 중세시대 기사들의 모험담을 통해 시대착오적인 이상과 허영을 풍자했다. 제시문이 묘사한 부분은 기사소설을 너무 탐독한 나머지 스스로 중세 편력 기사가 되기로 결심한 시골 귀족 돈키호테가 무사 수업 원정 중 풍차를 거인으로 잘못 알고 공격했다가 낭패를 보는 장면이다. 작가는 주변인의 조언을 경청하지 않고 환상에 빠져 오판한 적을 향해 돌진하는 시대착오적인 기사의 만용을 풍자하고 있다.

(아)는 경제(씨마스)의 ‘기업가정신과 혁신’, 경제(천재교육)의 ‘기업가는 혁신을 추구하고 불확실성을 감수한다’에서 각각 발췌해 출제의도에 부합하도록 일부 편집한 글이다. 제시문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위험부담이 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과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혁신을 이끄는 창조적파괴가 경제성장과 발전에 미치는 역할에 관해 말하고 있다.

(자)는 경제(천재교육) 교과서에 실린 ‘최고 경영자의 의사결정이 바꾼 두 기업의 상반된 운영’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글은 IBM 쇠퇴의 원인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진들이 범한 실수에 관해 말하고 있다.

문제1은 (가)~(라)에서 각각의 상황에서 발휘되는 ‘용기’와 이를 통해 구현되는 ‘가치’가 무엇인지 각각 정확하게 찾아냈는지 평가한다. (가)의 용기는 타인을 위해 모두가 주저하는 죽음을 위험을 무릅쓴 희생이다. 가치는 부모의 생명을 구하고 은혜를 갚은 효심의 실천을 뜻한다. (나)의 용기는 지배적인 주류 학문 패러다임에 맞서는 소수의 도전이고, 가치는 새로운 학설을 창설해 과학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다. (다)의 용기는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저함 없이 실행에 옮기는 실천이고, 가치는 사회의 모순과 부당함에 저항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라)의 용기는 반성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인정이다. 가치는 경쟁심 열등의식 자격지심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하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을 말한다.

네 개의 제시문에서 용기와 가치를 모두 정확히 파악해 제시했을 경우 25점~32점을 부여한다. 파악한 제시문이 적을수록 감점한다. 하나의 완성된 글을 논리적으로 구성했는지도 평가한다. 글을 시작하는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이 포함돼 있을 경우 최대8점을 부여한다. 글이 매우 논리적이거나 창의적일 경우 최대5점을 가산하며 글이 논리적이지 못하면 정도에 따라 최대5점을 감점한다. 글자수를 위반했을 경우,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경우, 답안 작성 시 제시문을 한 문장 이상 그대로 옮겨 쓸 경우 최소1점에서 최대5점을 감점한다. 

문제2는 (라)에 ‘나’에게 나타난 변화와 (마)에서 맹자가 말하는 용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맹자의 용기를 적절히 활용해 ‘나’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라)의 ‘나’는 과거에 삶을 투쟁으로 보고 항상 승리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스스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실천하지 못했으나, 자기 성찰을 통해 과도한 승부근성이나 열등감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하고 결국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실천한다. (라)의 ‘나’의 기존의 삶은 투쟁에서의 승리만을 추구했으므로 혈기를 단련해 승리를 쟁취하는 용기인 ‘혈기지용’을 실천하는 삶으로 볼 수 있으나, ‘나’는 자기성찰을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실천했으므로 자신을 뉘우치고 부끄러움 없이 선한 본선을 행하는 ‘의리지용’을 실천하는 삶으로 변화했다. 

(바)에서 나타난 용기를 파악하고 (마)에서 맹자가 말한 두 가지 용기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를 논리적으로 적절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바)의 시인은 양심적인 지식인을 위협하는 폭압적인 독재 체제에 분연히 맞서서 진실을 수호하고 정의를 지켜내고자 하는 용기다. (마)에서 맹자가 말하는 진정한 용기는 스스로 반성해 한  부끄러움 없이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 의리지용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당당히 폭압적인 체제에 맞서는 시인의 용기는 의리지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3은 (사)와 (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돈키호테식의 리더십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적절히 파악했는지를 평가한다. 돈키호테의 리더십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위험부담이 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과 유사하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혁신을 이끄는 창조적 파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점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사)와 (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돈키호테와 IBM 경영진의 의사결정에서의 공통적인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구성원의 의견과 조언을 경청하지 않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으며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지 않아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다. 미래예측 분석이 부족하고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했다는 점까지 모두 설명해야 한다. 

<경영경제계열.. '조건부확률과 기댓값'>
경영경제계열은 제시문은 (가)에서 (바)까지 인문계열과 동일하며 문제도 같다. 다만 수리논술이 출제된 차이다. 조건부확률을 이용해 기댓값을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조건을 주고 농작물 예상가격이 500원일 때와 100원일 때 어느 경우가 현재 농민A씨에게 유리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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