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대입 대입뉴스
서울대 공대 대학원 최초 미달.. 이공계 인재유출 조짐‘병역대체 전문연 폐지 영향’.. 교육계 강력반발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7.22 00:34
  • 호수 262
  • 댓글 0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대 공대 대학원 석사과정 모집에서 처음 미달이 생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공계 위기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대와 일부 언론에 따르면 9월 입학 예정인 대학원 후기 모집에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 37명 모집에 11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국방부가 이공계 대학원생 대상 병역 대체 복무제도인 전문연구요원제도(이하 전문연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나서는 등으로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부 언론의 20일 보도에 의하면 서울대 공대 대학원 석사과정 경쟁률은 2013년 전기모집 1.55대 1, 후기 1.23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후기 모집에서는 142명 모집에 137명이 지원해 0.96대 1로 미달을 나타냈다. 석박사통합과정을 포함한 박사과정의 경우 2013년 전후기 통합 경쟁률 1.2대 1에서 지난해 0.84대 1로 떨어졌다.

서울대 공대 대학원 미달 사태로 수면에 드러난 이공계 위기는 전문연구요원제도의 폐지와 맞닿아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방부가 병역자원 부족을 이유로 이공계대학원생 대상 병역대체 복무제도인 전문연제도를 2019년부터 폐지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후 교육계의 강력한 반발로 ‘검토중’이라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지만 교육부가 이공계 인재부족을 이유로 이공계 정원을 확대하는 프라임사업을 추진 중인데다 미래부가 이공계특성화대학 운영에 이어 SW중심대학 선정에 나서는 등 이공계인재 육성에 나서온 기조와는 정면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전문연제도가 폐지되는 경우 이공계인재가 다수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전문연제도는 우수 이공계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상당부분 방지했다. 국내대학에 한해 병역이행 의무가 대체되기 때문이다. 전문연제도 폐지의 영향으로 해외대학으로 진출하는 경우 해외에서 박사학위와 영주권을 취득한 인재들은 굳이 국내로 돌아올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인재 양성을 설립목적으로 한 과고/영재학교에서도 의대로 진학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계 최상위 인재의 의대선호현상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윤관석(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4~2016 과학고/영재학교 대학입학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과고 전체 졸업자 4000명 가운데 89명(2.2%), 영재학교 졸업자 1500명 가운데 130명(8.7%)이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2016 입시에서 서울대 입학포기인원 346명 가운데 37%가 공대 합격자로 드러난 점으로도 설명된다.

이공계 대학원생 대상 병역 대체 복무제도인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방침 이후 이공계 기피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최고 선호 대학인 서울대의 공대 대학원 모집에서 미달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문연 ‘석/박사 연구인력 경력단절 방지효과’>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병역자원 일부를 병무청장이 선정한 지정업체에서 3년간 연구인력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병역대체복무제도를 뜻한다. 석/박사 등 고급인력에 학문과 과학기술의 지속적 연구기회를 부여해 국가산업의 육성/발전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국방부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을 포함한 병역특례요원 제도를 단계적으로 감축해 2023년까지 완전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중에서도 박사과정 3년간 연구개발을 실시하는 박사 전문연은 2019년부터 폐지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자원 부족이 예상되는 이상 병역 특례제도인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장 폐지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지정업체로 선정된 자연계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수학 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박사 전문연’이다. 현재 일반대 대학원의 경우 대학원 학점 50%와 TEPS(텝스)점수 50%를 합산해 전문연 편입(선발) 여부가 결정되지만 KAIST GIST DGIST UNIST의 4개 과기원은 신입생 수만큼 전문연 인원이 배정되기 때문에 전문연구요원으로 자동 편입되는 구조다.

전문연 제도의 직접적 수혜대상인 4개 과기원은 즉각 반발했다. 박사 전문연은 단절 없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폐지에 반발하는 대학과 총학생회에서는 “전문연구요원 박사과정은 경력 단절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였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제도를 통해 과학기술 연구개발 발전을 선도할 수 있었다”면서 “여전히 우수 인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군 입대가 20~30대 우수 연구인력의 경력 단절을 초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과학계/산업계 전문가들과 의견청취 과정을 거치지 않고 국방의 관점에서만 정책을 추진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KAIST GIST DGIST UNIST 포스텍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국내 9개대학은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반대 의견서를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대학은 “지난 40여 년 동안 박사급 고급 연구 인력 양성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해 온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전문연구요원제도는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공계 인재의 연구 경력 단절을 해소하고 우수 인재들이 이공계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유인책으로 작용해왔다”고 말했다. 폐지 계획에 대해서 “병역자원 감소를 이유로 국가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핵심 이공계 인력의 연구 경력을 단절시켜 국가 경쟁력 약화를 유발하게 하는 결정이며 국반 인력자원을 양적 측면에서만 본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면서 “현대의 국방력은 과거와 달리 병역자원의 수보다는 탄탄한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첨단 국방기술과 무기체계로서 확보될 수 있으므로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우수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국방력 확보에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교육부와 미래부도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교육부는 “이공계 위축 우려가 있는 병역특례제도 폐지방안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공계 관련 부처인 미래부도 전문연구제도 존치 입장을 나타냈다.

<이공계인재육성 기조에 찬물>
전문연 폐지 논란은 이공계인재육성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공계 활성화를 도모하던 와중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는 분석이다. 군인력 부족이라는 명분을 지니고 있음에도 비판 받는 이유다. 박사 전문연 인원이 1000명 규모에 그친다는 점에서 군인력 확충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밝힌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군복무 단축’ 기조에 비추어 전문연 폐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교육계에서는 박사 전문연 제도의 의의를 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가 적극 추진해온 프라임 사업은 이공계 활성화를 전면으로 내걸고 있진 않지만 실질을 들여다보면 대학의 정원구조를 이공계로 대거 이동하는 사업이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 PRIME)’의 줄임말로 대학이 양성하는 인재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실시됐다. 연 2000억원, 3년간 6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추진됐다. ‘인문계열 인력은 남고, 이공계열 인력은 부족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미래부 사업에는 SW중심대학이 대표적이다. 이공계 가운데에서도 최근 주목도가 더 높아진 SW관련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20개대학이 사업에 선정됐으며 2019년까지는 30개대학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선정된 대학에 대해서는 최장 6년간, 연 평균 20억원의 지원이 이뤄지는 등 역시 규모가 막대하다.

전문연제도 폐지 방침으로 그간 이공계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주도 사업의 목적이 훼손된다는 우려다. 이공계 정원은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교육부 미래부 등 정부가 보여준 시그널은 국가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워보겠다는 의지였다. 반면 국방부의 전문연 폐지 방침은 이공계 기피를 부추기는 셈이 됐다. 인문계열의 취업난에 대비돼 이공계 선호 현상이 부각됐지만 서울대 공대 대학원도 미달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우려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진학’ 등 자연계 최상위인재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 우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는 의학계열 선호 현상과 맞물려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6년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 3135명 가운데 발생한 346명의 입학포기인원 중 37%가 공대 합격자로 밝혀지기도 했다. 2012년 합격 포기자 수가 122명이었던 공대는 2013년 135명, 2014년 136명, 2015년 136명으로 꾸준히 발생했다. 국내 최고 선호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임에도 공대 포기사례가 발생하는 이유는 의대선호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대학이라는 점 때문에 서울대 공대/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면서 타 대학 의대에 동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설립근거 자체에서부터 이공계 인재 양성을 내걸고 운영중인 과고/영재학교에서조차 의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윤관석(더불어민주)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제공한 ‘2014~2016 과학고/영재학교 대학입학 현황’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과고 전체 졸업자 4000명 가운데 89명(2.2%), 영재학교 졸업자 1500명 가운데 130명(8.7%)이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교육부가 올해 초 과고/영재학교 의대진학 방지대책으로 추천서 작성 거부, 장학금/지원금 회수 방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미 일부 영재학교/과고에서 도입해 실시하고 있었지만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학금/지원금을 모두 반환하겠다고 하는 경우 의대 진학을 막을 도리가 없고, 추천서 작성 거부도 추천서를 필수로 요구하는 전형의 모집인원이 적다는 점에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반고 대비 막대한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고교에서 설립취지에 반하는 진학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문연 폐지는 기피현상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최상위 이공계 인재들은 과고/영재학교를 거쳐 이공계특성화대학이나 서울대 등으로 진학하는 것이 통상의 예다. 특히 박사과정을 염두에 두는 경우 전문연 제도의 존재가 진학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현재 과고/영재학교에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내심 이공계와 의대 사이에서 저울질 하던 학생들은 대다수 의대로 마음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공계 인재 해외 유출 우려까지>
이공계인재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대학 관계자는 “우수 인력들이 해외에 눈을 돌리지 않고 국내 진학을 결심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전문연 제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대학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병역대체복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연 제도가 사라지면 대학원 진학을 앞둔 인재 중 상당수가 해외대학으로 진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기피, 이공계 인재 해외유출 현상은 국가과학기술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연 폐지에 반대하는 9개대학 역시 “국가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이공계 인재가 절실한 상황에서 전문연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여백

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수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