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 김병준 부총리 18일만에 사퇴 ..'후안무치한 이중잣대'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을 두고 사퇴 성명서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 스스로의 논문 표절 사안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한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의 줄임말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타인에겐 엄격하나 자신에겐 너그러운 자기합리화를 일컫는다. 

일부언론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 의혹을 두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김 후보자는 1983년부터 2009년까지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중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교수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노조 결성 초기 사무총장으로 활약한 김 후보자는 단독 입후보한 끝에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2006년 7월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 전 부총리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21일 취임했지만, 교수노조 등의 문제제기로 인해 취임 18일 만인 8월2일 사퇴했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지도제자의 박사학위 논문데이터를 활용해 학술지에 발표한 점과 같은 논문이 2개 학술지에 발표된 뒤 재정지원사업 실적으로 중복 보고된 사실이 불거져 비난을 받았다. 논문 데이터 문제와 중복게재 모두 해명했지만, 교수노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시 교수노조는 김 부총리의 사퇴를 주장하며 “도덕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지휘 감독하고 교수들의 연구를 촉진시켜야 할 교육부총리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상태”라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으면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과 자폐에 빠진 집단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서 "새 교육부총리를 임명하기 전에 교육의 주체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비난도 덧붙였다. 

화살은 청와대로도 향했다. 교수노조는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도덕불감증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소한 실수라느니 이미 청문회가 끝났다느니 하는 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11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자도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민간단체인 연구진실성검증센터에 따르면 1982년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은 130곳이 표절이며, 1992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에선 정확한 출처 없는 인용이 44곳이다. 1997년 한신대 논문집에 발표한 논문이 1개월 전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기관지에 발표한 내용과 같아 중복 게재로 인한 실적 부풀리기 의혹도 더해진다. 김 전 부총리의 논문표절 의혹과 비교했을 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란 게 학계의 평가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논문 표절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며 별다른 문제가 아니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 한 관계자는 "김후보는 석박사 논문 포함 3개 논문으로 교수라고 하기도 창피하다. 11년전 '도덕불감증' 운운하며 사퇴 요구를 했던 김병준 부총리는 임명 18일 만에 사퇴했다.  전형적인 이중잣대다. 학자로서 양심도 없는 후안무치한 행태다.  당시 김병준 부총리에게 쏟아냈던 화살들을 다시한번 곱씹어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교육계에서는 김 후보자의 행적을 두고 ‘이중잣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한 대학 교수는 “연구윤리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장관이 논문표절 의혹을 받는 것부터 문제”라며, “전 부총리의 논문표절에 대해서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본인의 논문표절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중잣대’는 더 큰 문제기에 실망이 크다. 도덕적으로 교육적으로 자격상실 상태에 빠졌다는 비난은 그대로 김 후보자에게 적용가능한 발언이다. 지금이라도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을 두고 사퇴 성명서를 낸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경기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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