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학종 활용법 유의 '교과 연결 무게'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한국형온라인 공개강의(K-MOOC)를 활용하는 청소년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K-MOOC가 전공적합성을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한 실마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적인 강의 보다는 개론이 많다는 점도 청소년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서울대와 KAIST 포스텍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20개 대학이 K-MOOC 컨텐츠를 집중 제작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최고 대학의 유명 교수의 강의를 무료로 들어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K-MOOC를 자기소개서에 활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학업수준을 자랑하기보다는 특정 분야에 대한 배움의 노력, 열정 등을 소개하는 도구로 자연스럽게 MOOC나 TED 등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4일 시범운영 이후 6월2일 밤 12시까지 K-MOOC 홈페이지 누적 방문 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10대 이용자가 비율이 급속히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사진=K-MOOC홈페이지 캡쳐

<10대 이용자 급증>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4일 시범운영 이후 6월2일 밤 12시까지 K-MOOC 홈페이지 누적 방문 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수강신청자 수는 10만7129명, 회원가입자 수는 7만3767명을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확히 말하면 100만 명 돌파가 아닌 100만 클릭 수 돌파”라며 “수강신청자 수 10만명 돌파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인기 상승 속에 10대(20세 이하) 회원가입자는 급속히 늘고 있다. 2월29일이부 6월2일까지 약 석달간 20세 이하 회원가입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9% → 15.2%로 6.3%p 늘었다. 반면,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제히 소폭 하락했다.

20세 이하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최근 주요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의 대폭 확대를 골자로 한 2018학년 전형계획을 일제히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학종시대가 열리고 있다. 학종은 교내 활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토익과 토플, 각종 경시대회, 외부수상 경력 등을 자기소개서에 적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무크 강좌는 사교육이 아닌 공익적 컨텐츠로서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성을 갖춘데다 강의의 질적 수준도 높아 학종의 실마리로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령대 별로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20대가 가장 많아 28.21%(2만806명)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40대가 19.85%(1만4642), 30대가 18.17%(1만3401명) 순이었다. 이어 청소년을 뜻하는 20세 미만이 15.2%(1만1211명), 50대가 13.45%(9922명) 순이었다. 학력수준별 누적 회원가입자 수는 현재 대학생을 뜻하는 학사가 38.39%(2만8319명), 고졸 20.03%(1만4777), 석사 및 전문대학원 15.41%(1만1365명), 중졸 6.98%(5152명) 박사 5.24%(3866) 순서로 많았다. 20대 이용자가 주축을 이루는 배경은 대학생들의 경우 K-MOOC의 실용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대와 KAIST, 포스텍은 5개 K-MOOC강좌를 개발하고, 강좌당 2학점을 인정하는 학점교류를 추진 중이다.

<K-MOOC 활용 사례>
다만, 상당수 학생들이 K-MOOC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 꼭 자기소개서나 학생부에 소개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를 공부하는 학습도구로서 충분히 유용하다. 특히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9월까지 강좌 수가 100여개로 대폭확대 되면 경제와 수학 물리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울대가 발간한 입학처 웹진 아로리에는 K-MOOC와 기존 TED 등의 온라인 강의를 자기소개서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서울대가 제시한 긍정적 자소서는 “윤리와 사상을 공부하면서 철학자의 삶과 시대가 그 사상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현대사회에 결여된 가치,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지 궁금해져 하버드대 OCW강의인 ‘정의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등을 찾아봤다. 철학적 고민을 통해 도덕결여, 인간소외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 신선하면서도 타당하다고 느꼈다”였다.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학생이 노력한 배경, 과정, 결과 등을 드러낸 데 더해, OCW를 듣게 된 계기를 자연스레 자소서에 녹여냈다. OCW를 K-MOOC, TED 등으로 치환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기존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TED, K-MOOC 등의 온라인 강의를 자소서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자신의 학업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온라인 강의는 학습의 과정에서 더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한, 학생의 학업에 대한 열의를 나타내는 소재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나, 학업능력 과시의 측면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학업능력은 학생부와 일반전형에서의 구술면접 등에서 충분히 검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에 온라인 강의 내용을 담고자 하는 수험생들이라면 필히 참고해야 할 사례다”라고 평가했다.

<참여대학 20개교 강좌수 100여개>
현재 K-MOOC에는 주요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학, 거점국립대 등을 주축으로 10개 대학이 컨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그밖에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활용한 강좌를 제작, 제공하는 대학도 많다. 강좌수는 9월까지 100여개로 확대된다.

올해초 K-MOOC 사업에 신규선정된 대학은 경남대 대구대 상명대(천안) 성신여대 세종대 숙명여대 영남대 울산대 인하대 전북대 10곳으로 각 2~3개씩 총 21개 강좌를 개발해 9월부터 서비스한다. 대학들은 각자 자신의 강점분야를 중심으로 강의를 개발, 강의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종대는 사물 인터넷, 드론 항법 제어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예술을 융합한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특화 강좌를, 울산대는 '산학협력 및 의학·건강교육' 중심의 강좌를 개발하기로 했다. 성신여대는 유명 발레리나 김주원 교수의 발레 강의 등 '문화/건강복지' 관련 강좌를, 전북대는 지역적 특성을 연계해 판소리, 한옥, 한식 등을 주제로 한 강좌를 개발할 예정이다.

2015년 사업에 선정돼 27개 시범강좌를 진행하며 경험을 축적한 10개교도 9월부터 총 39개 강좌를 새로 개발한다. 2015년 K-MOOC 사업 선정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스텍 KAIST 한양대 10개교다. 특히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곽금주 교수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교수들도 직접 K-MOOC 강좌를 진행한다. 대학총장을 지낸 연세대 정갑영 교수도 경제학 입문강의에 직접 나선다. 정 전 연세대총장의 ‘경제학 첫 걸음’ 강좌는 지난해 인기강좌 1위를 차지한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와 맞붙으면서 서울대-연세대의 경제학 입문강좌 맞대결도 펼쳐진다.

강의 주제가 확정된 85개 강좌를 기준으로 계열별 강좌 수는 사회 24개로 가장 많다. 이어 공학 18개, 인문 14개, 자연 11개, 예체능 5개, 의약 3개, 교육 3개 등이다. 그 밖에 이공계전공기초 5개와 한국학 강좌 2개도 새롭게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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