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404명 규모...일부 예체능 66명 제외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한성대가 2017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국내 대학 최초로 전원 무계열 통합선발한다.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1년 뒤 2학년 전공 선택 시 계열/학점과 상관없이 원하는 전공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외면을 받지 않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노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플러스' 등급을 받은 한성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파격적인 학사구조개편안을 12일 공개했다. 구조개편안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과 동의, 대학의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확정됐다.

구조개편안에 따르면, 한성대는 2017학년 입시에서 총 1458명의 입학정원 중 수시모집에서 72.3%인 1054명을, 정시모집에서는 27.7%인 404명을 선발한다. 가장 큰 변화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100%로 전원 인문/자연계 구분 없이 무계열로 통합선발한다는 점이다. 단, 대입 사전예고제에 따른 전형변경 어려움 등을 이유로 예체능계 일부 학과 66명은 제외된다. 일부 모집단위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한 것은 파격적이다.

 
다만 교차지원을 전면허용하면서도 수능 응시영역에 따라 가점이 부여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가)형 응시자에게는 가점을 부여한다. 특정 계열에 합격자가 집중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계열별로 시험 난이도에 따라 점수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탐구영역은 10%, 국영수는 각 30%를 반영한다.

정시모집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은 2학년 진급 시 계열과 관계없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학부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도 예술학부와 디자인대학 등 일부 분야는 제외된다. 학생들은 전공을 정한 이후에도 전 학년에 걸쳐 전부(轉部, 학부를 바꾸는 것)나 복수전공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한성대 관계자는 “정시모집 인원은 전체 정원의 27.7%를 차지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에게 전공 선택의 자유를 부여해도 문제 될 게 없다”며 “규정상 학과/부 정원의 120%까지는 받을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시 신입생들은 성적에 상관없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전공선택의 자유에 이동의 자유까지 허용한 것은 경쟁을 위해서. 한성대는 이번 조치로 정원이 유연화해 전공별 학생유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공교수들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교수법을 개발하고 전공 차원에서는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다. 한성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1학년 과정에서 학부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한성대의 실험은 의대나 치대, 수의대, 간호대, 사범대 등 특수단과대학이 없기 때문에 타 대학에 비해 자유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문/이과 교차지원은 융합과 통섭이 화두로 떠오른 이후 대학마다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대학 교육과정상 수학이나 과학 등 특정 과목을 필수 이수해야만 하는 모집단위는 교차지원에서 제외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성대도 미술/디자인 계열은 교차지원에서 제외했다는 점에서 엄밀히 따지면 전원 교차지원 허용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성대는 수시에서도 학과나 전공 단위를 넘어 학부나 단과대 범위로 선발하는 광역단위로 모집을 실시한다. 모집단위 광역화는 IT공과대학(424명),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243명), 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185명), ICT디자인학부(56명) 등에서 시행되며, 총 모집인원은 908명이다. 수시모집 정원 1054명의 86.1%에 달하는 규모다.

한성대는 관계자는 "모집단위 광역화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할 분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 다음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1학년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학문분야에 대한 체험이 이뤄지고 특히 2개 이상의 복수 트랙을 선택하게 해 보다 폭넓은 지식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문사회 정원을 줄이고 공대를 늘리는 학과구조개편도 진행한다. 먼저 크리에이티브인문예술대학(옛 인문대학)과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옛 사회과학대학)의 정원을 줄여 124명을 IT공과대학으로 이동시킨다. 기계/전자 분야 관련 학과는 융합학부로 확대 개편하고, 한성대의 특성화 분야인 IT(정보기술) 분야 집중 육성을 위해 기존의 컴퓨터공학부와 함께 IT융합학부를 신설한다. 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와 사회과학부는 각각 4개와 5개 학부 및 학과를 없애고 디자인대학은 기존전공 구분을 없앤 2개 학부로 운영된다.

한성대 관계자는 “프라임사업에 신청하지 않았지만, 기존 대학이 가진 고정적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 교육과정 개편을 논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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