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출제오류 오명 탈피.. 수능 등급제공 '수능납치' 차단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14일, 김영수(55)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평가원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여러 언론사에서 쇄도한 인터뷰 요청을 뿌리쳤던 김 원장 입장에선 고작 1년의 기간에 불과한 자신에 공과라 하며 드러내는 게 민망할 수도, 어쩌면 아직 할 일이 많아 아쉬울 수도 있지만, 단 1년 만에 평가원의 이례적 파격적 행보를 이끈 김 원장의 1주년은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다.

김 원장 취임 이후 첫 시행된 2016학년 수능은, 2014학년 2015학년 2년 연속 출제오류를 빚으며 뒤집어쓴 오명을 말끔히 해소한, 오류 없는 성공적 수능으로 평가된다. 2016 수능은 6월모평 9월모평 대비 변별력을 어느 정도 갖춘 난이도의 수능으로 일부 원성도 있지만, 교육계에선 오히려 반기는 바람직한 결과다. 쉬운 수능 기조 아래, 선발하는 대학도 지원하는 수험생도 '운'을 조건으로 안고 있던 구조적 맹점을 어느 정도 해소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년 가까운 경력의 입학처장(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으로 입시 메커니즘을 꿰뚫고 있는 공력이 발휘된 '수시 수능점수 등급만 제공' 방침은 김 원장 아니고선 할 수 없는 조치였다. 평가원은 그간 대학들이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체크하는 데 활용할 수능성적을 제공해왔다. 문제는 수능성적이 필요한 등급 외에 백분위 표준점수까지 제공되어 오면서 일부 대학의 '꼼수' 빌미로 작용해왔다는 데 있다. 일부 대학이 수시 전형요소 외에 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수능성적을 통해 변칙적으로 수능 고득점자를 합격시킴으로써 '수시납치'까지 가능케 한 통로였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손을 댄 게 바로 수능성적 제공방식이었고, 김 원장을 통해 수시 수능최저에 활용할 수능성적은 등급만 제공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다만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 2017 한국사 필수, 2018 영어 절대평가 시행을 앞두고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그간 국수영 대비 관심도가 낮아 해마다 출렁이는 탐구영역의 난이도 조정이 바로 그 과제다. 특히 지난해 '물Ⅱ송합니다'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물Ⅱ 난이도 조정 실패는 올해 수험생들이 물리뿐 아니라 과탐Ⅱ 과목을 전반적으로 기피하는 현상까지 낳았다. 서울대 KAIST 등 최상위권 대학에 필수적인 Ⅱ과목에 대한 수험생 기피는 올해 또 다른 입시 기형을 양산할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대성학원 등 사교육기관과 전국 최상위 자연계열 성과가 두드러지는 고교현장에서부터 문제제기가 상당한 상황으로, 평가원이 새로 받은 숙제라 하겠다.

▲ 김영수(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앞으로 남은 임기 2년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취임 이후 단 1년 만에 수능출제오류로 인한 오명을 말끔히 씻고, 약간의 변별력만으로도 수능의 당위를 입증하며, 둔감한 수능성적 제공방식 업무처리를 개선해 '수시납치' 빌미도 잡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2년연속 수능오류 오명 씻어낸 '성공적 수능'.. 변별력 제고까지>
김 원장이 취임 이후 첫 시행한 2016학년 수능은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 입장에선 성공적인 수능이라 할만하다. 2014학년 2015학년 2년 연속 출제오류로 인한 오명을 씻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수능 출제오류가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2년 연속 출제오류가 나온 걸 감안하면 그리 녹록하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다. 2년 연속 출제오류로 인해 평가원장들이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면서 김 원장이 평가원장으로 자리하기까지 5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 수장 없이 5개월 가량을 버텨온 흑역사를 안고 있던 평가원으로선 2016학년 수능에 출제오류가 없었던 결과는, 외부로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안도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라 할만하다.

평가원이 안고 있던 대표적 숙제는 연이어 발생한 수능 출제오류의 문제였다. 2014학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이어 2015학년 생명과학Ⅱ 8번 문항과 영어 25번 문항에 출제가 발생했다. 2014학년 출제오류는 2015학년 출제오류 이후 평가원의 늦장 대처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평가원의 출제오류 시인 늦장 대처는 성적이 변경된 1만8884명의 피해학생을 양산했다. 이들 중 합격임에도 불합격 판정을 받은 피해학생 구제를 위해 각 대학은 2014학년 대입전형 결과를 재산정해 추가합격 대상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고, 629명의 추가합격 대상자가 나오는 혼란을 야기했다.

정작 출제오류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2014년 12월 수능개선위원회까지 발족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봐도 무방하다. 출제오류가 아닌 문제만 더듬다 알맹이는 놓쳤기 때문이다. 김 원장 취임 직전인 2015년 3월31일 발표된 '수능출제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현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수능출제오류 개선부터 출발했지만 EBS 연계 문제와 절대평가 도입 등 수능 전반에 대한 재검토로 기대를 키우며 현장을 들쑤셨다. 입시 전반의 개선에 관한 기대를 키웠지만 정작 나온 결과물은 가장 관심 있는 난이도 안정부분과 장기적 절대평가에 대한 방침은 빠진 채, 수능출제 일부 개선방안과 영어 EBS 연계에 대한 보완책이 제시된 데 그쳤다. 실질적인 수능출제 시스템과 관련한 숙제를 남긴 셈이다. 개선위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수능분석위원회 설치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선 수능출제위원들의 신뢰도 문제를 지적하며 특정 대학 출신의 일명 '수능 마피아' 출제위원 인맥 구조가 내부에서의 오류지적을 어렵게 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교수와 교사 풀의 확대를 위한 기반마련 요구도 있었다.

김 원장은 취임 이후 수능 출제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능 출제위원장과 동등한 급의 검토위원장을 신설, 오류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원장이 2년 연속 발생한 수능 출제오류 사태에 대해 지난해 10월, "올해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을 정도로 탄탄한 운영체계를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토위원장은 문항검토를 자율적으로 통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함으로써 그간 현장에서 '수능 마피아' 출제위원 인맥구조로 탓에 검토위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소지를 철저히 차단했다는 평가다. 수능개선위가 마련한 제도를 6월모평 때부터 적용, 9월모평까지 문제오류는 물론 이의신청과 심사과정 적용에서도 없었다.

게다가 2016학년 수능의 난이도는 교육부가 주장해온 쉬운 수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변별력을 세움으로써 긴장도를 높여, 수능의 당위를 입증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6 수능은 평가원의 6월모평 9월모평 대비 다소 어렵게 출제되며 체감난도를 높인 바 있다. 실제 수능의 영역별 1등급컷 역시 모평 대비 하락한 결과다. 일부에선 '불수능' 비난도 있었지만, 교육계에선 사상 최악의 물수능으로 기록된 2015 수능 대비 변별력을 갖추면서 수능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여전히 쉬운 수능인 건 맞지만, 만점자수가 2015학년 29명에서 2016학년 16명으로 크게 줄었고, 2015학년 수능에서 1등급컷이 무려 100점, 만점자가 6630명이나 됐던 수학B형은 2016학년 수능에서 1등급컷 96점으로 변별력을 갖췄다. 2015학년 수능에서 1등급컷이 98점, 만점자가 1만9564명이나 됐던 영어는 2016학년엔 1등급컷 94점으로 변별력을 확실히 갖췄다. 가히 '영수의 반격'이라 할만하다. 약간의 변별력을 갖춘 것만으로도 정시지원의 기형폐해를 막았다는 평가다. 6월모평 9월모평의 매우 쉬운 출제기조에 익숙했던 수험생들의 체감난도는 더욱 높아지면서, 상위권을 중심으로 소신/안전지원 추세가 이어졌다. 6월모평에선 국어B형 영어의 1등급컷이 100점, 9월모평에선 국어A형 수학B형 영어의 1등급컷이 100점일 정도로 쉬운 출제가 이어진 바 있다. 약간 어려워진 수능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정시 경쟁률 동반하락까지 이끌기도 했다. 잔뜩 낀 지원시장의 거품을 빼낸 것이다.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앞두고 대학들의 수시 학생부종합 확대가 예고된 상황에서 고교현장에도 새로운 주문을 넣은 셈이 됐다. 문제풀이식 수능공부에 올인했던 고교들의 정시실적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수능준비를 깊이 있게 또는 학습 자체에 깊이를 두는 데 방점을 찍어 정시는 재수생에 돌리고 재학생엔 확대되는 학종을 대비할 수 있는 체제마련의 숙제를 안긴 것이다.

<입학처장 출신의 공력.. '수시납치' 제동>
김 원장의 공력이 가장 빛을 발한 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시 전형에 활용할 수능성적 제공방식을 단박에 바꿨다는 데 있다. 등급은 물론 백분위 표준점수까지 모조리 손쉽게 제공해온 수능성적 제공방식을 등급만 제공으로 바꾼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해 4월14일 취임 직후, 수시 전형에 활용할 수능성적 제공방식을 등급만 제공하는 것으로 바꿨다. 수시 전형요소를 배제하고 수능점수 고득점자를 합격시키는 일부 대학의 '수시납치'에 제동을 건 것이다. 김 원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세운 공과로, 다년간의 입학처장 경력이라는 공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에서 최소한 학업능력 기준으로 적용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은 등급만을 가지고 판단한다. 때문에 평가원이 각 대학에 제공하는 성적자료는 상식적으로 등급만일 것이라 여겨져 왔다. 일반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고교 진학교사들까지 당연시 여기던 사항이었다. 문제는 등급만 제공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베리타스알파는 그 동안 평가원의 대학 제공정보가 등급뿐 아니라 백분위 표준점수까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단독] 수시관리 '구멍'.. 평가원 표준점수 백분위 성적제공(2014년 12월7일자), [단독] 성대 수시의 또다른 의혹.. '예비번호가 없다?'(12월9일자), [2015 수시 결산]수시의 투명성 '흔들'..시스템 보완해야(12월17일자)) 베리타스알파는 이로 인해 일부 대학이 수능정보를 가지고 수시전형에서 수능성적 우수자를 선발하는 '변칙'을 써왔다는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2014년엔 모 대학이 수능만점자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합격시키면서 수능최저 확인과정에서 만점자임을 확인하고 합격시킨 게 아니냐는 '수시납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원장은 취임 직후 성적제공을 ‘등급만 제공’으로 단박에 바꿔버림으로써, 수시납치 부작용 원인을 차단시켰다. 대학들은 2016 대입부터 등급만 기재된 수능성적을 가지고 수능최저 충족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

다만 평가원이 아예 PASS/FAIL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닌, 등급만 제공하는 점은 아쉬운 측면은 있다. 등급만 제공해도 수능최저를 간신히 맞췄는지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을 맞췄는지 여부가 '변칙'을 이어가게 하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차원의 세심한 관리도 필요하다. 일부 대학이 평가원이 제공하는 정보 외에 수험생에 별도 성적표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평가원의 그간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모두 제공해온 정보방식은 평가원의 독자적 결정이 아니라, 교육부와 대교협이 매년 대입의 기본틀을 정하는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따른 것이었다. 교육부와 대교협이 정한 기본사항에는 평가원이 수시 수능최저 등급 확인을 위해 '백분위와 표준점수 포함해 제공하라'고 적시되어 왔다. 결국 평가원의 '입시꼼수' 척결을 위한 행보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교육부 대교협이 내놓는 기본사항의 손질부터 선행되었어야 했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탐구영역 난이도 조정 숙제.. '과탐Ⅱ 불리' 오해, 출제수준으로 차단해야>
수능 출제오류를 막고 약간의 변별력으로 대입거품도 빼면서 수능성적제공방식 혁신으로 입시꼼수까지 차단한 김 원장에 숙제가 또 있다. 올해 탐구영역 난이도 조정이라는 숙제다. 특히 과탐이 문제다. 과탐은 사탐과 달리 상위권 대학들이 국어보다 더 높은 반영비율을 제시하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희비가 극명, 이과학생들의 탐구선택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올해 수험생들은 지난해 수능난이도 학습효과로, 과탐Ⅱ 기피현상이 심한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자 25명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나올 만큼 자연계 최상위권 재수생들의 집결지로 알려진 강남 대성학원의 자연계 수험생들과 지난해 서울대 정시등록실적 전국 5위 이내 드는 A고교 이과반 상위권 학생들의 과탐 선택경향을 분석한 결과, 강남대성 N수생들의 과탐Ⅱ 선택 비율은 절반 가량 감소했고 A고교 이과반 인원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Ⅱ과목을 선택한 비율이 지난해 40.79%에서 올해 28.62%로 크게 줄었다.

과탐Ⅱ 기피현상은 우선 지난해 수능에선 만점자의 백분위가 94점이었던 물리Ⅱ가 보인 충격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물Ⅱ송합니다'라는 신조어까지 낳았을 정도다. 지난해 수능에서 특히 문제가 됐던 탐구영역은 물리Ⅱ와 지구과학Ⅱ였다. 물리Ⅱ는 11.56%의 만점자로 백분위 94점, 지구과학Ⅱ는 8.02%의 만점자로 백분위 96점이 나왔다. 반면 화학Ⅱ는 1% 미만의 만점자로 백분위 100점, 생명과학Ⅱ는 2.5%의 만점자로 백분위 99점이었다. 화Ⅱ와 생Ⅱ에선 수험생들이 입는 손해는 없거나 매우 적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물Ⅱ와 지Ⅱ에서 '사태'가 일어난 탓에 아예 과탐Ⅱ 응시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수능 난이도조절 실패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작용하는 탐구영역 학습의 폐해를 낳은 셈이다.

Ⅱ과목 선택시 일정부분 불이익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자연대 최상위권 의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상황까지 맞물려 의대 지원 일변도의 성향을 가진 수험생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높다. 서울대가 과탐에 Ⅰ+Ⅱ를 요구하고, KAIST도 적은 인원이긴 하지만 정시에 과탐Ⅰ+Ⅱ를 요구하는 등 최상위 대학들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과탐Ⅱ 학습효과는 최근 몇 년 간 문호가 확대된 의대로의 진학열풍과 맞물려 Ⅱ과목 기피현상을 내고 있다. 서울대 의대 진학을 포기한다면 Ⅰ+Ⅰ으로도 의대에 진학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Ⅰ+Ⅱ조합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Ⅰ+Ⅱ로 얻을 실익이 적다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학습효과에 '의대효과'가 가져다 준 과탐Ⅱ 선택 감소라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이 지난해 물리Ⅱ 사태가 이례적 사건임을 들며, 서울대 KAIST 등 최상위권에 지원할 수 있으려면 Ⅰ+Ⅱ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수험생들이 할 공부가 많은 부담까지 있는 과탐Ⅱ로 시선을 돌리는 건 힘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당장 Ⅱ과목이 적용되는 6월모평부터 오해소지를 차단해야, 본 수능에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통에 안팎 보듬는 소통능력 괄목>
김 원장은 평가원에 자리하기 이전부터 이미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전임자가 수능출제 오류로 낙마하면서 부담이 집중된 평가원장에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현직 입학처장으로 대입현장의 내공이 강하다는 데 의미가 컸다. 대입변화가 극심했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만 5년간 서강대 입학처장을 지내면서 내공을 다진 김 원장이 2013년 입학처로 컴백할 당시 교육현장엔 김 원장의 귀환 자체가 큰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사회변화의 핵심을 꿰뚫는 시각이 남다른 사회학자이면서 변혁기의 대입흐름을 헤쳐나간 당시 김 처장의 이력을 업계가 기억하고 있던 것이다. 상위권 대학 입학처장 가운데서도 대입흐름을 구석구석 꿰고, 정부의 교육정책 맥을 제대로 짚어내는 대표적 인물로 통해온 김 원장은 2013년 2월 서강대 입학처장으로 컴백하기 직전인 1월부터 2월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인수위원회 총괄분과인 국정기획조정분과에서 전문위원을 지냈고, 평가원장 취임 직전엔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현 정부의 추진업무에 밝은 시야를 갖고 있다.

김 원장의 화통한 소통능력 역시, 이해관계가 복잡한 입시계가 갈구하는 공력이기도 하다. 대학 관계자들은 물론 관련부처 관계자, 언론계 기자, 고교 현장에까지 넓고 깊은 관계가 특징이다. 권위를 내려놓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탈한 말투와 표정 몸짓 옷차림이 185cm 가량의 높은 신장이 갖는 위압감을 떨쳐낸다. 소위 '적'이 없다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유의 쾌활함과 소통능력이 오히려 과감한 궤적의 업적을 추동하는 힘으로 작용한 듯하다. 김 원장 취임 이후 매월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자리를 갖고 케이크 촛불을 끄며 소탈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세심함 역시 김 원장의 덕목으로, 앞으로 평가원에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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