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대 수시 1단계 합격자, 75명.. 전국2위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서울청 감사로 입시비리 의혹의 도마 위에 올라선 하나고는 2016학년 신입학전형 진행중이다. 16일부터 원서접수하는 하나고 입시일정과 16일자 보도로 서울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일정이 겹치면서 고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당연하다. 감사결과를 뜯어보면 금품수수의 비리증거가 나오지 않아 애초 의혹과 동일한 정황만 나온데다 서울교육청이 적발한 게 아니고 결과가 검찰로 넘어간 상황. 비리라 드러난 게 단 하나 없는 상황이지만 관련기사들이 대대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위기 어수선한 하나고,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하나고는 2010년 개교한 서울 은평구 소재 전국단위 자사고다. 하나금융그룹의 재원으로 개교, 운영해왔다. 1기 졸업생이 치른 2013학년 대입에 하나고 학생 200명 중 107명이 SKY에 합격(중복)하며 대박실적으로 전국적 관심을 단번에 이끈 데 이어 2014학년 대입에서도 무려 153명의 SKY 합격자를 내며 전국적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서울대합격실적은 첫 졸업생 배출에서 46명(수시44명, 정시2명)의 합격자를 내며 단번에 전국6위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4학년에도 서울대합격자 66명(수시58명, 정시8명)으로 전국6위 자리를 지켰다. 2015학년 대입에선 서울대합격자 61명(수시49명, 정시12명)으로 전국5위로 올라섰다. 한 학년 200명 정원인 일반적인 고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에서 낸 실적이다. 실적보다는 실적을 뒷받침한 교육과정이 더욱 빛을 냈다. 수능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1인2기 적성에 맞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경험케 하고, 무엇보다 치밀한 진학지도로 성과를 내 ‘고교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나고를 향한 ‘고교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라 평가근거는 높은 학비나 임직원자녀에 한해 전국단위 선발하는 ‘귀족학교’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학생을 어떻게 ‘엘리트’로 키우는지 특유의 교육체제를 통해 확인시켰다는 데 있다. 하나고 학생들은 재학 중에는 물론 졸업 후에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치열한 과정 이후의 결실을 ‘행복’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새롭다. 1학년 때 일반 고교과정에 집중, 대략의 수능준비를 마치고 2~3학년 때 고급과정 등 적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경험하며 일주일에 나흘은 90분씩 1인2기에 시간을 들여야 하는 등 몇 배는 바쁜 생활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하나고의 구성원들은 ‘행복하다’고 입을 모아왔다.

▲ 하나고 개교이래 지속되어 온 특혜시비는 올해 특히 이슈화했지만, 대입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인 13일 있었던 '2016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발표에서 하나고는 81명의 서울과고에 이어 75명의 1단계 합격자를 내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하나고가 2010년 개교 당시부터 고입판도의 핵으로 떠오른 배경은 교육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다. ‘서울시 첫 자립형사립고’ ‘금융권 최초 설립 학교’라는 타이틀과 설립에만 약 600억원을 투자한 하나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 경쟁률 7대 1을 통과한 우수학생 유치와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우수교사 영입에 서울이라는 유리한 지리적 강점으로 개교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지만, 정작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과교실제’와 ‘무학년무계열제’로 요약되는 교육프로그램의 특성에 매료됐다. 모두 학생들이 자발적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빛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나고 학생들은 국내/국제반, 인문/자연계열 상관 없이 학생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과목을 선택해 특화된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다. 진학희망 대학지도를 맞춤형으로 제공받으며 각종 AP과목과 전문교과목, 수능과목 등이 개설된 방과후수업으로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학습갈증을 해결할 수 있다. 개인별로 차별화되는 시간표의 교과과정은 대부분 토론 발표 연구중심으로 채워져 대학진학 이후에도 경쟁력 있는 학습능력으로 이어진다.

반면 하나고를 향해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시의회는 MB시절 개교한 하나고가 설립은 물론 자사고전환 과정에서도 특혜를 입었으며 임직원자녀전형 유지를 위해 하나금융지주의 법인전입금은 포기한 대신 서울시의 장학금지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고측은 “하나고 설립 당시 배경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단편적인 시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측면”이라 반박하며 “서울시의 강북지역개발과 관련된 일이라는 배경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출신 선발을 20%로 제한하기로 했고, 임직원자녀도 타 자사고 60~70%보다 훨씬 적은 20%만 선발하기로 했다. 학교부지는 서울시와 협약을 통해 하나고가 서울시에 매년 4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내고, 서울시가 하나고로부터 매년 4억86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고에 지원되는 장학금에 대해 특혜논란이 있다면, 하나고가 부담하고 있는 매년 4억원 가량의 임대료 역시 없던 일로 해도 되는지 의문”이라며 반발해온 상황이다. 학생 1인당 1431만원의 학비를 받는 하나고가 학생 1인당 들이는 교육비는 1953만원으로 1인당 522만원, 학년당 200명 기준으로 1년에 31억3200만원의 재단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고 개교이래 지속되어 온 특혜시비는 올해 특히 이슈화했지만, 대입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인 13일 있었던 ‘2016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발표에서 하나고는 81명의 서울과고에 이어 75명의 1단계 합격자를 내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어수선한 학내 사태를 학교경쟁력으로 맞서는 극적 반전을 선보였으며, 올해 수시 1단계 실적이 수시 원서 접수이전인 8월말 터진 학내 사태로 사회적 비난이 몰린 가운데 일군 실적이라는 점이다. 1단계 합격자 75명 가운데 재수생은 4명에 불과하다. 타 고교 대비 한 해 200명에 불과한 적은 수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데서 규모의 불리함이 그간 작동했지만, 2016 대입에선 외대부고와 대원외고를 앞지른 서울대 1단계합격자수로 톱5 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고의 2015 서울대 등록자수는 54명(수시46명+정시8명)이었다. 대원외고가 79명(수시48명+정시31명)으로 서울예고(93명, 수시92명+정시1명)에 이어 사실상 전국2위, 외대부고가 61명(수시30명+정시31명)으로 전국3위에 오른 바 있다. 하나고는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고(전국4위, 57명, 수시53명+정시4명), 경기과고(전국5위, 56명, 수시54명+정시2명)에 이어 전국6위였다. 물론 구술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을 정해지는 만큼 ‘타율’이 중요하지만, 부쩍 늘어난 1단계합격자의 수치는 상대적으로 적은 재학생수 대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남은 건 2016 신입학전형이다. 16일 개시하는 하나고의 2016 원서접수일정과 서울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가 맞물리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대 실적처럼 외부의 시비가 학생들에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는 관계자 전언이다. 하나고는 2015학년 고입에서 전체경쟁률 5.66대 1(200명 모집/1131명 지원)로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나고에 이어 현대청운고 3.53대 1(180명/635명), 외대부고 3.25대 1(350명/1139명), 상산고 2.82대 1(384명/1081명), 인천하늘고 2.67대 1(225명/601명) 등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나고는 18일 오후1시까지 원서접수, 18일 오후5시까지 서류접수 이후 25일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하고 27일부터 29일까지 면접 및 체력검사를 치른 후 12월3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학교 관계자는 “전형별로 남녀비율을 1대1로 동등하게 선발한다”고 밝혔다. 하나고의 ‘남녀 각 100명’ 선발규정은 이번 하나고 사태를 촉발시킨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청문회가 열린 8월26일보다 앞선 8월15일, 서울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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