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강북 일반고의 서울대 문호’.. ‘어설픈 지균 때리기 멈춰야’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해마다 국감 단골 메뉴였던 서울대 지균의 수도권 편중 지적이 올해도 제기됐다. 올해도 서울대 지균 입학자 중 수도권 출신의 비중이 절반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지역마다 인재를 고르게 선발한다는 ‘지역균형전형’의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대입에서 서울대 지균(지역균형선발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의 50.7%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고교 출신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은 서울대 지균을 지역인재전형이나 대학들이 교과전형에서 운영 중인 지역균형전형과 이름이 동일하다고 헷갈린 데서 비롯된다.

서울대 지균은 2005학년 교과전형으로 처음 신설된 이후, 2014학년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학종의 형태로 선발하고 있다. 그 이후 2015학년부터 지방대학에서 지역 내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인재’를 신설했으며 2022학년 수도권 대학에서 교과 ‘지역균형선발’을 도입했다. 사실상 이미 서울대 지균이 운영되고 있던 와중에 이름이 비슷한 두 전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대 지균은 수도권 학생을 배제하고 지방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균형’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된 오해로 인해 지역별로 고루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전형인 것처럼 이해되고 있다.

학종으로 선발하는 서울대 지균은 서울/지방 일반고 학생을 교과전형으로 선발하는 다른 상위대학 ‘지역균형’과 다르고 지방대학이 역내 인재유출 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지역인재’와도 다르다. 서울대 지균은 고교유형에 관계없이 지원의 문호를 열어 두긴 했지만 특목고 학생들이 지원을 주저하면서 통상 일반고 배려의 성격으로 이해된다. 과고/영재학교의 경우 수능을 응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능최저 충족이 어렵고, 외고/국제고의 경우 일반고보다 치열한 내신경쟁으로 인해 지원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대거 신설된 ‘지역균형선발’ 전형과는 이름이 동일해 오해할 만하긴 하다. 두 전형은 학교별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학종인 서울대 지균과 달리 수도권 지역균형선발은 대부분 교과전형으로 운영, 교과 성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내신 면에서 수도권보다 유리한 지방 일반고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전형이다. 반면 서울대 지균은 내신의 우수성만으로 합격을 가늠할 수 없어 교과 지역균형선발과는 합격자풀이 아예 다른 셈이다.

서울대 지균이 지역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지만, 이는 지균의 성격을 오해한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서울대 지균의 성격은 ‘지역균형’이라기보다는 ‘고교균형’, 그 중에서도 일반고에 초점을 맞춘 전형에 가깝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지균이 지역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지만, 이는 지균의 성격을 오해한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서울대 지균의 성격은 ‘지역균형’이라기보다는 ‘고교균형’, 그 중에서도 일반고에 초점을 맞춘 전형에 가깝다. /사진=서울대 제공

<‘지역인재’와의 오해에서 비롯.. ‘지역균형’보단 ‘고교균형’에 가까워>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입학생 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2022학년에 지균으로 입학한 학생의 50.7%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고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소재 고교 출신이 24.9%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21.4%, 대구 6.1%, 경북 5.6%, 광주/경남 5.2%, 인천/충북 4.4%, 대전 3.8%, 부산 3.2%, 전북/충남 3%, 울산/전남 2.6%, 제주 2.4%, 강원 1.7%, 세종 0.6% 순이었다.

김 의원은 서울대 지균(지역균형선발전형)이 ‘지역균형전형’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학자가 수도권에 편중된 이유에 대해서는 ‘수도권의 경우 전형 과정에서 자소서 작성과 면접 준비, 수능최저를 맞추는 데 필요한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여건이 지방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지역의 인재를 고르게 뽑겠다며 도입한 지역균형전형마저 수도권 학생에게 유리한 것이 현실”이라며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의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형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선발비중을 둘러싼 ‘서울대 지균 때리기’는 해마다 국감에서 반복됐다. 지역 인재를 두루 선발하지 못하고 수도권 출신 선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하지만 서울대 지균은 서울지방 일반고 학생을 교과로 선발하는 다른 상위대학 ‘지역균형선발’과 다르고 지방대학이 역내 인재유출 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지역인재’와도 다르다. 서울대 지균은 과고 외고 등의 인기가 높던 ‘특목고 전성시대’에 만들어져 당시 일반고의 대표적 서울대 통로였고 학종이 1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지방과 서울강북의 서울대 문호로 자리잡은 상태다.

지균에 대한 오해는 명칭이 비슷한 ‘지역인재’가 도입된 2014년 이후 반복되기 시작했다. 2015학년 선발이 본격화된 지역인재는 지역 내 인재들이 타 지역, 특히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인재유출 현상을 막기 위한 취지로 실시하는 전형이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지역의 고교를 졸업한 사람(졸업예정자 포함)의 수가 모집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대학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으로 한정해, 해당 지역 출신을 뽑겠다는 취지다. 2015학년 도입 당시에는 권고사항이었지만, 2023학년부터는 의무사항으로 바뀌어 올해 대학들이 지역인재 선발비율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서울대 지균은 지역별 균형 잡힌 인원 선발을 취지로 한 전형이 아니다. 지균이 처음 설계될 당시 ‘지역할당제’의 개념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일정 인원을 지역별로 배정한다는 점이 오히려 역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최종안에 담기지 않았다. 이후 확정된 형태의 지균은 고교별 추천인원이 할당된다는 점에서 지역배려의 성격은 일부 담았지만 일정 인원을 지역에서 선발하기 위한 전형은 아니었다.

서울대 지균은 오히려 과고/외고 전성시대에 ‘지역균형’보다는 ‘고교균형’, 특히 일반고의 문호에 무게를 둔 전형에 가깝다. 지균은 2005학년 교과전형으로 처음 신설된 이후, 2014학년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학종의 형태로 선발하고 있다.

지균은 지원할 수 있는 고교유형에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통상 취약지역 일반고의 서울대 문호로 이해된다. 최근 8년간 입시결과를 살펴봐도 영재학교/과고/외고/국제고 출신의 지균 합격자는 없었다. 영재학교/과고는 이공계특성화대학 진학을 전제로 공부해 수능을 대비하지 않아 수능최저 충족이 힘들고, 외고/국제고는 치열한 내신경쟁으로 일반고 대비 내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지원을 주저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지방이나 서울 강북 일반고의 서울대 진학루트로 자리잡으면서 열악한 교육환경의 일반고를 배려하는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지역이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대로라면 지방 일반고나 서울 강북의 일반고에서 지균에 대한 불만이 커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한 지방 일반고 교장은 “지균이 있어 서울대를 한두 명이라도 보낼 수 있는 지방 고교들이 많다. 만약 지균이 사라진다면 지방 일반고의 서울대 진학문호는 사라질 수 있다. 일반전형 내지 정시에서는 지방 일반고의 실적 배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히려 지역 편중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지역별 인원을 고루 선발하도록 전형을 설계할 경우 오히려 더 큰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 전문가는 “실력 있는 수험생이 합격하는 입시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우수자원이 많은 수도권에서 합격생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도권 합격생 확대에는 교육특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의 일반고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본다. 지균이 그나마 환경이 열악한 지방은 물론이고 서울 비교육특구 일반고의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지균 비판’이 지균의 긍정적 역할을 저해할까 우려된다. 지균을 없애고 정시나 일반전형을 늘릴 경우 지방이나 서울 비교육특구 일반고들은 아예 고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비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도와주기는커녕 죽이는 꼴이 되는 셈”라고 비판했다.

서울대의 ‘선한 입시’에 대한 노력은 이미 교육계 전반에서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 수능최저를 3년 연속 완화했으며, 정시 확대로 수시 지균 유지가 어려운 2022학년 입시에서도 지균의 축소폭은 일반전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는 되려 정시에도 지균을 신설했다. 정시 확대가 강제되면서 N수생/서울 강남 확대 움직임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학종본산 서울대가 고교생활 충실도를 중심으로 지방과 서울강북 지역의 문호를 유지시킨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도권 대학’ 지역균형선발과도 달라.. 교과/학종의 차이> 
수도권 대학이 교과전형에서 운영 중인 ‘지역균형선발’ 전형과도 차이가 있다. 지역균형선발은 2019년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른 조치에 따라 신설된 전형이다. 2022학년부터 수도권 대학의 지역균형은 확대됐다. 교육부의 권고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균형선발은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10% 이상과 교과 성적 위주 선발방식을 권고했다.

서울대 지균과 수도권 대학의 지역균형선발은 고교 추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전형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 지균은 학종, 지역균형선발은 교과전형이기 때문이다. 지역균형선발은 교과 성적이 주된 평가요소인 교과전형이다. 반면 서울대 지균은 학종이기 때문에 교과 성적의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로 합격자를 가리게 된다.

교과전형은 한 고교 내에서 경쟁하는 내신이 주된 전형요소이다 보니 지방 일반고에서 더 유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반면 학종은 지방 일반고라고 해서 유리한 것이 아니라, 학종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갈리는 전형이다. 학종에 맞춰 교내 프로그램을 갖추고 체제를 정비한 고교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학종에 대해 잘못 이해한 일부 지방 고교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유리한 강점인 교과 성적만을 강조해 서울대 지균의 합격 가능성을 오히려 낮추는 경우가 있다. 서울대는 교과 성적이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판단하는 유일한 자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과 성적 외에도 학생부의 다양한 항목에서 학생의 학업능력과 지적 호기심 등을 살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전략으로 접근할 경우 지방 일반고에서 학종이 불리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잡혀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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