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1등급 91.41% 이과생.. “2023수능 확률과통계 어려울 듯”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9월 모의고사 실채점 분석결과, 이과생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역시 문이과 격차가 현저해 문과생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상위대학 기준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을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이과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차지원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 학종 학업우수형에 문과생이 지원할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2.65%에 불과한 반면, 문과로 교차지원한 이과생은 9.69%로 3배 격차다. 이과생이 교차지원 없이 그대로 자연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16.12%로 문과보다 4배 이상 높다. 경희대 지역균형(교과)도 한의예(인문)은 5.41%인 반면, 이과생이 교차지원할 경우 15.48%로 높아진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월모평 실채점 분석자료를 6일 공개했다. 일반고 37개교, 자사고 9개교로 총 46개교 1만1722명의 9월모평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난해 정시에서 극심하게 발생한 이과생의 이른바 ‘문과 침공’ 대학별 비율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과생의 상위대학 인문계 교차지원 비율은 서강대가 72.73%로 가장 높다. 다른 상위권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능 수학 반영비율(43.3%)이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양대 71.21%, 서울시립대 68.38%, 연세대 61.98%, 중앙대 59.83% 순으로 교차지원 비율 톱5다. 연구회 관계자는 “2023정시에서도 이와 같이 교차지원의 경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대학별 모집단위별로 다른 추이를 보일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 2023정시에 공개될 ‘쎈진학’ 교사용 프로그램은 2022정시의 교차지원 성향까지 반영해 참고점을 설정하고 합불을 예측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월모평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도 작년 수능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의 원점수 만점자(100점) 표점은 언어와매체 140점, 화법과작문 135점으로 5점 격차다. 작년 수능에서 언매 149점, 화작 147점으로 2점 차에서 3점 더 벌어진 것이다. 수학 원점수 만점자(100점)의 표점은 미적분 145점, 기하 144점, 확률과통계 142점으로 최대 3점 차다. 작년 수능에서 수학은 미적 147점, 확통 144점으로 동일한 3점 차를 유지했다. 

수학 1등급도 여전히 이과생이 ‘싹쓸이’했다. 수학 1등급을 획득한 학생 중 미적을 선택한 학생은 89.05%, 기하를 택한 학생은 2.36%로 통상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기하 91.41%가 수학 1등급을 점령했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통은 8.58%에 불과하다. 연구회 관계자는 “수학은 평가원이 출제한 6월,9월 모의 및 수능의 표점 최고점이 145~147점으로 나타났다. 2023수능 수학은 공통과목의 난도를 높이고, 확통을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어렵게 출제해 선택과목 간 표점 최고점 차이를 줄이는 출제경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9월모평에서도 이과생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역시 문이과 격차가 현저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9월모평에서도 이과생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역시 문이과 격차가 현저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시 수능최저 충족률 “이과 우세 여전”>
연구회의 9월모평 실채점 분석 결과를 보면, 수능최저 충족률은 여전히 이과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과생의 문과로의 교차지원으로 인한 ‘문과 침공’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수능최저 충족률은 학교추천(교과)의 경우 인문 8%, 교차지원 시 20.82%로 높아진다.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할 경우 33.08%다. 경희대 지역균형(교과) 한의예(인문)도 국수탐 지원 시 5.41%에 불과한 반면, 국수(미/기)탐(과)는 15.48%로 3배 격차다. 선택과목별 응시영역에 구분을 두지 않는 서강대 고교장추천(교과)도 국수탐은 12.49%, 국수(미/기)탐(과)는 28.27%로 높아진다. 

학종의 경우 실질적인 교차지원 비율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문이과 수능최저 충족률 격차는 교과전형처럼 높게 나타난다. 고려대 학업우수형(종합)의 경우 인문은 2.65%에 불과하지만, 이과생이 교차지원하면 9.69%로 높아진다.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할 경우 16.12%로 더 벌어진다. 마찬가지로 연세대 활동우수형(종합)도 인문계 11.04%, 교차지원 24.96%, 자연계에 그대로 지원할 경우 33.08%로 높아지는 동일 패턴을 보인다.

연구회는 실제 2022정시에서 교차지원으로 합격한 상세 지원결과 사례도 공개했다. A학생과 B학생의 표점 합계는 399점으로 동일하지만, A학생은 영어 등급이 3등급으로 낮고, B학생은 2등급으로 높다. 반면 수학과 영어 점수는 A학생이 표점 기준 화작 132점, 미적 141점이며, B학생은 언매 124점, 확통 144점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고려대 경영에 지원한 A B 두 학생은 같은 표점임에도 영어 등급이 낮지만 국어와 수학의 점수가 높은 A학생은 합격하고 B학생은 불합격했다. 하지만 두 학생이 연세대 교육(최초 합격 예측cut 723.9점)에 지원했다면 당락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하와 과탐에 응시한 표점 합 379점의 C학생의 경우 과탐 생Ⅰ에서 5등급을 받았지만 교차지원을 통해 경희대 경영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이 학생의 국민대 자연 환산점은 885점으로 만약 국민대 소프트웨어나 바이오의약에 지원했다면 최초 합격은 하지 못하는 성적이다. 따라서 정시지원 시 이와 같은 대학별 환산점과 이에 따른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회는 과탐 선택 기준 서울 상위대학 인문 모집단위 교차지원 비율도 공개했다. 지난해 정시에서 문과 침공이 가장 극심하게 발생한 대학은 서강대로 교차지원 비율은 72.73%다. 인문계 신입생 3명 중 2명 이상이 교차지원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이어 교차지원 비율이 50%가 넘는 곳은 6개교다. 한양대 71.21%, 서울시립대 68.38%, 연세대 61.98%, 중앙대 59.83%, 경희대 55.95% 순으로 톱6다. 서울대 48.31%, 고려대 44.65%, 건국대 43.67%, 동국대 37.53%, 성균관대 33.7% 역시 30%를 넘겼다.

30% 미만은 광운대 27.57%, 한성대 25.49%, 삼육대 25.48%, 숙명여대 23.4%, 숭실대 23.08%, 명지대 19.14%, 세종대 19.11%, 한국외대 18.75%, 상명대 17.33%, 이화여대 14.37%, 동덕여대 13.91%, 성신여대 12.16%, 서울여대 9.93%, 덕성여대 9.8%, 국민대 8.22%, 서울과기대 7.55%, 서경대 7.08% 순이다.

<수학 1등급 91.41% ‘이과생 점령’>
선택과목별 표점 격차는 국어가 최대 5점까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매 140점, 화작 135점으로 선택과목별 표점 최고점은 5점 차다. 즉, 언매에 응시해 모든 문제를 맞힐 경우, 표점 최고점인 140점을 받을 수 있지만, 화작은 모든 문제를 맞히더라도 표점 135점밖에 받을 수 없어 같은 만점자여도 5점의 손해를 보게 된다. 반대로 언매를 선택한 학생은 한두 문제를 더 틀려도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과 같은 표점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작년 수능에서 언매 149점, 화작 147점으로 2점 차였던 데 비해 3점 더 벌어진 것이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 6월, 9월 모평과 수능 표점 최고점을 살펴보면 127~149점으로 난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 올해 6월, 9월 모평도 140~149점으로 편차가 있는 편이다. 이처럼 국어는 표점 최고점의 편차가 있어 실제 2023수능의 난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연구회 관계자는 “수험생은 1교시 종료 후 시험의 난이도를 속단하지 말고 다음 시간에 응시하는 과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국어는 특정 학습법을 익혀 단기간에 점수가 올라가는 과목이 아니므로 꾸준히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연습이 중요하다. 문학의 경우 수능 연계교재의 작품이나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으니 연계교재에 나온 작품들과 문제를 다시 확인하고, 독서의 경우 글을 읽는 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남은 기간 동안 하루에 반복적으로 독서 지문을 풀면서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학도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선택과목별 표점은 최대 3점 격차를 유지했다. 수학에서 미적 최고점은 145점인 반면, 확통은 142점으로 나타났다. 기하는 144점이다. 작년 수능에서 수학은 미적 147점, 확통 144점으로 동일한 3점 차다. 

표점 격차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의 특정과목 쏠림이 가속화하며 수학 1등급도 이과생 91.41%가 ‘싹쓸이’했다. 미적 89.05%, 기하 2.36%로 미적+기하는 91.41%다. 반면 확통의 1등급 비율은 8.58%에 불과하다. 2등급도 마찬가지로 미적+기하 비율은 89.05%다. 미적 84.5%, 기하 4.55%다. 반면 확통은 10.95%에 그친다. 5등급부터 확통이 56.74%로 미적+기하를 앞선다. 미적 37.83%, 기하 5.43%다.

연구회는 “다가오는 2023수능에서 수학은 공통과목의 난도를 높이고, 확통을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어렵게 출제해 선택과목 간 표점 최고점 차이를 줄이는 출제경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학의 경우 2점 3점 4점 문항으로 구성되며 2점 문항과 킬러 문항이라고도 불리는 일부 4점 문항까지 배점별로 난도 차이가 크다. 따라서 수능 전까지 본인이 맞힐 수 있는 문제보다 약간 더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점수를 더욱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제 시험에서는 맞힐 수 있는 문제부터 풀며 점수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5.97%에 달하면서, 6월과 9월의 난도 차이가 컸다. 연구회는 “영어는 계속 어렵게 나오다가 이번 9월만 갑자기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실제 수능의 경우 9월 시험보다는 좀 더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9월 난이도에 맞춰 영어 학습량을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 영어는 문제유형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약한 유형 위주로 마지막 대비를 하는 것이 수월하다. 하루에 많은 양의 문제를 풀고 며칠을 쉬기보다는 일정한 수의 문제를 매일매일 푸는 것이 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높은 점수를 원하는 학생의 경우 과학 예술 등 어려운 소재의 지문을 꾸준히 접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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