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율 50%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3수능이 11월17일 실시된다. 올해 역시 유불리 문제의 개선 없이 지난해와 동일한 통합형 수능 형태로 치러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수능 시행세부계획’을 4일 공고했다.

2022대입을 통해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가 확인된 상황에 학습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통합수능의 문이과 유불리로 인한 정시 생태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최근 공개된 2022정시 입결로 유불리를 확인한 수험생이 대거 이과로 몰리고 있고 본격적으로 반수생도 합류하면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 문제점을 더욱 증폭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속속 드러나는 전년 정시 입결로 통합수능의 유불리는 대입 전반을 수학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고 있음이 드러났다. 학습효과에다 9월모평부터는 반수생이 본격 합류하면서 통합수능의 폐해는 올해 증폭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2022수능에 도입된 시험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직탐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치른다. 사탐/과탐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에서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로 치른다. EBS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 50% 수준을 유지한다.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진다.

2023수능 역시 통합형 수능으로 치르면서, 2022대입에서 불거진 문이과 유불리 문제가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3수능 역시 통합형 수능으로 치르면서, 2022대입에서 불거진 문이과 유불리 문제가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형 따른 구조적 유불리 문제에다 세부 통계 비공개 방침까지>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르게 됨에 따라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22대입에서 논란이 됐던 선택과목별 유불리 논란과 이과생의 대규모 교차지원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대학들이 일괄적으로 공개한 입결과, 각 대학이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적으로 공개한 입결 등을 통해 지난해 입시결과를 열어보면 자연계 모집단위가 입결 상위권을 싹쓸이한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문이과 유불리를 더욱 체감하게 한다.

교차지원 양상도 확인됐다.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학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 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 합격자’ 자료를 보면 2022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에 최초 합격한 이과생이 44.44%나 된다. 합격자 486명 중 216명은 수학에서 미적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다. 서울대가 정시 지원 시 제2외국어/한문 필수 응시 조건을 붙였음에도 높은 수치다. 특히 이과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자유전공학부로 94.59%다. 합격자 대부분을 이과생이 ‘싹쓸이’한 셈이다.

올해도 문과생에겐 수시에서 수능최저 미충족 사태와 정시에서 이과생의 ‘문과 침공’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실채점 결과가 나온 가장 최근 모의고사인 4월학평 기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일반고 53개교, 자사고 11개교 등 총 64개교 1만4494명의 4월학평 성적을 분석한 결과, 연세대 학종 활동우수형에 지원할 경우 수학에서 확통, 탐구에서 사탐을 선택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11.5%인 반면, 미적 또는 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할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30.12%로 3배가량의 격차다. 자연계에 지원한다면 35.24%로 더 높다. 

지난해 학습효과로 인해 이미 상당수의 문과 수험생이 수학을 미적분 또는 기하로 갈아탔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올해 3월학평에 응시한 81개 고교 1만9471명의 가채점 성적을 분석한 결과 3월학평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미적을 선택한 학생이 51.74%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르기 시작한 지난해 3월학평 이래 미적분 응시자가 확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절반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인문계 입지가 줄어들면서 미적 또는 기하로의 과목 변경 시 추가적인 학습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감안하고도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선택과목별 세부통계 비공개 방침이 유지된다는 점도 비판을 키운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출제기관 차원에서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없다 보니, 수요자는 매년 사교육의 추정치에 기대 ‘깜깜이’ 대입을 치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등급별 선택과목 비율 등 상세정보가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바가 없어 정확한 사태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수험생이 선택과목을 결정하기에도 참고할 정보가 부족하다. 수능을 실시하기 전 치른 6번의 모의고사에서도 원점수 채점에서 확인된 문이과 유불리의 구체적 통계를 아예 가려 버림으로써 수험생을 ‘깜깜이’ 상태로 몰아갔다는 지적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수능 전 모평을 치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어/수학 공통+선택과목>
시험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과/직) 제2외국어/한문으로 구분된다. 한국사는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필수 영역으로, 한국사 영역을 미응시할 경우 수능 응시 자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 전체가 제공되지 않는다. 나머지 영역은 수험생의 선택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 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문항 유형은 객관식 오지선다형으로 하되, 수학은 단답형을 30% 포함한다.

국어/수학은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공통과목은 공통 응시하며 영역별 선택과목 중 1개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국어 선택과목은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수학 선택과목은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다.

EBS 연계율은 50% 수준이며, 수능교재/강의와 연계해 출제하되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연계해 출제한다. 연계 유형은 영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요 개념이나 원리의 활용, 지문이나 그림/도표 등의 자료 활용, 핵심 제재나 논지의 활용, 문항의 변형/재구성 등으로 연계된다. 

국어 영역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국어 교과의 독서 문학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과목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총 45문항을 출제한다.

수학 영역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과목을 바탕으로 총 30문항을 출제한다.

영어 영역은 출제 범위(영어Ⅰ 영어Ⅱ)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총 45문항을 출제한다. 듣기평가 문항 수는 17문항으로 25분 이내 실시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과목(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정치와법 사회문화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으로 구성되며, 과목당 20문항 출제한다. 이 중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9개 과목(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스페인어Ⅰ 중국어Ⅰ 일본어Ⅰ 러시아어Ⅰ 아랍어Ⅰ 베트남어Ⅰ 한문Ⅰ)에서 과목당 30문항 출제하며, 이들 9개 과목 중 1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수능 원서 접수 8월18일부터 9월2일까지>
2023수능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8월18일부터 9월2일까지 12일간이다. 응시원서 접수기간 동안 접수내역 변경이 가능하다. 성적 통지표는 12월9일까지 수험생에게 배부한다. 재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졸업생이나 검정고시 수험생 등은 원서를 접수한 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성적증명서는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성적증명서 발급 사이트에서 졸업생이나 검정고시 수험생 등은 12월9일부터, 재학생은 12월12일부터 수험생 본인 공동인증서 등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성적통지표에는 응시한 영역과 선택과목명이 표기되며, 응시한 영역의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제공된다. 단,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원점수 기준의 고정점수 분할 방식을 적용한 절대 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한다.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되는 국어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한 선택과목 점수 조정 방식을 거쳐 표준점수를 산출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