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변호사 선임.. ‘EBS 교재오류 수정 밝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2수능에 대해 출제오류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생명과학Ⅱ 20번 문제를 둘러싸고 평가원과 수험생 간의 소송전까지 번지게 됐다. 생명과학Ⅱ 피해자 모임 단체 SNS 채팅방에서 모인 수험생들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상태다. 입시 커뮤니티에는 소송인단 참가신청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과거 수능에서도 수험생의 소송제기로 인해 정답처리된 선례가 있어 이번 소송전의 결과도 귀추가 주목된다. 2014수능에서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이 출제오류로 판결나면서 전원 정답처리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세계지리 성적이 재산정되면서 출제오류로 인한 피해학생 629명이 다음해 대학에 추가 합격했다.

동일한 조건 오류 문항이 EBS 교재에서도 있었고, 이에 EBS가 9월15일 오류를 인정해 문제를 수정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의 불씨가 커지는 양상이다. 종로학원 이종원 생명과학 강사는 “2022학년 생명과학Ⅱ 20번 문제는 조건 불완전으로 문제성립이 불가능한 문제”라며 “올해 EBS 수능완성 107페이지 8번 문제에서도 발생해 EBS에서는 오류를 인정하고 문제를 수정해 정오표를 수험생들에게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EBS 교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수험생 입장에서 이 부분의 오류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오류를 인정해달라는 게시글도 올라온 상태다. 29일 현재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넘어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은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을 충족해야 관리자 검토를 거쳐 공개 가능하다. 종로학원 최점호 과학팀장은 “이번 건이 오류가 인정되지 않음으로 앞으로 생명과학뿐만 아니라 수식이 등장하는 모든 과목에서 개체 수가 음수인 집단을 가정하여야 하는 비상식적인 선례가 발생하고, 앞으로 출제할 문제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제시문에는 집단Ⅰ과 집단Ⅱ 중 한 집단만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된다고 쓰여 있다. 출제오류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제시문에 나온 ‘하디-바인베르크 평형’ 문제에서 개체 수가 음수로 나오는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종로학원 김연섭 과학팀장은 “제시문 내용에서 집단 Ⅰ이 멘델 집단이라고 가정하면, 마지막 조건 ‘Ⅰ과 Ⅱ 각각에서 B의 빈도는 B의 빈도보다 크다’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은 기각된다. 따라서 집단 Ⅱ가 멘델 집단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통해 집단 Ⅰ의 개체 수를 구해보면 유전자형이 B*B*인 개체 수가 음수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모순이 된다. 결국 문제의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오류없음으로 결론났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오류없음으로 결론났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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