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최종 판정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18일 치러진 2022학년 수능에 출제오류가 없다고 29일 밝혔다. 접수된 1014건의 이의신청 중 실제 심사 대상이 된 473건, 76개 문항에 대해 심사한 결과 모든 문항에 대해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특히 많은 오류 제기가 이뤄졌던 영어 34번,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서도 ‘문제에 이상 없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22일 오후6시 종료된 2022수능 개별 문제/답안 이의신청 결과, 1014건(중복 포함)의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지난해 2021수능 이의신청 417건의 2.4배 수준이다. 과목별로 영어가 496건으로 가장 많고, 과학탐구 233건, 사회탐구 146건, 국어 108건, 수학 19건 등의 순이다.

평가원은 2022수능에 출제오류가 없다고 29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평가원은 2022수능에 출제오류가 없다고 29일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문항별로 458건의 가장 많은 이의가 제기된 영어 34번은 ‘questioning’에 대한 다의적 해석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빈칸추론 유형으로 출제된 34번의 경우 추상적인 개념을 다룬 높은 난도의 지문이 제시됐으며 빈칸 앞에 부정에 의미를 나타내는 ‘questioning’을 놓치면 반대 선택지를 선택할 수도 있는 고난도 문항으로 꼽히기도 했다. 정답은 2번이며, 배점은 3점이다. 수험생들은 2번뿐 아니라 3번도 정답이 될 수 있다며 복수정답 처리를 주장했다.

160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된 과탐 생명과학Ⅱ 20번은 동물 종 P의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멘델 집단을 가려내고 옳은 선지를 구하는 문제로, 정답은 5번 ‘ㄱ, ㄴ, ㄷ’이다. 전문가들은 제시문에 나온 ‘하디-바인베르크 평형’ 문제에서 개체 수가 음수로 나오는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주어진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종로학원 김연섭 과학팀장은 “제시문 내용에서 집단 Ⅰ이 멘델 집단이라고 가정하면, 마지막 조건 ‘Ⅰ과 Ⅱ 각각에서 B의 빈도는 B의 빈도보다 크다’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은 기각된다. 따라서 집단 Ⅱ가 멘델 집단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통해 집단 Ⅰ의 개체 수를 구해보면 유전자형이 B*B*인 개체 수가 음수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모순이 된다. 결국 문제의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문항이 출제오류로 판명이 날 경우 과Ⅱ를 응시하는 학생들의 지원대학 특성상, 전국 의약학계열과 상위권에 폭넓게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생명과학Ⅱ는 수능 접수자 기준 7868명으로 과탐Ⅱ 과목 중에서 가장 접수자가 많은 과목이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수능 공개된 자료로 추정 시 2017학년 43.3%, 2016학년 46.4%, 2015학년 46.9%로 화학Ⅰ, 생명과학Ⅱ 선택조합이 가장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화학Ⅰ, 생명과학Ⅱ 조합의 학생들은 최상위권 학생 구간에서 학생들이 더 밀집돼 점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의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해(2021학년) 수능의 경우, 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이의신청은 총 417건이었다. 이 가운데 문제/정답과 관련이 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82개 문항 254건이었다. 평가원은 지난해 역시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82개 문항 모두에 대해 출제오류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많은 오류 제기가 이뤄졌던 과탐 물리Ⅱ 18번 문항에 대해서도 ‘문제에 이상 없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2014수능과 2015수능의 연이은 출제오류로 영역별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수를 늘리는 개선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2017수능에서 오류가 2건 발생해 우려를 낳았었다. 2018수능에서는 수능 두 달 전에 실시한 9월모평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해 수능의 출제오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수능당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당시 민찬홍 수능검토위원장이 직접 수능 출제오류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온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사탐의 생활과윤리 18번을 비롯한 수능 문항들에 대한 이의신청이 969건에 달했으나 모두 오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2019수능에는 시험이 치러지기 직전 국어영역에서 오탈자 2개가 발견되면서 오류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오류가 시험 시작 전에 발견된 것은 다행이지만 시험지 인쇄 전까지 발견하지 못해 정오표를 만든 사실은 비판거리가 됐다. 2019수능은 ‘불수능’이라는 논란과 함께 이의신청이 991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2020수능에서 접수된 이의신청은 총 344건으로, 평가원은 실제 심사 대상 91개 문항 236건에 대해 심사를 거쳐 91개 문항 모두에 대해 부가설명 없이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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