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팀장 자녀서류 열람까지’.. ‘입시정보시스템, 누구나 변경 가능’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UNIST가 2021학년 전기 대학원 입시에서 최종 면접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21학년 석/박사 통합과정에 지원한 해당 지원자는 현재 UNIST 대학원에 합격처리 이후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면접을 진행한 교수들이 지원자에 대한 불합격 결과를 입학팀에 공문으로 전달했지만, 입학팀은 입학정보시스템에 입력된 ‘합격’ 표시만 확인하고 최종 합격자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학년 전기 일반대학원 입시에서는 입학팀장이 자신의 자녀 입학서류를 열람한 것도 확인됐다. 앞선 사례들이 밝혀지면서 대학입시정보를 관리하는 SAP 데이터 관리가 상당히 부실한 점도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입시데이터가 임의로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은 이 같은 내용을 UNIST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했다.

UNIST는 이 같은 내용을 3월 자체감사를 통해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UNIST는 최종합격한 인원에 대해서는 학생의 입학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확인된 만큼 취소 시 민사배상 및 학생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될 수 있고, 현재 지도교수도 해당 학생의 연구능력이나 학업 수행전반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학년 입학팀장의 자녀 입학서류를 열람한 입학팀장과 당해 입학문서 결재라인에 입학팀장을 포함시킨 인원에게는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SAP 데이터에 접근 기록이 자동으로 남도록 시스템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UNIST가 2021학년 전기 대학원 입시에서 최종면접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를 최종합격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20학년 전기 일반대학원에서는 입학팀장이 자신의 자녀의 입학서류를 열람하기도 했고, 대학입시정보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UNIST 제공
UNIST가 2021학년 전기 대학원 입시에서 최종면접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를 최종합격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20학년 전기 일반대학원에서는 입학팀장이 자신의 자녀의 입학서류를 열람하기도 했고, 대학입시정보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UNIST 제공

2021학년 석/박사 통합과정에 지원한 A씨를 최종면접에서 불합격 결론을 냈지만 합격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당 지원자는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해당 학과 교수들은 해당 지원자에 대해 “전공 세부 지식을 비롯해 면접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답변도 부족했다. 더 준비해서 다음에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원한 학과 행정실은 입학팀에 이 같은 결과를 공문으로 송부하면서 불합격 결과를 통보했다. 다만 입학팀 직원은 입학정보시스템에 ‘합격’으로 입력돼 있다는 이유로, 앞서 송부된 공문은 고려하지 않고 최종합격자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팀장 B씨와 관련된 내용의 경우 자신의 자녀의 입학전형 주요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원서접수 마감기한이 지난 이후 상급자에게 자녀의 지원사실을 보고하고 대학원 입시업무에서 배제됐지만, 입학팀의 C씨가 주요 B씨를 주요 입학문서 결재라인에 포함시켰다. 이후 B씨는 자신의 아들의 서류평가 결과 내용이 담긴 문서를 포함해 6회 이상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재한 공문에는 지원자 인적사항, 합격 여부, 종합평가등급, 평가의견 등이 함께 첨부돼 있었다.

입학정보관리 시스템 SAP 데이터 관리에서도 취약한 부분이 공개됐다. SAP 내의 모든 데이터는 합격 여부, 합격 유형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었다. 변경자나 변경이력과 변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로그도 남지 않았던 것으로, 자체 감사 직전까지 주요 입시데이터가 누군가에 의해 임의로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UNIST 측은 “학생의 입학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확인된 만큼, 입학 취소 시 민사배상을 비롯한 학생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현재 지도교수도 A씨의 연구능력이나 학업수행 전반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해명했다. 입학팀장의 자녀 입시자료 열람에 대해서는 “입학 업무를 맡은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결정했으며, SAP 데이터 관리에 대해서는 접근 기록이 자동으로 남도록 시스템을 수정 보완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현재까지 어떤 경위로 지원자 정보가 바뀌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등 입시 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져 왔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다른 지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UNIST는 입시결과의 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입시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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