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여전한 이과 강세’.. ‘이과생 인문계 최상위 모집단위 교차지원 가능성’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9월모평 결과 2022정시에서 서울대/연대 의예과 예상 합격선이 원점수 297점으로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연계의 경우 가톨릭대/성대/울산대 의예 296점, 순천향대/인제대/한림대 의예 292점 등 대체로 의학계열에서 최고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문계 역시 정시 지원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대로, 경영대학이 289점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어 서울대 정치외교/사회/심리 287점, 서울대 영어교육/연대 경영/고대 경영 287점 등 인문계 최상위 모집단위인 경제/경영계열에서 높은 점수대가 예측됐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학년 3학년 9월 모의고사 가채점 분석’ 결과를 6일 발표했다. 9월모평에 응시한 27개교 7255명의 성적을 가채점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9월모평에서도 이과생 강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1등급 인원 중 인문계(확률과 통계 선택)가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불과했다.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84.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9%였다. 미적분/기하는 통상 이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라는 점을 고려, 1등급 학생 중 이과학생이 93.1% 달한 것.

9월모평 전체 통계를 살펴볼 경우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1등급 비율이 더 줄어들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수생에 이어 반수생까지 합류되며 인문계 재학생들의 등급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계에 비해 1~2등급을 받기 어려워지면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최종 합격을 거머쥐지 못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인문계 모집단위로 불리는 학과들임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상위대학 인문계의 경우 수능최저 기준에 수학을 포함한 경우가 대다수다. 코로나19 구제책으로 수능최저를 완화한 서울대 학종 지균은 국수영탐 중 3개영역 이상 3등급 이내를 충족해야 하며, 연세대 역시 학종에서 인문계 학생들이 국어 수학 중 1개영역을 무조건 포함해 국수영탐 중 2개과목 등급합 4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국어는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약해졌으며, 영어는 6월모평에 비해 난도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6월모평에서 1등급 비율이 10.51%였던 것과 비교해 0.7%/p 하락한 9.81%로 나타났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수능최저 통과여부는 수능의 과목별 난이도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능최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능의 특정 과목만 학습하기보다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학습해야 한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6/9월모평 모두 난이도가 높았으므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2022정시에서 서울대/연대 의예과 예상 합격선이 원점수 297점으로 가장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 주요대 정시 예상합격선.. 자연 서울대/연대 의예 297점, 인문 서울대 경영 289점 ‘최고’>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9월모평 원점수 기준 주요대학 예상합격선을 공개했다. 발표된 합격선은 가채점 기준으로, 30일 9월모평 성적표가 발표되면 예상합격선이 달라질 수 있다.

- 자연계열
분석 결과 2021 9월모평 원점수 기준 자연계 정시 지원 가능점수는 서울대/연대 의예가 297점으로 가장 높았다. 가톨릭대/성균관대/울산대 의예 역시 296점으로 정시 예상합격선이 높았다.

자연계의 경우 대체로 의약학계열에서 정시 지원 가능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성균관대/연대 다음으로 수도권 주요 의대들이 294점, 순천향대/인제대/한림대 의예가 292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국립대 의예 289점, 수도권 주요 약대 282점 순이었다.

의약학계열을 제외하면 기계공학/화학공학/생명공학 등 자연계 전통강자들의 예상합격선이 높게 분포됐다. 서울대 기계공이 283점, 고려대 반도체/서울대 산업공/연세대 전기전자가 280점이다. 고려대 건축/서울대 과학교육/연세대 대기과학이 276점으로 뒤를 이었다. 서강대 생명과학/성균관대 전기전자/한양대 기계공의 3개 모집단위 역시 270점 이상의 높은 예상합격선을 보였다.

- 인문계열
인문계 예상합격선 역시 서울대가 가장 높았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원점수 기준 289점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서울대 정치외교/사회/심리 287점, 서울대 영어교육/연대 경영/고대 경영 등이 284점이었다.

올해 역시 인문계 상위 모집단위로 평가받는 경영/정치/교육 관련 모집단위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고려대 국어교육/연대 교육/성균관대 글로벌경제 등도 277점으로 비교적 높은 예상합격선을 보였다. 성대/서강대 경영, 한양대 정책 등이 274점으로 뒤를 이었다. 서강대 사회과학/한양대 정치외교/서울시립대 세무 등이 271점으로 270점 이상의 높은 예상합격선에 분포됐다.

260점대에는 사회과학/언어문화 관련 학과들이 집중돼 있다. 서강대 영미문화/한양대 사회/한국외대 LD학부 등이 267점, 서강대 중국문화/성균관대 한문교육/중앙대 사회과학 등이 263점의 예상합격선을 보였다. 경희대 사회/서울시립대 행정/건국대 정치외교/이화여대 인문통합/한국외대 스페인어 등이 261점으로 뒤를 이었다.

<여전한 이과생 강세 현상.. 수학 1등급 미적분/기하 ‘93.1%’>
9월모평 역시 3/4월학평, 6월모평과 마찬가지로 수학에서 이과생 강세 현상이 이어졌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7개교 7255명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응시한 학생이 93.1%에 달했다.

이과생 강세는 표준점수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원점수를 받고도 미적분 응시 학생이 확통 응시학생에 비해 표준점수가 6~7점 더 높게 나왔기 때문. 9월모평에서 원점수로 100점을 받은 확통 응시생의 표준점수는 140점이지만, 미적분에서 100점을 맞을 경우 표준점수가 146점으로 6점 더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9월모평의 경우 수학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를 인식해 선택과목보다 공통과목에 변별력을 둔 문항이 많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후 적용되는 점수보정체계에 의해 유불리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점수보정체계는 학습분량이 많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을 경우, 선택과목 점수 역시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되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미적분/기하를 응시한 학생들이 공통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선점하면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성적이 예상보다도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과생들이 수학에서의 이점을 활용해 대학 수준을 높여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주요대 경영/경제학과 등에 합격한 후 자연계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식이다. 서울중등지도진학회는 “6월모평 이후 우리 연구회에서 실시했던 설문 결과 약 30%의 자연계 학생들이 자연계 교차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서울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지원하고자 하는 확통 선택자들은 미적분과 기하 선택자들의 교차지원 여부에 따라 합격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확통을 선택한 학생들은 수시 전형에서 지원범위의 폭을 넓혀 적극적으로 합격확률을 높이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과생 수능최저 충족 ‘비상’.. ‘공통과목 위주 학습계획 세워야’>
전문가들은 통상 인문계 모집단위로 불리는 학과들임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소장 역시 “수학이 가/나형으로 나뉘었던 작년까지는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이 노력을 통해 수학 나형에서 1,2등급을 맞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통합형 수능이 실시됨에 따라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자연계 학생들에게 밀려 인문계 모집단위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문계 학생들이 교차지원이 가능하거나 계열구분 없는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에도 자연계 학생들에 비해 수학영역에서 등급이 밀려 예년보다 더욱 불리한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부터 약대 37개교가 전원 학부모집으로 전환하며 의약학계열 전반의 모집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의약학계열 진입을 희망하던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입 준비 역시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선택과목에서 등급 확보에 비상일수록 공통과목 학습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적분이나 기하의 공부량 자체가 확률과통계의 몇 배에 달하기 때문에 문과 상위권 학생이 수학 선택과목을 황급히 전향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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