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5 자사고 일괄취소 강행"..'2022 대선이후 변수 남아'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서울 광역자사고 배재고 세화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1심 행정소송에서 18일 승소한 것. 2019년 8월 재지정평가 결과 발표 직후 소송을 시작한지 약 1년6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해운대고가 부산교육청을 상대로 낸 1심 행정소송에서 승소, 각 자사고들이 낸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첫' 본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18일 배재고 세화고의 승소는 해운대고에 이어 이뤄진 2번째 판결이자, 서울 자사고로서는 첫 원고 승소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자사고들의 행정소송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숭문고와 신일고 역시 내달 23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서울교육청은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대로 검토한 후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자사고측의 법정 공방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으로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심에 승소한 학교들은 당장의 존폐 여부를 놓고 한숨을 돌린 상태지만 2025년까지 시한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미 행정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2025년 자사고 일반고 일괄전환 정책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이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까지 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춰왔기 때문에 자사고 폐지 철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24개교가 함께 제출한 헌법소원 결과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4개 학교의 학교법인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두고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작년 5월 헌법소원을 제기, 2라운드 법정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2025 일반고 전환이 실제 가능할지 여부는 2022년 대선이후 가닥이 잡힐 듯 보인다.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을 못박은 문정부의 교육정책을 차기 정권이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시행령 개정의 형식으로 일괄전환을 못박은 상태여서 정권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배재고 세화고가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1심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배재고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배재고 세화고 자사고 지위 '유지'.. 서울교육청 '항소 입장 밝혀'>
배재고 세화고가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18일 서울행정법원이 두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교육청이 경희고 세화고 숭문고 배재고 신일고 중앙고 이대부고 한대부고 8개교에 대해 내린 지정취소 처분에 대한 반발로 이뤄졌다. 배재고 세화고를 비롯한 지정취소 고교들은 그동안 법정에서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변경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서울 자사고로서는 첫 원고 승소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자사고들의 행정소송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재고 교장은 1심에 승소한 데 대해 "자사고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을 계속 펼쳐나가겠다"라며 기쁨을 내비쳤다. 

서울교육청은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대로 검토한 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행정처분 과정에도 아무런 법률적/행정적 문제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가대상인 자사고들의 세부 점수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며 공정 평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에 의하면 배재고와 세화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정취소 고교들이 60점에서 70점 사이의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각 학교에는 총점, 영역별 점수, 미흡한 부분에 대한 평가위원의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지표별 세부점수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숨 돌렸지만.. 2025 자사고 일반고 일괄 전환  방침 놓고 2라운드 법정 공방 '예고'>
1심에 승소한 학교들은 당장의 존폐 여부를 놓고 한숨을 돌린 상태다. 하지만 2025년까지의 시한부에 불과하다는 게 현실이다. 교육부가 행정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2025년 자사고 일반고 일괄전환 정책을 강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이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까지 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춰왔기 때문에 자사고 폐지 철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24개교가 함께 제출한 헌법소원 결과가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4개 학교의 학교법인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두고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작년 5월 헌법소원을 제기, 2라운드 법정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에 의하면 헌법소원은 2025년까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재고 세화고 사례처럼 다른 학교들 역시 효력정지 취소처분 소송에서 승소한다 할지라도 자사고가 일반고로 일괄전환되는 2025년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후에도 2025 일반고 전환이 실제 가능할지 여부도 2022년 대선이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을 못박은 문정부의 정책기조를 차기 정권이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시행령 개정의 형식으로 일괄전환을 못박은 상태여서 정권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같은 진영간 정권교체에서도 교육정책의 경우 전정권 지우기 차원의 뒤집기가 비일비재했다. 적폐라는 이름으로 문재인정부가 고입 대입 모두 뒤집기를 많이 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수요자 피로감이 극대화한 만큼 다음 정권에서 바로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문재인정부 내내 가중되어온 혼란이 이어진다는 점, 그 피해는 모조리 수요자들이 입게된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2025 특목고 일괄폐지.. 교육전문가들 "일방적 밀어붙이기보다 수요자 판단에 맡겨야">
정부가 고교서열화의 ‘주범’으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꼽았지만 특목자사고를 폐지한다면 결국 교육특구가 강화하는 강남8학군 시절로 되돌려 또다른 서열화를 만들 뿐이라는 지적이다. 평준화시절 강남8학군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외고 과고는 물론 전국자사고까지 대부분 비강남권이나 지방에 설립했다는 얘기다. 결국 특목자사고의 폐지가 고교평준화 시절로 돌아가는 데다 공교육을 약화하는 대신 교육특구중심의 사교육에 무게를 싣는 비교육적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사라져도 지금처럼 일반고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정시확대로 사교육이 늘어난다면 교육특구 중심의 과거로 회귀하는 또다른 서열화가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정시확대 특목자사일괄폐지등 문정부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공교육의 수월성부문을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키운다는 점이다. 매년 최고기록을 갱신하는 사교육비가 충분히 그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역대 정부가 교육정책에서 대부분 가장 큰 방점을 사교육 억제에 두었던 것과 가장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자사고 일괄폐지/정시확대/고교학점제 도입이라는 문 정부의 3가지 정책이 맞물릴 경우 사교육을 통한 입시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고교학점제는 1학년때 공통과목을 들은 후, 2,3학년에 자신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정시확대 상황에서 고1 공통과목 내신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이 일찌감치 내신을 포기하고 본격 수능만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교육계는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온 특목자사고 폐지에 법적 제동이 잇따라 걸린 만큼 일방적 밀어붙이기 보다 수요자의 판단에 맡겨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입시경쟁의 근본 원인은 임금차별과 학벌주의가 공고한 사회/노동구조에 있다는 점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그 책임을 온전히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학생마다 다른 소질 적성 능력에 맞춰 다양하고 심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교육 불평등이라는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역시 "교육부와 교육청은 자사고가 건학이념에 충실하면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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