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이월인원’ 일반55명.. ‘일반고 출신’ 입학비율 50.5%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지스트(Gwangju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광주과학기술원)의 학부과정인 지스트대학의 3년간 입결을 살핀다. 2018학년부터 올해 신입생에 해당하는 2020학년까지다.

일반대들이 학과별모집하는 것과 달리 지스트대학은 전교생이 ‘기초교육학부’로 입학, 기초소양을 기른 다음 2학년 이후 경쟁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해 학문의 길로 나아간다. 이같은 배경으로 입결은 모집단위별이 아닌 전형별로 공개한다. 공개하는 입결은 기본적인 경쟁률 외에 등록률과 이월인원, 고교유형별 입학현황까지 아우른다. 투명한 정보공개는 물론 교육수요자의 이해와 지원전략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지스트대학이 밝힌 ‘등록률’은 모집정원 대비 실제 등록한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충원율과 헷갈릴 수 있는데, 충원율은 일반대 입시에서 모집인원 대비 추가합격한 인원의 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에 혼동을 피하기 위해 지스트대학은 ‘등록률’로 표기했다.

고교유형별 입학현황에선 일반고 학생들이 특별히 불리하지 않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20학년 입학생 기준으로 수시와 정시 모두를 포함해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수시에선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5명의 등록자가 나왔지만, 정시의 경우 일반고 출신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64명의 정시등록자를 기록하며 두 번째로 입학생이 많았던 자사고의 세 배이상으로 나타났다. 과기원 가운데서도 지스트대학은 수시이월로 정시선발 인원이 상당한 만큼 일반고 학생들도 노려볼만한 기회가 충분한 셈이다.

지스트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스트)의 학부과정이다. 일반대와 달리 수시6회제한에서 벗어나며, 타 대학 수시합격자도 정시 수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파격적인 입시를 운영한다. 수시에선 학종과 특기자로만 선발하며 전 전형 정성평가를 실시한다. 특기자전형을 포함한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지스트 과학영재선발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고2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놓았다.

지스트대학 입학생의 고교유형은 수시는 영재학교와 과고, 정시는 일반고가 각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특징이다. 영재학교와 과고 출신들이 수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지스트대학이 수시이월인원을 정시에 합쳐 선발하는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학종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에서도 일반고출신은 정시포함 전체 모집인원의 18%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사진=지스트대학 제공
지스트대학 입학생의 고교유형은 수시는 영재학교와 과고, 정시는 일반고가 각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특징이다. 영재학교와 과고 출신들이 수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지스트대학이 수시이월인원을 정시에 합쳐 선발하는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학종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에서도 일반고출신은 정시포함 전체 모집인원의 18%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사진=지스트대학 제공

 

<최근 3년간 경쟁률.. 정시 22.9대1 ‘상승’>
3년동안 지스트대학은 수시 4개전형과 정시 1개전형을 운영해왔다. 수시의 경우 학종인 일반 학교장추천 고른기회와 특기자로 구분된다. 정시는 수능위주 일반전형이다.

지스트대학이 공개한 지난해 경쟁률 입결에선 정시로 눈길이 쏠린다. 무려 22.9대1을 기록하며 매우 높은 지원열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8학년 19.1대1에서 2019학년 16대1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22.9대1로 경쟁률이 크게 올랐다. 지스트대학은 KAIST와 달리 수시이월인원을 정시모집인원에 더해 선발한다. 지난해 요강상 정시 모집인원은 20명(이하 모집인원 내외명)이었지만 수시에서 74명이 이월됐다. 모집규모 확대폭이 매우 컸음에도 2019학년 16대1보다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이 수시지원에 집중하는 만큼 정시등록자는 대부분 일반고나 자사고 출신 학생들이다. 고교유형을 불문하고 우수학생들이 고루 지스트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수시에선 학교장추천이 16.2대1로 최고경쟁률이다. 2018학년 26.7대1, 2019학년 18.6대1. 2020학년 16.2대1의 추이다.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낮은 경쟁률이지만 다른 전형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기자가 15.5대1로 뒤를 이었다. 학교장추천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한 결과다. 이어 고른기회 14.6대1, 일반 12.9대1 순이다. 고른기회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오른 반면, 일반은 소폭 하락했다.

수시 전형별 경쟁률 차이는 지원자격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학교장추천의 경우 일반고 학생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타 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높게 형성된다. 반대로 전형에 따른 선발방식은 수험생들의 지원에 결정적인 변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수시 4개전형 모두 큰 차이 없이 1단계 서류 종합평가 100%로 전형별 모집인원의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학종은 2단계에서 서류70%와 면접30%를 합산해 반영하고, 특기자는 서류와 면접 평가결과를 종합해 최종석차를 처리하는 점이 다르다. 그렇지만 두 전형은 지원자격에 따라 먼저 학생들이 구분된다. 결국 지스트대학 지원자들은 자격요건과 전년 경쟁률을 기준으로 실제 지원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지원양상이 대부분 전년과 반대로 진행되면서 경쟁률 등락이 반복되는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시 전 전형 ‘등록률 100%미만’에도 입학생 커트라인 유지>
과학기술원인 지스트대학이 공개한 3년치 등록률도 입시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록률은 대입에서 통상적으로 알려진 충원율과 다른 개념이다. 일반대의 충원율은 모집정원 대비 추가합격한 인원을 의미한다. 10명 모집에 충원율 100%면 20등까지 합격한 것이고, 10명 모집에 50%면 전체 합격인원이 15명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내외’ 명을 모집하는 과기원의 경우 선발인원이 매번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입학해 수학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 지원자가 많다면 등록자가 늘어나고 부족하다면 줄어든다. 지스트대학은 의미의 차이를 두어 같은 내용을 ‘등록률’로 밝히고 있다. 수시이월을 진행하는 지스트대학 입시 특성상 등록률은 이월인원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스트대학은 낮아진 등록률이 눈에 띈다. 합격자 가운데 등록을 안 한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인데, 이는 타 상위대학과 중복합격해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되며, 그만큼 지스트대학을 향한 상위권의 관심과 지스트대학이 ‘잘 뽑은’ 결과가 등록률 감소추이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시에서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이월되면서 지난해 정시 모집규모 확대폭은 상당했다. 정시로 이월된 수시미등록인원은 일반55명 학교장추천12명 고른기회5명 특기자2명으로 총74명이다.

정시의 경우 등록률이 95.8%로 나타났다. 수시에서 74명 이월해 모집인원이 20명에서 94명으로 확대된 것을 반영한 결과다. 총94명 가운데 90명이 등록했다는 의미다. 지스트대학은 정시에서 군외대학으로 분류된다. 가/나/다군 이외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현 체제에서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중복지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100%에 가까운 등록률을 보인 것은 그만큼 높은 선호도를 드러낸 대목으로 평가된다.

<일반고 입학생 ‘정시 중심’ 50.5%.. ‘수시이월 영향’>
지난해 입학인원 중 절반가량이 일반고 출신이었다. 수시35명 정시64명의 99명이 등록하면서 전체 고교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인 50.5%를 차지했다. 반면 2018학년 109명이 입학하며 54.8%를 보였던 영재학교와 과고 출신 비중은 3년간 꾸준히 줄고 있다. 2019학년 35.7%(70명), 2020학년 30.1%(59명)의 추이다.

물론 일반고 학생들이 다수 합격한 배경에는 수시이월이 발생하는 지스트대학 입시 구조가 있다. 지난해에도 수시에서 발생한 74명의 미등록 인원의 대부분을 정시로 이월해 충원했다. 영재학교와 과고가 수능대비를 하지 않는 만큼 정시에선 일반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시를 중심으로 지스트대학의 문호가 일반고 학생들에게 결코 좁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35명의 일반고 출신 수시등록자도 나왔다.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수시에서도 일반고 학생들이 충분히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3년 동안 일반고 출신의 비율은 2018학년 29.1%(58명), 2019학년 52.6%(103명), 2020학년 50.5%(99명)의 추이였다. 지난해 전채 입학생 중 비중은 소폭 줄었으나, 2019학년 이후 절반이상의 비율을 유지한 모습이다. 다만 일반고 학생들의 등록비중은 수시이월에 따른 정시 모집인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시모집 결과 74명이 이월되면서 정시 모집규모가 20명에서 9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4명이 일반고 출신이다. 고교유형별로 자사고20명 영재학교/과고5명 기타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시에선 일반고 출신 입학생이 35명으로 집계됐다. 54명이었던 영재학교/과고에 이어 두 번째였다.

반면 영재학교/과고 출신의 비중은 3년째 축소됐다. 2018학년 54.8%(109명), 2019학년 35.7%(70명), 2020학년 30.1%(59명)다. 일반고 등록비율이 늘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수시이월이 발생하며 정시모집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은 대부분 수시를 통해 이공계특성화대에 입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원이 5개체제까지 확대되면서 영재학교나 과고 인원만으로 정원내 모든 학생들을 선발하기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물론 영재학교와 과고 학생들이 과기원으로 진학하는 것 자체는 이공계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두 학교의 설립취지 부합하는 진로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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