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중요성 ‘강조’.. 자소서 면접 ‘긍부정 사례’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지스트(Gwangju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광주과학기술원)의 학부과정인 지스트대학은 과학기술원 체제 학부모집 대학이자, 이공계특성화대학의 일원으로 해마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상당하다. 작지만 강한 ‘한국의 칼텍’으로 불리는 이유다. 칼텍은 MIT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최우수 이공계대학이다. 소수정예 영재교육을 추구하며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스트대학과 공통점이 존재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도 일반고생의 충분한 준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스트대학 입시의 민낯을 살핀다. 지스트대학 김용렬 대학입학팀장의 조언으로 실제 자기소개서(자소서)와 면접에서의 합불사례를 짚어 수요자 이해를 돕고자 했다.

올해 지스트대학은 수시에서 180명 내외를 선발한다. 학종전형인 일반전형 115명, 학교장추천전형 40명, 고른기회전형 15명과 실기위주의 특기자전형 10명이다. 학종 전형방법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다. 2단계 면접평가까지 진행한 후 서류전형70%+면접전형3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정한다. 김 팀장은 “면접전형이 결과가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 반영률이 30%를 상회하는 수준 정도의 변별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은 지원자라도 수학/과학 구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내적역량확인 평가에서 감점사항이 없다면 최종합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스트대학의 자소서 문항은 4번문항이 대교협 양식과 차이가 있다. 지스트대학 진학의지와 대학입학 후 본인의 진로계획을 묻는데, 여기서 다른 대학 이야기를 하는 지원자들이 있어 수험생은 기본부터 갖추는 걸로 입시에 임해야 하겠다. 반면 지스트대학에 개설되어 있지 않은 학과의 공부라 할지라도 진실성 있게 자기주도적으로 꾸준히 공부해온 학생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사진=지스트대학 제공
지스트대학의 자소서 문항은 4번문항이 대교협 양식과 차이가 있다. 지스트대학 진학의지와 대학입학 후 본인의 진로계획을 묻는데, 여기서 다른 대학 이야기를 하는 지원자들이 있어 수험생은 기본부터 갖추는 걸로 입시에 임해야 하겠다. 반면 지스트대학에 개설되어 있지 않은 학과의 공부라 할지라도 진실성 있게 자기주도적으로 꾸준히 공부해온 학생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사진=지스트대학 제공

 

<지스트대학 자소서 긍부정 사례>
김 팀장은 자소서 긍정사례로 ‘학생부와 잘 연계된 자소서’를 꼽았다. “A지원자는 학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과 교사 추천서에서 매우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떤 점에서 학생이 창의적인 학생인지 원인이나 관련 활동사항이 적혀 있지 않았으나, 자소서에서 지원자의 창의성을 나타내는 교내 활동들을 나열해 문제를 바라보는 특별한 시각과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들을 어필했다. 학생부에 학생의 활동에 자세히 기록돼 있지 않다는 것을 평가자도 알고 있어, 자세히 기록되지 않은 사소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지원자가 의미를 두고 자소서에 구체적으로 작성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공을 위한 구체적 준비과정”을 작성하는 것도 평가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다. “지구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B지원자의 자소서는 1번부터 4번까지 고교생활 내에 지구과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구과학에 매력을 느낀 이유, 타 교과와 어떻게 융합해 공부했는지, 학교수업에서 충족되지 못한 학문적 호기심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자소서 모든 항목에 상세히 기술했다. 지구과학과 관련된 각 활동마다 활동의 동기와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활동의 아쉬운 점을 지스트대학에 지원한 동기와 연결해 추후 지스트대학에서의 학업계획을 제시해 진학을 위한 노력과 열정을 평가할 수 있었던 긍정적인 사례다.”

B지원자 사례에서도 봤듯이 지스트대학 진학에 열의가 잘 드러나는 자소서도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C지원자는 어릴 때부터 노화에 관심이 많아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고 노화와 관련된 여러 연구결과를 조사해 정리하면서 지스트대학에 진학해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준 예다. 생명공학 분야 조사 과정에서 세포노화의 조절 기전 연구를 지스트 생명과학부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지스트대학 진학에 꿈을 키우고 준비한 과정을 소개했다. 진학 이후 1년간의 기초교육학부 과정이 끝나고 생명화학전공을 선언하고 의생명과학을 부전공하겠다는 다짐과 생명과학부 대학원에 진학해 지스트 생명노화연구소 실버바이오헬스센터에서 노화 제어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연구하겠다는 포부를 보여줬다. 왜 지원자가 지스트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자소서에 담아낸 예다.”

김 팀장은 아쉬운 사례도 함께 전했다. 가장 먼저 지스트대학과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는 자소서가 꼽혔다. “D지원자는 자소서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수학을 좋아하는지 나열했다. 새롭게 알게 된 수학 공식, 수업시간에 알게 된 사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수학 전공이 따로 개설돼 있지 않은 지스트대학에서 왜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지, 지스트대학에서의 학업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E지원자의 경우 지스트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 바이오의공학부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나열한 경우다. 두 지원자 사례 모두 왜 지스트대학에 지원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진학의지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돼 전체적인 서류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활동에 대한 느낀 점과 배운 점이 없는 활동 나열 위주의 자소서도 아쉬운 사례로 꼽았다. “F지원자는 자소서에 고교 교내 활동 중 진행한 탐구활동을 설명했다. 학생부에 기록된 탐구활동의 주제를 통해 지원자의 이공계적합성과 학업 열의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탐구활동 주제와 전반적인 과정만 적성하고 활동의 이유/동기, 진행 시 느낀 점과 배운 점이 없어 탐구활동 내 지원자의 역할과 자기주도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한정된 글자수에 맞춰 작성하다 보니 과정만 설명하고 가장 중요한 배우고 느낀 점을 생략하는 실수로 보인다. 평가 시 탐구활동의 전반적 과정은 주제를 통해 유추할 수 있어, 활동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점을 중점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스트대학 면접 ‘중요성’.. 긍부정 사례>
김 팀장은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종(일반/학교장추천/고른기회)의 경우 서류전형 결과 70%와 면접전형 결과 30%가 최종전형에 반영되는데, 타 대학에 비해 면접전형 결과가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서류전형 최상위권 학생이 수학/과학 구술평가와 내적역량평가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으면 못한다면 최종합격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면접전형 대상자 중 서류전형 최하위 지원자가 수학/과학 구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내적역량확인평가에서 감점사항이 없다면 최종합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스트대학 생명과학 과목 구술면접을 치룬 A지원자는 서류평가에서는 전체적인 내신성적이 우수한 편은 아니었지만, 생명과학과 관련한 활동과 학업에 대한 열의/잠재력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면접 대상자가 된 학생이었다. 예상했듯이 A지원자는 구술면접에서 생명과학 뿐아니라 수학 문제풀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생명과학과 화학을 융합한 연구를 통해 환경 문제 해결에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지스트 인재상에 적합한 학생으로 평가돼 최종합격 기회를 받았다.

수학/과학문제풀이가 없는 특기자전형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특기와 영재성을 검증해 자소서는 물론 특기증빙자료 등에 기재된 활동내용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상태로 면접에 응해야 한다. “국내외 대회를 친구들과 참가한 B지원자는 대회를 준비하며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리더십을 발휘해 배운 점, 대학생활과 과학도로서 살아가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등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는 협업과 의사소통 측면에서 고교생으로서 겸비하기 어려운 수준의 깊이를 보여줬고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입학 후 지스트대학이 제공하는 학생창업 인프라/프로그램을 활용한 창업사업계획서도 작성해 지스트대학이 특기자전형 학생에게 바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천문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C지원자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명확한 소신을 밝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스트대학에 없는 전공임에도 왜 천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지 확신을 보여주고, 그 길을 가기 위해 관련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국내외 논문 등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여 학문적 소양을 충분히 갖추었음을 나타냈었다. 천문학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와 어려움을 ‘interdisciplinary networking’이라는 자신만의 개념으로 풀이함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증빙서류의 내용을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D지원자는 특정대회를 친구 두 명과 함께 참여한 결과를 특기증빙자료 1번으로 제출했음에도 자신의 활동사항과 작품 준비과정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지 못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조장으로서 대회 참여 및 준비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였다’라고 자소서에 기재했음에도 올바르게 답변하지 못했다. 면접 참여자에게 필요한 신뢰성도 보여주지 못했다. 동료들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를 자신만의 성취로 재해석하는 경향도 자주 엿볼 수 있었으며, 면접위원이 질문을 완료하기 전 답변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지스트대학 학생선발 과정에서 중요시하는 협동심 및 의사소통능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정분야에 대한 자신의 영재성을 지나치게 과시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E지원자는 자신이 매우 특별한 존재이며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국제대회 수상을 이뤄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주요 교과 성적이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을 때, 대회 준비로 인한 결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한 강조보다는 부족한 점을 적절하게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자세가 있었다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지원자들이 대표적으로 많이 실수하는 부분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면접 시에는 면접자들이 긴장을 심하게 한 나머지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질문 내용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답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대답을 할수록 답변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고 더욱 긴장해 소중한 면접시간을 낭비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질문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거나 답변 시 자신도 모르게 횡설수설할 경우, 평가위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한 번 질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요청하거나, 잠시 생각할 시간을 요청해도 괜찮다. 급하게 더 많은 내용을 답변하려 하다 오히려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하길 바란다.”

<2020학년 면접 기출 24개문항 홈페이지 공개>
지스트대학은 입학처 홈페이지에 게재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통해 2020학년 면접기출 24개문항을 공개한 상태다. 올해 지스트대학 수시를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필히 참고해야 하는 자료다. 기출문항 뿐아니라, 출제의도/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등을 모두 수록하고 있어 학교의 출제 경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영향평가보고서는 입학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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