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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지스트대학 입학처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이용주 지스트대학 입학처장(비교종교학 교수)은 지스트대학의 교육과정에 맞닿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보인다. 보직은 ‘입학처장’이지만, 사실은 지스트대학의 학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학장으로서 교육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온 인물인 데다 철학자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통해 학부생들의 교양교육을 이공계교육의 바탕으로 삼고 있는 지스트의 상황이고 보면 올해 입학처를 만든 지스트대학으로선 그만한 상징성과 파급력이 있는 인물이라고도 하겠다.

이 처장은 과기원뿐 아니라 일반대학의 총장들도 이공계열 출신이 휩쓰는 지금, “세상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철학자가 세계를 지배하고 그 다음 종교가들이, 그 다음 관료가, 그 다음 경제인이 지배했는데, 이제는 공학도가 지배할 세상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이미 공학도의 시대이긴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공학도의 시대가 열렸다”며 “과기원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우리가 세상을 이끌어갈 리더다’라는 걸 자각하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게 철학하는 사람의 바람”이라고 말한다. 이 처장은 ‘철학과 종교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과학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를 공부하는 사람이다.

이용주 지스트대학 입학처장
이용주 지스트대학 입학처장

 

- 수시모집비율이 90%가량이다. 수시학종모집에 힘을 싣는 이유는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진로와 관심사, 성취도,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형이 학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특성상 이공계 분야 진로와 적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입학한다 하더라도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

지스트대학은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이공계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 교육철학이자 인재상인 3C1P형 인재다. 지스트대학의 설립목적 중 하나인 고급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해 창의력과 상호협동,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나고 이를 기반으로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수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열정, 성취도를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

지난해 입시 공정성이 최대 화두였던 만큼 교육부의 방향 역시 큰 틀에서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지스트대학은 과기원 학부과정으로 교육부가 아닌 과기부 관할이긴 하지만, 정부의 취지를 존중하고 교육부가 추구하는 기본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 지난 10년간 축적한 입학생 종단연구 데이터가 있고, 우리 교육과정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어떤 학생이 들어와도 훌륭히 키워낼 자신도 있다. 다만 소수정예 대학, 이공계 특성화대학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교육부의 권고와 지침을 무조건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수능 출제 범위는 축소되는 반면 선택과목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정시를 큰 폭으로 확대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단순한 지식교육은 표준화로 간다 하더라도, 선발과정에서 이공계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다양한 교과, 비교과 경험을 살피는 건 필수불가결하다. 학년별로 정부의 이슈가 있지만 우리대학의 전형 기본 원칙은 고수할 예정이다.”

- 전형변화가 있다면
“올해 실시하는 2021학년부터 정시모집을 수능100%로 바꾼다. 전형간소화 취지와 입시공정성 신뢰성기조에 발맞춘 것이기도 하지만, 선발과정에서 보니 그간의 서류 및 면접평가의 결과가 정시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시에서 서류면접을 배제하면서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입시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라 본다.

2022학년 이과 선택과목은 정시전형에서 공통수학에 응시하고 선택 과목 중에서는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응시한 학생으로 지원자격을 정했다. 지스트대학에 진학해 학습하려면 미적분과 기하, 두 과목 중 한 과목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교과이수 유형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을 많이 이수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수시모집에서는 2022학년부터 면접전형 반영비율을 확대하고, 면접 방식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기자전형에서도 인원을 소폭 확대해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다.”

- 지스트대학은 인문, 사회 교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학과목을 영어로 교육하고 있다. 영재학교 과고 학생들도 진학하지만 일반고 학생들도 상당수 진학한다. 교육과정에 다른 일반고 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어로 교육하는 건 글로벌인재를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방침이다. 인문, 사회 교과목은 고차원적인 내용이 많아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키기 위해 한국어로 진행하고 있다. 이공계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영어에 익숙해지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전공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경우 학생들의 이해도가 한국어 진행 수업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들이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신입생캠프 때부터 영어 강의를 해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영어 전공수업을 통해 영어를 일상화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흔히 일반고 학생들은 과기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가질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일반고 학생이라고 해서 이공계 역량이 없거나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들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입학을 허가했고, 우리의 교육과정 안에서 충분히 발현되고 있다. 학생들의 GPA에도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며, 일반고 출신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입학 전 신입생 캠프, 담당 교수 배정, 맞춤 상담, 지도교수 면담 및 선후배 면담 등의 커리큘럼을 통해 적응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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