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클리닉] 건강한 폐 만들기

요즘 대한민국 국민들의 폐는 참 건강하다. 모두 코로나19 덕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우리나라로 몰려오던 미세먼지가 확 줄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불어오는 서풍이 많은 봄의 하늘이 청명할 정도다. 게다가 올해는 황사현상도 거의 없다. 폐를 힘들게 하는 먼지가 줄었으니 당연히 폐의 건강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폐가 좋아진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마스크 때문이다. 3달 넘게 마스크를 쓰면서 폐로 들어오는 먼지 등의 이물질이 줄어들었다. 마스크를 쓰면 폐가 마르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이 또한 폐를 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래저래 폐가 건강해지는 조건이 형성된 셈이다.

 

우리는 폐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다. 이번에 코로나19가 폐렴을 일으키면 생명이 위험해진다는 걸 알았지만, 평소에는 폐를 나쁘게 하는 상황을 잘 모른다.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에도 관심이 없었다. 감기가 심해지면 기관지염이 되고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지만, 병의 전변과정을 정확히 아는 분들은 드물다.

흡연이나 결핵 이외에 폐를 가장 많이 손상시키는 것은 흔히 감기라고 부르는 상기도염증이다. 상기도란 평소 호흡을 할 때에 공기가 지나가는 길이다. 공기는 코를 거쳐 목구멍 주위의 인두와 후두를 지나고, 기관지를 통과해 폐에 도달한다. 폐에 도달하기 이전까지의 코 인두 후두 기관 등을 상기도라고 부른다. 상기도염증은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감기라고 부르는 것은 바이러스가 상기도에 염증을 일으킨 병이다. 코에 염증이 생기면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기도 한다. 인후에 염증이 생기면 목이 붓고 아프다. 이 정도에서 그치면 가벼운 감기라고 할 수 있지만 더 깊숙하게 염증을 일으키면 기관지염증도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폐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폐렴이 되기도 한다.

폐렴은 위험한 질환이다. 건강한 폐 세포가 많은 젊은이들은 폐렴으로 인해 일부 폐 세포가 죽더라도 나머지 건강한 세포들이 많아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건강한 폐 세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인들에게 폐렴은 아주 위험한 질환이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분들의 최종 사망원인 가운데 50%가까이가 폐렴일 정도로 위중한 병이다.

이번 코로나19가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별 증상이 없다가 폐렴으로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중에 29세까지는 단 한 명의 사망자가 없었고, 30대에선 1명만이 사망했다. 반면에 80세 이상의 확진자 중 25%가 사망했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요인에 의해 폐 세포가 줄어들었고, 폐의 건강 상태가 나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평소에 폐 건강을 잘 관리했다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되어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폐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숨을 쉬기 편한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 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곽의 용적이 커지면 공기가 폐로 들어오는 들숨이 만들어 진다. 그 다음 흉곽이 줄어들면 공기를 내보내는 날숨이 생성된다. 이런 흉곽의 움직임(호흡)은 호흡근들의 운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카톡을 하거나, 허리가 뒤로 빠지고 어깨가 굽은 자세로 책상에서 오래 일을 하게 되면 척추뼈 갈비뼈 흉골로 구성된 흉곽의 용적이 줄어든다. 폐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줄어들면 당연히 호흡이 힘들어지고 폐가 위축된다. 흉곽이 좁아져 힘들게 숨을 쉬는 상황이 계속되면 폐의 건강이 나빠지게 된다. 숨을 편히 쉬기 위해선 허리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을 활짝 펴는 자세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자세는 목과 허리디스크 예방에도 좋은 자세이다. 책상 앞에서 일을 하거나, 소파에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면 두 손을 등 뒤로 깍지 끼고 가슴을 앞으로 쭉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요가의 코브라자세도 흉곽을 펴고 넓히는 좋은 운동이다.

좁아진 흉곽을 더 넓히는 방법은 소흉근과 대흉근을 강화시키는 팔굽혀펴기이다. 대표적인 호흡근인 소흉근과 대흉근을 강화하면서 척추와 흉골의 간격도 넓혀줄 수 있다. 갈비뼈 등으로 이루어진 흉곽을 넓히는 방법 이외에 복식호흡도 폐의 용적을 크게 만들 수 있다. 복식호흡을 하게 되면 폐와 복부의 내장기를 구분하는 횡격막이 아래쪽으로 당겨진다. 폐로 외부 공기가 충분히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폐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건조한 환경을 피해야 한다. 감기 예방법으로 통상 가습기 등을 통해 습도를 높이라고 하는데, 감기 예방은 물론이고 폐 건강까지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폐로는 아주 많은 공기가 오간다. 폐로 들어오는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다면 기관기와 폐포가 마르게 된다. 아주 얇은 막으로 구성된 폐포는 건조해지면 탄력이 떨어진다. 마른 세포는 상처가 나기도 쉽다.

마스크를 쓰면 폐로 들어오는 공기의 습도가 높아진다. 올 겨울과 봄에 감기가 적어진 것은 물론이고 폐도 건강해진 이유이다. 코로나19 예방은 물론이고 폐 건강을 위해서도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는 지켜야 한다. 코로나19와 감기예방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코로나19와 감기를 막으면 폐가 나빠지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

30분에 한 차례씩 심호흡을 하는 것도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법이다. 성인남자의 안정 시 호흡량은 400~550ml이지만, 심호흡을 하면 1800ml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로 적은 양의 공기를 마시는 호흡을 오래하면 폐가 위축된다. 30분에 한 번 정도 등 뒤로 깍지를 끼고 가슴을 쭉 펴는 스트레칭을 한 뒤에, 복식호흡으로 3~4회 숨을 깊게 마시고 내쉬면 폐가 편안해진다. 숨이 가쁜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폐에 좋은 식품으론 호두가 있다. 폐포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만들어 준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중증 폐질환의 처방에 호두를 많이 쓰는 이유이다. 도라지는 한약명으로 길경이라고 하는데 노란 화농성 가래가 나올 때 쓰는 약재이다. 폐에 염증이 있을 때에 하루에 10g 이내로 먹어도 된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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