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미달에서 최고로 급변’..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직전 0.36대1에서 최종 5.86대1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0정시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눈치작전이 나타났다. 올해 수능이 만만치 않은 변별력을 나타내면서 전년 불수능과 마찬가지로 안정지원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기준, 원서접수 지원자를 시간별로 분석한 결과 원서접수 종료 전 대학들이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발표한 ‘직전경쟁률’ 발표 시점부터 원서마감시간까지 쏟아진 지원비율은 37.3%였다. 전년 39.5%과 비슷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40%에 가까운 수치로 많은 지원자가 막판에 몰리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작전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관측이다. ‘눈치작전’은 접수마감 몇시간 전까지 대학별 경쟁률 동향을 살피다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원서를 넣는 작전을 의미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막판 경쟁률이 낮았던 모집단위가 접수마감 후 최고경쟁률 모집단위로 올라서 있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원하려던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지는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원래 지원하려던 곳에 접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2020정시에서 상위15개대의 막판 지원율을 살펴본 결과 대학들이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발표한 직전경쟁률 발표 시점부터 마감시간까지 지원비율은 37.3%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0정시에서 상위15개대의 막판 지원율을 살펴본 결과 대학들이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발표한 직전경쟁률 발표 시점부터 마감시간까지 지원비율은 37.3%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15개대학 ‘소나기 지원’ 37.3%.. 외대 서울대 고려대 톱3, 연대 인하대 숙명대 서강대순 >
2020정시 상위15개대 원서접수 동향을 살펴본 결과, 눈치작전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다. 상위대학에 접수된 7만9946개 원서 중 37.3%가 원서접수 마감 전 마지막 경쟁률이 공고된 시점부터 원서접수 마감 사이에 몰렸다. 여전히 40%에 육박해 높은 수준이지만 2019정시에서의 39.5%보다는 약간 줄었다.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만만치 않아 지난해 불수능때와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눈치작전에 의지하기보다는 안정지원한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40%가 마감직전 몰리는 현상은 여전했다. 

소나기 지원 양상이 극심했던 곳은 올해도 한국외대다. 직전-최종 사이 3533명이 몰렸다. 원서접수를 마친 전체 외대 지원자가 6523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을 넘는 54.2%가 막판에 지원한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지원인원 7174명 중 3971명이 막판에 몰리면서 55.4%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대 막판 지원율도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53.3%와 비슷한 53.8%다. 마감직전 오후3시 1350명이 지원한 데서 마감까지 1572명이 더 몰리면서 최종 2922명이 지원했다. 올해 서울대 정시 경쟁률이 정원내 기준 2004학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지원자가 줄었지만, 마감직전 원서를 넣은 비율은 오히려 소폭 늘었다.

고려대가 45.2%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44.5%보다 확대된 45.2%다. 마감직전 오후2시 2123명이 지원한 데서 마감까지 1750명이 더 몰리면서 최종 3873명이 지원했다. 

이어 연세대(45%) 인하대(44.3%) 숙명여대(43.4%) 서강대(41%) 경희대(39.6%) 동국대(38.7%) 한양대(36.9%) 성균관대(35%) 이화여대(30.2%) 중앙대(29.9%) 서울시립대(21.8%) 건국대(20.8%) 순이었다.

<마감직전 최저경쟁률이, 최고경쟁률로 마감>
마감직전까지 미달이었던 모집단위가 최종 경쟁률은 치솟은 경우도 여전했다. 서울대의 경우 마감직전 오후3시 0.36대1(모집14명/지원5명)로 전체 모집단위 중 가장 경쟁률이 낮았던 응용생물화학부가 최종 오후6시 마감이후에는 5.86대1(14명/82명)로 마감했다. 지리교육은 마감직전 0.92대1(13명/12명)로 미달이었다가, 최종 4.69대1(13명/61명)로 높아졌다.

연세대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눈치작전이 더 극심했다. 마감직전 오후2시 기준 미달을 기록하며 최저 톱3에 머물던 모집단위가, 최종 최고 톱3로 마감하는 반전을 보였다. 특히 마감직전 0.69대1(13명/9명)로 최저경쟁률이었던 아동/가족학과(인문)은 최종 11.54대1(13명/150명)로 최고경쟁률로 마감했다. 불어불문학과는 직전 0.73대1(15명/11명)에서 최종 10.13대1(15명/152명)로, 노어노문학과는 직전 0.79대1(14명/11명)에서 최종 8대1(14명/112명)로 마감했다. 마감직전 미달까지는 아니었지만 영어영문학과도 직전 1대1(32명/32명)에서 최종 4.78대1(32명/153명)로 비교적 높게 마감했다. 

마감직전 전 모집단위에서 미달이 해소된 고려대의 경우 역시 마감직전 미달은 아니었더라도 비교적 낮은 경쟁률이었던 모집단위에서 최종 경쟁률이 높아진 경우가 있었다. 한문학과의 경우 직전 1.33대1(3명/4명)로, 전체 57개 모집단위중 11번째로 경쟁률이 낮았으나, 최종 7.67대1(3명/23명)의 최고경쟁률로 마감하기도 했다. 중어중문학과는 직전 1.75대1(8명/14명)에서 최종 5.75대1(8명/46명), 건축학과는 직전 1.75대1(8/14명)에서 최종 5.38대1(8명/43명), 역사교육과는 직전 1.25대1(8명/10명)에서 최종 5.13대1(8명/41명), 영어교육과는 직전 1.18대1(11명/13명)에서 최종 4.82대1(11명/53명), 국어국문학과는 직전 1.21대1(14명/17명)에서 최종 4.57대1(14명/64명), 영어영문학과는 직전 1.12대1(17명/19명)에서 최종 4.53대1(17명/77명)로 높아졌다.

서강대의 경우 마감직전 오후3시 기준 1.79대1(29명/52명)로 최저였던 영미문화계는 최종 5.79대1(29명/168명)로 마감했다.

중앙대는 전반적으로는 소나기지원이 심하진 않았지만, 나군 유아교육과의 경우 마감직전 0.9대1(10명/9명)로 미달을 빚은 것과 달리 최종경쟁률 12.4대1(10명/124명)로 뛰어올라 나군 수능일반전형 기준 최고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희대도 군 최저경쟁률이 최고경쟁률로 뛰어오른 모집단위가 있다. 가군 수능위주전형에서, 마감직전 오후2시까지 1.29대1(14명/18명)로 최저경쟁률이었던 영어영문학과는 최종 12.79대1(14명/179명)으로 해당전형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응용영어통번역학과는 직전 1.5대1(12명/18명)에서 최종 6.5대1(12명/78명), 주거환경학과는 직전 1.5대1(12명/18명)에서 최종 5.42대1(12명/65명), 지리학과(인문)은 직전 1.63대1(8명/13명)에서 최종 5.63대1(8명/45명)로 마감했다.

소나기지원이 가장 많았던 외대의 경우 가군 베트남어과가 마감직전 오후2시까지 1.4대1(10명/14명)로 군 최저경쟁률을 나타내다가 최종 10.7대1(10명/107명)로 군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군에서는 프랑스어교육과가 직전 2.4대1(5명/12명)에서 최종 8.4대1(5명/42명),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가 직전 1.56대1(9명/14명)에서 최종 6.56대1(9명/59명), 중국언어문화학부가 직전 2대1(18명/36명)에서 최종 5.94대1(18명/107명)로 상승했다.

나군 역시 최저경쟁률이 최고경쟁률로 뛰어올랐다. 마감직전 1.05대1(19명/20명)이었던 국제통상학과는 최종 9.32대1(19명/177명)로 마감했다. 다군에서는 영어통번역학부가 직전 2.33대1(39명/91명)에서 최종 6.59대1(39명/257명)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동국대는 가군 국어교육과에서 마감직전 오후2시까지 1.6대1(10명/16명)로 최저경쟁률이었다가 최종 5.2대1(10명/52명)로 마감했다.

숙명여대는 나군에서 행정학과가 직전 1.44대1(9명/13명)에서 최종 6.22대1(9명/56명)로 뛰어올랐다. IT공학전공은 직전 1.6대1(20명/32명)에서 최종 4.75대1(20명/95명)로 높아졌다.

인하대는 가군 일반전형에서 마감직전 오후1시 기준 1.37대1(19명/26명)로 최저경쟁률을 기록했던 조선해양공학과가 최종 5.37대1(19명/102명)로 마감했다. 산업경영공학과는 직전 1.46대1(13명/19명)에서 최종 4.54대1(13명/59명)로 높아졌다.

건국대 성균관대 시립대 이화여대 한양대는 다른 대학과 비교해 눈치작전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최종마감-마감직전 간격 3시간 일반적>
대부분 대학들은 원서접수 진행과정에서 일정한 시간을 미리 공고해두고 그에 맞춰 지원현황을 공개했다. 마감전날에도 특정 시간대 이후로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서접수 마감시간까지 눈치작전을 벌이며 경쟁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함이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중앙대의 변화다. 중앙대는 지난해까지는 마감직전 경쟁률을 오전10시에 공개해, 마감시간인 오후6시까지 간격이 8시간에 달했지만, 올해는 오후3시에도 한번 더 경쟁률을 발표해 간격을 3시간으로 줄였다. 

상위15개대 기준,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시간과 최종경쟁률 사이의 간격이 작은 대학은 건국대와 서울시립대다. 마감 2시간 전까지 직전경쟁률을 공개했다. 두 대학 모두 마감일인 31일 오후4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마감 간격이 적다보니 소나기지원 분석에서도 막판 지원율이 가장 낮을 수밖에 없었다.

직전경쟁률 공개 시간과 최종경쟁률 간격이 3시간인 곳이 10개대학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다. 고려대 동국대 연세대는 마감일 오후2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5시 접수를 마감,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는 오후3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경희대 한국외대는 4시간 간격으로, 모두 오후2시 직전경쟁률을 발표한 후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인하대는 마감전날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경쟁률을 공개하지만 마감일에는 오후1시까지만 경쟁률을 공개하고, 오후5시 마감해 5시간 간격을 뒀다.

<불가피한 ‘깜깜이 지원’.. 지난해 연대 마감직전 ‘미달’학과, ‘최고경쟁률’로 마감>
원서접수 마감직전 경쟁률 공개 시점과 경쟁률 마감시점 간에는 평균 3시간 정도의 간격이 있는 만큼, 이 기간동안 수험생들은 ‘깜깜이 지원’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 대학들이 경쟁률을 비공개하는 시점에서도 모집단위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원서접수 막판에 이르면 지원자들의 눈치작전은 극심해진다. 안정적인 성적을 확보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경쟁률에 따른 변수를 통해 상향지원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대학들이 경쟁률을 비공개하기 직전까지 미달됐던 모집단위들이 경쟁률이 치솟는 경우가 많았던 이유다.

대학들은 오히려 이런 지원자들의 눈치작전으로 인해 마감직전까지 섣불리 경쟁률을 계속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막판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지원’이 수험생들의 경쟁과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경쟁률을 실시간 공개할 경우 지원자들의 과열양상이 빚어져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시간에만 공개해온 방침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원서접수 막판의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라며 "실시간으로 경쟁률을 접수마감 때까지 공개할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도 지원자들이 눈치작전을 벌이면서 경쟁률에 따라 지원자들이 쏠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적정한 수준으로 막판경쟁률 비공개 시간을 대학들이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현실적으로 경쟁률을 실시간 공개하는 것이 대학 입장에선 어려운 만큼 공개 방식이나 비공개시기를 동일하게 하는 접근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금처럼 대학마다 경쟁률을 공개하는 시점뿐 아니라 마감시간마저 제각각이라면 지원자들에게 다소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눈치작전 효과 있을까.. 무턱대고 낮은 경쟁률 좇는 것은 ‘독’>
마감직전 경쟁률을 기반으로 지원하는 눈치작전은 정시에서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까. 눈치작전이 유독 정시에서 활용되는 이유는 수능성적에 따라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줄세우기’ 정량평가의 특성상 경쟁률이 중요한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높으면 그만큼 성적이 높은 지원자가 늘어나 합격선이 높아지고, 경쟁률이 낮으면 반대로 합격선이 낮아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치작전의 큰 효과는 기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모집단위 경쟁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원래 지원하려던 곳에 접수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지원자가 늘어나면 합격선이 올라간다는 것은 일부만 맞는 얘기다. 막판 지원을 결정하는 경우는 대부분 점수가 모자란 ‘허수 지원자’에 속하는데 이런 인원들이 아무리 늘어난다 한들 합격선은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무턱대고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를 좇아선 안 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만 살피는 어설픈 눈치작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성적의 다른 지원자들도 마찬가지로 경쟁률만 놓고 눈치작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시점에는 다수의 수험생들이 같은 모집단위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대로 마감직전 미달을 기록하거나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를 피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변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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