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시립대 세종대 교육부명단과 어디가 엇갈려'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2수능기본계획이 발표됨과 동시에 올해 4월 2022수능 선택과목을 앞서 공개한 대학 명단이 재보도되고 있지만, 실제 현황과는 차이가 있어 교육수요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매체마다 대학명단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특히 명단에서 누락된 한양대의 경우 단순 미확정 상태가 아니라, 교육부 발표에 앞서 이미 ‘상위9개대’로 한데 묶여 선택과목을 지정했다고 보도된 상태였기 때문에 혼란은 가중됐다. 한양대를 포함해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은 9개 상위대(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는 교육부의 발표에 앞선 4월22일 현 고1이 치를 2022수능에서 적용할 선택과목 지정계획안을 공통으로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4월30일 교육부와 대교협이 발표한 자료에는 한양대만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대의 포함 여부도 제각각이었다. 4월30일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는 세종대가 빠져 있었으나, 다음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탑재된 자료에는 세종대가 포함돼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6월 추가로 선택과목 지정 현황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시립대까지 고려하면, 제대로 된 ‘현황 업데이트’가 전무한 상황이다.

심지어 서울과기대의 경우 4월30일 발표된 자료에서는 인문계열에서 수학 선택과목을 지정한 것으로 공개됐지만, 5월1일자로 탑재된 자료에서는 선택과목 미지정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혼란은 교육부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요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과목을 미리 공개한다는 취지였다면, 제대로 했어야 한다. 여론조사하듯 대학들의 의견을 물어 성급히 내놓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아직 미정인 대학들의 의견을 받지 못했다면 좀 더 기다렸다가 완전히 포함된 상태로 발표했어야 한다. 수요자 편의를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보여주기 식으로 서둘러 뿌린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 역시, 2022전형계획 공지 법정 기한인 내년 4월에 바뀔 가능성도 얼마든지 남아 있다. 실제로 대학 취재 결과 내부에서 ‘미정’인 상태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교육부 자료에는 수능과목 지정여부를 결정한 대학으로 탑재된 경우도 있었다. 

2022수능 선택과목을 공개한 대학 명단이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 현황과는 차이가 있어 수험생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육부/대교협 자료 ‘한양대’ 누락 상태 지속.. 수요자 관심 외면>
한양대는 상위9개대와 공통의 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결론을 교육부에 회신하지 않으면서 교육부 발표자료에서는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입학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회신을 요구하는 공문이 오긴 했지만, 언제까지 꼭 제출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며 “상위9개대와 같은 입장이라는 의견은 전달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측은 상위9개대와 동일한 선택과목으로 안을 정했기 때문에, 현재 공개돼있는 교육부 자료에도 포함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누락된 대학은 한양대뿐만이 아니다. 4월30일 일부 대학만 취합된 상태에서 1차적으로 공개했지만 곧이어 다음날인 5월1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탑재된 자료에는 세종대가 포함된 상태였다. 현재 언론에 보도되는 명단이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도록 교육부가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대학 관계자는 “설문조사 하듯 대학에 요청했고, 실무자가 기한을 놓쳐 실수하는 바람에 대교협 자료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는 교육부가 ‘설문조사’하듯 대학에 요청한 자료로 성급하게 공개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공지된 대교협 자료도 믿을 수 없다. 확정했다고 발표했어도 내년 4월말이 법정고지일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바꿔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대학의 입장에서 ‘말바꾸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4월 교육부가 선택과목 대학명단을 정리해 공개할 당시,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에 강제할 수는 없는 사안으로, 선택과목을 정한 대학들만 우선적으로 정리해 공개했다”는 입장이었다. 8월 1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나머지 대학들의 2022수능 선택과목도 공개할 방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대학만을 취합해 공개한다는 점이 오히려 혼란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양대(ERICA)는 자료에 포함돼있음에도 한양대(서울)은 빠져있어, 한양대(서울)은 지정과목을 따로 정하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었다. 

심지어 선택과목 지정현황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서울과기대의 경우 4월30일 발표 자료에서는 인문계열에서 유일하게 확률과통계를 지정과목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5월1일자로 탑재된 자료에서는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수학과목에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았다.

‘과목 선택에 대한 혼란’을 고려해 2022 선택과목을 앞서 공지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단 지적이다. 규정상 2022전형계획 발표 시기는 내년임에도 올해 앞서 2022정시 전형계획 일부를 발표하도록 한 것은 2015개정교육과정 도입으로 2022수능에서 공통+선택형이 도입되면서 과목 선택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교육계 전반의 관심이 높은 상위대학의 지정과목 선택여부가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다소 무책임한 행정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과목 지정여부 공개대학 24개교.. 시립대 한양대(서울) 포함>
교육부 발표 이후 추가로 수능 선택과목을 공지한 곳은 서울시립대다. 6월26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반영영역 선택과목 지정을 안내했다. 조경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에서 수학은 미적분 기하 중 택1하고 탐구는 과학 중 택2한다. 조경학과는 확률과통계의 확용 측면에 높아 자연계열임에도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택1하도록 했다는 시립대 측의 설명이다. 탐구는 다른 자연계열과 마찬가지로 과탐에서 2개를 택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자연계열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택1하게 한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서울)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서울)의 12개교다. 과탐 2과목 선택을 요구한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서울)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서울) 한양대(ERICA)의 13개교다. 

현재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5월1일자로 공개된 ‘2022학년 수능과목 지정 현황’에 따르면 선택과목을 지정하든, 지정하지 않든 선택과목 지정여부를 확정한 곳은 경남대 경희대 고려대(서울) 극동대 꽃동네대 루터대 배재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성결대 성균관대 세종대 수원가톨릭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인천대 중앙대 청운대 청주교대 한국외대 한양대(ERICA)의 22개교다. 4월30일 교육부 자료를 기반으로 언론에 보도된 명단에서 서울대와 세종대 2개교가 추가됐다. 서울대는 4월30일 교육부/대교협 자료 상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2022입학전형 예고를 통해 별도로 선택과목을 공지한 경우다. 

여기에다 ‘어디가’ 자료에 누락된 서울시립대 한양대(서울)까지 포함하면 실제 현황은 총 24개교가 된다. 

<‘선택과목 경우의 수 816개’ 따른 혼란 방지.. 혼란 가중시킨 형국>
올해 고1 학생들이 응시하는 2022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선택형 구조로 시험을 치러야 한다. 공통과목과 함께 영역별 선택과목 중 1과목을 선택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는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응시할 수 있다. 

국어는 독서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하고,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하나를 택해 응시한다. 수학은 문이과 구분을 폐지한다. 수학ⅠⅡ가 공통이고,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등이 선택과목이다. 

2022수능의 대폭 변화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도입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문이과통합’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문이과를 망라해 어떤 과목이든 선택할 수 있게 함에 따라 수능 과목 변화도 불가피했다. 당초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실시하는 첫 수능은 2021수능이었으나 수능 개편이 한 차례 유예되면서 2022수능부터 가/나형 분리 출제를 폐지하게 됐다. 

문제는 문이과 상관없이 어떤 과목이든 선택할 수 있다 보니 대학 입장에서는 모집단위별 학문 특성에 맞지 않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소한의 과목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 학문연속성이 끊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공과는 상관없이 수능에서 유리한 과목에 쏠릴 가능성이 커, 극단적으로는 사탐을 응시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고교 입장에서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선택과목을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816개에 달해 현 고1의 고심이 컸다. 모든 수험생이 동일하게 치르는 공통형 과목을 제외하고, 과목별 선택형과목 개수를 살펴보면 국어2개(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수학3개(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탐구17과목(사탐9과목+과탐8과목)이다. 가능한 조합이 무려 816개에 이른다. 현행 수능에서는 탐구만 선택형으로 실시하다보니 사탐을 선택하는 경우 36개, 과탐을 선택하는 경우 28개조합이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대학이 수능 지정 선택과목을 공개한 것은 이 같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정작 교육부의 성급함으로 제대로 된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제각기 다른 자료가 보도되면서 혼란을 가중시킨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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