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 완화, 정시 동일계 폐지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중앙대가 2020학년 대입에서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를 소폭 확대하고, 논술을 축소하는 변화에 나선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5일 “2020학년 대입에서 정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교과전형도 소폭 늘린다. 대신 논술전형의 규모는 2019학년 886명에서 70여 명 가량 줄이기로 했다”라며 “학생부종합전형과 예체능 실기위주전형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큰 틀의 변화방향은 밝혔지만, 전형별 상세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모집인원 변경 내용을 밝힌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과 달리 중대는 아직 모집인원의 상세 변경안을 확정짓지 못한 때문이다. 올해 정시에서부터 전면 시행되는 ‘전공 개방제’로 인해 전형별 인원 변화에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전체적인 전형변화 방향만 정했을 뿐이다. 학내 논의를 더 진행해야 명확한 전형별 인원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에서 단과대학별로 입학, 차후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전공개방제로 인해 학과별 인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위대학 입시에서 ‘중심’으로 자리매김해 있는 학종은 전형규모에 변화가 없는 대신 ‘면접’을 전면 폐지하는 큰 변화가 예정돼있다. 다빈치형인재는 물론이고 2018학년 면접을 도입한 탐구형인재, SW중심대학 선정으로 2018학년 신설한 SW인재, 더하여 고른기회와 사회통합까지 전부 서류평가 100%의 선발이 진행되는 셈이다. 2017학년까지 면접 없이 선발을 진행해 온 탐구형인재를 통해 면접없는 학종 선발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내릴 수 있던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시확대와 더불어 논란으로 떠오른 수능최저에도 일부 변화가 있다. 학교장추천전형을 제외한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 실기형 가운데 문예창작과 사진 전공에 한해 유지하는 것은 같지만,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서울캠 인문/자연계열의 수능최저를 3개영역 등급합 5 이내에서 6 이내로 완화한다. 이외 전형들은 2019학년과 동일한 틀을 유지할 예정이다. 

중앙대는 고2가 치를 2020학년 대입에서 교과전형과 정시를 소폭 확대하는 반면, 논술을 축소한다. 학종에서 면접을 전면 폐지하고 수능최저를 완화하는 변화도 예정돼있다. /사진=중앙대 제공

<전형구조, 정시/교과 ‘동반확대’.. 논술 ‘축소’>
중대는 2020학년 대입에서 정시와 교과를 동반확대하고 논술을 축소하는 변화를 준다. 2020학년 예정된 중대의 정원내 모집인원은 특성화고졸재직자 1명을 제외하면 4317명. 차후 정원증감이 일부 이뤄지겠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전체 정원내 모집인원 중 정시 비중은 27%선 이상까지 끌어올려질 예정이다. 한 해 전인 2019학년에는 26.4%를 정원내에서 정시로 선발했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는 아직 전공 개방제로 인해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시를 확대할 예정인 것은 맞다. 대신 논술을 일부 축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원내만 보면 정시 확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원외를 더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원외 포함 시 확대되는 정시 규모는 5%p를 넘을 전망이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정원내로만 보면 정시가 얼마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원외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부분이 많다. 정원 내/외를 포괄해서 보면 확대 정도를 뚜렷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원내에서 대폭 모집인원을 늘리기란 불가능했다. 2019학년부터 전면 적용되는 전공 개방제가 정원의 일정 비율 이내에서만 실시할 수 있는 제도인 때문이다. 정해진 비율 이상으로 정시를 확대할 수 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전형별 모집인원 확정을 늦추고, 정원내 정시확대도 어렵게 만든 원인이 된 전공 개방제는 그간 중대가 꾸준히 시도해 온 입학정책이다. 단과대학 단위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로 폭넓은 교양교육 이후 전공을 선택하는 ‘무학과 제도’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중대는 2015년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2016학년 ‘광역모집’을 실시, 산업보안 국제물류 등 일부 모집단위를 제외한 나머지 모집단위를 정시에서 단과대학 단위로 선발하며 전공 개방제의 시작을 알렸다. ‘숨고르기’가 필요하단 내부 판단에 따라 2017학년과 2018학년에는 공대 창의ICT공대 등에서만 광역모집이 시행됐지만, 2019학년부터는 다시금 전공 개방제를 전면 시행하고 2020학년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단, 인문대와 사과대는 10%, 나머지 단과대는 20% 등 입학정원의 일정비율 이내에서만 실시 가능한 제도이기에 정시확대를 어렵게 만들고, 전형별 모집인원을 정하는 데 있어 학과별 논의도 필요한 특징이다.

정원내 기준 큰 폭의 변화는 아니라고 하지만, ‘정시확대’는 분명 그간 중대가 보여온 입시기조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수시확대에 적극 동참해온 대학이 중대이기 때문이다. 중대는 2014년 첫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한양대 경희대와 더불어 3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등 ‘모범’적인 입시를 펼쳐 온 대학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찍이 수시 비중을 70% 선까지 늘려놓은 탓에 극적인 변화를 준 적은 없었지만, 수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학종에 무게를 싣는 전형을 운영하는 등 정부정책에도 적극 호응해왔다. 

이번 정시확대 역시 기존의 수시확대와는 정반대되는 정책이지만, 최근 교육부가 대학들에 권고한 ‘정시확대’란 정책을 잘 따른 결과물로 풀이된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수험생들을 위한 기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정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논술전형이 다소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축소/폐지 대상인 특기자전형의 경우 일찌감치 폐지한 상황이다.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을 봤을 때 학종이나 교과전형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봤다”라고 덧붙였다. 

정시확대는 가군과 다군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다군에서 모집인원 확대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나군은 큰 변화가 예정돼있지 않다. 통상 다군은 다른 모집군에 비해 입학성적이 높게 형성되는 반면, 입학생들의 ‘로열티’가 부족, 중도 탈락률이 높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처럼 여겨져왔지만, 중대는 다군모집을 시작한 이래 계속해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완전히 다군에 안착했다. 2019학년에도 경영경제대 창의ICT공대 간호대 등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들의 계열모집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논술은 다소 줄어든다. 전체 정원 규모가 정해진 상황에서 정시를 확대하기 위해선 모집인원이 어느 전형에서든지 축소될 수밖에 없었고, 그 대상은 논술로 정해졌다.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9학년 886명에서 800명 초반 선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학년부터 2018학년까지 900명 안팎의 모집인원을 유지했단 점을 고려하면, 100여 명 가까운 축소 규모다. 한 해 전인 2019학년과 비교하더라도 7~80여 명의 인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논술에서 축소된 인원이 전부 정시에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인원은 교과전형을 확대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의 2개 전형 체제인 중대 교과전형 가운데 주된 확대 대상은 학생부교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폭 확대보단 인원 조정에 가까운 수준으로 모집인원을 늘릴 것이란 게 중대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전형 간 규모 변화가 많은 가운데 학종은 2019학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규모를 유지한다. SW중심대학사업 시행 초기부터 소폭 인원을 확대하기로 한 SW인재는 75명으로 약간 인원이 늘어나지만, 다빈치형인재와 탐구형인재, 고른기회, 사회통합 등 여타 학종 내 전형들은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전형 간 모집인원 조정만 소폭 이뤄진다. 

<학종 면접 ‘전면 폐지’.. 수능최저 완화>
중대는 2020학년 대입에서 학종 면접을 전면 폐지하는 파격적인 변화에 나선다. 중대는 학종을 대표하는 다빈치형인재와 탐구형인재 가운데 다빈치형은 면접 실시, 탐구형인재는 면접 미실시의 ‘투 트랙’ 학종 체제를 이어오다 2018학년 탐구형에도 면접을 도입, 두 전형 모두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을 적용한 상태다. 2018학년 신설된 SW인재까지 전체 학종에서 면접을 실시한 시기는 2018학년과 올해 치러질 2019학년의 2년. 2020학년부터는 학종 전체에서 면접이 실시되지 않을 예정이다. 

면접 폐지는 다소 의외의 변화로 보인다. 불과 지난해 실시됐던 2018학년 탐구형에 면접을 도입, 면접의 중요성을 높이는 전형 변화가 이뤄졌던 때문이다. 아직 2019학년 수시 선발 전이란 점을 생각하면, 1년 만에 전형을 바꾼 셈이다. 

중대는 선발결과와 여건 등을 모두 고려해 면접을 없앴단 입장이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면접을 없앤 것은 그간 입학한 신입생들의 학업성취도 등을 전부 연구해 내린 결정이다. 기존 탐구형인재 선발 경험이 있기에 면접이 없다고 해도 면밀한 선발을 진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험생들 입장에선 일괄선발로만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여러 차례의 다단계 서류평가를 진행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시확대와 더불어 논란의 대상이 됐던 수능최저는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서울캠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6이내,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3개영역 등급합 6이내인 경우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2019학년 기준 두 계열 모두 3개영역 등급합 5이내였던 점을 고려하면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쉬워지는 셈이다. 기존에도 수능최저가 높다고 보기 어려웠던 실기형 문예창작과 사진 전공의 수능최저는 변함이 없다. 

수능최저 관련 계열별 탐구영역 방법에 차이를 두는 변화도 있다. 2019학년의 경우 탐구영역 등급 산출 시 1과목만 반영했지만, 2020학년에는 인문은 2과목 평균, 자연은 상위 1과목으로 탐구영역 등급을 산출한다. 두 계열 모두 한국사 4등급 이내에 들어야 하는 점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학종 면접 폐지와 수능최저 완화 외 특기할만한 부분은 정시에서 꾸준히 선발을 이어온 동일계 전형이 사라진단 점이다. 중대는 2016학년부터 2018학년까지는 나군, 2019학년에는 가군에서 전문교과 30단위 이상을 수료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계 전형을 따로 뒀지만, 2020학년에는 해당 전형을 없애기로 했다. 전문교과 30단위 이상이 통상 특목고에서 수료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고 출신 수험생의 입학이 보다 쉬워지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학종 면접과 정시 동일계 폐지, 수능최저 완화를 제외하면 별다른 전형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중대가 2020학년 전형방법을 2019학년에서 크게 바꾸지 않겠단 기본 방침을 밝힌 때문이다. 중대 입학관계자는 “일부 전형 변화가 있지만, 기본적으론 2019학년과 큰 차이 없는 방법으로 전형을 꾸릴 계획이다. 당장 고2 학1생들에게 적용되는 사안인데 급작스런 변화는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부내용에선 약간씩의 변화가 있지만 면접 폐지, 수능최저 완화 정도만 주의깊게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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