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비중 늘려..정시 계열분리, 상경계열 수학 비중 확대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한양대의 2020학년 대입전형은 기존 전형구조 유지에 방점이 찍힌다. 4일 한양대가 제공한 2020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전형계획)에 따르면, 수시/정시 모집인원은 모두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특기자전형에서 각 10명의 모집인원이 줄어드는 반면, 정시는 가군 3명, 나군 13명이 늘어 전년 대비 16명이 늘었다. ‘정시 소폭확대’, ‘교과/특기자 소폭축소’의 미세한 조정이다. 나머지 전형에서도 의예과를 1명 더 모집하는 고른기회 외에는 규모 변화가 없다. 특성화고졸재직자 1명을 제외한 전체 2808명의 정원내 모집인원 기준 소폭축소, 소폭확대된 전형들도 1%p 범위 내에서만 조정이 이뤄졌다. 

전형방법도 마찬가지다. 논술 전형방법이 논술 70%와 학생부 30% 합산에서 논술 80%와 학생부 20%로 논술고사의 비중을 늘린 점, 정시에서 2019학년까진 동일한 영역별 반영비율을 유지하던 인문계열과 상경계열을 분리, 상경계열의 경우 수학의 비중을 늘리고 탐구의 비중을 줄인 점 정도만이 2019학년과 다른 지점이다. 여기에 학생부교과성적을 일부 반영하는 정시 나군의 경우 등급 간 점수 격차를 0.5점에서 0.2점으로 줄여 수능의 영향력을 한층 키운 점, 가군 동점자처리기준에 학생부교과성적 반영이 따라 붙은 점 정도만 주의 깊게 살피면 된다. 

최근 서울 상위대학들을 중심으로 교육부가 정시확대를 주문하고, 언론보도로 인해 수능최저 폐지 논란이 들끓는 등 혼란스러운 양상이지만, 한대는 소폭의 전형변화를 제외하면 '뚝심있게' 기존 전형을 유지한 모양새다. 일찍이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고 제출서류 간소화를 이뤄낸 데다 수능최저를 전면폐지하는 등 앞선 행보로 ‘착한대학’의 지평을 개척한 덕에 더 이상 변화를 줄 여지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진행돼온 전형 간소화 등을 전부 이뤄 현재 전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얘기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한양대는 일찌감치 전형 간소화를 이뤄내 ‘착한대학’으로 이름이 높았다. 수능최저를 전면 폐지한 수시선발을 진행하고 있거니와 정시도 상위대학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비율을 유지해왔다. 전형 간소화와 대입전형의 다양성을 모두 갖추고 있던 셈”이라며 “최근 불거진 정시확대를 비롯해 수능최저 폐지 등 교육부가 대내외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들이 모두 대입전형에 반영돼있기에 별다른 전형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폭의 변화들만 있는 가운데 특기자를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고른기회에 의대 선발인원을 추가하는 등 정부 대입정책과 부합하는 면들이 올해도 나와 눈길을 끈다”라고 말했다. 

2020학년 전형계획을 두고 교육부 주도로 정시확대, 수능최저 폐지 등의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한양대가 전형유지에 초점을 맞춘 전형계획을 내놨다. 이미 '착한대학'으로 명성이 자자할만큼 완성된 대입전형을 보여왔단 점에서 큰 변화를 줄 여지조차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한양대 제공

<2020 한양대, 정원내 2808명 모집.. 정시 소폭확대, 교과/특기자 소폭축소>
현 고2가 치를 2020학년 대입에서 한대는 정원내 기준 2808명을 모집한다. 정원내 전형 가운데 통상의 수험생과 거리가 먼 특성화고졸재직자 1명을 제외한 수치다. 2018학년엔 2812명, 2019학년엔 2813명을 모집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전 대입에서 선발하지 못한 잔여정원이 아직 반영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형을 2019학년과 동일한 규모로 운영하는 특징이다. 인원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소폭 변동에 그치며 전체 정원 대비 비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상위대학 입시에서 ‘최다 비중’을 자랑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2019학년 1075명에서 1077명으로 2명 늘며 비중을 38.2%에서 38.4%로 0.2%p 늘렸다. 세부전형별로 보면 일반전형은 962명에서 963명, 고른기회전형은 113명에서 114명으로 각 1명 늘어난 실질이다. 고른기회의 경우 의예과 선발 1명이 추가되며 인원이 늘었지만, 일반전형은 잔여정원 등의 반영으로 자연증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종 뿐만 아니라 논술/실기위주도 전년과 인원 변동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논술은 2019학년 378명에서 2020학년 376명으로 2명 줄었지만, 비중은 13.4%로 동일했다. 예체능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기위주 전형도 2019학년 119명에서 2020학년 118명으로 1명이 줄었지만 비중은 4.2%로 차이가 없었다. 

모집규모에 변화가 생긴 것은 최근 논란으로 떠오른 정시와 학생부교과전형(교과전형)/특기자전형이다. 정시는 소폭 확대된 반면, 교과전형/특기자는 소폭 축소된 부분만 다르다. 정시는 2019학년 가군 287명, 나군 565명에서 2020학년 가군 290명, 나군 578명으로 합산 16명이 늘어난 반면, 교과전형은 2019학년 298명에서 2020학년 288명으로 10명, 특기자전형은 2019학년 91명에서 2020학년 81명으로 10명이 각각 줄었다. 세 전형의 변화 양상을 봤을 때 교과전형과 특기자에서 차감된 인원이 정시로 이동한 실질로 볼 수 있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세부전형별로 정원 축소 여부가 다르다. 글로벌인재(어학)의 경우 78명에서 68명으로 10명이 줄었지만, 소프트웨어인재는 13명으로 인원 변화가 없다. 소프트웨어인재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SW중심대학 사업을 통해 마련된 전형이기에 인원 변화를 줄 수 없는 특징이다. 

한대는 일찌감치 대입전형 변화를 확정지었다는 입장이다. 한대 입학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그간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선 입시를 펼쳐왔다고 자부한다. 빠른 변화에 나서지 않았던 대학들이 연이어 파격 조치를 선보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처럼 보여 지원사업에서 상대적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라며 “이미 완성된 전형을 운영하다보니 변화를 줄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급격한 변화 시 수요자들이 겪을 혼란 등을 고려해 2020학년 대입전형도 기존 원칙들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소폭의 전형규모 변화를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기에 안내할 사항도 많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대의 전형계획은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아직 대교협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가 뒤늦게 정시확대를 주문하며 전형계획 입력 마감일을 대폭 연장해 둔 때문이다. 4월말 확정 발표될 전형계획을 통해 보다 상세한 대입 변화상이 안내될 예정이다. 

<전형변화.. 논술고사 비중 확대, 정시 계열분리 등>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않은 전형별 규모와 마찬가지로 전형방법 변화도 크지 않다. 전형규모와 마찬가지로 전형방법 역시 큰 변화를 줄 여지가 없었던 때문이다. 이미 제출서류 간소화를 통해 학생부 서류평가로만 학종 선발을 진행하고 있는 등 더 이상 간소화할 여지도 크지 않은 게 한대 전형의 특징이다. 

물론 소소한 변화들은 존재한다. 수험생들이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가장 유의해야 할 대목은 수시 논술전형이다. 논술고사의 비중이 80%로 10%p 늘어나면서 학생부 비중은 20%로 10%p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 수시 전형에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한대의 대입전형 특성 상 논술에도 수능최저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 기존에도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주된 전형요소였지만, 2020학년에는 한층 더 논술고사를 철저히 대비해야 합격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여타 수시에선 큰 변화가 없다. 교과전형의 경우 학생부만 제출받아 교과성적 100%로 선발을 진행하며, 학종도 학생부종합평가 100%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기존의 전형방법을 일체 바꾸지 않은 셈이다. 학생부 외 별도 제출서류는 존재하지 않으며, 수능최저가 없는 데 더해 수능면제 전형이기에 수능에 응시하지 않더라도 합격 가능한 특징이 고스란히 유지됐다. 

특기자도 전형방법 변화가 일체 없는 전형이다. 소프트웨어인재의 경우 실적평가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뒤 면접을 실시, 면접 60%와 학생부 40%를 합산해 최종선발하는 방식을 유지하며, 글로벌인재(어학특기자)도 외국어 에세이 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뒤 외국어 면접을 진행하고 면접성적 60%와 학생부 40%를 합산해 합격자를 정하는 방법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교외활동 반영가능한 특징 탓에 통상 상위대학들은 특기자전형에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지만, 한대는 고교교육 정상화에 앞장선 착한대학이란 명성에 발 맞춰 특기자전형에서도 학생부를 일정 부분 반영하는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전형 변화는 모두 정시에 몰려 있다. 먼저 인문계열 수험생은 기존 인문상경계열이 인문계열과 상경계열로 분리되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계열을 분리하며 영역별 수능 반영비율도 달리 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기존 인문상경계열과 동일한 국어 수학(나) 탐구 각 30%와 영어 10%를 합산하는 방식을 유지했지만, 상경계열은 수학(나)의 비중을 40%로 올리고 탐구의 비중을 20%로 낮추면서 수학(나) 40%, 국어 30%, 탐구 20%, 영어 10%를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계열분리와 반영비율 변화는 상대적으로 상경계열에 보다 요구되는 수학역량을 면밀히 판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0학년 발생하는 계열 분리와 그에 따른 수능 반영방법 변화는 통상 정시에서 대학별 반영방법 차이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화로 보인다. 수능 이후 영역별 강점을 잘 살펴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할 전망이다. 

정시 나군에서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성적의 등급별 환산점수도 많지 않은 변화지점 중 하나다. 한대는 통상의 인문/자연계열 기준 가군 수능100%, 나군 수능 90%와 학생부교과 10%로 선발을 진행하는 점은 유지하되 학생부교과 반영방법에 일부 변화를 주기로 했다. 1등급에 100점을 부여하는 것은 종전과 동일하지만, 등급별 차감점수는 달라진다. 종전에는 2등급 99.5점, 3등급 99점 순으로 등급마다 0.5점씩 차감했지만, 2020학년부터는 2등급 99.8점, 3등급 99.6점 순으로 0.2점의 차감을 가하기로 했다. 9등급을 받을 시 0점인 점은 기존과 같다. 

수능100% 선발을 진행하는 가군은 동점자 처리기준에 학생부 교과성적도 추가하기로 했다. 2018학년 정시 모집요강 기준 자연계는 수학(가) 과탐 국어, 인문계는 국어 수학(나) 사탐, 상경계는 수학(나) 국어 사탐 등의 순으로 우열을 따져 동점자 선발을 해왔지만, 2020학년부터는 학생부교과성적도 동점자 선발 시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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