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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평가틀 흔드나.. 교사추천서 폐지, '블라인드 면접'도입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연계 방침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12.20 16:38
  • 호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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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학종에서 교사추천서가 사라질 전망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0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추천서 폐지를 언급한 데 이어,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낸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방향’ 역시 교사추천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에 앞서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육부가 내려 보낸 개편방향에는 블라인드 면접 도입, 연령제한 폐지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서 폐지를 두고 현장의 반응은 갈리는 양상이다. 교사 업무부담을 줄이고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 경우도 있는 반면, 학종 평가요소를 없애는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미 학종에서 추천서를 활용하지 않는 대학도 많은 상황이지만 일괄적으로 추천서 폐지를 종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 교육 관계자는 “학종의 본질이 정성평가인 상황에서 현 정부는 학생부 기재 간소화 등 축소 일변도로만 흐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도입이 언급된 블라인드면접의 경우 현재도 면접 단계에서 학교명을 가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서류평가에서는 고교명을 확인할 수 있고 서류평가에 참여한 사람이 면접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고교를 차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내 대회가 100개인 고교와 5개인 고교의 차이를 감안해 학생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교 현황이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교명을 밝히진 않더라도 고교교육과정을 통해 학교를 유추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다른 한 대학 관계자는 “이름을 가린다고 해봐야 교육과정을 보면 학교를 다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입에서 활용되는 교사추천서가 사라질 전망이다. 학종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입장이지만 학종 평가요소가 축소 일변도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종 개선요구..추천서 폐지가 답일까>
추천서 폐지는 학종 개선요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재 교육부는 학종 개선과 관련해 간소화 방침을 줄곧 내비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앞선 10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으로 자소서/추천서 폐지를 언급했다. 학종의 평가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학생부 기재사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학종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 너무 다양한 요소를 요구한다는 점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종 개선 요구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는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학종은 학생부 수정 건수를 빌미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은혜(더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학생부 정정건수는 2012년 5만6678건에서 계속 증가해 2016년 18만2405건을 기록했다. 5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유 의원은 “단순 오탈자 정정을 포함해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학생부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사추천서 폐지를 두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교사의 평가 내용이 반영될 수 있는 요소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생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지도한 교사의 입을 통해 학생부로 드러내기 힘든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평가요소가 줄어들수록 정성평가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추천서만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학생을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대학의 입장이기 때문에 무조건 없애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추천서가 오히려 학생부의 부실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라는 반박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부 기재가 꼼꼼히 누적돼있지 않은 경우에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학생부가 평가 최우선요소인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자소서와 추천서는 학생부의 미비한 사항을 보강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 파악하는 통로로도 사용되고 있다. 추천서 양식이 대교협 공통양식으로 통일되기 이전, 가정형편관련 문항을 활용했던 한 대학 관계자는 “추천서에 ‘학생 형편이 어려우니 장학금을 지원하면 좋겠다’는 등의 문구도 쓸 수 있도록 했다”며 “지금도 추천서에 그런 내용을 써도 된다고 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사 추천서는 이미 현재 정부의 대입 간소화 정책으로 아예 받지 않거나 ‘선택’으로 전환한 대학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8 수시에서 상위 17개대학 중 중앙대 서울시립대 건국대(KU학교추천) 홍익대 이화여대 등 5개교가 추천서 필수제출을 요구했지만, 한양대 한국외대 건국대(일부전형) 동국대 숙명여대 인하대 홍익대(일부전형) 단국대는 추천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는 제출여부를 선택사항으로 뒀다. 

<블라인드 면접..이미 시행되는 대학 있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해 도입이 언급되는 블라인드 면접은 지원자의 출신지역이나 학교 등을 가린 채 진행하는 면접으로 현재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된 상태다. 교육부는 면접에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하면 가점을 주는 지표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블라인드 면접 형식으로 시행중이라는 한 대학 관계자는 “면접에서 교복도 입지 못하게 하고 있고, 교복을 입고 오면 겉옷을 벗도록 하거나, 벗기에 춥다고 하면 뒤집어 입으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면접을 제외한 전형 전체 단계에서 학교명을 아예 모른 채 진행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교육과정만 살펴봐도 어느 고교인지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고교명을 아무리 가린다고 해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해당 고교가 어느 학교인지 알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학종 평가에 필요한 교육과정 자체를 가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고교별 교내 프로그램, 교내대회 등의 현황을 파악하는 고교 프로파일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된다. 프로파일을 두고 일각에서는 고교 줄세우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지만 이는 ‘학종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의견이다. “고교 생활을 보내는 동안 어떤 교육과정이 제공됐는지, 교내 학업/학업외 활동의 기회는 얼마나 제공됐는지, 선택의 기회가 얼마나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고교별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라는 것이다. 여건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활용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속한 교육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학가의 설명이다.

현재 대학별 고교 프로파일은 대교협이 공통 고교정보 양식을 마련해 활용하고 있다. 대교협이 발표한 공통 고교정보 양식은 7가지 항목을 담고 있다. 고교유형, 기숙사, 교원, 학생수 등 기본현황을 담은 ▲고교 기본정보와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사항이다. 이 중 동아리 활동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은 별도의 엑셀양식에 맞춰 제출해야 한다.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는 고교 자체 파일을 제출하면 된다. 

<지원 연령제한 폐지>
지원자격에 연령 제한을 둔 대학에 대해서는 감점을 적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종의 경우 졸업연도 제한을 통해 구분하고 있는 대학도 존재한다. 좁게는 재학생만 지원을 허용하거나 길게는 6수생까지 허용하는 등이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그간 연령 제한을 두고 있었던 이유는 학종의 평가요소로 활용되는 학생부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며 “졸업연도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면 교육과정이나 학생부 형식 등에 차이가 있어 동일선상에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돼 제한을 둬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령 제한 폐지를 두고는 대체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한 교육 관계자는 “학생부의 차이 등의 문제로 제한을 두고 있긴 했지만 이들에게 지원을 허용한다고 해서 평가의 큰 혼란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별적 소지를 지닌 조항을 이참에 없애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말했다. 

앞선 9월에는 연령제한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부가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에게 제출한 ‘대학별 연령제한 시행 여부 및 연령별 입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으로 선정한 60곳의 학종 전형 중 지원자 연령제한이 있는 전형이 39개였다. 

이보다 앞서 이광현 부산교대 교수는 “대학들의 연령/졸업시기 제한 규정은 특별한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학 행정 편의만을 위한 연령제한은 헌법에서 규정한 교육기회균등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간소화 칼날.. 자소서/면접은 비껴갈까>
추천서 폐지를 필두로 학종의 평가요소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전형 요소를 과도하게 단순화할 경우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 정성 평가한다는 전형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제기된다. 학생별 차이를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순히 성적이나 ‘결과물’이 아닌 학생의 학업 ‘과정’을 살펴 선발하고자 한 것이 학종의 취지”라며 “학생의 학업성장과정을 부연 설명할 수 있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것은 이 같은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수준의 간극을 줄이는 데만 집중할 경우, 학종이 평가하고자 하는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교 입장에서는 학생의 모습을 충실히 담기 어렵고,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의 정성평가가 힘들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종의 주된 평가요소는 학생부임은 분명하지만, 학생부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 대학이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의 가장 큰 우려는 추천서 폐지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다. 추천서/자소서에 더해 나아가 면접까지 폐지되는건 아니냐는 걱정마저도 제기되는 현실이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인 5월 한 교육포럼에 참석해 “학종에서 면접, 에세이(자소서), 추천서 등을 줄여나가고 궁극적으로는 해소하자는게 교육공약 중 입시분야의 주요사항”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의 배경은 자소서와 면접이 사교육 유발 요소라는 전제에서다. 자소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대비하는데 사교육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교육 비판의 타겟으로 자소서/면접을 지적한 것은 타겟 설정의 오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교육 관계자는 “사교육 부담으로 치면 내신/수능 대비가 고교생활 내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반면 자소서/면접을 대비하는 시간은 고3 수시 접수철에 몰린다. 어떤 요소가 사교육을 심각하게 유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비판했다. 

자소서나 면접은 학생부로는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지원자의 생각이나 학생부에 언급된 다양한 과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면 폐지는 섣부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진로희망사항이 고교 3년동안 변경된 경우 이에 대해 해명할 방법이 자소서나 면접 외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부에 나타난 활동에 참여한 동기도 풀어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면접의 경우 지원자의 인성을 확인하고 제출서류의 진실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다. 거짓된 내용을 서술한 경우 걸러낼 수 있는 이중 장치인 셈이다.

면접은 특히 의학계열에서는 오히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서류검증과 면접이 적용되지 않는 성적중심 선발로는 인성/자질을 갖춘 의사 선발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의대의 경우 그간 성추행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엄격한 의사윤리 요구가 더욱 대두됐지만 여전히 정시 등 성적중심 선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의학교육과정평가원(의평원)은 심층면접 요구 추세와는 반대로 관련 평가인증기준안에서 관련기준을 삭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주기 평가 당시에 사용했던 평가인증기준에서는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를 우수기준으로 제시했으나 5월 개정을 통해 공개한 평가인증기준안에서는 심층면접 관련 기준이 사라졌다. 2주기 평가에서 사용한 기준은 심층면접을 ‘전체 면접시간이 1인당 1시간 이상인 면접’으로 규정해 현행 의대 입시에서 심층면접 우수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에서 실시하는 다중미니면접이 유일한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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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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