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진학률 전국 톱5.. ‘선비정신’계승한 학종 프로그램 탄탄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경북 영주에 자리잡은 대영고는 개천용이 사라진 시대에 시골학교도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입증한 지방 일반고의 롤모델이다. 일반고의 본질인 대학진학에 집중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줌으로써 불리한 교육여건을 극복할 수 있음을 당당히 보여준 때문이다. 인구수 10만여 명의 소도시인 경북 최북단 영주에 자리잡은 대영고의 규모와 외형은 평범한 ‘시골학교’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쌓아온 진학실적은 교육특구 학교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서울대 진학률 전국 톱5. 지난해 서울대 진학자는 5명을 배출했다. 한해 졸업생 110명인 소규모 지방 일반고로서는 놀라운 실적이다.

불리한 교육여건은 여전하고 학령인구 감소까지 밀어닥치는 상황이지만, 대영고는 지금까지 쌓아온 ‘교육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각오다. 대입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을 정조준한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되면서 진학실적의 원동력에서 위기타개책으로 역할을 바꾸고 있다.

경북 최북단 중소도시 영주에 자리잡은 대영고는 산적한 난관을 뛰어난 진학실적으로 이겨낸 시골 일반고의 롤모델이다. 탄탄한 학종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난해 서울대 진학률 톱5에 들면서 전국명문으로 부상했다. /사진=대영고 제공

<시골학교의 ‘반전’ 진학실적.. 공교육 발판으로 서울대 진학률 전국 톱5>
영주 대영고는 평범한 일반고다. 비평준화 지역이긴 하지만 선발권이나 우수자원과는 거리가 멀다. 지역적 배경인 영주가 인구수 10만여 명의 소도시인 탓에 학생 수급부터 쉽지 않다. 악조건 속에 놓여있는 통상적인 시골학교인 셈이다. 교육여건만 놓고 보면 눈길을 잡아 끌 대목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대영고는 일반고의 설립목적인 대학진학에 있어 남다른 실적을 보여주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졸업생이 한 해 110여 명밖에 되지 않음에도 지난해 서울대 진학자가 5명이나 나왔다. 이는 졸업생과 재수생을 합산한 대입자원과 비교한 진학률 기준 일반고에서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치다. 단순 서울대 진학자 수만 놓고 보면 교육특구에 자리한 숙명여고가 17명의 서울대 진학자를 배출해 3배 이상 많아 보이지만, 실제 대입자원은 숙명여고가 대영고보다 6배 이상 많다는 점을 놓고 보면 대영고의 실적이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대 외에도 다양한 대학에 진학실적을 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고대 2명, 성대 1명, 한양대 1명, 경희대 4명 등 서울 유수의 대학에 진학실적을 배출한 데 이어 사관학교 3명 등 특수대학 진학실적까지 지난해 기록했다. 올해도 경찰대학 1명, 육사 1명, 공사 3명 등 특수대학 1차합격자가 나온 상태다.
상위권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지도해 대입실적을 내는 학교들이 종종 있지만 대영고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전반적으로 대학 진학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학교알리미 기준 2017학년 대영고의 4년제대학 진학자는 90명으로 졸업생 중 81.82%가 4년제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전국 1600여 개의 일반고 중에서도 50위권에 들만큼 뛰어난 진학률이다. 서울대 진학률이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진학실적의 양과 질을 모두 충족한 모습이다.

대영고의 이 같은 실적이 더욱 빛나는 부분은 선발효과도 누리지 못하면서 온전히 공교육의 힘으로 만든 실적이라는 데 있다. 외관 상 실적은 뛰어나지만 실제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덕인지 만연해 있는 사교육 덕인지를 알아보기 힘든 고교들이 많지만, 대영고는 다르다. 사교육이 애당초 자리를 잡기 힘든 지역 여건 상 오직 학교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현재의 진학실적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982년 설립.. 지역 교육 살린 ‘일등공신’>
이제 전국명문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대영고가 처음 문을 연 것은 35년 전인 1982년. 당시 영주지역의 고교 교육환경이 열악했던 탓에 우수 자원들이 서울 대구 안동 등으로 유출되고 지역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현 재단인 대영교육재단이 1967년부터 이어 온 대영중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역 우수인재들이 진학할만한 고교를 설립하기로 결정을 내리면서다. 이 교장은 “당시 대영중에 우수 인재들이 많았다. 1969년 대영중이 처음 설립됐는데 그 때는 지역 내 고교입학시험이 일괄적으로 시행되던 때다. 영주 시내 5개 고교가 있었는데 10년 내내 수석이 꼬박 대영중에서 나왔다. 문제는 영주 내 고교들이 미덥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그러한 인재들이 대부분 타지로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당시 영주는 지역 전체를 통틀어 1년에 서울대 진학자를 1명 배출하냐 못하냐 할 정도로 교육여건이 좋지 않았다. 서울대 진학자가 나온 해에는 플랜카드를 걸고 잔치가 열릴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지역 내 우수한 고교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고, 설립을 서두르게 됐다”고 전했다.

대영고의 시작은 현재의 일반고가 아니라 특성화고 체제의 대영상고였다. 당시에는 사립고 설립 시 여타 사립고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고교들은 새로운 사립고 설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재단은 우수고교를 만들겠단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상고설립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대영고는 당초 목적이던 일반고 설립의 뜻을 버리지 않았다. 설립 2년 후인 1984년에는 대영종합고로 교명을 변경했고, 3년 후인 1987년에는 현재의 대영고로 교명을 다시 변경했다. 종합고 시절 받아들인 보통과 2개 학급 112명의 학생들을 기반으로 기록한 1988학년의 첫 진학실적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서울대 5명, 경찰대 1명, 고대 1명, 포스텍 1명 등 뛰어난 실적을 낸 것이다. 기대 반 우려 반이던 지역 내 시선은 대영고로 쏠리기 시작했고 선순환의 궤도에 올라섰다.

지역 교육을 살리겠단 일념으로 현 체제를 만든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대영고는 624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울대 157명, 고대 169명, 연대 108명, 경찰대 15명, KAIST 6명 포스텍 10명, 사관학교 27명, 서강대 35명, 성대 108명, 한대 150명, 중대 110명, 경희대 137명, 교대 125명 등의 진학실적이 포함됐다. 말 그대로 지역 교육을 살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대영고는 위기상황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된 때문이다. 지방 중소도시의 학령인구 감소 속도는 최근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2000년대 초반 한 학급을 줄여 4개 학급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신입생 감소는 학교 문을 닫는 수순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마저 남아있다. 대영고는 이 같은 상황을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 진학지도 등의 ‘교육력’을 통해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특색 가득 교육 프로그램.. 학업역량 향상 ‘정조준’>
뛰어난 진학실적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고 향후에는 학령인구 감소의 돌파구가 될 대영고의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들은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모습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최근 대입의 중심으로 떠오른 학종 대비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학지도에도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학업역량이 탄탄하지 않으면 진학지도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대영고는 모든 대입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학업역량 강화를 위한 심화형 기본교육과정, 나눔/배려심 등을 배양하기 위한 체험형 인성교육과정, 진로탐색과 진로설계를 지원하는 선택형 진로교육과정의 3개 과정을 근간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기본교육과정을 심화형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통상 180단위 수준인 일반고 교육과정과 달리 선진형 교과 교육과정 등을 통해 강사를 지원받아 192단위까지 끌어올린 교육과정 체제에서 기인한다. 이는 문과생이 수행하는 인문사회과정, 이과생이 수행하는 과학중점과정에 모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다.
체험형 인성교육과정은 지/덕/체 3품인증제도인 대영선비인증제를 필두로 선비수련원 국학진흥원 등을 체험하는 인성교육 특색활동, 예술/체육/봉사 등의 자율동아리, 문/이과 경계를 허무는 융합 독서 프로그램인 꿈을 찾는 융합도서 등의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자율동아리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먼저 찾아가는 ‘심봉사’, 일상생활에서의 기부/봉사를 수행하는 ‘통통’, 지역사회에서의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그루터기’ 등 다양하게 마련돼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선택형 진로교육과정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R&E, 과제연구, 학술/진로 자율동아리 등으로 구성된다.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은 인근 고교인 영주여고 영광여고 등과 협력해 과학사/과학철학, 화학실험, 고급물리, 심리학 등 단위학교 차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심화/진로선택 교과를 운영함으로써 학업역량을 강화하고 폭 넓게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R&E는 대학 교수, 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도교수로 초청해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해 연구중심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배양하고 심도 있는 지식을 쌓기 위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입에서의 R&E를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학생들이 학업역량을 쌓아나가는 도구의 일종으로 활용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기본 교육과정 외 창의적체험활동인 영어토론대회와 논문발표대회도 눈길을 끈다. 인근 3개교와 10년 전부터 여름방학을 활용해 공동으로 열고 있는 영어토론대회는 입학 전부터 토론자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나올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대회다. 문과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능력과 논리력 배양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논문 발표대회는 2010년 과학중점학교 운영에 발맞춰 시작된 대회로 올해부터는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4개학교 연합 대회 체제로 한층 규모를 확대했다. 평소 학교 수업에서 익힌 토론학습 과제연구 R&E 디베이트 등을 수행한 학생들이 결과를 소논문으로 작성하면 교내대회를 열어 우수팀 2개를 선발, 총 8개 팀이 본선에서 맞붙는다. 이과 학생들의 연구기초능력을 한층 향상시키고 논문작성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탄탄한 교육과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은 지역 내 교육수요자들의 신뢰/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학종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학종의 역사가 짧은 탓에 아직 전형이해도가 낮은 학교들이 많지만 대영고는 학종이 어디까지나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정성평가 기반 학업역량 측정 전형이란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모양새다. 모든 활동들이 일지/보고서 등을 기록함으로써 향후 학생부 기재로 충실하게 이어짐은 물론이다.

<올해 92명 모집.. 영주 관내 대부분>
대영고는 일반고지만,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경북지역 광역단위 선발을 진행한다. 경북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거나 중졸 학력을 갖추고 경북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라면 지원할 수 있다. 광역단위 선발이 이뤄지지만, 실제 합격생 대부분은 영주에서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입학생 중 88%가 영주 지역 출신이었으며, 12%만 타 지역 출신으로 채워졌다.

전형방법은 학생부 기록에 따른 중학교 내신 성적 300점과 선발고사 성적 270점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지원자는 21일 오후2시 예비소집을 거친 후 22일 선발고사를 치르게 된다. 선발고사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도덕 사회 과학 기술/가정 음악 미술 등으로 구성되며 총 180문제다. 오전8시50분부터 오후1시30분까지 고사가 진행된다. 영어듣기 10문항도 포함된다.

실질적인 변별력은 고입 선발고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신이 우수하지만 선발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있는 데다 합격생 내신 커트라인도 크게 높지 않은 때문이다. 이 교장은 “내신성적이 우수함에도 선발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의 중학교가 자유학기제 혹은 학년제를 운영하면서 전국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이뤄진 것이 원인”이라며, “내신성적은 상위50%~60% 정도면 합격 가능하다. 300점 만점에 평균 260점 정도가 합격선”이라고 설명했다.

원서접수는 12월7일부터 11일까지다. 대영고 행정실로 방문접수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우편접수의 경우 11일 오후5시 도착분까지만 인정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입에선 우편 소인 날짜가 원서접수 기간 중이기만 하면 인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영고는 우편 발송시점이 아닌 도착 시점에 따라 접수 여부를 가른다.

입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중학교 졸업예정자라면 내달4일 있을 학교설명회에 참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영고 교내 독수리관에서 학교교육과정과 대입제도 대비방안, 기숙사 운영사항 등의 설명이 오후2시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방문이 어려운 경우엔 1일부터 시작해 12월11일 종료 예정인 개인별 고입상담전화를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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