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메인박스-우(대입) 모평/학평
[9월 모의고사] '불수능 재현?'.. '국어 수학에 영어마저'입시기관들의 '말바꾸기' 혼란 키워.. 평가원 난도 조정할까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09.06 21:35
  • 호수 266
  • 댓글 0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능 직전 재학생과 재수생이 모두 참가하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탓에 진정한 실력평가의 장으로 여겨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9월 모의고사(이하 9월모평)가 ‘6년만의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능 이상으로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 수학(가) 수학(나) 모두 지난해 수능 또는 그 이상의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마저도 올해 치러진 모든 학평/모평을 통틀어 가장 1등급 비율이 적다는 예상이다. 국어 수학은 6월 모평보단 다소 쉽다는 평가지만, 영어는 어려움의 정도가 컸다. 벌써부터 수험생들은 지옥과도 같은 난도라며 ‘헬시험’이라는 반응을 내비칠 만큼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높은 난도가 만들어낸 혼란을 더욱 키운 것은 입시기관들의 무분별한 ‘말바꾸기’였다. 시험 중 분석결과에서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시험 후 결론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것으로 판가름난 국어를 제외하면 시험 중과 시험 종료 후 분석이 크게 달라진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다던 수학(가)는 결국 비슷한 수준이란 분석결과며, 비슷하거나 쉽다던 수학(나)는 어려운 것으로 결론 지어지는 형국이다. 약간 쉽다부터 어렵다까지 기관별 이견이 컸던 영어는 절대평가인 탓에 1등급컷이 없지만, 1등급 비율을 기반으로 볼 때 ‘어렵다’로 사실상 뜻이 모아지고 있다. 시험이 진행될 때는 엇갈린 이견, 잘못된 분석을 내놓고 시험 후에 이를 바로잡는 것은 수요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난도가 워낙 높은 탓에 수요자들과 교육 현장에서는 지난해를 뛰어넘는 ‘불수능’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한 대학 관계자는 “당장 수능성적 기준 장학금 지급기준을 만드는 것부터 난항이다. 영어 난도가 이처럼 널뛰면 장학금 지급 대상자 수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영어를 제외하고 장학기준을 짜려고 계획 중”이라며, “이번 9월모평처럼 영어가 어렵게 나오면 수능최저 충족률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1등급이 10% 안팎은 나올 것으로 보고 수능최저를 만들었던 탓이다. 차후에는 영어를 제외하고 수능최저를 설정하는 방안도 논의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평가원이 적정 난도를 찾기 위해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이 ‘불수능’으로 회자되지만 사실은 ‘변별력을 잘 갖춘 수능’이며, 정량평가인 정시에 주로 활용되는 수능 특성 상 높은 난도가 차라리 바람직하기에 모평 수준의 수능이 출제되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능이 너무 쉽게 나오는 것보단 다소 난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해 수능 정도의 변별력은 ‘불수능’으로 불리긴 하지만 오히려 적절했다고 본다”며, “평가원이 향후 난도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실제 영어 1등급 비율이 5% 안팎에서 형성되면 수능최저 충족비율부터 시작해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재수생들이 '어부지리'를 얻었던 일이 다시 되풀이될 수도 있다. 상대평가 시절 1등급비율인 4%와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절대평가 시행 이유조차 어렵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국 평가원이 다소 하향조정하려는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통상 높은 난도의 시험 후에는 난도를 낮추려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더 큰 난도 하향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9월모평을 참고삼아 평가원이 난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수능이 기존 모평들보다 쉬워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수험생들은 당장 '어렵게 나올 수능'을 예상하고 공부하는 것이 차후 수능난도가 어떻든 수험생으로 올바른 대응법"이라고 말했다. 

9월 모평에서 국어 수학 뿐만 아니라 절대평가인 영어마저 고난도 행렬에 동참하자 수요자들은 '불수능'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입시기관들도 시험 당일 말바꾸기를 거듭하며 이같은 혼란에 가세했다. 다만 지난해 수능이 결코 과한 난도가 아니었기에 '불수능'이 꼭 나쁜 것은 아니란 의견과 평가원이 향후 난도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어 ‘지난해 수능과 비슷’>
9월 모평의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입시기관들이 지난해 수능과 동일한 92점으로 1등급컷을 예측한 때문이다. 시험 시행 중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예측과도 일치한다. 9월모평이 진행되던 중 대성 메가 비상교육 스카이에듀 유웨이 이투스 등 주요 입시기관들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국어영역 난도가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대성과 스카이에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놨고, 메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상교육도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것으로 평가한 상태다. 이투스는 지난해 수능과 직접적인 비교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 6월모평보다 약간 쉬운 수준이라 분석하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입시기관들의 분석대로라면 국어영역 1등급컷은 원점수 기준 90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 수능의 국어 1등급컷이 92점이었기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정도라면 92점 내외에서 1등급컷이 형성돼야 하는 때문이다. 6월모평 대비 쉽다는 반응이 많았기에 6월모평의 국어 1등급컷인 89점과 비교하더라도 90점 이상의 1등급컷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 가능했다. 지난해 수능과 큰 차이 없는 선에서 1등급컷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었다. 실제로 입시기관들의 예상 등급컷이 92점으로 의견이 모이면서 시험 중 예측은 맞아 떨어진 상태다. 

<수학(가) ‘지난해 수능과 비슷’>
수학(가) 역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였다. 입시기관들이 시험이 끝난 후 내놓은 1등급컷은 92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통상 1등급컷이 동일하단 것은 시험의 난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등급컷의 상승은 시험 난도가 쉬웠음을, 1등급컷의 하락은 시험 난도가 어려웠음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험이 쉬우면 고득점자가 늘어나 1등급컷이 오르고, 시험이 어려우면 고득점자가 줄어 1등급컷이 낮아진다. 

앞서 시행된 6월모평과 비교하면 난도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의 1등급컷이 88점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수능도 결코 쉬운 난도가 아니었기에 1등급컷이 지난해 수능과 동일하단 점은 높은 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수학(나)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
수학(나)는 지난해 수능보단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모평 모두 1등급컷이 92점이었지만, 이번 9월모평에 대해서는 입시기관들이 1등급컷을 88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때문이다. 1등급컷이 4점 하락했다는 것은 난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수능에 대한 평가를 생각하면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모평 대비 난도가 아주 크게 올랐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4점의 등급컷 하락은 겉보기에 상당한 차이지만, 입시기관 관계자들은 다소 어려워진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상대평가 영역의 1등급컷은 상위4% 누적이 어디에서 끊기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라며, “일부 점수 구간은 표본이 많지 않다. 92점에서 88점도 이와 같은 구간이다. 4점짜리를 전부 맞히면서 3점짜리 3개를 틀리거나 2점짜리 3개와 3점짜리 1개를 틀려야 하는 91점 등은 실제로 잘 나오지 않는 점수인 때문이다. 4%의 누적 비율을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충분히 오르내릴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로도 난도가 오른 것은 맞지만 지난해 수능과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영어 ‘어렵다’.. 1등급 비율 수직하락>
영어는 올해부터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역이기에 1등급컷 기반 난도 측정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 주어지는 특성 상 1등급 비율을 통해 전반적인 난도를 엿볼 수 있다. 1등급 비율이 적으면 난도가 높았음을 1등급 비율이 크면 난도가 낮았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입시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1등급 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과 비교하면 60% 수준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투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 후반에서 5% 초반 사이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험에서의 분석결과와 실제 결과의 오차를 생각해보면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에서 8.08%가 1등급이었던 것과 생각하면 상당히 줄어든 수치”라고 말했다. 

이투스의 분석이 맞다고 가정하면, 9월모평 영어는 상당한 난도였다고 봐야 한다. 상위4%까지 1등급으로 분류했던 지난해까지의 상대평가와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인 때문이다. 3월학평 7.36%, 4월학평 9.49%, 7월학평 7.33% 등 그간의 학평 1등급 비율과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매우 큰 편이다. 통상 절대평가는 ‘쉬운 출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90점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학습에 임한 사례가 많단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더욱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 진행 중과 종료 후.. 달라지는 분석결과 왜?>
현재 입시기관들은 모평/학평/수능 등이 치러지는 날이면 두 차례에 걸쳐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시험 진행 중일 때와 시험이 모두 종료된 후다. 시험이 진행 중일 때는 영역별 분석결과를 내놓으며, 시험이 끝난 후에는 ‘등급컷 추정’을 통해 영역별 난도를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입시기관들의 ‘헛발질’이 나올 수 있단 점이다. 6월모평 당시 입시기관들은 일제히 ‘작년 수능보다 쉽다’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라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정작 시험이 끝난 후에는 작년 수능보다 어려움을 암시하는 예상 등급컷을 내놨다. 하루 사이에 벌어진 ‘말 바꾸기’로 인해 수요자들이 느껴야 할 피로감과 혼란의 정도는 컸다. 

이번 9월 모평에서도 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이투스의 경우 시험 중에는 영어영역이 6월모평 대비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90점 이상 1등급 수험생이 10%를 약간 넘을 것이란 분석도 곁들였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자 이투스의 태도는 급변했다. 기존 분석은 ‘최종 확정’ 내용이 아니었다며, 실제 영어영역 난도는 6월모평 대비 ‘약간 어렵다’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문의 길이가 비교적 짧았다’며 쉬운 출제를 뒷받침하던 문구들은 ‘난도 최상의 문제는 많지 않았지만 중상/ 상 난도 문제가 다수 출제돼 문제 풀이 시간이 많이 소요됐을 것’ ‘어휘가 어렵게 출제됐을 뿐만 아니라 제목추론 문장삽입 간접쓰기 등도 고난도 문제로 출제됐다’ 등의 표현으로 바뀌었다. “95점 이상으로 안정적인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을 수 있지만 90점대 초반인 학생들은 90점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더해졌다. 

이처럼 시험이 진행 중일 때와 종료된 후 분석결과가 사뭇 다른 것은 두 분석결과의 방법론 차이에서 비롯된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실제 수험생들의 채점 데이터 등이 쌓이면서 실제 난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지지만, 시험 중에는 채점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밀한 난도 측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시험 중 이뤄지는 실시간 분석결과는 ‘데이터’보단 ‘체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학원 강사 또는 입시기관 관계자들이 시험을 풀어보고 받은 인상과 학원생들의 체감, 지역 교사진의 의견 등에 따라 난도 측정이 이뤄진다. 교육과정 전반을 꿰뚫고 있는 강사/관계자들, 이미 한 차례 더 시험을 치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고지를 점한 재수생 주류의 학원생들이 느끼는 난도는 실제 응시생의 태반을 차지하는 재학생들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론 쉬운 개념이라 하더라도 문제 형태만 약간 달라진 ‘신유형’ 문항이 나오면 오답자가 속출하는 수험생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난도분석값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처럼 얼마든지 결과가 뒤집힐 수 있기에 교육계에서는 입시기관들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시험 중에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짐작에 기반해 분석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원 강사들과 학생들이 같은 문제를 보고 느끼는 체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강사들이라면 넘어가지 않을 작은 함정에도 수험생들은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러다보니 실제 데이터가 들어오면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수능 당일이라고 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이미 종로하늘이 수능 당일 100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했다 시험 종료 후에는 90점 초반으로 등급컷을 내린 전례가 존재한다. 입시기관들의 잘못된 발표를 보고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내리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소한의 교육윤리를 지킨단 심정으로 분석결과 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풍조가 자리잡혀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대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