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UNIST 정시 폐지..학종 선발 확대 '과고 영재학교 유인책?'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이공계특성화대학인 UNIST가 2018 대입부터 정시 모집을 폐지한다고 11일 밝혔다. UNIST는 이공계특성화대학 가운데 포스텍에 이어 정시모집을 실시하지 않는 두 번째 대학이 됐다. 

UNIST 2018 대입전형 기본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올해 대입에서 정원내 기준 학종 일반으로 317명(이공 280명/경영 37명), 지역인재로 23명(이공 20명/경영 3명), 특기자 창업인재로 20명 등 총 360명을 모집한다. 모두 수시모집이다. 지난해 5월 밝힌 2018 대입전형 기본계획에서는 정시 모집인원을 30명 할당해 고지했으나 이 인원이 모두 학종으로 옮겨간 셈이다. UNIST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부분으로 결정을 이번에 내린 것"이라며, "수시로 지원하는 학생들이 정시보다 UNIST 진학 의지가 더 강하다. UNIST로 진학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학종확대 흐름 동참.. 발표시기 아쉬워>
UNIST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은 아니지만 최근의 학종 확대 흐름에 동참한 셈이 됐다. 교육부는 고교교육이 중심이 되는 대입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구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시행하면서 학종 확대를 유도해왔다. 이에 각 대학은 학종 선발인원을 늘리고 정시, 논술/특기자 선발 인원을 감소시키며 정부정책에 호응했다. 학종이 신입생 지역균형효과와 더불어 입학 후 학점이 높고 중도탈락율이 낮은 등의 성과를 거두며 긍정적 측면이 부각돼왔다는 점을 볼 때 UNIST의 이번 결정은 대입 흐름에 발맞춘 부분으로 평가된다. 

아쉬운 대목은 발표 시기다. UNIST가 지난해 5월 처음 2018학년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공지했을 때만 해도 정시 모집인원은 그대로 유지돼있었다. 11일 변경안을 통해서야 정시 폐지를 확정지은 것이다. UNIST 관계자는 “발표 전에 일선 고교 교사들의 의견도 경청하고 결정한 사안이다. 미리 공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시를 준비한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정시로 뽑았던 인원이 이공계열 15명, 경영계열 15명으로 총 30명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수요자입장을 조금 배려할수있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고교 한 관계자는 "과기원이라 마음대로 할수있겠지만 올해 준비하는 학생을 생각했다면 좀더 일찍 공지하거나 올해 공지를 하고 내년 정시부터 없애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UNIST는 일반 대학과 달리 3년예고제에서 자유롭다. 특별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관할 부서역시 교육부가 아니라 미래부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의 경우 수요자들이 미리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1년 10개월 전(고2 4월)까지 전형계획을 고지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있다. 전형계획에는 모집단위(계열)별 모집인원, 지원자격, 수능 필수 응시영역, 전형요소 및 반영비율, 학생부의 반영교과,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및 가산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발표 후에는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학과 개편/정원조정, 기본사항 변경, 시정/변경 명령 등 행정처분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변경일지라도 입학년도 전년 5월 말까지는 변경을 완료해야 한다. 만일 이를 어길 시 평가를 통해 재정지원 시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한다. 이같은 강제사항은 대입전형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수요자들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UNIST의 정시폐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과고 영재학교 학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고육책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공계특성화대학 중에서 UNIST가 과고/영재학교 학생의 진학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6학년 고교유형별 입학자 수를 보면 UNIST에 입학한 과고 출신은 30명, 영재학교 출신은 1명이다. 전체 입학생 대비 비율로 보면 7.8%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GIST의 16.5%, DGIST의 20.4%, 포스텍의 42.6%, KAIST의 63.6%에 비교하면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정시가 아닌 수시로 대학에 진학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시 폐지는 과고/영재학교 학생의 진입통로를 더 넓힌다는 의미를 가진다. 2017학년 UNIST의 정시 경쟁률은 88.47대 1로 타 이공계특성화대학 대비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정시를 폐지한다는 데는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변화가 아닌지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UNIST는 2018학년부터 특기자 창업인재에서 실시하던 집단토론면접평가를 폐지한다. 기존 종합다면면접평가는 ‘종합다면심층면접평가’로 이름을 달리해 면접을 강화한다. 실제로 창업에 창업 의지가 있는지 등 전형 적합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UNIST 2018 정원내 360명 모집>
UNIST는 2018 대입에서 정원내 기준 수시 학종 일반 317명, 지역인재 23명과 수시 특기자 창업인재 20명을 더해 총 360명을 모집한다. 정시모집은 실시하지 않으며 수시모집 100%로 선발한다. 원서접수는 9월11일부터 14일까지다. 

UNIST는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법령에 의해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조기진급 등에 관한 규정 제4조에 따라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을 갖춘 자 ▲국내 고교 2학년 수료예정자로 UNIST 과학영재선발위원회로부터 지원자격을 인정받은 자 등이 지원할 수 있다. 

수시 일반은 이공계열 280명, 경영계열 37명으로 나눠 모집한다. 이공계열은 수학/과학 분야에 경영계열은 수학/외국어 분야에 열정이 뛰어난 자를 뽑는다고 밝히고 있다. 지원자는 학생부 자소서 우수성입증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평가는 2단계로 실시된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학업역량, 지원계열에 대한 관심, 학교생활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정성평가해 3.5배수를 걸러낸다. 2단계 종합다면면접평가에서는 지원계열 적합성과 서류를 확인하고 인성 등을 종합평가한다. 1단계 점수 50%와 2단계 점수 50%를 반영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역인재는 울산 소재 고교에서 교육 전 과정을 이수하고 이수 기간 동안 울산에 거주한 자로 학교장이 추천한 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고교당 최대 5명까지 추천할 수 있다. 고교 추천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부 자소서 우수성입증자료에 더해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필요시 해당 고교를 방문해 제출서류를 확인하고 면접을 실시할 수도 있다. 지역인재는 종합서류평가만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창업인재는 특기자전형으로 수학/과학 관련 학업역량이 매우 우수하고 과학기술/벤처경영의 융합을 통한 글로벌리더로서의 성장 비전을 가진 자를 대상으로 한다. 특정분야에 우수한 결과물을 산출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예시로 ▲창업/발명/특허 등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성취를 거두었거나 그에 준하는 우수한 성과를 산출한 경우 ▲교과관련 올림피아드 또는 전국단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나 그에 준하는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경우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자로 잠재력이 우수한 경우 등을 들고 있다. 

창업인재는 2단계 전형으로 실시된다. 1단계 종합서류평가로 학업역량, 해당분야의 발전가능성, 학교생활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정성평가해 3.5배수를 걸러낸 뒤 2단계에서 지원전형과의 적합성, 열정, 끈기, 인성 등을 평가한다. 지난해까지 실시하던 집단토론면접평가는 폐지되고 개별면접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창업 의지 여부 등 전형 적합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1단계 50%와 2단계 50%를 반영해 결정한다.

원서접수는 9월11일부터 14일까지다. 자소서와 우수성입증자료는 15일까지 제출하며 교사추천서와 학교장추천공문은 16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1단계 합격자 발표는 10월26일이다. 일반 창업인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면접평가는 11월3일과 4일 중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는 11월17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