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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하는 고입' 세특/ 행특 삭제..자사고입시 비상돌출변수로 지역별 형평논란..'방향도 운영도 틀렸다'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17 고입은 내신성취평가제를 도입한 2015학년 이후 돌출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입시가 진행되면서 급작스레 학생부 기재내용 중 중3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하 행특)이 제외되는 것이다. 세특의 경우 각 교과교사들이 작성, 행특의 경우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것으로 학생부를 통해 학생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항이다.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고교교육정상화를 견인한다고 평가받는 가장 큰 배경인 이 두 가지 요소를 배제하면서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정작 대입에선 축소되고 있는 학생부교과의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학종이 고교에 평가권을 돌리면서 학생들을 학교 안으로 끌어오는 교육적 효과를 누리는 반면,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오히려 학교 평가권을 더욱 배제되면서 방향은 학종과 배치되는 학생부 교과로 움직이면서 고입 대입이 상반된 지향점을 갖게 된 것이다. 현장에선 '자기주도학습전형'이란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전형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방향의 문제만큼 심각하게 올해 돌출한 변수는 운영상의 문제다. 고입에서 중3의 세특 행특을 학생부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일선에선 9월 말에서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입학설명회를 마치고, 중학교에서도 3학년1학기 학생부에 큰 노력을 기울인 상황에 뒷통수를 치는 늑장행정이다. 올해 1월, 전국 17개 시도의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여 이 같은 내용을 구두협의해놓고는, 이제껏 일선에 알리지 않았다가 세종 대전 인천에서 9월에 공문을 통해 일선에 알린 이후 현장은 9월 내내 혼선이 일었다. 3개 지자체가 고입 중3 학생부에 세특 행특을 제외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을 뿐 감감무소속이던 14개 지자체가 9월 중순 이후공문을 쏟아내면서 현장혼란은 극에 달했다. 물론 광역단위로 모집을 실시하는 광역단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과고의 경우 이 같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차피 같은 관내에서 입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세특 행특이 있건 없건 동일한 조건에서 입시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국단위 모집의 고교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지원자가 나오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른 학생부 체제라면 평가에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일부 지역의 학생부는 세특과 행특이 기재되고 일부 지역 학생부는 배제된 상황으로 서류를 받게 되면서 학생부 형평성 논란이 돌발한 셈이다. 9월 내내 고입 현장이 소란스러웠던 배경이다.

이 같은 소란을 민원을 통해 알게 된 교육부가 9월28일 시도 교육청에 관련 긴급공문을 보내자 지난달 29일 충남을 비롯, 4일 서울까지 각 교육청이 뒤늦게 관련 내용을 일선에 알렸다. 세종 대전 인천이 이미 세특 행특을 지우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9월 한 달 동안 현장의 문의가 각 교육청에 제기됐지만 '없는 일'이라 일관했던 교육청들의 행태를 감안하면 현장 충격은 클수밖에 없다. 원서접수가 진행되는 도중 이뤄진 교육부의 긴급공문을 통해 부랴부랴 각 시도 교육청이 움직이면서 올해 고입은 중3의 학생부에 세특 행특을 지우고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은 상태. 상산고는 학생부기재 내용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9월27일부터 10월5일까지 원서접수를 시행, 지역별 각기 다른 학생부가 혼재된 상황에서 입시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상산고 관계자는 "현재 관련 질의를 교육부와 교육청에 낸 상황으로 아직 답변은 못 받았다"며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올해 입시에선 3학년 세특과 행특을 모두 지우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산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안심해도 될만한 답변이다.

다만 형평성 논란은 여전할 전망이다. 상산고가 올해 입시에서 3학년1학기 세특행특을 지우고 진행할 예정이라 하지만,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민사고는 이미 해당내용을 받아 입시를 진행한 상황이다. 상산고를 포함, 나머지 9개 전국단위 자사고가 3학년1학기 세특행특을 지우고 입시를 진행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3학년1학기에 들인 교사들의 노력이다. 1월에 이미 협의한 내용을 왜 3월에 발송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 가이드엔 기재하지 않았는지, 해마다 진행되는 입학담당관 실무교육에 해당 내용을 알리지 않았는지 당국의 실무운영방식은 비난 받아 마땅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고입 전형의 명칭이 자기주도학습전형인 이유를 당국은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교과성적 외에 학생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는 건 교과교사들이 작성하는 세특과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행특이다. 학년말 마감해야 한다 하지만, 특히 세특은 학기별로 마감해야 제대로 작성될 수 있다. 이제껏 문제 없던 3학년1학기 세특 행특 기재에 왜 제동이 걸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혼란기인 중2를 거쳐 제대로 고입을 준비하는 중3의 학생부기재 내용은 이전 학년과 크게 다르다. 학생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학생인지 사교육을 통해 교과내신만 올린 학생인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중요한 내용을 누락시키고, 게다가 입시가 한창 진행하는 10월에 들어서야 대부분 지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행정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9월28일에서야 올해 고입 학생부에 중3 세특과 행특을 제외하라는 교육당국의 지시가 내려져 일선 혼란이 크다. 특시 9월27일 접수를 시작한 상산고(사진)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수험생이 몰리는 인기학교인데다 각 교육청 공문발송시기와 맞물리면서 각기 다른 양식의 학생부 접수로 곤란에 빠졌다. 상산고 관계자는 "수험생 학부모 혼란을 막기 위해 올해 중3 세특과 행특은 제외하고 입시를 진행할 것"이라 분명히 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문제의 발단, 학생부의 세특 행특 삭제 왜?>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각 시도교육청에 긴급공문을 발송했다. '2017학년도 자기주도학습전형 등 고등학교 입학전형 시행 철저 협조 요청'의 긴급 공문으로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라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제출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경우 출력방법 및 제출 예시를 통해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3학년 부분은 제공하지 않도록 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사항을 제공하지 않도록 1월21일 시도교육청이 구두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 훈령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서는 학교의 학년도는 3월1일부터 다음 해 2월말일까지라고 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중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3학년 부분은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시점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상에서 출력되어 입학전형 과정에서 활용될 우려가 있어 이에 따라 학생 간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 가능한 상황"이라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밝힌 '형평성 문제'는 교육부 훈령에 의한 학생부 마감일에 따른 것이다. 정상적으로는 1년 단위 마감으로 다음해 2월말이 되어서야 나올 수 있는 3학년 학생부 내용이 고입을 치르는 9월에 각 고교에 제공됨으로써, 중학교에 따라 3학년 학생부기재 내용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어 이에 따른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3학년1학기 내용을 지우라는 것이다.

다만 교육부의 이 같은 배경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학교에 따라 3학년 기재내용이 있고 없고를 따진다면 3학년1학기 교과성적 역시 배제되어야 함에도 교과성적은 포함하는 모순이다. 여기에 일선 고교에선 이 같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이제껏 입시를 진행하면서 중3 학생부 기재내용에 형평성 문제제기를 받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중3 학생부가 수험생 입장에선 가장 좋은 성적과 좋은 내용으로 기재되어 있고, 평가자 입장에서도 가장 최근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1학기 학생부기재를 학년말에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도 의문이다. 2학기 인사발령 등 때문에 특히 교과교사가 작성하는 세특은 학기말에 마감되는 상황"이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육부가 밝힌 형평성 문제는 다음 해 2월말이라는 마감시기보다는, 일부 극성 학부모들이 '가짜 학생부'를 종용하는 분위기에 따른 문제가 아닐가 한다"며 "중학교 일선에선 극성 학부모들이 학생부 기재 내용을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 오거나 가짜 내용을 기재해달라 압력을 넣는 등 시달리는 통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서 그런 부분은 극히 일부의 사안이고, 이런 부작용은 대입 학종에도 있다"면서도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지금껏 키워온 최선의 전형방식을 일순에 바꿔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빈대 무서워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 부연했다.

<문제 본질은 전형의 퇴행.. 학교 중심 학종 대신 사교육중심 교과전형?>
문제 본질은 교육당국이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에 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말 그대로 학생 스스로 주도해 학습을 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정성평가를 통해 검증해 선발하는 체제다. 고교별로 국수영 도구과목의 문제풀이 중심 구술면접이 횡행하던 당시, 사교육을 통해 기출문제를 확보하고 선행학습을 통해 잘 풀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던 고입에서 벗어나 중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당장의 점수내기보다는 미래에 더 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별하자는 의도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태동했다.

2015학년 고입에 내신성취평가제를 도입하며 크게 흔들린 바 있는 고입은 역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취지 아래 움직였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대부분 1단계에서 성취평가로 기재된 교과성적과 출결감점으로 일정 배수를 2단계로 통과시키고, 2단계에서 서류/면접 평가가 진행된다. 학생부의 교과성적은 성취평가제로 인해 A-F의 등급으로 표시, 변별력이 크지 않다. 합격권의 경우 대부분 올A에서 한두 과목 B가 몇 개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A가 90점 이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에서의 교과성적 수위가 가늠된다.

백미는 A를 받지 못했더라도 세특이나 행특을 통해 과목별 특별한 발전가능성이 보인다면 면접을 통해 입증해 합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입이 정량평가인 수능에서 점차 멀어져 정성평가인 학종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해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도 정성평가로서 발전해온 상황이다. 각 시도 입학담당들이 모여 구두협의한 '중3의 세특행특 제외' 내용은 2015학년 내산 성취평가제를 도입한 배경에서도 벗어나 오히려 내신 중심의 전형의 모습으로 귀결, 결국 고입의 퇴보를 종용하는 발로인 셈이다.

중3의 세특행특이 제외되면, 중3 학생부에서 평가되는 건 교과성적뿐이다. 게다가 중학생 단계에서 중1 중2에는 큰 발전상이 보이지 않는다. '중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익숙할 정도인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관련 책을 읽어보고 관련 교과학습을 열심히 해본 경험이 대부분 중3에 있다. 고입 평가자 입장에선 가장 최근 시기의 수험생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세특은 각 교과 담임들이 작성하면서 수험생이 관심 있고 재능 있는 분야에서의 세부내용을 알 수 있다. 중3 세특 행특을 제외하는 입시라면, 결국 교과내신 위주의 선발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고입 학생부에서 중3의 세특과 행특을 제외하는 기조는 대입 학생부종합전형과 배치되는 경향으로도 문제가 있다. 대입 학종에선 자소서나 추천서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 평가를 위한 검토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자소서가 사교육 유발 요소로 자리한다는 의견도 팽배하면서 자소서보다는 학생부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각 고교가 학생부를 잘 작성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며, 고등학생들 역시 학생부 기재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고교에서의 평가가 대입 평가로 이어지면서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이끄는 한편, 사교육 유발요소를 잠재우면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데 학생부기재 등 격무에도 불구하고 고교현장이 학종을 반기는 형국이기도 하다.

반면 17개 시도가 구두협의했다는 '세특 행특 제외' 사항은 오히려 중3 교육과정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중3 학교생활이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 가운데 학생들은 내신점수를 올리기 위한 도구과목의 학원 활용, 학생부에 기재되지 못한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자소서 컨설팅 활용이 종용된다. 수험생 입장에선 중3 세특 행특엔 관심 없고 교과내신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 세특 행특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자소서밖에 없고, 자소서 컨설팅만 활황할 가능성이 크다. 학생부를 통해 검증할 수 없으므로 자소서를 통해 허위사실이 기재될 수 있고, 컨설팅 업체의 도움으로 면접 훈련을 통해 허위 사실을 입증할 다양한 배경 역시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한 구조다. 공교육을 떠나 사교육 중심의 입시구조로 왜곡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접수진행중인데.. 갑자기 학생부 지우라고?>
당장 올해 입시에 적용될 내용을 1월에 '구두협의'해놓고, 9월말에서야 일선에 알리는 당국의 늑장행정 역시 현장에 큰 혼란을 불러왔다.

9월 한 달 동안 고입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는 문제가 심각했다. 지역마다 다른 중학교 학생부 체계 탓이다. 9월 들어서 세종 대전 인천이 관련 내용을 일선에 알리면서, 전국적으로 이 같은 사실이 퍼져 나갔고 나머지 14개 시도 산하 학교들은 해당 팩트를 확인하고자 교육청에 문의를 했으나 일부에선 '그런 일 없다'는 답변까지 받았다.학년말에 작성해야 할 중3 학생부를 학기 중에 작성한다고 우려했던 교육당국의 '형평성 논란'보다 더 큰 '형평성 논란'이 올해 9월 고입 현장에 있었던 셈이다.

고입은 올 봄 과학영재학교가 이미 마무리했고, 여름엔 과고 입시가 마무리됐다.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가 입시를 진행 중이다.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민사고가 일찌감치 선발을 마무리했고, 나머지 9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상산고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교육부가 긴급공문을 내린 9월28일 바로 전날인 9월27일부터 접수를 해 10월5일 마감하는 일정이다. 이미 학생부를 마무리해 제출한 중학교의 경우 공문 내용과 관계 없이 중3 세특 행특이 모두 기재된 학생부를 제출한 반면, 공문발송 이후 제출하는 중학교의 경우 중3 세특 행특을 지우고 제출하게 된다. 평가 주체인 고교에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고입을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에도 혼란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입학설명회까지 이미 마치고 접수를 하는 마당에 갑자기 바뀐 지역에 따라 다른 학생부 체제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광역단위 모집의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는 관내에서 모집을 실시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른 학생부 기재 내용에 전국단위 자사고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다. 관내에선 세특 행특을 지우건 지우지 않건 통일된 자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국단위 자사고는 사정이 다르다. 전국에서 지원한 수험생들의 학생부가 어느 지역은 세특 행특이 기재되어 있어 평가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은 반면 어느 지역은 세특 행특이 지워져 있어 1단계 성취평가 교과를 제외하곤 학생부가 도움이 안 된다. 학생 평가가 지역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같은 지역 학생이라 하더라도 이미 접수를 진행 중인 학교의 경우 공문 발송 시기에 따라 세특 행특이 기재된 학생과 지워진 학생을 한 궤에 두고 평가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상산고 확인 결과, 관계자는 "관련 공문을 받고 교육부 교육청에 질의를 넣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당국 답변과 관계 없이 학교 내부적으로 논의 끝에 수험생 학부모의 혼란을 막기 위해 올해 3학년 세특 행특은 아예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민사고는 이미 중3 세특 행특이 기재된 학생부로 전형을 마무리했고, 상산고는 바쁜 입시 일정 와중에 일일이 중3 세특 행특을 지워야 하는 수고를 하게 된 가운데, 현대청운고가 10일에 접수를 시작, 12일에 마감하고, 북일고가 13일에 접수를 시작, 19일에 마감한다. 광양제철고가 21일 접수를 시작해 27일 마감하고, 포항제철고와 김천고가 24일 접수를 시작해 27일 접수 마감한다. 인천하늘고는 24일 접수를 시작해 31일 마감한다. 내달 10일 외대부고와 하나고가 접수를 시작해 하나고가 11일 마감하고 외대부고가 15일 마감한다. 이들 학교 역시 올해 입학설명회를 대부분 마쳤고, 설명회 현장에서 중3 세특 행특과 관련한 내용은 알지 못한 상황에서 전하지도 못했다. 현장에선 중1~2의 내용보다 더욱 충실하고 풍성한 중3 세특 행특을 기재하는 수고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 관계자는 "연초에 17개 시도가 구두로 협의한 이후 이제껏 아무런 조치를 안 하다가 인천 대전 세종이 9월에서야, 이외 14개 시도가 9월 말부터 10월 초에서야 일제히 관련 공문을 내려 보냈다. 3월에 받은 자기주도학습 매뉴얼에도 관련 내용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예시'에 외고를 예시로 두고 3학년 세특을 제외한 사항이 있었지만, 명문화된 자료가 아니라 예시일 뿐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영재기록만 제외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매년 실시되는 입학담당관 교육 워크숍에서도 관련 내용은 전해 받지 못했고 오히려 3학년 세특 내용을 교재로 삼았다. 일선에선 인천 대전 세종의 소문을 듣고 교육청에 확인했지만 이제껏 그런 일은 없다 하더니 교육부가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실시를 당부하는 공문을 내린 이후에야 부랴부랴 취한 늑장조치"라며 "현장이 매우 소란스러운 것은 물론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신경은 매우 예민하다. 이번 일로 잃은 신뢰가 상당하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입의 학생부는 체계가 자동화되어 있지 않아 이번 건처럼 뭔가를 지워야 한다면 이미 출력된 자료에서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한다"며 "입시일정이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일일이 해당 내용을 테이프로 가리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면 입시야 제대로 치르려 노력하겠지만 현장 수고가 대단할 것"이라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5학년에 내신성취평가제가 도입된 것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가장 중요한 중3 세특 행특을 볼 수 없게 되면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는 일까지는 아니겠지만, 평가자 입장에서 볼 자료가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교과성적을 제대로 못 봐서 A로 뭉뚱그려진 상황에 올해 수상기록도 제외시킨 데 이어 중3 행특 세특까지 제외시키면 자칫 공교육 밖 사교육으로 공이 튈 가능성이 크다"며 "교육당국 관계자들이 입시현장에 대해 더 깊고 넓은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는 자율형사립고로 자율에 깃발을 꽂은 학교임에도 자율적인 게 사실 없다"고 우려했다.

<올해 과고도 파행.. 고입도 3년예고 해야>
한편 올해는 과고 입시도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사교육유발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불구, 교육부 스스로가 세부 지침상에 민감한 내용을 누락시키면서 현장 혼선을 야기했던 것이다. 문제는 7월부터 2017학년 입학전형 원서접수를 시행하는 과학고(과고) 입시였다. 교육부의 매뉴얼 가운데 학생부 출력제외사항이 지난해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수상기록' '영재기록사항'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만이 기재됨에 따라, 지역별/학교별로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출력제외사항을 유지한 곳이 있는 반면 해석을 달리 해 '수상기록'과 '영재기록사항'의 출력을 허용하면서 과고들끼리도 혼선을 빚었던 것이다. 요강상 출력을 허용하고 있는 과고 중에서도 수상과 영재기록사항을 제외하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제외한다는 과고도 있었던 반면, 교육부 가이드라인상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2단계 선발에서 당연히 활용한다는 과고도 있었을 정도다.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교육부의 매뉴얼, 교육청의 매뉴얼과 관계 없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요강상에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와 함께 '수상' '영재기록' 사항도 제외한 과고는 세종과고 한성과고 경기북과고의 3개교뿐이었다.

특목고 가운데 과고는 입시에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확보한 상태다. 외고/국제고가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 2단계에서 서류검증 중심의 면접을 치르는 것과 달리 과고는 면담과 2단계 종합평가를 통해 좀더 면밀한 평가가 가능하다. 과고는 1단계에선 수학 과학 내신성적을 성취도로만 반영하지만, 2단계에선 대입 학생부종합전형과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함께 제출된 학생부의 전체 내용을 종합평가해 역량을 측정하고, 수학 과학 관련 창의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면접까지 치른다. 면접 이전에 '면담'의 과정을 통해 서류의 내용을 검증하는 중간장치까지 마련돼 있다.

해마다 과고는 외고/국제고와 달리 2단계 서류평가에서 학생부 전 영역을 평가한다는 데서 학생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대입에서 교과/비교과로 갈리고 학종시대를 맞으며 비교과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과고 역시 내신 외의 학생부기재 내용이 과고입시에 매우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가 내신 성취평가제가 도입된 2015학년 과고 입학전형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학생부 출력시 제외사항을 명확히 한 배경이다. 2015학년과 2016학년만 하더라도 과고입시용 학생부는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와 함께 '수상' '영재기록' 사항을 제외하고 출력해 제출토록 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배제사항'으로 강력 제재하고 있는 사교육유발요소와 맞물려 교육소비자 입장에선 관련 내용은 전혀 고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을 자리잡게 했다.

자소서 추천서 작성시 '배제사항'은 (1)올림피아드(KMO 등), 교내외 각종대회 등 입상실적 (2)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3)학생의 교과성적, 수학 등 교과와 관련된 각종 인증시험 점수, 한국어(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4)부모(친인척 포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 지원자의 성명 등 개인정보 관련 사항이다. 자기소개서에 (1) (2) (3)번의 내용이 포함된 경우 해당 전형 단계의 최하등급으로 처리하고, (4)번의 내용이 포함된 경우 최저 등급자의 등급을 기준으로 평가등급을 한 단계 이상 강등처리한다. 교사추천서에 (1)~(4)번 내용 및 기타 사교육이 유발될 수 있거나 입학전형에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된 경우 다시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불응하는 경우 해당 학생은 전형 대상에 배제된다.

반면, 교육부가 낸 2017학년 과고 입학전형 매뉴얼에는 학생부 출력제외 사항에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만 명시돼 있었다. '수상'과 '영재기록' 사항은 제외항목에서 제외됨으로써, 사실상 출력가능한 꼴이 됐다. '수상'의 경우 교내수상실적만 기재된다 하더라도 자소서 추천서의 수상 배제사항이 '교내외'로 교외뿐 아니라 교내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데 혼선이 인다. '영재기록' 사항 역시 자소서 추천서의 배제사항 가운데 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과 부딪히는 상황이다. 올해 3년 째 '배제사항'이 강조되면서 과고입시에 '사교육유발요소 배제'라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에 낭패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위축된 사교육시장을 중심으로, 이 같은 '교육부의 행정미스에 의한 과고별 자의적 해석'의 내용이 확산되면서 지역에 따라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학생부 기재를 위해 사교육의 필요성 또는 타 지역으로의 전입 필요성까지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대입에 3년예고제도 힘든 상황이라 하지만, 고입은 전형을 이미 마무리한 상황도 있고 전형 접수를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돌발상황이 나온다"며 "고입과 관련해 학생부 기재 내용을 제한하는 권한이 전적으로 시도 교육감에 있다 할지라도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전형을 대비할 수 있도록 고입도 정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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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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