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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특집] ‘선한 인재’ 학종 진두 지휘..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권오현(58) 서울대 입학본부장(사범대 독어교육과 교수)은 서울대의 지향점인 ‘선한 인재’를 토대로 입시의 틀을 학생부종합(학종)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장본인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 도입 시기인 2009년 이후, 서울대 사범대 교육연수원장으로서 전국 입학사정관제 운영의 연구와 교육을 맡았던 권 본부장은 취임 후 2년 동안 최고학부인 서울대 입시를 수시 100% 학종으로 운영하면서 학종의 전범을 제시했다. 권 본부장이 진두지휘하는 서울대 학종의 힘은 서울대를 학종의 본산으로 이끈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교 현장을 뒤바꾸고 대학 현장과 사회전반에 새로운 대입 패러다임을 ‘낮고 조용히’ 추동한 데 있다. 낮고 조용한 학종의 변혁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고교현장을 바꾸었고 상위대학의 학종확대를 이끈 데 멈추지 않고 정책당국을 오히려 선도하는 모양새다. 학종의 본산을 이끄는 권 본부장의 공은 힘과 영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대에 대한 인식자체를 ‘선한 인재’로 바꾼 자세에 있다. 권위를 내려놓고 현장과 적극 소통하는 자세는 서울대의 문턱을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스로 소탈하지만 논리가 분명한 권 본부장의 존재는 고교 현장을 중심으로 서울대 학종의 수시체제 확산에 가장 큰 동인인 셈이다.

서울대 문턱이 낮아졌다는 의미는 기회부여의 측면에서 서울대 문호가 넓어졌다는 뜻이다. 권 본부장이 2014년 7월 부임 이후 만 2년 간 고교현장과 소통하며 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학종을 통해서 비로소 경제적 여건, 사회적 여건을 떠나 누구나 자신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서울대 입학도 가능하다는 긍정의 메시지다. 고교현장에선 ‘교육을 고려한 최초의 입시, 고교현장을 바꾼 입시를 서울대가 해냈다. 교육부도 못해온 일이다’라는 찬사다. 학생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종은 사교육이 접근하기 어려운 체제로, 드디어 학교 안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본질을 추구하는 제대로 된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현장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일방향으로 진행되던 교실수업은 토론중심의 양방향으로 발전했고, 제자들의 면면을 학생부에 잘 기록하기 위한 정성으로 교사들도 머리를 맞대고 협업을 해내고 있으며 실제로 예전 같았으면 불가능한 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이 학종을 통해 가능해졌다는 현장증언들이 서울대가 주관한 샤 포럼을 비롯, 자발적 포럼까지 개최하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원의 75% 가량을 수시로 선발, 수시는 100% 학종으로 운영해온 서울대의 성과는 일반고 출신의 기회를 늘린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고생(자공고 포함)들의 서울대 수시 합격성과는 2014학년 49.3%(1323명)에서 2015학년 53.7%(1294명), 절반 이상으로 확대된 이후 2016학년 54.4%(1334명)로 비중과 인원수가 늘었다. 포진한 고교유형이 많은 가운데서도 일반고생이 합격의 절반을 넘겼다는 건 의미가 크다. 단순 수능성적에 의한 선발을 늘릴 경우 고입선발의 배경이 깔린 특정 고교유형으로의 합격생 쏠림 현상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수년 만에 ‘약간의 변별력’을 갖춘 2016 수능으로 인해 서울대 정시 합격생들은 일반고 출신은 줄고 자사고 출신이 늘어난 결과로 나타났다. 여전히 쉬운 수능이었던 가운데서도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몇 개의 문제만으로도 유형학습에 익숙한 일반고생들의 정시합격은 힘겨웠다는 증거다. 바로 전 해인 2015학년 29.4%(279명)의 정시 합격비중을 보였던 자사고출신이 2016학년에 32.9%(303명)로 실적을 올린 반면, 일반고출신은 2015학년 52.6%(499명)에서 2016학년 50.9%(468명)로 실적이 떨어졌다.
특히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은 일반고생들의 서울대 문호를 넓힌 효과다. 2016 지균에서의 일반고생 비중은 무려 93.8%(560명)다. 일반고와 함께 지균 지원이 가능한 자사고의 비중이 6.2%(37명)에 그친 점과 고교유형을 망라해 서울대 진입이 가능한 일반전형에서의 일반고생이 37.9%(639명)의 합격비중을 차지하는 데까지 가면, 지균은 서울대가 일반고생의 진입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대는 지균의 문호를 올해 더욱 넓혔다. 올해부터는 그간 지균선발을 하지 않았던 자율전공, 음악대학, 미술대학, 체육교육까지 포함해 모든 단과대학에 지균선발을 실시한다. 권 본부장은 “다양한 지역 사회 경제적 배경 하에서 고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잠재력 있는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이 지균”이라며 “지균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울대에 입학했고 사회적 공생 발전을 이루는 하나의 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한다. 지균 선발규모가 확대되면서 향후 일반고출신의 합격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어진 환경을 긍정적인 자양분으로 삼아 서울대가 제공하는 교육기회를 충분히 활용한 후 자기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성장시킬 수 있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자라면 ‘선한 인재’에 속한다”라는 성 총장의 철학이, 입시에서도 ‘선한 인재 발굴 육성’으로 발현되고 있는 셈이다. 권 본부장을 통해 서울대 입시 지향점을 살펴본다.

   
▲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사진=최병준 기자 ept160@veritas-a.com‘

- 왜 학종인가
“학종은 지금까지 진행된 무수한 입시개혁의 공과를 반영한 하나의 해답이라 생각한다. 그간의 입시개혁은 주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면서 교육의 본질이나 대입제도의 균형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아 다시금 개혁의 빌미가 되곤 했다. 반면, 학종은 고교와 대학이 연계해 국가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재를 협력적으로 키우자는 내적 동의를 담고 있기에, 협력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의 기본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고교가 평가해 놓은 결과를 대학이 해석하는 형태라는 측면에서 고교와 대학 사이에 평가권의 균형도 잘 맞춰져 있다. 학종이 제대로 정착되면 고교교육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자극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대학입시를 고교교육과 대학교육이 연계되는 지점으로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인식전환도 가능하리라 본다.”

- 학종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는데
“상위권 대학들이 2018학년에 학종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마치 학종이 대입의 거의 대부분인 것처럼 비춰진 모양이다. 대학 전체를 놓고 봤을 땐 학종 비중은 20% 가량에 불과하다. 학종 관련한 정보공개가 미흡한 면이 있던 것도 문제제기의 원인이다. 정성평가에 어떻게 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인데, 그간 학종을 통한 교육비전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탓 아닐까 반성한다. 다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오해한 상황이 많다. 다행히도 결국은 학종이 최선으로, 폐지가 아닌 개선의 대상으로 많이 돌아서고 있다.

학종을 폐지하고 대안으로 수능으로 돌아가자는 건 짧은 생각이다. 수능중심으로 돌아간다면, 학교교육을 다시 황폐화하는 길을 걷게 된다. 국가시험의 결과는 수능최저학력기준과 같이 입시에서 참고하는 수준으로 갖고 가는 게 적절하다. 수능으로의 회귀는 80년대 이후 유지되어온 국가시험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이 갖는 편견에 기반한 것이다. 배치표 등으로 대학서열화의 일부를 부추기는 등 입시를 비정상적으로 흐르게 할 우려도 있다.

학종이 타격을 입게 된다면, 그 다음 카드는 플랜A로 본고사 대학별고사 시행의 ‘대학의 자율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대학이 입시에 책무성을 갖고 우리사회가 그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플랜A로 가는 게 당연하지만, 우리정서에 맞지 않을뿐더러 우리의 대학입시는 국가의 균형발전, 학교교육의 정상화 등 입시의 역할 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서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플랜B로 학종을 거론하는 것이다. 고교평가를 기준으로 삼고, 중등학교와 대학이 협력적으로 인재를 키우는 고교-대학 연계의 컨셉이다. 어떤 사람을 키울 것인가 대학과 고교가 합의하고 일관성 있게 교육시킨다는 게 플랜B로써의 학종이다.”

- 일부 시민단체가 서울대 면접고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과목별 구술면접에 대한 지적인데
“면접 및 구술고사의 취지 자체는 양보하기 어렵다. 전형성격에 따라 내용은 다르다. 지균에선 학교생활 충실도에 초점을 두고 면접을 한다. 일반전형에선 학교생활 충실도로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 이들에 대해 전공적합성을 살피는 구술고사를 실시한다. 2배수 안에 든 아이들은 학생부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 일반 면접을 본다면 추첨이나 다를 바 없으며 더 억울한 일도 생긴다. 말 잘하는 학생들이 유리할 테고, 그러다 보면 소득에 의한 사교육 여부에 따라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에 대한 교수들의 판단은, 학생들에 익숙한 교과로 구분하고 교과지식을 근거로 사고력을 측정하되 사교육이 관여하지 못하게 하려면 창의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교수들에 동의한다. 서울대 면접은 책상 하나를 두고 교수와 학생이 마주앉아 진행된다. 교수들은 고교교육과정 내의 출제를 기본으로 창의성을 판단하되 학생들이 모르면 하나씩 단서를 주면서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을 찾아내면서 풀어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공부를 통해 내적 성장도 기할 수 있다. 구술면접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출제한다. 정답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학교교육 역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만 강조하기보다 스스로 말로 풀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는 교육문화가 정착되어야 학교교육이 더욱 내실화될 수 있다.”

- 본부장 부임 이후 최근 2년간의 서울대 입학본부 행보는 학종이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특히 연초 실시한 전국 5개 권역의 ‘샤 포럼’은 성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샤 포럼 외에도 그간 지역 교육청과 연계한 ‘샤 교육 교사연수’와 입학본부가 교육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샤 교육 세미나’의 ‘샤’ 프로그램 외에도 서울대 진학결과가 특별히 부족하거나 서울대 입학전형을 처음 접하는 교사들에 대해 교사연수를 실시하고 별도 내방 간담회도 진행하는 등 현장소통이 생각보다 매우 활발하다. 특히 섬 지역에 본부장이 직접 방문해온 행보는 파격이라 할만하다

“올초 실시한 ‘샤 포럼’은 고교교사들께 학종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과 함께 교사들께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현재를 더듬어 보완해 미래를 설계하자는 측면이었다. 많은 교사들께서 호응을 주셔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 내년 1월 실시하는 ‘샤 포럼’은 더욱 발전시켜 수업개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더욱 실질적 논의가 오갈 것으로 생각한다.

대입에서는 균형적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수시와 정시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고 내신과 수능의 균형 또한 유념해야 한다. 서울대는 선발비율은 현재 수시 75% 정시 25%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수시중심의 입시체제 운영 기조에서 보면 이 정도의 비율이 적절하다고 본다. 균형의 측면에서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차원으로 도서지역 고교들을 방문해 서울대 전형이해를 돕고 있다.

작년에는 전남 완도군으로, 올해는 신안군까지 세 군데 고교를 다녀왔다. 섬 지역 학교 가운데 고교로 독립된 학교는 전남 신안군에 4개교, 완도군에 2개교, 진도군에 1개교, 여수시에 1개교와 경북 울릉군에 1개교가 있다. 초중고가 통합된 학교는 인천 옹진군에 4개교, 전북 부안군에 1개교다. 모든 학교에 가진 못했고 작년과 올해 완도군 노화고와 신안군 도초고, 진도군 조도고를 사정관들과 함께 방문했다. 섬 지역의 서울대 합격자가 2009학년까진 전혀 없다가, 입학사정관전형이 도입된 2010학년 이후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올해 방문한 도초고와 조도고 외에, 전남 여남고, 인천 옹진군의 연평고와 대청고, 경북 울릉고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나왔다. 실제 방문해보면, 아이들이 매우 활기차다. 한 학년 8~1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에서 서울대에도 합격하고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에도 합격한다. 조도고에서 온 서울대 영어교육과 4학년 학생은 외국어고 학생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수능점수로는 도시 아이들과 겨루기 힘들지만 지균 수능최저를 맞출 정도의 성적에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면 지균을 통해 충분히 입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잠재력을 근거로 한 평가로 가는 게 옳다는 것을 입증할 사례가 될만하다.”
 

 

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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