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세번째 여대 ROTC 발표 앞두고

[베리타스알파=박형민 기자]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학생군사교육단(ROTC) 유치 반대 의견을 SNS에 게재한지 하루만에 삭제했다. 다만, 의견철회가 아닌 게재글 삭제의 모습에 그쳐 향후 ROTC 유치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화여대 제48대 총학생회는 28일 SNS를 통해 "입장서와 관련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받았다)"며 "부족한 부분이 담긴 입장서인만큼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이화인 여러분들께 우려와 논란을 만든 점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ROTC가 본교에 유치됐을 때 우려되는 지점이 있단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예민한 문제에 대해 학교는(가) 학생들의 의견을 받지 않은채로 ROTC 유치를 진행한 점에 대해 문제제기하고자 했다"고 하루 전 논란이 됐던 ROTC 유치 반대 의견 입장서를 게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총학생회는 "한국인 남성 역시 징병제의 피해자인데 그 부분이 배제되어있었고, 전쟁 폭력의 가해자 및 주체라는 단어 사용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학생군사교육단(ROTC) 유치 반대 의견을 SNS에 게재한지 하루만에 삭제했다. 다만, 의견철회가 아닌 게재글 삭제의 모습에 그쳐 향후 ROTC 유치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총학생회는 하루 전인 27일 ROTC 유치를 반대한다고 밝혀 논란을 생산했다. 총학생회는 "군대는 가부장제를 구체화하며 (가부장제를) 가장 강력하게 재생산하는 곳"이라며 "ROTC 유치는 남성중심적 군대문화를 '이화'에서 재생산해 '여성'대학의 본질을 망각하는 행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징병제를 통해 군대를 남성의 의무로 강요해 여성과 차별화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과 주체를 생산해 왔다"라며 "이화여대가 지켜야 할 가치는 ROTC 유치가 아닌 한국여성학의 산실로서 아직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인 여성들의 교육권을 수호하고 군대 내 남성중심적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여성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총학생회가 ROTC 유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드러내자 학교 측과 학생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의 주장이 학생 다수 의견과 상충된다"고 꼬집었으며, 학생들은 "학우들과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입장 표명"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논란 끝에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게재글을 삭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오해의 소지' '부족한 부분이 담긴 입장서인만큼 삭제' 등의 표현을 볼 때 입장을 철회했다기보다는 한 발 물러선 모양새에 불과해 향후 ROTC 유치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대 ROTC 현재 2개교, 내달 세 번째 여대 ROTC 발표>
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7개교다. 그 중 숙명여대는 2010년 여대 ROTC 시범학교로 선정돼 2011년 여대 중 최초로 여자 후보생을 선발하기 시작했으며, 2012년에는 성신여대에 ROTC가 설치되면서 여대 ROTC는 2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국방부가 여대에 ROTC를 추가 설치하기로 결정하면서 세 번째 여대 ROTC는 어디가 될 것인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국방부는 12월말까지 지원서를 접수하고 이달 중순까지 서류심사를 거쳐 이번주 현지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내달 말 선정 대학을 발표하고 3월 후보생 선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원서 접수 현황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으나 명예와 안정적인 직장 등 혜택이 즐비한 군 장교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여대가 신청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일반대학 여대생은? 후보생 선발 가능>
현재 일반대에 설치된 108개 학군단을 통해 190명 규모의 여자 후보생이 선발되고 있다. 대학별로 선발인원이 배정돼 대학 내 학생들이 경쟁을 하는 남자 후보생과 달리, 여자 후보생은 지역별로 인원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개별 대학에 인원을 배정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해마다 대학별로 선발되는 여자후보생의 수는 상이하다.
 
여대가 아닌 일반대에서의 여자 후보생 선발은 고려대 명지대 강원대 충남대 전남대 영남대 등 6개 대학이 숙명여대와 같이 여군 학군단 시범학교로 선정돼 2011년 시작됐으며, 2012년 성신여대 학군단 설치와 같은 시기에 대부분의 학군단에서 여자 후보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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